2권 사랑과 우정에 대하여
엮은이 류대성, 왕지윤, 서영빈 | 판형 137×210mm | 페이지 수 228쪽 | 정가 13,000원 | 발행일 2017년 9월 15일 | ISBN 978-89-6915-039-4 (04800)
|책 소개|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게 해줄 ‘마중물 독서’ 2권. 인간이 겪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부 ‘사랑에 대하여’는 남녀 간의 열정적인 사랑뿐 아니라, 오랜 세월 서로를 보듬어온 노년의 사랑, 예술가들의 비범한 사랑 등 다양한 사랑의 얼굴을 보여준다. 2부 ‘우정에 대히여’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어주며, 때로는 연인 간의 사랑보다 우리를 살뜰히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우정의 모습들을 담아냈다.
|출판사서평|
책 읽기가 안드로메다만큼 멀게 느껴지는 그대에게…
책 읽는 즐거움을 만나게 해줄 ‘마중물 독서’ 시리즈 출간!
소설, 에세이부터 칼럼, 편지글 등 다채로운 읽을거리 수록!
우리는 누구나 어린 시절에 부모님께 동화책을 읽어달라고 조르던 꼬마였을 것이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우리는 책과 멀어졌다. 스마트폰과 태블릿PC로 언제 어디서나 재미있는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시대에 우리가 굳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책에는 지금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을 포함한 인류사의 모든 지식과 이야기가 집약되어 있다. 동시대 사람들 또는, 그 이전 사람들의 생각과 삶을 알 수 있기도 하다. 책을 읽으며 우리는 이런 것들을 간접체험함으로써 삶의 위기에 대처할 힘을 얻을 수 있다.
‘마중물 독서’의 기획위원 류대성, 왕지윤, 서영빈은 2016년 7월에 의기투합해 입시를 위한 독서만을 해온 청소년들과 바쁜 일상에 쫓겨 책과 멀어진 성인들이 책과 다시 가까워질 수 있도록 돕는 책을 만들자고 뜻을 모았다. 이렇게 기획된 시리즈는 사람들 사이에서 책 읽는 문화가 자리 잡도록 마중물 역할을 하자는 뜻으로 이름 붙여졌다. 이별, 만남, 사랑, 우정, 배움, 미래 등 인생에서 한 번쯤 마주하게 될 주제들을 소설과 에세이, 칼럼, 편지글, 대자보 등 다양한 관점에서 쓴 글들을 수록했다. 무엇보다 책 읽기를 어렵게 느꼈던 사람들조차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쉽고, 재미있고, 감동적인 글을 주제별로 모으고 골랐다.
각각의 글들이 끝나는 지점에는 글의 다양한 감상을 돕는 기획위원들의 감상평(‘느낌들’)이 수록되어 있다. ‘마중물 독서’ 는 1권 『이별과 만남에 대하여』, 2권 『사랑과 우정에 대하여』, 3권 『배움과 미래에 대하여』까지 세 권을 필두로 앞으로도 후속 도서가 꾸준히 출간될 예정이다. 여유로운 시간에 짧은 글을 한 편씩 읽다 보면 일상에서 부딪히는 다양한 인간사와 세상사에 대해 알게 될 것이다.
‘마중물 독서’ 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책 읽기를 돕는 책이다. 책 읽는 즐거움을 아는 징검다리로 이 시리즈를 활용해 보자. 가볍게 시작한 독서가 보다 깊고 넓은 독서의 길로 당신을 인도해줄 것이다.
서로를 향한 진실한 마음이 전하는 행복
2권 『사랑과 우정에 대하여』에서는 인간이 겪는 가장 보편적인 감정인 사랑과 우정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1부 ‘사랑에 대하여’는 남녀 간의 열정적인 사랑뿐 아니라, 오랜 세월 서로를 보듬어온 노년의 사랑, 평범한 사람들은 조금 이해하기 힘든 예술가들의 비범한 사랑, 자식을 향한 부모의 무한한 사랑까지 다양한 사랑의 얼굴을 보여준다.
사랑의 유통기한을 논하는 오늘날, 오랜 시간 서로를 보듬으며 믿음과 사랑을 가꾸어온 노부부의 사랑 이야기를 다룬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며 주옥같은 명곡의 영감을 준 조지 해리슨과 에릭 클랩튼, 패티 보이드의 삼각관계 이야기 등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보면서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나를 사랑하는 사람의 얼굴을 떠올려 보는 걸 어떨까.
2부 ‘우정에 대하여’는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데 큰 힘이 되며, 때로는 연인 간의 사랑보다 우리를 살뜰히 위로하고 격려해주는 우정의 모습들을 담아냈다. 신영복과 나이를 초월한 진실한 우정을 나눴던 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청구회의 추억」, 인류애와 평화에 대한 염원을 공유한 이라크 어린이 무하마드 탈리브와 한국의 전현철 어린이의 편지를 소개하는 「평화를 이해하는 방식」 등 나이와 성별, 국경을 초월한 우정 이야기를 만나보자.
|추천사|
놀라운 기획이다! 청소년들에게, 아니 독서는 하고 싶지만 선뜻 책이 손에 잡히지 않는 우리 모두에게 딱 맞는 책이다. “마중물 독서” 말 그대로다. 싱싱한 사과를 한 입 아삭~ 베어 문 느낌. 혀끝에 감도는 새콤달콤한 여운으로 인해 두 입, 세 입 계속해서 베어 물게 한다. 주제별로 엮인 작품마다 신선하고, 그 너머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낸다. 독서수업을 진행해야 하는 선생님들과 독서모임 활동가들에게도 적극 추천한다.
백화현_『도란도란 책모임』 저자
예전 펌프로 물을 길어 먹던 시절에 마른 펌프로 물을 끌어 올릴 때 마중물을 조금 붓고 펌프질을 하면 신기하게도 금방 물이 콸콸 쏟아져 나왔다. 누구라도 금방 즐겁고 깊게 책을 읽기 어려울 때 바로 마중물 같은 도움이 있으면 좋겠다. ‘마중물 독서’는 책을 읽는 데 시원한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콸콸 솟구쳐 신나는 독서의 세상을 기대한다.
이용훈_도서관문화비평가
깊은 샘의 물을 끌어 올리기 위해 붓는 물 한 바가지처럼, ‘마중물 독서’는 짧은 글 한 대목이 독자의 깊은 샘과 만나 새로운 책 읽기의 세계로 이어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엮은 것이다. 부디 책 읽기를 통해 큰 기쁨과 즐거움을 누리기를, 깊이 있는 정보와 지식의 세계를 열어 나갈 수 있기를 바란다.
안찬수_시인, 책읽는사회문화재단 상임이사
짧은 글을 모은 책이라길래 한 편 한 편의 내용도 분량만큼 가벼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그 예상이 빗나갔다. 한 꼭지 한 꼭지가 그냥 흘러가지도, 가볍게 날아가지도 않는다. 다양한 상황의 별별 이야기와 사연들이 모인 책이다. 한 권이지만 참 넓은 세상을 만나게 해준다.
이덕주_송곡여고 사서교사
|엮은이|
류대성
작가, 북칼럼니스트. 전복적으로 책을 읽고 유목적인 글을 쓰며 지낸다. 전국의 도서관, 시·도 교육청, 학교 등지에서 독서, 서평, 글쓰기에 관한 강의도 한다. 책과 글이 세상을 변화시키는 데 쓰인다고 믿는다. 『책숲에서 길을 찾다』, 『청소년을 위한 북 내비게이션』 등의 책을 썼다.
왕지윤
인천보건고등학교 국어교사. 페인트 붓을 든 아버지와 옆집 만화 가게 아저씨의 영향으로 학창 시절부터 교과서에 낙서하기를 좋아했다. 책을 좋아하는 분들 곁에서 들은 귀동냥을 밑천 삼아 책으로 아이들을 귀찮게 하다가 혼나곤 한다.
서영빈
서울 해성여고 사서교사. 책벌레와 문학소녀처럼 책과 관련한 별명을 달고 살다 보니 도서관에 눌러 앉았다. 학생들의 이름을 불러줄 수 있는 학교도서관에서 근무하고 있어 행복하다. 고민이 있을 때, 뭔가 궁금할 때, 여유가 있을 때, 만사 귀찮을 때, 그럴 때마다 책 속으로 걸어가는 사람이다.
|지은이|
진모영(영화감독)
백영옥(소설가)
알퐁스 도데(소설가)
김자야(작가)
안재필(팝 칼럼니스트)
공지영(소설가)
레스터 델 레이(소설가)
피천득(작가)
박경철(작가)
강명관(교수)
정여울(문학평론가)
신영복(교수)
김중미(동화작가)
안소영(작가)
김애란(소설가)
|목차|
머리말 | 책과 멀어진 그대에게
1부 사랑에 대하여
우리는 76년째 연인입니다_진모영
당신은 나를 사랑하면 안 됩니다?_백영옥
별_알퐁스 도데
여든 살의 청년_김자야
아름다운 노래로 승화된 세기의 삼각관계_안재필
사랑은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는다_공지영
헬렌 올로이_레스터 델 레이
2부 우정에 대하여
우정_피천득
그리스인의 우정_박경철
박지원과 홍대용의 외국인 사귀기_강명관
우정은 명사가 아니라 영원히 움직이는 동사_정여울
청구회의 추억_신영복
평화를 이해하는 방식_김중미
백탑 아래서 벗들과_안소영
호텔 니약 따_김애란
|책 속에서|
아가씨에게 별들의 결혼에 대해 설명해주려고 했을 때 싱그럽고 가녀린 무언가가 가볍게 내 어깨 위로 내려앉았다. 리본과 레이스, 구불구불한 머리카락을 살랑이며 기대어 온 것은 잠결에 무거워진 아가씨의 머리였다. 날이 밝아 하늘의 별들이 창백해질 때까지 아가씨는 꼼짝도 하지 않았다. 가슴 깊은 곳의 떨림은 어쩔 수 없었지만 나는 그 투명한 밤으로부터 오직 아름다운 것만을 생각할 수 있도록 보호를 받으며 잠든 아가씨를 바라보고 또 바라보았다. 우리 머리 위로 별들이 양 떼처럼 조용하게 얌전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따금 이런 생각이 머리를 스치곤 했다. 저 수많은 별들 중 가장 가냘프고 빛나는 별 하나가 길을 잃고 내 어깨에 내려앉아 곤히 잠들었노라고….
― 36쪽, 「별–프로방스 지방의 어느 목동 이야기」, 알퐁스 도데
조지는 패티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을 노래로도 표현했다. 바로 비틀스의 1969년도 앨범 ‘아베이 로드Abbey Road’에 수록된 「썸씽」이 그것이다. 이 노래로 조지 해리슨은 존 레논, 폴 매카트니에 비해 작곡 실력이 뒤처진다는 세간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으며 최고의 작곡가로 거듭났다. ‘그녀의 움직임에는 다른 여자들에게는 없는 무언가가 있어 나를 끌어당기죠. 나에게 사랑을 구하는 방법이 남달라요. 이제 그녀를 떠나고 싶지 않아요. 난 그녀를 믿어요. (중략)’
노랫말에 패티를 향한 조지의 따뜻한 사랑이 넘쳐흐른다. 미국의 전설적인 팝 가수 프랭크 시나트라는 「썸씽」을 20세기의 가장 위대한 러브송이라고 극찬하기도 했다. 사랑의 힘이 만든 위대한 결과물이다.
―51쪽, 「아름다운 노래로 승화된 세기의 삼각관계」, 안재필
나를 향한 K의 비판은 너무도 정교하고 심오해서 때로는 그 비판의 내용보다 그 비판의 논리에 홀딱 반할 정도였다. 하지만 잘 생각해 보면 그건 뼈아픈 비판이었다. 그런데 그 비판의 수사학이 워낙 아름다워, 나는 그때마다 K의 현란한 말솜씨에 혀를 내둘렀다. 그렇게 그 비판의 정교함을 섬세하게 곱씹다 보면, 어느새 나는 나의 치명적인 단점들을 스스로 반추해 볼 수 있었다. 내가 나의 장점 탓에 우쭐하지 않도록 무심하게 칭찬해주고, 내가 나의 결점 탓에 질식사하지 않도록 열과 성의를 다해 비판해주는 것. 그것이 나를 향한 K의 진심 어린 우정임을 깨달은 것은, 사실 서른이 훌쩍 넘은 후였다. K의 칭찬을 수없이 곡해하고, K의 비판에 수없이 상처받은 후이기도 했다.
― 127쪽, 「우정은 명사가 아니라 영원히 움직이는 동사」, 정여울
10년 전 이라크에서 온 편지에는 이라크 아이들이 겪는 전쟁의 비극이 그대로 담겨 있었고, 우리 아이들의 답장에는 그 비극을 다 헤아릴 수는 없더라도 진심으로 아파하는 마음이 담겼다. 한 번도 서로 만난 적 없지만 아이들은 영상 편지를 쓰다가 눈물을 쏟고, 선물 보따리를 풀다 울었다. 그때 편지를 주고받던 이라크 친구들 중에는 끝내 하늘나라로 떠난 친구도 있고, 아직도 평화가 먼 그곳 땅에서 청년이 되어 살아가는 친구도 있다. 우리 아이들 역시 대부분 노동자가 되었고, 더러는 대학생이 되었다. 그때 그 경험이 아이들을 평화 운동가로 만든 건 아니다. 그러나 한때의 경험은 이라크 아이들과 한국의 가난한 아이들이 서로를 기억하는 고리가 되었다.
― 167쪽, 「평화를 이해하는 방식」, 김중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