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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마중물 독서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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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9-05 13:32 조회 5,12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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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스마트폰과 불친절한 책, 아이들의 선택은? 
한국십진분류법에도 없는 분류 기준을 우리 학교 아이들이 만들어 냈다. 바로 ‘감상문 쓰기 좋은 책’이다. 사서교사인 내가 학교도서관을 찾는 아이들에게 하루에도 몇 번이나 듣는 질문이 “샘, 감상문 쓰기 좋은 책은 어디 있요?”이다. 특히 학기 말의 생활기록부 마감 시기가 다가오면 쑥스러운 웃음과 함께 묻는 아이부터 너무도 당연하게 받을 물건을 찾으러 온 사람마냥 확신을 갖고 묻는 아이까지. ‘간단명료한 교훈’이라는 내용적 조건이 맞아떨어짐을 확인하고 나면, 2권의 책을 저울질하듯 양손에 들어 보거나 나란히 꽂아 놓고 매의 눈을 번뜩인다. 그러고는 조금이라도 두께가 얇은 책을 잡고 큰 결심하듯 말한다. “샘, 저 이거 빌려갈게요.”
 과제나 수행평가를 연구하기 위해 학교도서관의 책을 살펴보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은 조금 희망적이다. 다만, 건드릴 때마다 발랄하게 반응하는 스마트폰에 비하면 책은 불친절한 매체이기에, 금방 야속함을 표하고는 ‘역시 책은 어렵고 재미없어.’라는 편견을 갖는 아이들도 있다. 빠른 속도와 직관적인 작동법이 좋은 스마트폰의 척도이듯, 아이들은 편하고 쉬운 것이 좋은 책의 속성이라 여기기에 요약본, 만화책 등 누군가의 수고로움을 거친 정보를 제공하는 책을 선호한다. 이러다 보니 글을 쓰는 과정에서 행간 여기저기 방황했던 작가의 오랜 망설임의 흔적을 찾을 기회를 놓친다. 그 사이 어느 곳에나 독자인 우리의 생각이 머물다 갈 수 있는 여백이 있음을 알아차릴 여유가 없다. 갈림길 앞에 선 아이들을 지름길로 등 떠밀 듯 몰아낸 것이 우리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서가 사이를 산책하듯 걷는 시간조차 아까운 아이들의 모습이 처량하다.

첫 번째 마중물 붓기: 마중물 독서와‘ 삼삼오오’
 학생들과 독서 상담을 하다 보면 많이 나오는 고민 중 하나가 의지에 비해 떨어지는 ‘완독’ 성공률이었다. 호기롭게 책을 잡고 읽어 보려 했지만 대부분 재미가 없어서 중도에 포기한다고 했다. 재미없는 기억은 독서는 어렵고 재미없다는 편견을 키워 갔다. 이렇다 보니 아이들에게 짧은 글이라도 좋으니 마지막 페이지를 넘기는 그 카타르시스를 느끼게 해 주고 싶어서 시작한 것이 ‘마중물 독서 시리즈’의 기획이었다. ‘마중물 독서’는 책에서 멀어진 이들에게 잃
어버린 ‘읽는 즐거움’을 되찾아 주기 위한 독서 운동으로, 시원한 물줄기를 뿜어내기 위해 정수리에 붓는 가늘지만 곧은 물줄기와 닮았다. 이별과 만남, 사랑과 우정, 배움과 미래 등 삶의 저변에 있는 주제들에 대한 다양한 장르의 짧은 글을 선별하여 소개한다. 중요한 것은 수필, 기사문, 인터뷰 등 장르 관계없이 하나의 완성된 글이어야 하며, 속된 말로 ‘노잼’은 ‘광탈’이라는 신념으로 감동과 흥미를 줄 수 있는 글을 엮었다. 짧은 호흡의 글을 엮었기에 수업 시간에 활용하기 용이하고, 특히 독서 모임을 하는 학생들에게 권할 수 있어 유익하다.
 우리 학교도서관에서는 ‘삼삼오오’라는 독서 모임을 운영한다. 이름 그대로 3명에서 5명의 학생들이 모임을 조직하여 모임의 목표와 연간 읽을 책의 목록을 계획서 형태로 작성하여 사서교사에게 제출한 뒤,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읽고 창의적인 독후 활동을 하며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활동이다. 5년째에 접어드는 독서 모임은 어느덧 전교생의 절반가량이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되었고, 올해도 80여 개의 개성 넘치는 모임이 활동한다. 팀마다 지도교사가 없는 대신, 매달 작성해서 제출하는 활동 일지를 체크하여 사서교사와의 면담을 진행한다. 면담을 통해 팀별 독서 수준과 책에 대해 고민하는 것들을 함께 해결한다. 책뿐 아니라 잡지, 신문기사, 영화 대본 등 텍스트의 형태를 띤 문헌은 무엇이든 읽어도 되고, 독후 활동 또한 감상문을 쓰는 것에서 벗어나 캘리그라피를 쓰거나, 사진을 찍어서 감상을 표현하거나, 그림을 그리는 등 창의적인 모든 표현을 장려한다. 독서 모임이지만 꼭 한 달에 한 권의 책을 완독하진 않는다. 팀원의 수준과 책의 난이도를 고려해 한 학기에 걸쳐 한 권을 읽는 등 팀의 페이스에 맞춰 독서를 하게끔 유도하므로 같은 듯 다르게 각자의 독서를 1년간 운영하도록 지도한다.

두 번째 마중물 붓기: 책도 선물이 될 수 있다
 앞서 말했던 ‘교훈을 주는 책’에 대한 질의만큼이나 학교도서관을 찾는 학생들에게 막연히 ‘재밌는 책’을 찾아 달라는 요청도 많이 듣는다. ‘TMI(Too Much Information:너무 과한 정보의 준말)’를 털 듯, 최근 좋아하는 것들과 관심갖는 사물 혹은 사람에 대해 집요하게 물은 뒤에 책을 추천해 주며 마음속으로 부디 이 책이 저 아이의 마음속 어딘가에 뿌리 내릴 수 있기를 바라본다. 일본의 북 큐레이터 하바 요시타카는 『책 따위 안 읽어도 좋지만』에서 “누군가에게 추천할 책을 고민하는 것은 그 사람에 대해 깊이 생각해 보는 행위다.” 라고 했다. 아이들에게 책을 추천해 주다 고안하여 기획한 독서 행사가 ‘도서관은 사랑을 싣고’이다. 누군가에게 주고 싶은 책을 고르고 편지를 동봉해 도서관에 신청하면 그 책을 사서 편지와 함께 포장하여 선물한다. 한참 여러 인간관계에 몰두할 때의 예민함을 가진 청소년기이기에 타인의 기호를 신중히 고를 줄 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찾기 위한 여정 또한 즐거울 수 있다는 기억을 주고 싶었다. 부모님이나 선생님께 감사함을 표하는 아이들과 함께, 친구끼리 함께 신청하여 서로 책을 나눠 갖는 경우도 많다. 생일이면 매점에서 잔뜩 고른 과자나 학용품을 주고받는 것이 익숙한 아이들에게 정성껏 고른 책도 충분히 선물이 될 수 있음을 경험하게 하여, 자신이 의미를 부여한 책이 가질 수 있는 무한한 가능성을 알려준다. 싸운 적도 없는데 척지게 된 책과 학생들의 소원했던 사이에 작지만 단단한 교류의 다리를 놓는 이 행사를 할 때마다 사서교사인 나 역시 작지만 확실한 행복을 느낀다.

세 번째 마중물 붓기: 하루 10분 필사, 마음의 문장들
 작년부터 청소년의 독서가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다년간 독서 모임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함께 읽는다는 것의 즐거움’을 느낀 아이들이 점차 늘어나고 있었다. 하지만 함께 읽는다는 것도 실은 혼자 읽기가 기반이 되어야 가능하다. 무엇이든 함께하는 것이 즐겁고, 동조할 수 있는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여기는 학생들에게 찬물을 끼얹는 건 아닐까 걱정되었지만 결국 독서란 종래에는 자신과 책 사이에 무엇도 없이 오도카니 책과 스스로를 마주보는 시간을 갖는 것임을 알려 주어야 했다. 독서가 궁극적으로 나아가야 하는 길은 쓰는 인간으로의 성장이었다. 읽기, 쓰기, 말하기 중 아이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이 글쓰기였다. 마침 작년에 기회가 닿아 서울교육청의 ‘청소년 문화카페’ 사업을 통해 도서관의 창가에 원목 테이블을 두르고, 블루투스 스피커와 CD 플레이어를 설치하며 도서관의 분위기를 바꿨다. 함께 토론하고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이 학교에서 도서관뿐이었기에 아이들끼리 이야기하는 것을 막지 않았다. 잔잔한 음악을 틀어 놓으니 마치 카페와 같은 부드러운 분위기도 조성할 수 있게 되었다.
 마침 만들어진 분위기에 글쓰기를 얹어 매주 월, 금 점심시간마다 ‘하루 10분: 마음의 문장들’이라는 필사 프로그램을 운영하게 되었다. 학생들의 감수성에 맞게 폼 나고 예쁜 필사 노트와 다양한 펜을 구비하여 새로 장만한 원목 테이블 근처의 서가에 꽂아 두었다. 마음을 움직인 글을 수집하여 마침내 한 학기 동안 필사할 글을 뽑았다. 10분 정도 쓸 수 있는 분량을 발췌하여 편집하고, 글과 관련한 짧은 질문을 함께 제시하여 학생들에게 주었다. 필사를 진행하는 동안에는 클래식과 같은 잔잔한 노래를 틀어 주니,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도 자연스럽게 글을 쓰는 친구들을 배려했다. 도서관을 찾은 아이들에게는 누군가의 쓰는 행위는 이렇게 정갈하게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 줄 수 있었고, 필사에 참여하는 아이들에게는 자투리 점심시간을 활용해 하루의 쉼표 같은 고요한 시간을 줄 수 있었다. 필사할 글은 동료 교사들의 도움과 ‘마중물 독서 시리즈’ 책을 활용하여 선별했다. 필사 유인물은 넉넉히 출력해 도서관에 비치해서,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학생들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게두었다. 발췌한 글의 말미에 저자와 책의 제목을 명기해 놓았더니, 필사를 하거나 유인물을 본 학생들이 해당 책을 찾는 경우도 잦았다. 무엇보다 조금씩 채워지는 아이들의 필사 노트를 보니, 허공에 사라졌을지 모를 아이들의 생각이 한데 모여 소중한 글로 쌓이는 듯해 뿌듯했다.

학교도서관은 청소년 독서의 마중물
 ‘2017 국민독서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초·중·고등학생들이 책을 구해 보는 경로의 2위에 당당히 학교도서관이 자리한다. 어깨가 무겁다. 책에서 멀어진 아이들이 그나마 학교도서관에서는 덜 멀어졌다는 것은 ‘어떤’ 책을 ‘어떻게’ 읽고 있는가와 같은, 보다 상세한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함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과제를 수행하거나 생활기록부에 기록하기 위해서 등 분명한 목표를 띤 수단적인 독서가 고착해 나갈 책에 대한 선입견과의 다툼은 지난할 것이다. 정답의 의미는 맞추는 게 아니라, 찾아가는 것에 있다. 달라지는 독서 환경과 변화하는 학생들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하는 것이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역할일 것이다. 언젠가 솟아오를 지하수를 길어 올리기 위해 깨끗한 마중물을 붓는 것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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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원한 도서실을 놔두고 찜통 같은 복도 구석에서 땀을 흠뻑 흘리는 아이들이 눈에 띈다. 이유를 물어보면, 도서관에서는 스마트폰을 못하게 하니까 게임을 하려면 어쩔 수 없다고 말한다. 집이나 학원에 가기 전까지 시간은 남는데책 읽는 것은 너무나 싫은 이 아이들이 손에서 스마트폰을 놓고 도서관 문턱을 자유롭게 넘나들게 하는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책 읽기를 어려워하는 아이들일지라도 종이접기, 컬러링, 플렉사곤, 스트링아트 등 도서관에서 하는 체험활동에는 관심을 보인다. 때로는 고난이도 종이접기 실력을 보여 주며 동생들의 우상이 되는 아이들도 있다. 몇 번 도서관에 와서 활동을 한 아이들은 마주치면 먼저 눈인사도 해 주고, 오늘은 다른 활동이 없는지 원하는 책이 있는지 묻기도 한다. 간혹 찾는 책이 없을지라도 나는 이때를 놓치지 않고 이 아이의 손에 책 한 권이 들릴 수 있도록 노력한다. 도서관에 가면 재미있고 여러가지 체험을 해서 즐거웠다는 기억이 아이들이 지속적으로 도서관에 오게 만들고, 책을 읽게 되는 작은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1단계 “ 책 읽기는 싫어도 이런 건 좋아요!”
 접고, 오리고, 색칠하고, 만들고… 도서실에는 책갈피 만들기 재료가 늘 준비돼 있다. 색종이와 아이스크림 막대, 네임 펜, 딱풀, 자료실에서 처치 곤란한 자투리 종이들을 모아 둔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욕심내느라 혼자서 10개 이상을 만들기도 하는데, 양껏 만들고 나면 다음날 친구들을 불러오기도 하고, 가족이나 친구에게 선물하기 위해 만들기도 한다. 책 읽기로 금방 이어지는 효과는 없지만, 귀여운 도서관 홍보 도우미 덕분에 도서관이 늘 북적북적하다. 피카츄, 요괴워치 만드는 방법은 유튜브에서 종이접기 영상을 참고해서 사서가 먼저 배운 후, 접는 과정을 찍어 방법을 게시해 둔다. 초반에는 이것저것 묻는 아이들로 힘들 수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 도서관에 늘 상주해 있는 아이들이 처음해 보는 친구들에게 사서보다 더 친절히 가르쳐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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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월에는 여름방학을 맞이해서 ‘두꺼운 책 읽기 도전’ 신청을 받고 신청 학생들과 함께 책갈피 만들기 활동을 했다. 당장에 책을 읽으라는 것이 아니라 도전만 해보는 것이기에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다. 그중 몇 명은 두꺼운 책을 읽
어 보겠다며 대출해 가기도 했다. 이때 두꺼운 책은 평소 내가 읽는 책에서 20∼30쪽이 더 많은 책이다. 그 밖에 아이들이 좋아했던 활동은 ‘색종이팽이’ 만들기인데, 완성된 팽이를 가장 오랫동안 돌리는 아이들에게 캐릭터 대출증과 몬스터 책갈피를 선물로 주었다. 도서관이 소란스러워질 수 있지만 밖에서 게임하는 친구들을 도서실로 불러 모으기엔 충분하다. 수학적 원리를 이용한 플렉사곤 종이접기, 스트링아트도 아이들과 함께하기에 간단하면서도 즐거운 놀이 활동이다.

2단계 한번 읽어 볼까?
 도서관 발길이 뜸한 아이들에게 “요즘 왜 도서관에 안 오니?” 하고 물으면 “대출증이 없어서요.”, “읽을 책이 없어서요.”라는 얘기를 종종 한다. 아이들다운 핑계구나 싶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그 말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 도서관은 대출증 만들기와 추천(인기) 도서들을 상시 전시한다. ‘진로교육 도서’, ‘안전교육 도서’, ‘세계시민 그림책’과 같은 다소 딱딱한 주제 도서도 전시되어 있지만 ‘인기 작가 도서’, ‘응답하라 1998’처럼 10년 전에 인기 있던 책을 전시하기도 하고 ‘내 친구가 자주 대출하는 책’을 전시하기도 한다.
 특색 있는 대출증을 만들어 주면 책을 빌리지 않던 아이들도 대출을 할까싶어, 세계 책의 날 ‘나만의 대출증 만들기’를 시작으로 도서관 행사에 참가할때마다 캐릭터 대출증을 만들어 준다. 아이들은 선물 받은 대출증이 정말 되는지 테스트해 보려고 도서관에 왔다가 전시돼 있는 책이 눈에 띄어 책을 빌려 가기도 한다. 책 읽기 싫다는 아이들을 억지로 읽게 할 수는 없다. 아이들이 책에 대한 부담을 갖지 않고 자연스럽게 책에 접근해 스스로 ‘한번 읽어 까?’하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살짝 거들면 된다. 대출한 책을 군데군데 골라 읽을 수도, 끝까지 읽지 않을 수도, 전혀 읽지 않을 수도 있지만 책 읽기에 대한 선택은 아이들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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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단계 친구야, 같이 읽자!
 학교도서관 이용자 전체 학생의 15∼20퍼센트는 별다른 프로그램이 없어도 도서관을 자주 이용한다. 사서가 관심을 가져야 할 대상은 나머지 80∼85퍼센트 아이들이다. 도서관 행사 주간에는 발길이 뜸했던 아이들을 다시 도서관으로 불러들이기로 바쁘다. 지난 행사 결과물이 전시돼 있는 것을 보며 그동안 도서관에 안 와서 몰랐다며 앞으로 자주 오겠다고 다짐하는 아이들도 있다. 행사 주간에는 대출이 평소 2∼3배 이상 된다. 대출·반납하기만도 벅차서 ‘내가 왜 이걸 시작했지?’ 하고 후회도 하지만 “또 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매일 도서관에 올 거예요.” 하는 아이들의 반응을 보며 행사 준비의 고단함을 보상받기도 한다.
 아무리 재미있는 행사여도 절대 참여하지 않는 10∼20% 학생들이 있다. 이 학생들에게는 자율적인 참가를 기대하기 어렵기에 약간의 강제성이 들어간 행사를 진행한다. 도서관 이용이 저조한 친구와 짝을 지어 독서 미션을 해결하는 ‘친구야, 도서관 가자!’, 일정 기간 동안 우리 반 정원 모두가 한 번 이상 대출을 해야 하는 ‘우리 반이 최고야’를 실시해서 도서관에 절대 오지 않고 책을 읽지 않는 아이들을 강제 소환하게 만든다. 처음 도서관에 오는 것이 어려울 뿐, 친구들 손에 이끌려서 오기 시작하면 두 번째 오는 것은 더 쉽다. 99권의 책을 읽는 아이가 100권을 읽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도 좋지만, 책을 전혀 읽지 않는 아이에게 한 권의 책을 읽게 만드는 것이 사서에겐 더 의미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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