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중급자를 위한 도서관 안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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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3-04 10:56 조회 1,130회 댓글 0건본문
알파 세대, 너는 어느 별에서 왔니?
최은영 『알파세대가 학교에 온다』 저자, 초등 교사
초등학교에서 아이들과 만나온 지 어느덧 15년 가까운 시간이 흘렀다. 초임 교사 시절에는 이십 대의 젊은 혈기로 학급 운영과 생활지도 방법들을 잘 익혀 나가면 아이들 앞에서 당당하고 멋진 선생님으로 바로 설 수 있으리라 믿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 다시 곱씹어 생각해 봐도 나는 여전히 새로운 아이들을 만나는 새 학기가 두렵다. 3월이 늘 두렵기만 한 건 왜일까? 오랜 기간 쌓아 온 교직 경력과 아이들에 대한 진심 어린 마음, 그리고 열성적으로 쌓아 온 교육 전문 지식 그 모든 것들도 교사의 새 학기 증후군을 해결해 주지는 못하는 것 같다.
많은 선생님이 나와 비슷한 감정을 공유하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왜 선생님들은 점점 더 아이들 대하는 게 어렵고, 아이들이 난해하게만 느껴지는 걸까? 그저 시간이 흐를수록 아이들과 세대 차이를 느끼는 나이가 되어 가기 때문이라고 단정 짓기엔 아쉬움이 남는다. 아이들과 맺는 관계가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교사로 살아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아이들이 선생님의 눈을 바라보며 활짝 웃어 줄 때, 얼마나 행복한지 우리 모두 잘 알고 있지 않은가? 해마다 점점 더 이해하기 어려운 아이들의 숫자가 많아지고 있다고 한들, 아이들과 하나로 연결된 듯 소통하는 기쁨을 포기할 수는 없다. 그렇다면 답은 하나다. 이해해 보려 노력해야 한다. 이해하지 못하면 사랑할 수 없다.
2010년 이후 출생아, 알파 세대의 특징 돋보기
이해하고 나면 측은지심이 드는 알파 세대 아이들
선생님 같은 사서가 되고 싶어요
사서·사서교사가 꿈인 학생을 만났을 때
진로 지도법
이덕주 송곡관광고 사서교사
“선생님, 저 도서관학과(지금의 문헌정보학과) 가고 싶습니다. 그리고 나중에 선생님처럼 살고 싶습니다.” 1984년, 고등학교 2학년이던 내가 당시 나의 롤모델이었던 마포고의 박등우 사서선생님께 했던 이야기다. ‘선생님 같은 사서가 되고 싶다’는 나에게 박등우 선생님은 걱정스러운 눈길로 이렇게 답하셨다. “덕주야. 그런데 이 자리는 그렇게 멋있고 빛나는 자리가 아니야. 신중하게 생각해 봐.” 1993년, 송곡여고에 정식으로 채용됐을 때도 인사를 드리러 갔던 선배 사서교사의 첫 마디는 다음과 같았다. “왜 이쪽으로 왔어. 큰 도서관으로 가지 않고?” 모두 오래전 이야기지만 아직도 이런 말들은 반복될 수 있다고 본다. 과연 내 자녀가 사서교사의 길을 걷겠다고 한다면 선뜻 권장할 수 있을까?
나는 아이들이 어떤 직업을 궁금해하든 해당 직업 세계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해 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동전의 양면을 최대한 다 보여 주는 것이다. 또 사서란 정보를 다루는 직업인 만큼, 사서가 꿈인 학생을 만났을 때는 이 전공에 관한 가짜 정보나 편향된 정보를 구분하게 해 줘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사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 학생에게 사서의 세계가 적성에 정말 맞는지’다. 나는 이것을 알아보기 위해 사서가 꿈이라며 찾아온 아이들에게는 일부러 많은 질문을 건네는 편이다. 다음은 내가 사서를 진로로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자주 던졌던 질문들이다. 학생들을 사서의 길로 지도할 때 선생님 스스로 가지고 있으면 좋을 마음가짐도 말미에 함께 서술했으니, 앞으로 사서 꿈나무들의 길잡이가 되어 줄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면 좋겠다.
사서가 꿈인 아이들에게 건네는 단골 질문 LIST
사서의 길을 안내할 선생님들에게
책태기1)와 친구하는 법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김담희 이리영등중 사서교사
책을 읽기 위한 준비는 끝났다. 적당한 조도와 옆 테이블과의 거리, 몰입을 방해하지 않을 정도의 소음, 무엇보다 안락한 분위기의 카페를 찾았다. 책과 함께 곁들일 커피가 훌륭해야 하는 건 물론이다. 핑크색의 책표지를 넘겨 책날개에 적힌 작가 소개를 읽기 시작하자마자 주문한 커피가 준비되었다는 알람이 울린다. 다시 몇 장을 넘겨 서문을 읽는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은 없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법』(제니 오델)의 첫 문장을 읽는데 시선이 자꾸만 가방 속에 넣어둔 스마트폰으로 향한다. 알림이 울리지 않는데도 왠지 중요하고도 재미있는 일이 내가 있는 여기가 아닌, 화면 너머 저기에서 일어나고 있는 기분이다. 사실이 아닌 줄 알면서도 그 기분에 속아 넘어가다 보면 책장은 여전히 제자리다. 그 사이 ‘책태기’가 성큼 다가온다. 책태기는 다양한 얼굴로 찾아온다. 그 얼굴은 스마트폰이기도 하고, 감당하기 버거운 업무량이기도 하며, 질병과 돌봄이기도 하다. 때로는 알 수 없는 얼굴이기도 하다. 학교도서관에서 일하는 사서교사가 그 얼굴이 달가울 리 없다. 읽어야 할 책들이 매일 쌓이고 당장 읽어야 할 책들도 책상 위에 한가득한데, 옆에 눌러앉아 떠날 생각이 없는 책태기의 얼굴을 보면 얄미운 마음이 든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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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책이 눈에 잘 들어오지 않는 시기를 비유적으로 일컫는 말로, ‘권태기’에라는 단어에서 비롯된 신조어다.
책을 읽지 않을 독자의 권리도 있다
책태기가 왔다면 먼저 자신에게 물어야 한다. 그를 물리치고 싶은지를 말이다. 수업 준비나 각종 업무로 인하여 당장 읽어야 할 책이 있는 것이 아니라면, 책태기와 조금 더 함께 있어도 괜찮지 않을까. 사서교사인 우리에게도 책을 읽지 않을 독자의 권리가 있다. 그럴 때면 필자는 책을 완전히 멀리한다. 연애 프로그램을 보고, 요리를 하고, 친구들과 이야기를 나눈다. 도서관 사서로 일하며 평생을 지독한 독서가로 살아온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는 독서의 목적에 대해 이렇게 말한 바 있다.
“난 의무적인 독서는 잘못된 것이라고 생각해요. 의무적인 독서보다는 차라리 의무적인 사랑이나
의무적인 행복에 관해 얘기하는 게 나을 거예요. 우리는 즐거움을 위해 책을 읽어야 해요.”
-『보르헤스의 말』 중에서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으로부터 시작한 독서에 대한 압박은 책태기의 훌륭한 먹이다. 그 의무감으로부터 조금은 놓여나 또 다른 즐거운 일들을 하다 보면 책태기는 어느새 슬쩍 물러나 있을지도 모른다. 물론 우리는 의무감으로 펼친 책이라 하더라도 그 가운데서 즐거움을 찾을 수 있다. 사서교사는 책 읽기의 즐거움을 아는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도저히 한 톨의 재미도 없을 것 같은 책에서도 끝끝내 즐거움을 찾아내어 그 즐거움을 전달해야 하는 일은 쉽지 않은 만큼 근사한 사서교사의 일이다. 책태기를 물리치기 위하여 어떻게든 책 읽기의 즐거움을 되찾아야만 할 때, 필자가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하겠다. 책을 읽고 싶지 않지만 읽어야만 할 때, 책을 읽고 싶지만 읽기가 쉽지 않을 때 등 각자의 상황에 맞추어 시도해 보기를 권한다.
그럼에도 읽을 마음을 회복하고 싶은 당신에게
첫째, 이동하는 동선마다 책을 놓아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