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역사의식과 도서관인 윤리를 갖고 협력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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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5-10 21:49 조회 6,055회 댓글 0건본문
이덕주 서울 송곡여고 사서교사
학교도서관에서 근무를 하면서 나를 혼란스럽게 또는 곤혹스럽게 했던 위기의 순간들을 떠올려 본다. 아이들과의 관계에서, 교사들과의 관계에서, 때론 학교 관리자들과 또 많은 순간 나 스스로와의 싸움에서 그냥 포기하지 않고 새롭게 서비스들을 개발해 나가게 했던 힘들은 무엇이었던가? 나와 같은 경험을 했던 동료 후배 사서교사들이 그 상황 속에서 아직까지 그 자리에 있게 만드는 힘들은 무엇이었을까? 아이들의 편지, 연수, 멘토들과의 만남, 조직, 회의, 연구 공동체 등 많은 관계와 만남들이 지나간다.
아직 도서관에 대한 몰이해가 가득하고 사서교사나 사서직에 대한 전문가 대우나 존중이 약한 대한민국에서, 포기와 좌절의 경험을 내면화시켜서 스스로 조용히 살게 하는 이 사회에서 끊임없이 현장을 개선하고 주장을 정리하여 싸우는 자들의 힘은 무엇일까?
어쩌면 도서관에 대한 철학과 역사의식, 도서관인 윤리의식이지 않을까 싶다. 이에 대해 필자는 나름의 경험과 주변 관찰을 통한 이해를 바탕으로 살펴보겠다.
아직 도서관에 대한 몰이해가 가득하고 사서교사나 사서직에 대한 전문가 대우나 존중이 약한 대한민국에서, 포기와 좌절의 경험을 내면화시켜서 스스로 조용히 살게 하는 이 사회에서 끊임없이 현장을 개선하고 주장을 정리하여 싸우는 자들의 힘은 무엇일까?
어쩌면 도서관에 대한 철학과 역사의식, 도서관인 윤리의식이지 않을까 싶다. 이에 대해 필자는 나름의 경험과 주변 관찰을 통한 이해를 바탕으로 살펴보겠다.
도서관의 역사에 담긴
도서관인이 나아갈 길
도서관의 역사를 이해하고, 도서관에 대한 역사의식을 확실히 갖고 있다면, 왜 ‘도서관인 윤리선언’의 맨 앞이 ‘사회적 책무’로 시작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도서관인이 나아갈 길
도서관의 역사를 이해하고, 도서관에 대한 역사의식을 확실히 갖고 있다면, 왜 ‘도서관인 윤리선언’의 맨 앞이 ‘사회적 책무’로 시작하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1. [사회적 책무] 도서관인은 인간의 자유와 존엄성이 보장되는 민주적 사회발전에 공헌한다.
가. 도서관인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는 데 기여한다.
나. 도서관인은 국민의 자아성장 의욕을 고취하고 그 노력을 지원한다.
다. 도서관인은 도서관과 이용자의 자유를 지키고 정보접근의 평등권을 확립한다.
라. 도서관인은 성숙된 지식사회를 열어가는 문화적 선도자가 된다.
가. 도서관인은 헌법이 보장하는 국민의 알 권리를 실현하는 데 기여한다.
나. 도서관인은 국민의 자아성장 의욕을 고취하고 그 노력을 지원한다.
다. 도서관인은 도서관과 이용자의 자유를 지키고 정보접근의 평등권을 확립한다.
라. 도서관인은 성숙된 지식사회를 열어가는 문화적 선도자가 된다.
도서관의 역사는 인류 문화의 역사와 함께하며 수천 년을 이어왔지만, 도서관의 발전은 각 사회 소수 지배층의 전유물이었다. 왕과 황제, 좀 더 나아가 귀족, 종교사제들을 위한 통치자료 보관소였지, 지금과 같은 진정한 의미의 대중을 위한 도서관은 전혀 아니었다. 민주주의의 역사가 짧듯이 진정한 의미의 도서관 역사도 짧다. 이에 대한 이해는 나아가 우리나라 도서관이 왜 아직 이 모양이 꼴일 수밖에 없는지를 역사적으로 이해하게 한다. 짧은 근대화의 역사에서 일제 식민 통치 기간이나 민주주의 역사를 거꾸로 가게 했던 군사독재 정권의 기간들을 고려하면, 왜 지금 대한민국의 공공도서관이, 학교도서관이 왜 이 수준일 수밖에 없는지 이해된다. 그리고 도서관인들이 도서관에서만이 아니라 사회에서 어떤 방향으로 어떠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생각해 보게 한다.
이와 관련해 『한국 학교도서관 운동사』(김종성), 『세계도서관학사상사』(박상균), 『도서관학만 아는 사람은 도서관학도 모른다』(박상균), 『한국도서관운동론』(강대훈), 『조선서지』(모리스 꾸랑), 『도서관학 5법칙』(S R 랑가나탄) 등의 도서관 역사에 대한 단행본, 논문들에게서 힘을 받았던 것 같다. 또한 위인전에서 본 라이프니츠, 카네기, 프랭클린 등이 선배 도서관인이라는 사실, 프랑스 혁명이나 시민혁명 때 책과 도서관의 역할, 모리스 꾸랑이라는 프랑스인을 통해서 사서란 그 시대의 자료를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하는지 등을 보면서 주변 상황에 굴하지 않는 내면의 자존감을 키워 온 것 같다.
결국 내가 가는 이 길이 승리의 길이며, 나는 그 길의 역사 흐름 속에서 작은 징검다리가 되는 것이고, 나로 인해 나를 통해 더 많은 징검다리와 디딤돌이 만들어져서 역사는 발전한다는 생각이 있어야만 한다. 내 생애의 작은 몸부림이 헛되지 않고 역사를 통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의식이 순간순간의 좌절 가운데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인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 학교도서관 운동사』(김종성), 『세계도서관학사상사』(박상균), 『도서관학만 아는 사람은 도서관학도 모른다』(박상균), 『한국도서관운동론』(강대훈), 『조선서지』(모리스 꾸랑), 『도서관학 5법칙』(S R 랑가나탄) 등의 도서관 역사에 대한 단행본, 논문들에게서 힘을 받았던 것 같다. 또한 위인전에서 본 라이프니츠, 카네기, 프랭클린 등이 선배 도서관인이라는 사실, 프랑스 혁명이나 시민혁명 때 책과 도서관의 역할, 모리스 꾸랑이라는 프랑스인을 통해서 사서란 그 시대의 자료를 어떤 식으로 대해야 하는지 등을 보면서 주변 상황에 굴하지 않는 내면의 자존감을 키워 온 것 같다.
결국 내가 가는 이 길이 승리의 길이며, 나는 그 길의 역사 흐름 속에서 작은 징검다리가 되는 것이고, 나로 인해 나를 통해 더 많은 징검다리와 디딤돌이 만들어져서 역사는 발전한다는 생각이 있어야만 한다. 내 생애의 작은 몸부림이 헛되지 않고 역사를 통해서 이어질 것이라는 의식이 순간순간의 좌절 가운데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원동력인 것이다.
인문학을 통한 성찰과 도서관인 윤리선언 내면화
도서관이 인문학의 발원지가 되려면 도서관인이 먼저 인문학으로 치유와 삶의 힘을 받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동양 고전인 『논어』의 「학이편」에서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를 읽으면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를 못 받는 일은 지금 나만의 일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받지 못할 때 좌절하는
데, 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서양 고전인 『성경』의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부분을 읽으며 오늘 하루도 누군가 우리의 일을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는 현장의 사서들에게서 노동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전문직이라고 본다. 이러한 성찰을 이어간다면, ‘도서관인 윤리선언’은 내 것이 될 수 있다. 따분한 선배들의 조언, 스스로 노동을 착취당하는 의무헌장이 아니라 전문직의 자부심을 깨워 주고 키워 주는 자랑스러운 선언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아쉬움이라면 왜 건국대학교의 졸업식에서만 이 윤리선언이 강조되느냐 하는 것이다. 모든 문헌정보학과, 사서 양성기관에서 이 윤리선언으로 선서를 하고, 현장으로 나가는 사서들의 머리와 가슴에 새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서관사’, ‘도서관학사’ 에 대한 과목은 사서 양성기관 강의에서 왜 사라지는가? 있다 할지라도 왜 선택되지 않는가? 사회에서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데, 도서관 내의 인문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문헌정보학 안에서부터 인문학적인 접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도서관이 인문학의 발원지가 되려면 도서관인이 먼저 인문학으로 치유와 삶의 힘을 받는 경험이 있어야 한다. 동양 고전인 『논어』의 「학이편」에서 “인부지이불온 불역군자호(人不知而不慍 不亦君子乎)”를 읽으면 내가 하는 일이 사회에서 제대로 평가를 못 받는 일은 지금 나만의 일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인정받지 못할 때 좌절하는
데, 이는 우리만의 문제는 아닌 것이다. 서양 고전인 『성경』의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죽으면 많은 열매를 맺는다.”라는 부분을 읽으며 오늘 하루도 누군가 우리의 일을 알아주든 알아주지 않든 묵묵히 할 일을 하고 있는 현장의 사서들에게서 노동의 의미를 생각하게 되었다. 이런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 전문직이라고 본다. 이러한 성찰을 이어간다면, ‘도서관인 윤리선언’은 내 것이 될 수 있다. 따분한 선배들의 조언, 스스로 노동을 착취당하는 의무헌장이 아니라 전문직의 자부심을 깨워 주고 키워 주는 자랑스러운 선언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아쉬움이라면 왜 건국대학교의 졸업식에서만 이 윤리선언이 강조되느냐 하는 것이다. 모든 문헌정보학과, 사서 양성기관에서 이 윤리선언으로 선서를 하고, 현장으로 나가는 사서들의 머리와 가슴에 새길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한 ‘도서관사’, ‘도서관학사’ 에 대한 과목은 사서 양성기관 강의에서 왜 사라지는가? 있다 할지라도 왜 선택되지 않는가? 사회에서는 인문학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는 데, 도서관 내의 인문학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문헌정보학 안에서부터 인문학적인 접근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점은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 내외에서 협력과 소통해 나가야 한다
예전에 학교도서관은 교육선각자들에 의해 일제 강점기 교육을 극복하기 위한 대안적 교육방법으로 제시되었다. 1950년대에 ‘교과학습과 즉결되는 도서관 운영’이란 제목으로 장학발표회를 시작했던 선배 사서교사들의 꿈과 바람을 안다
면, 오늘날 학교도서관 운영 주체들이 어떤 방향으로 어떤 서비스를 해가야 할 지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서관인 윤리선언’에서도 다음과 같이 말한다.
4. [협력] 도서관인은 협동력을 강화하여 조직운영의 효율화를 도모한다.
나. 도서관인은 도서관 간의 협력체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간다.
다. 도서관인은 다른 사회기관과 협력하여 부단히 활동영역을 확장한다.
학교도서관 내외에서 소통하고 협력하는 시스템은 학교도서관이 대부분 1인 사서 시스템 속에서 고립되고 독단에 빠지는 것, 무기력이 장기화되는 것을 막아 줄 것이다. 더불어 서로를 격려하며 힘을 북돋아 주는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지속적인 성장 속에 윤리와 원칙을 가져야 한다
사서교사라고 해도 비주류 교사로서 갖는 학교 내의 한계 속에서 계속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다. 사서도 교육감직고용 학교공무직이 된다고 해도 여전히 열악한 처우와 ‘을’의 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학교 사회에서 계속 좌절
하고 상처받고 주저앉아 있어야만 할까? 이와 관련해서 ‘도서관인 윤리선언’에 있는 한 구절이 힘을 준다.
사서교사라고 해도 비주류 교사로서 갖는 학교 내의 한계 속에서 계속 좌절을 맛볼 수밖에 없다. 사서도 교육감직고용 학교공무직이 된다고 해도 여전히 열악한 처우와 ‘을’의 설움을 안고 살아가야 한다. 우리는 학교 사회에서 계속 좌절
하고 상처받고 주저앉아 있어야만 할까? 이와 관련해서 ‘도서관인 윤리선언’에 있는 한 구절이 힘을 준다.
2. [자아성장] 도서관인은 부단한 자기개발을 통하여 역사와 함께 성장하고 문명과 더불어 발전한다.
라. 도서관인은 개척자의 정신으로 일상의 난관을 극복하며 열정과 인내, 그리고 용기와 희망 속에서 일한다.
라. 도서관인은 개척자의 정신으로 일상의 난관을 극복하며 열정과 인내, 그리고 용기와 희망 속에서 일한다.
어떻게 그냥 포기하고 편하게 가려고 하는 마음을 알고 이 조항을 넣어 놓았을까? 아마 이 조항을 만든 선배들도 다 비슷한 과정을 겪으며 정리한 것이 아닐까 싶다. 나와의 싸움에서 무릎 꿇고 포기하게 되면 우리는 우리가 손가락질하던 사서가 되고 만다. 오히려 도서관과 사서직에 대한 편견과 오해를 심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될 수도 있다. 그래서 꾸준한 성찰이 필요하다.
어쩌면 우리는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도서관인과 친절하고 창의적으로 노력하는 도서관인 사이를 오락가락하는지도 모른다. 그 가운데서도 초심, 긴장을 잃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 발전하는 도서관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떤 매뉴얼, 자격증, 도서관 운영에 대한 지식정보를 많이 갖고 있느냐보다는 도서관인으로서 마음가짐, 도서관에 대한 철학, 역사의식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도서관인이 도서관인 되게 하는 힘의 원천으로서 도서관 사상(철학), 도서관 역사, 도서관 윤리를되새겨 본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세상과 사회와 동료와 이용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성장하는 가운데 성숙해 가는 도서관인이 되기를 바란다.
어쩌면 우리는 무기력하고 수동적인 도서관인과 친절하고 창의적으로 노력하는 도서관인 사이를 오락가락하는지도 모른다. 그 가운데서도 초심, 긴장을 잃지 않고 계속 노력하고 발전하는 도서관인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어떤 매뉴얼, 자격증, 도서관 운영에 대한 지식정보를 많이 갖고 있느냐보다는 도서관인으로서 마음가짐, 도서관에 대한 철학, 역사의식이 아닐까 싶다. 그래서 도서관인이 도서관인 되게 하는 힘의 원천으로서 도서관 사상(철학), 도서관 역사, 도서관 윤리를되새겨 본 것이다. 앞으로 이러한 의식을 바탕으로, 세상과 사회와 동료와 이용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성장하는 가운데 성숙해 가는 도서관인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