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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③수서목록 만들기 맛과 영양 사이의 균형과 조화_ 이영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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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06 21:50 조회 14,20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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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은 뭐니 뭐니 해도 책!
도서관이란,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책을 모아둔 집’이다. 책은 도서관의 힘이요 그 도서관의 정체성을 나타낸다. 근래 우리나라 도서관은 도서관을 이용하지 않고 있는 잠재적 이용자를 위해 여러 가지 ‘당근’ 정책을 펼치느라 몸부림을 치고 있다. 각종 행사와 강좌 등… 사람들이 인식하고 있는 도서관의 경계를 넘어서는 갖가지 노력들. 이런 아름다운 몸부림에 도서관은 꿈틀꿈틀 살아 있는 생명체로 생동감 있게 대중의 곁으로 다가가고 있다. 하지만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무엇보다 우선해서 도서관으로 유혹하는 ‘당근’은 책이 되어야 한다. 어떤 당근을 골라야 맛도 있고 영양도 풍부해서 우리에게 유익할까? 이제부터 맛도 있고 영양도 좋은 당근을 고르기 위해 노력했던 필자의 지난 6년 레시피를 부족하지만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좋은 책,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고를까?
도서관 정체성 찾기_ ‘교육’ 당근 vs ‘오락’ 당근
항상 그렇지만 책에 있어서도 선생님이 권해주고 싶은 책(양서론)과 아이들이 보고 싶은 책(요구론)이 일치하지 않으니, 그것이 문제다. 학교도서관은 우선적으로는 ‘교육’의 기능이 최우선이지만 ‘오락’의 기능도 수행해야 한다. 교육적인 책이 높은 차원의 지적인 쾌락을 주지만 그 단계에까지 접근하지 못한 아이들을 위해 온갖 ‘좋은 책’, ‘읽어야 할 책’들로부터 오는 짐을 내려놓고 즐길 수 있는 ‘오락’을 위한 책도 필요한 것이다. 물론 유해성을 걸러낸 책이어야 한다. 영양과 입맛 사이에 균형과 조화를 이루는 일, 그것이 사서의 전문성과 내공이 가장 은밀하게 개입하는 부분일 것이다.

이용자 계층 분석_ 다양한 입맛을 사로잡기 위하여
학교도서관은 다양한 성장 단계가 통합되는 공간이다. 편차가 많이 나는 저학년부터 고학년 까지, 그리고 담임교사, 교과교사, 학부모, 게다가 맞벌이 부모가 많아진 관계로 조부모까지 그 이용 계층의 다양함은 공공도서관 못지않다. 하지만 우리의 주 고객은 학생이기 때문에 학생용 도서 80%, 성인 도서 20% 비율로 수서하고 있다.

1. 저학년 저학년들이 좋아하는 책을 살펴 두었다가 수시로 찾아보고 기록해 둔다. 저학년들이 좋아하는 책은 다음과 같다.
애완동물, 자연도감(곤충, 벌레, 동물 등이 나온), 로봇, 공룡, 수수께끼, 무서운 이야기, 팝업북, 종이접기,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진 원작 도서(영화가 나온 후 『마당을 나온 암탉』을 찾는 이용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 더 구입했다), 여러 내용의 도감(어른들은 도감에 거의 손도 대지 않지만 저학년 아이들은 도감을 정말 재미있게 잘 본다)

2. 고학년 고학년들이 좋아하는 책은 다음과 같다.
각종 시리즈(윔피키드, CSI, 스파이독, 해리포터, 고양이 학교 등 판타지물), 탐정소설, 사진 자료가 많은 실용서(뜨개질, 강아지옷 만들기, 문구 만들기, 소품 만들기, 여러 나라의 요리책, 인테리어 관련 도서, 십자수, 마실 거리에 관한 책, 종이 예술, 공예, POP 등 글자 도안 관련 도서… 사진 자료가 많은 실용서를 종류별로 구비해 놓았는데 엉덩이 무겁고 콧대 센 고학년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학부모, 교사 모두에게 인기 있다)

3. 교사
1)교과 관련 도서: 교사들은 도감, 사전 등을 수업에 많이 활용하기에 종류별로 8권씩 구매해 놓았다. 식물, 동물, 똥, 야생초, 애완동물, 우리 꽃, 우리 놀이, 민속 도감 등 다양한 종류의 도감을 갖추어 두도록 한다.
2)교육 관련 도서: 미국, 독일, 유럽, 일본 등 여러 나라의 교육 관련 도서, EBS 등 방송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교육 관련 프로그램은 방송 종료 후 DVD나 책으로 출판되는 것을 구입해 둔다. 그리고 ADHD, 애니어그램, MBTI, 각종 아동 심리 및 상담, 생활지도 관련 도서도 종류별로 갖추도록 한다.
3)교과 지도서: 글쓰기, 아동 연극, 북아트, 영어, 운동장 놀이, 최신 동요, 독서 교육 등 교과에 직접 활용할 수 있는 지도서는 다양하게 구입해 놓는다.
4)만화책: 책 읽기 싫어하는 선생님(^^?)도 종종 있기 때문에 만화도 구입해 놓았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만화 추천도서목록’을 참고하여 수서 때마다 몇 권씩 구입하고 책을 싫어하는 선생님이 올 때 권한다. 특히 젊은 선생님들이 좋아한다.

4. 학부모
1)육아 및 부모 교육 관련 도서: EBS 등 방송프로그램에서 다루었던 육아 관련 프로그램은 방 송 종료 후 DVD나 책으로 나온 것을 구입해 둔다. 주로 독서 교육 및 영어 교육 관련 도서를 많이 찾으신다.
2)실용서: 재테크, 요리, 인테리어 등 실용서
3)소설: 드라마화된 원작 소설이나 베스트셀러
5. 조부모 큰 글씨 책을 구입해서 서비스 한다.

레시피 짜기_ 10대(십진분류) 영양소 균형 맞춘 책 구입
1. 소장 도서에 관한 통계
아래는 우리 학교 2008년도 수서를 위한 통계 현황을 살펴본 자료이다. 처음 발령받은 2006년과 비교해 매년 수서 때마다 비율을 조절하면서 ‘학교도서관 기준’에서 제시한 분류별 비율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2. 수서 기준 정하기 비용 대 효과 면에서 최대의 성과를 가지도록 수서하기 위해 왼쪽의 수서 기준에 의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출판량 편향, 문학을 제외한 다른 분야 양서 부족, 학습만화 출판 심화, 집중적 수서 시간 부족 등으로 분야별 수서의 질이 떨어지지 않도록 억지로 분야별 비율을 맞추려 하기보다는 양서 구입에 노력하도록 한다. 그리고 국내외 책 비중을 고려해서 그 균형을 맞추도록 한다. 우리 학교는 매년 통계표 분석에 의거해 그때마다 수서의 세부 기준을 새롭게 정하고 있다.

<통계표에 의거해서 세운 2008학년도 수서 기준>
01)교과 수업과 연계한 도서 및 그에 따른 교수 도서.
02)신간도서_ 학교 교육과정과 연관되는 자료, 학생들의 창의성과 사고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자료, 전통과 권위 있는 출판사가 펴낸 다양한 주제의 자료, 공인된 기관의 추천 및 권장도서, 기 출판된 양서 중 재판, 개정판, 증보판 자료(정독도서관에서 분기별로 제공하는 ‘신간도서 목록’을 주로 참고한다).
03)500(기술과학), 600(예술), 700(언어)번대 도서가 부족하므로 집중적으로 수서하도록 한다. 그러나 아직은 출판량이 저조한 분야이므로 점차적으로 확대 구입하도록 한다.
04)희망도서(교사 및 학생, 학부모 희망도서).
05)수업 시 많이 찾는 도감류의 복본을 8권까지 종류별로 구입한다.
06)인기 도서 중 비소장 도서 혹은 복본이 필요한 도서.
07)시리즈 중 없는 도서.
08)다양한 자료 제공을 위해 입체 책이나 퍼즐 등 자료의 범위를 확장한다.
09)DVD_ 요즘 DVD는 블루레이 버전이 많이 나왔는데 대부분 가정이나 학교에 플레이어가 없으므로 버전을 잘 확인해서 일반 DVD를 구입하도록 한다.
10)음반은 클래식, 오페라, 연주곡 등 유행을 타지 않는 것으로 구입한다.
※ 학생들에게 적합하지 않은 자료(학생들의 정서를 해하는 도서. 비논리적이고 개연성이 떨어지는 학습만화)들은 제외 혹은 제한한다.

요리 시작_ 썰고, 다듬고, 뿌리고, 버무리고, 맛보고…
1.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보고 고르기(현장수서)
■잡지 잡지는 신문에서 부족한 ‘정보성’과 책에서 부족한 ‘신속성’을 가지고 있다. 잡지는 그 두 가지 성질에 대한 요구를 적절히 수용한 매체이며, 다양하고 전문적인 내용을 다룸으로 아이들의 사고 폭을 확장하는 좋은 매체이다. 대형서점 잡지코너에 가면 정기간행물의 종류가 얼마나 많은지 눈이 휘둥그레진다. 요즘은 아동 청소년 대상 정기간행물도 많아져서 학기 초에 직접 보고 분야별로 고르는 게 좋겠다. 어린이 교양, 독서, 과학, 동시, 외국, 경제, 시사 분야 등 다양하게 한 부씩 갖추는 것이 좋다. 아울러 교사용 잡지도 갖추도록 한다.
■영어도서(원서) 사진과 그림 자료가 많은 과학, 예술 분야 책을 사는 편인데 아무래도 직접 보고 구입해야 실패가 적을 것이다. 영어전문서점 또는 대형서점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영어 도서를 볼 수 있다.

2. 소스는 여기에! 추천도서목록(정보원)으로 고르기
책은 삼라만상, 온 세상, 우주로 표현되기도 한다. 그만큼 이 세상이 있었던 때부터의 모든 기억과 감각과 이상의 흔적이 책으로 남아 있다. 그러니 책의 수와 종류는 얼마나 많겠는가. 한정된 예산으로 10대(십진분류) 영양소를 골고루 갖춘답시고 사서가 모든 책을 읽어보고 살 수도 없다. 사실 가장 어려운 일이 구입할 책을 고르는 일이다. 이른바 ‘권장도서목록’은 이념의 편향성, 구성원의 주관적 견해, 공정성 등에서 논란이 있으므로 상업성이나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은 순수 비영리 단체 등 신뢰가 가는 정보원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신뢰가 가는 정보원…
•학교도서관저널(연 10회 발간): 학교도서관과 관련된 주제를 다각도로 다루면서 어린이와 청소년의 독서문화에 대한 내용을 포괄한다. 또한 <학교도서관저널>에서 단행본으로 출판하는 목록집(해마다 나오는 <추천도서목록>, <그림책 365>, <체험활동 365>)은 수서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열린 어린이(월간): 어린이 책 전문 인터넷서점인 ‘오픈키드’에서 간행하는 어린이 책 종합 정보지. 어린이 책과 문학에 관한 다양한 글을 만날 수 있고 서평과 신간 정보를 제공한다.

•그림책 상상(계간): 그림책에 대한 주제를 집중적으로 다루는 그림책 전문지. 그림책에 관한 정보의 양이 많지는 않지만 깊이 있게 내용을 다루고 있어 사서들이 전문적인 역량을 개발하는 데 좋은 자료이다.
•창비어린이(계간): 어린이 문학을 중심으로 어린이 책과 독서 문제를 포괄하고 있다.
•도서관 이야기(연10회 발간): 도서관의 어린이서비스에 대한 다양한 이슈와 사례를 소개하고, 어린이 책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 발행.

•정독도서관 신간도서목록: 정독도서관에서 서울 소재 초중고 학교에 공문으로 보내주는 신간도서목록은 분기별 신간도서를 짧은 정보와 함께 제공하고 있어 수서에 큰 도움이 된다. 주의할 것은 신간도서목록이지 권장도서목록이 아니라는 점.
•동화 읽는 어른(월간): (사)어린이도서연구회 회지로, 어린이 책과 독서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인식을 접할 수 있다.

•어린이도서연구회 권장도서목록: (사)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 매년 간행하는 도서목록. 연령과 장르에 따라 ‘좋은 책’을 엄선한다.
•아침독서신문 추천도서: 우리나라 아침독서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사)행복한아침독서에서 만든 목록이다.
•그림책 박물관: 국내외 그림책이 글 작가, 그림 작가, 출판사별로 일목요연하게 링크되어 있다.
•책으로 따뜻한 세상 만드는 교사들: 바람직한 독서문화를 위하여 판을 짜고 길을 트는 일을 주도하며 청소년 권장도서목록을 제공한다.

•전국학교도서관담당교사모임 만화 추천도서목록: 과학, 사랑과 가족, 사회현실, 생태환경, 성장, 여행, 역사, 예술, 문학 작품을 원작으로 한 것, 만화 이론서, 인권장애, 인물, 진로직업, 평화생명 등 15개 분야 89권의 만화책 목록.
•국내 문학상 및 뉴베리상, 칼데콧상, 케이트그린어웨이상 등의 목록: 해외 수상 도서는 거의 한글판으로 출판되어 있고 아이들이 많이 보는 도서여서 영어 원서로도 구입하면 좋다.
•상황별 독서목록: 한 해 동안 남산도서관에서 실시한 독서치료서비스 운영 사례 및 상황별 독서목록을 모아 「독서치료 자료집」을 발간하고 있다. 자료집 전문은 홈페이지(www.namsanlib.go.kr) ‘독서마당’ 메뉴 아래 ‘독서상담자료실’에서 내려받아 사용 가능하다.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목록: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에서 청소년권장도서, 유해간행물목록 등을 제공하고 있다.

책이 두둑~ 침이 꿀꺽~ 보기만 해도 배 부르다
우리 도서관은 장소가 매우 협소해(책은 2만 권 가까이 되지만 도서실은 교실 한 칸 반 크기) 새 책이 들어오면 검수하고 도장 찍고 등록 후 라벨 작업 등을 모두 열람실 책상 위에 죽~ 펼쳐 놓고 한다. 처음에는 이런 상황이 불만스러웠지만, 아이들이 새 책 더미에 우르르 모여들어 눈을 반짝이고 침을 꿀꺽 삼키며 탐스러운 눈길로 책을 바라보는 걸 보며, 이 자체로 홍보이고 프로그램이며 동기유발이라는 생각을 한다. 수서를 자주 해서 새 책을 빨리빨리 공급하는 것을 도서관 운영의 최우선 과제로 두는 게 좋겠다. 정리가 다 끝난 도서의 책등에 ‘신간’이라는 분홍색 라벨을 붙이고 신간도서 코너에 따로 꽂아 두었을 때의 기분은 꿀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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