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책, 독서에 관한 책 10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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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0-01-13 15:38 조회 5,504회 댓글 0건본문
더 맛있는 독서를 위한
최윤정 서울 삼성고 사서교사
책 수난시대다. 쉽게 단정하지 말라고? 당장 거리에 나가 보자. 핸드폰에 시선을 고정하고 있는 사람은 헤아릴 수도 없이 많지만, 종이책을 손에 든 사람은 한 손으로도 다 꼽을 수 있다. 궁금한 게 생기면 책보다는 유튜브를 먼저 떠올리는 시대다. 독서라는 복잡·미묘하고 생각이 많아지는 ‘귀찮은’ 취미보다 웹 서핑, 동영상 시청 같은 단순하고 가볍고 쉽게 즐거워지는 취미를 즐기는 사람이 훨씬 많은 시대다. 그래서일까?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어떤 책을 읽어야 하는지부터 책을 대하는 자세, 책을 잘 읽는 방법까지 ‘몰라서 못 읽는 사람들’을 위한 ‘책에 대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책을 읽어 보라고, 사랑해 보라고 외친다. 같은 맥락으로 여기 책을 더 사랑하게 하는, 독서가 더 맛있어지는 책 다섯 권을 소개한다.
『공부머리 독서법』
최승필 지음│책구루
부모라면, 교사라면, 공부를 더 잘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읽어야 한다. 제목을 보고 공부와 독서가 무슨
상관 있냐고 질문하고픈 사람들에겐 더욱 추천한다. 책을 어떻게 골라야 하는지,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읽은 후에 무엇을 해야 하는지 명확하게 알려 주는 진짜배기 ‘독서법 설명서’다. 오래 전 읽은 고전을 꺼
내들고 새로운 마음으로 읽게 하는, 굳었던 독서 습관을 변화시킬 수 있는 용기와 결단력을 주는 책. 인
생 공부가 필요한 모두에게 권한다.
『책을 지키려는 고양이』
나쓰카와 소스케 지음│이선희 옮김│arte
이 책은 『모모』처럼 따뜻하고 몽글몽글한 느낌을 주는 어른 동화다. 말하는 고양이 얼룩과 어수룩하고
조용하지만 책에 대해 뚜렷한 주관을 가진 소년 나쓰키가 떠나는 ‘책 구출’ 모험 이야기다. 주인공과 함
께 책의 미궁으로 가서 갇혀 있는 책, 잘려나가는 책, 야위어가는 책 그리고 희망을 잃어버린 책인 ‘자신’
을 구출해 현실로 돌아오는 순간 책이 가진 힘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앞으로 책을 어떻게 대해
야 할지 깊이 생각하게 되는 것은 덤.
『문학은 노래다』
제갈인철 지음│북바이북
문학이 인생을 구원한다고 믿는 ‘문학 신봉자’인 저자의 책 이야기를 담았다. 국내 제1호, 그 이름도 생소
한, 북뮤지션이 펴낸 유일한 책이다. 저자가 읽었던 수많은 문학작품 중 ‘인생’과 맞닿았다고 생각하는 것
들을 골라 자신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 썼다. 문학을 통해 삶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을 몸소 증명한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문학의 가치와 그 놀라운 생명력을 다시 깨닫게 된다. 책을 다 읽고 나면 마지막
장에 수록된 책 노래를 흥얼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건지 감자껍질파이 북클럽』
메리 앤 섀퍼, 애니 배로스 지음│신선해 옮김│이덴슬리벨
책에 대해, 인생에 대해 여러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영국의 ‘건지’라는 작은
섬의 이야기를 담았다. 편지글 형식으로 되어 있어서 누군가의 편지를 훔쳐보는 듯해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어설프게 꾸려진 작은 독서회가 전쟁의 참혹함 속에서 불안과 공포로 가득했던 ‘건지’ 사람들의 삶
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책을 통해 확인해 보자. 등장인물들이 어찌나 하나같이 유쾌하고 사랑스러운지
읽는 내내 입가에 웃음이 가득할 것이다.
『더 넓고 더 깊게 십진분류 독서법』
장대은, 임재성 지음|청림출판
독서 초보자(?)들에게는 약간 어려울 수 있겠다. 하지만 깊이 있는 독서법에 대해 갈급한 독자들에게는
도전이 될 수 있는 책. 책을 좋아하는, 책과 함께 성장해온 저자들이 ‘진짜’ 독서를 위한 단계별 독서법을
소개한다. 무척 오래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수많은 도서관에서 사용되고 있는 ‘십진분류법’을 바탕으로 책
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명확하게 제시하고 있는 책이다. 독서가 어려운 이유부터 독서를 통해 기를 수 있
는 다양한 역량들, 발전적 독서법까지 알차게 담았다. 책을 덮자마자 책 속 어딘가에 붙어 있는 십진분류
독서표의 빈칸을 모두 채우는 상상을 하며 다른 책을 꺼내들게 될 것이다.
판타지 공간에서 안내하는 책 읽기의 힘!
고정원 구립 구산동도서관마을 사서
도서관에서 “요즘 힘들지?”라고 물었을 때 “아닌데요.”라고 이야기하는 아이들은 없었다. “어떻게 아셨어요?”라고 하는 아이들은 많다. 이럴 때 “힘내!” 대신 호기심을 보일 수 있는 이야기를 시작해 본다. 웃을 수 있거나, 화를 낼 수 있거나, 펑펑 울 수 있는 이야기 말이다. 그렇게 아이들의 뭔지 모를 마냥 힘든 감정들을 흔들어 본다. 아이들도 내게 와서 인터넷에서 보았다는 갖가지 신기한 이야기를 해준다. 이렇게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힘듦이 무뎌진다. 그렇다면 좀 더 문학적이면서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이야기는 어떨까? 그 속에는 책을 통해서만 만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세계가 숨어 있고, 오직 책을 읽는 사람들만이 만날 수 있는 곳 말이다. 책을 펼치고 읽어라! 그래야만 만날 수 있다!
『도서관에서 생긴 일』
귀뒬|신선영 옮김|문학동네
중학교 도서반 학생이 추천했다. 자신을 도서관에 애정을 갖게 하고 지속적인 독서로 이끈 책이자, 도서
반에 관심이 있는 학생들이라면 꼭 읽어야 하는 책이라고 몇 번을 강조했다. 귀욤은 가장 싫어하는 과목
이 국어이며, 책 읽기가 세상에서 가장 지루한 일이라고 여긴다. 이 소년은 신비한 소녀를 알게 되고, 그
소녀를 통해 도서관과 책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 각자의 마음속에 간직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책을
만나기 위해서는 글쓰기도 필요한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책 읽기와 글쓰기의 즐거움을 안내하는 여행
안내서이다. 문을 닫은 도서관에서 만나는 신비한 소녀라니…
『새장 안에서도 새들은 노래한다』
마크 잘즈만 지음|노진선 옮김|푸른숲주니어
살인이나 강간 등 범죄를 저지른 소년들이 모여 있는 소년원. 아직 10대인데 최소 10년 이상은 소년원에
서 살아야 하는 아이들이다. 이 아이들에게 소설가가 글쓰기를 가르친다. 이 수업은 판타지 공간만큼이
나 아이들을 변화시킨다. 글쓰기는 자기 자신과 이야기를 시키는 힘이 있다. 절대 움직일 것 같지 않던 아
이들이 소설가의 꾸준함으로 바뀐다. 그동안 쌓였던 소설 같은 삶이 조금씩 글로 옮겨진다. 그래서 아이
들과 만드는 그 어떤 판타지보다 더 판타지 같은 이야기들이 펼쳐진다. 변화하지 않을 것 같은 아이들의
변화는 더욱 감동적이다. 소년원에서 글쓰기 수업이라니…
『최초의 책』
이민항 지음|자음과모음
장래희망이 사서인 중학생이 이 책을 읽다 말고 질문이 많다. 도서관 관련 용어랑 세계사 속의 서양 도서
관의 역사 등 사서에게 익숙한 단어들이 많다. 아이랑 도서관의 역사에 빠져서 검색도 하고, 함께 사진도
한참 들여다봤다. 나중에 문헌정보학과 들어갈 때 도움이 되는 책이라며 좋아하기도 했다. 책을 통해 들
어가는 현재와 이어져 있는 과거로의 여행. 아는 만큼 잘 읽히고, 애정을 가진 만큼 더 재미있게 느껴지
는 책이다. 마지막의 반전이 특히 매력적이다. 읽는 사람을 선택하는 책이라니…
『에메랄드 아틀라스』
존 스티븐스 지음|정희성 옮김|비룡소
책을 통해 과거의 여행으로 가는 이야기 중 가장 흥미로운 책이 아닐까 싶다. 총 3권으로 되어 있고, 만
만치 않은 두께이다. 하지만 다 읽으면 바로 다음 책을 펼칠 수밖에 없을 만큼 매력적이다. 삼남매는 갑
자기 부모에게 버려져 나쁜 고아원으로 옮겨지다 십 년 후 신기한 책 한 권을 만나게 된다. 현실과 마법이
공존했던 세계, 책을 통해 현실과 과거를 넘나들 수 있고 그로 인해 현실이 조금씩 바뀌기도 한다. 익숙
한 판타지 동화의 구성이지만 다음 장면을 궁금하게 만드는 모험이 이어진다. 사진을 끼우면 그 시점으
로 갈 수 있는 책이라니…
『끝없는 이야기』
미하엘 엔데 지음|로즈비타 콰드플리크 그림|허수경 옮김|비룡소
초등학교 고학년 때 이 책을 읽으면서부터 책을 읽기 시작했다는 아이들을 여러 명 만났다. 이 책을 원작
으로 1988년에 만든 영화를 아이들과 같이 보기도 했다. 특수효과가 좀 엉성하긴 하지만 귀엽고 사랑스
러운 행운의 용 ‘펠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았다. 역시 명작이라는 생각이 많이 드는 책. 독서는 한 세계
를 만들기도 하고, 파괴할 수도 있는 힘을 가지고 있다. 그것도 내가 읽는 바로 그 책이라면 더 굉장하지
않은가? 책 읽는 사람이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책이라니…
만화가 꿈꾸는 책들의 세상
왕지윤 인천보건고 국어교사
책은 독서의 통로이다. 독서라는 정신적 과정에 진입하기 위해 우리는 서가에서 꺼낸 책을 만지고 펼치며, 그러한 책들이 모여 있는 공간을 찾아간다. 만화는 관습적으로 살아 움직이는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삼아 이야기를 끌어가지만, 때론 독서의 의미를 떠올리게 하는 공간이나 책을 읽는 우리의 모습을 담기도 한다. 단순히 원작소설을 그림으로 구현한 작품이 아니라 책이나 독서를 주인공으로 삼은 만화책을 찾아보았다.
『책섬』
김한민 지음|워크룸프레스
책을 짓기 위해 스스로 귀양살이에 가까운 고독한 작업을 해오던 ‘저자’가 태어날 때부터 모든 펼쳐지는
것들을 책으로 착각하는 병에 걸린 아이를 만나 책 짓는 과정을 보여 준다. 저자와 독자의 소통은 무조
건적인 수용이 아니라 끊임없는 질문과 의문이 오가는 대화의 과정이고, 저자가 새겨간 글을 읽는다는
것은 쫓아가지 않고는 못 배기는 술래잡기로 묘사한다. 여운 있는 시어처럼 끊어서 배열된 글과, 칸 구분
없이 자유롭게 배열된 일러스트로 책이 만들어지는 정신적 과정을 기묘한 입체감으로 세워진 세계로 그
려낸다.
『퇴근길엔 카프카를』
의외의사실 지음|민음사
자신만의 느린 호흡으로 열세 편의 세계 문학을 읽어가며, 책을 읽은 순간에 느꼈던 마음의 정경을 서정
적인 글과 그림으로 재구성한 책이다. 독서를 여행으로 표현하는 건 낡은 비유일 수 있겠지만, “읽은 책의
내용 속에는 책을 읽은 순간이 각인되어 있다.”라는 프롤로그처럼, 책 안의 이야기와 책 밖의 현실을 편
안하게 응시하게 된다. 고전을 더 깊이 이해하고 충실히 소개받기 읽기 위해 이 책을 고르기보다는 작가
특유의 안목과 시선이 배어 있는 한 권의 서평집처럼 보는 게 더 적합해 보인다.
『심야 이동도서관』
오드리 니페네거 지음|권예리 옮김|이숲
새벽 거리에서 우연히 만난 캠핑카에 오른 알렉산드리아. 그녀는 서가에 꽂혀 있는 모든 책들이 지금까지
자신이 살아오며 읽어 온 모든 책이며, 운전을 하고 있는 백발의 노신사가 그녀의 책들을 정리하는 이동
도서관의 사서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림책의 판형으로 만들어져 있으면서도 만화적인 형식을 취하고
있으며,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이에게는 인생의 매순간을 기억하는 책갈피가 될 수 있다는 사색적인
메시지가 인상적이다.
『도서관의 주인 1~15』
시노하라 우미하루 지음|윤지은 옮김|대원씨아이
타치아오이 어린이도서관의 사서 미코시바. 그는 냉철하고 따끔하게 주의를 주는 독설가지만, 책을 읽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애정을 가지고 책을 건넨다. 에피소드마다 소개하는 어린이책들의 내용이 친절하
게 요약되어 있어서 어른들에게는 추억의 도서를, 아이들에게는 책 속에서 또 다른 책과의 만남을 주선
한다. 몰지각한 이용객들의 행태를 시원하게 꾸짖는 미코시바 사서의 모습은 비현실적이면서도 통쾌하다.
엉뚱하고 딱딱하게 느껴지는 책 제목 ‘도서관의 주인’ 또한 한 번쯤 깊이 생각해 볼 만한 의미 있는 질문
이 될 수 있겠다.
『꿈꾸는 책들의 도시 1, 2』
발터 뫼어스 지음|플로리안 비게 그림|문학동네
공룡족의 도시 린트부름 요새에 사는 작가 지망생 힐데군스트 폰 미텐메츠. 단첼로트 대부가 죽으며 남
긴 실종 시인의 원고에 감동받아 꿈꾸는 책들의 도시 부흐하임으로 찾아가고, 지하묘지를 헤매며 위험한
모험을 시작한다. 원작자 발터 뫼어스의 삽화가 주는 기괴하고 장난스러운 느낌은 옅어졌으나, 어두우면
서도 화려한 질감의 색채와 과감하면서도 입체적인 지하묘지 묘사가 압권이다. 창작자뿐 아니라 장서가
나 애서가의 고민이 판타지 모험소설의 형식을 빌려 유쾌하고 기묘하게 담겨 있다.
사람들은 언제부터 책 읽기를 좋아했을까?
남미자 서울 내곡중 사서
학교도서관이 없던 그 시절, 나는 6학년이 되면서 책을 모아둔 학교의 외진 교실 한 칸에 발을 디디며 책에 대한 추억이 생겼다. 방과 후 한 학급에서 한 명씩 돌아가며 그 교실을 갈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고 나는 가기 싫다는 친구 대신 거기서 닥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주로 옛이야기, 고전 작품을 읽으면서 신세계를 접했다. 수위 아저씨가 집에 가라고 할 때까지 읽던 책의 향기, 학교를 나서며 마주한 붉은 하늘이 책을 가까이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 중학생이 되어서 종로도서관을 다니면서 책에 대한 애정이 더 커졌다. 중고등학생이 된 자녀에게 이런 얘기를 하면 이해를 못한다. 어디든 널린 책을 무덤덤하게 보는 시선, 책이 지루하다는 아이들을 보면 안타깝다. 하워드 가드너는 2000년 전후 태어난 디지털 세대를 ‘앱세대’라고 한다. 유튜브에서 15초 영상 틱톡으로 선호도가 바뀌는 아이들이지만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넌지시 건네고 싶은 책들이 있다.
『소설처럼』
다니엘 페나크 지음│이정임 옮김│문학과지성사
누군가에게 좋은 것을 아무리 권해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효과가 없다. 역사를 거쳐 이어 온
독서의 중요성에서 벗어나 작가는 무엇을 어떻게 읽든 간에 침해할 수 없는 독자의 권리 10가지를 말한
다. 그것은 책을 읽지 않을 권리, 건너뛰며 읽을 권리를 비롯해 아무 데서나 읽을 권리, 군데군데 골라 읽
을 권리, 읽고 나서 아무 말도 하지 않을 권리다. 작가는 다독·정독·속독을 독서의 바이블처럼 여기고
지키려는 것을 버려야 한다며 ‘인생 책’ 한 권이 더욱 소중한 이유를 제시한다.
『책 읽어주는 여자』
레몽 장 지음│김화영 옮김│세계사
‘책을 읽어드립니다’라고 광고를 낸 마리가 장애가 있는 소년, 미망인 등에게 책을 읽어 주는 내용으로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우리 학교 학생들은 유치원생들에게 매주 책 읽기 봉사를 하는데, ‘나에게 즐거운
책은 다른 사람도 즐거울까?’ 고민하는 학생들 모습에 이 책이 오버랩된다. 그림책을 읽어 주면 아이들은
집중해서 듣고, 친정 엄마도 즐거워하며 들으신다. 책 읽어 주기로 책에 한 발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부
적절한 관계를 맺는 상황을 묘사한 부분이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책이 되어버린 남자』
알폰스 슈바이거르트 지음│무슨 그림│남문희 옮김│비채
대개 사람들은 읽고 있는 책이 내게 어떤 의미와 영향을 주는지 생각하게 되지만 이 책은 반대로 책의 입
장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 주인공이 책을 사랑해서 스스로 책이 되서 여행을 한다는 이야기다. 책이
된 남자는 서가에 꽂히거나 사람을 공격하기도 하고, 땅속에 묻히기도 한다. 읽다 보면 한때는 쭉 소장하
고 읽었지만 집 안 어느 구석에 놓아두고 잊은 책들이 떠오른다. 독자에게 책이 어떤 의미와 가치를 지닌
것인지 돌이켜보게 해 주는 소설이다.
『책읽기의 달인 호모부커스』
이권우 지음│그린비
책 읽기에 대해 꾸준히 집필해 온 작가는 책에서 ‘왜 읽어야 하는가?’,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 등에 대한
물음을 던진다. 책을 손에 잡고 눈에 담기까지 많은 경우의 수가 생긴다. 이유가 어떻든 책을 읽는 과정
에서 책과의 ‘밀당’이 시작된다. 책 읽기에 대해 작가와 대화하듯 읽으며 책 읽는 여러 방법들을 접할 수
있다. 작가는 책 읽기의 완성은 독후감을 쓰는 것에 있다고 한다. 귀찮고 숙제처럼 느껴지는 이런 과정에
대한 중요성을 전하며, 독자가 의미 있는 독서를 해볼 수 있도록 도와준다. 독자는 책장을 넘기면서 자신
에게 맞는 옷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만화 학교에 오다』
박경이 지음│우리교육
이 책은 국어 수업, 동아리 활동 등 학교에 만화를 접목한 활용 사례를 모은 책이다. 아이들이 교과 시
간에도 책을 안 읽어서 학습만화로 수업을 대체하고 그것이라도 읽기 바라는 교사와 학부모가 적지 않
다. 저자이자 국어교사인 짱구샘이 추천하는 만화 목록이 책에 수록돼 있는데 학교도서관에 소장할 만
한 수작들이 포함돼 있다. 이 책을 통해 만화책에 대한 편견에서 벗어나 책 읽기의 즐거움을 느끼고, 책
으로 넘어가는 디딤돌 역할을 하는 만화를 재발견할 수 있다.
그것을 알려 주마!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정은주 토요미스터리북클럽 회원
멋진 기능을 가진 스마트폰이 나오면서 인류는 책에서 더욱 멀어지게 되었다. 왜 굳이 책이냐고? 우리가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가 무엇이냐고? 누가 나에게 물어보면, 나도 명쾌하게 답을 하기 어렵다. 사람마다 그 이유는 다 다르니까! 그러나 걱정하지 마시라. 여기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를 알려 주는 책들이 있다. 한 권씩 쭉 읽다 보면 우리도 어느덧, 책 읽기의 고수가 되어 있을지도.
『열한 계단』
채사장 지음│웨일북
어린 시절, 공부하기 싫고 책 읽기와는 거리가 멀었던 작가는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집어
들었던 책 한 권으로 읽기 전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여놓았단다. 작가는
엄선한 열한 편의 고전을 통해 책 이야기와 더불어 자신의 성장 과정을 조목조목 들려준
다. 그리고 자신을 성장할 수 있게 해준 책 속 ‘불편한 지식’은 어떤 것이고, 그 지식이 지
혜가 되어 성숙해진 과정에 대해 열한 단계로 제시한다. “책을 왜 읽는지 모르겠어.”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면, 속는 셈 치고 한번 읽어 보길 권한다. 책을 읽고픈 생각이 저절로
들 것이다.
『책을 읽어야 하는 10가지 이유』
안상헌 지음│북포스
와! 제목부터가 딱이다. 책 전체가 책을 읽어야 하는 명명백백한 이유로 무장을 하고 있
다. 그러나 읽는 내내 처음부터 마지막 장까지 고개를 절로 끄덕이게 될 것이다. 책 읽기의
철학적 의미에서부터 생활 속 실천, 그 속에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아채는 것까지 이 책
은 그 방법을 친절하고 쉽게 이야기한다.
『책은 도끼다』
박웅현 지음│북하우스
책 읽기의 즐거움을 막 느끼기 시작한 사람들에게 딱 한 권의 책만 추천하라고 하면 단
연코 이 책을 뽑을 것이다. 이미 읽었던 책들도 다시 읽고 싶어지게 하는 마법의 책이기 때
문이다. 읽기 전과 읽은 후의 차이를 느껴 보고 싶다면, 당장 이 책으로 자신의 머릿속을
깨부수어 보길! 작가가 바로 앞에서 마주하며 이야기하는 듯한 어투도 몰입도를 높이는
데 한몫한다.
『독서는 절대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
사이토 다카시 지음|김효진 옮김|걷는나무
“인생의 위기마다 내 곁에 책이 있었다.”라고 말하는 저자. 제목처럼 절대 배신하지 않는
친구를 얻고 싶고 상대방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을 알고 싶다면, 무엇보다 책을
읽어보라고 저자는 이야기한다. 또한 책 읽기에 정해진 방법이 있는 것은 아니며, 누가 추
천한 책보다는 그냥 눈에 띄거나 마음이 끌리는 책부터 읽어 보라고 말한다. 어떤 이야
기보다 실제로 실천하기 쉬운 조언들이어서, 책 읽기를 막 시작하려는 사람들에게 권하기
좋다. 마지막 장의 ‘바로 써먹을 수 있는 독서의 기술 10’은 당신의 인생을 바꿀 만한 비
밀을 담고 있으니, 꼭 마음에 새겨 두길!
『청춘의 독서』
유시민 지음│웅진지식하우스
저자에게 무엇인가 서툴렀던 청년 시절이 있었는지 의문스럽지만, 저자가 청년 시절부터
품어 왔던 의문들에 대해 책 읽기로 풀어왔던 과정을 대학생 딸에게 설명하듯이 이야기
한다. 사마천의 『사기』, 찰스 다윈의 『종의 기원』 등 읽기 어렵게 느껴지는 14권의 고전을
‘나도 한번 읽기 시작해 볼까?’ 하고 작심하게 만드는 책.
그들의 독서를 탐하라!1)
최성일 출판평론가
책에 대한 책은 이제 너무 많다 싶을 정도다. 서평집이 대부분을 차지하지만, 독서론의 숫자 또한 적잖다. ‘독서의 의미와 가치에 대해서 쓴 책(책 서평 모음이나 독서일기와는 좀 다른)’ 몇 권을 꼽기엔 부족함이 없다.
1) <학교도서관저널> 2010년 9월호에 실렸던 내용의 일부를 재수록함. 이번 특집 주제와 부합되고, 독서력이 남달랐던 고인이 된 필자의 글을 다시 접하는 것도 뜻깊을 것 같아서.
『독서력』
사이토 다카시 지음|황선종 옮김|웅진지식하우스
‘독서력’이란 “독서가 습관화된 힘”을 의미한다. ‘독서경험’의 관점에서 설정한 ‘독서력’의 기준은 “문
고본 100권과 신서본 50권”이다. ‘문학작품 100권과 교양서 50권’을 읽었으면 독서력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훈련 효과를 고려해 “제대로 된 책 100권”을 4년 안에 읽는 게 바람직하다. 엄밀하게 4년을 지켜
야 하는 건 아니다. “5년이라도 상관은 없지만 10년은 너무 길어 해이해지기 십상이다.” 독서는 신체적
행위다. 책을 읽으려면 최소한의 체력은 뒷받침되어야 한다. “독서는 머리로 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까
지 축적된 독서량으로 하는 것이다. 그러면 왜 책을 읽는가? 독서가 “자아 형성을 위한 양식”이자 “커
뮤니케이션 능력의 기초이기 때문이다.”
『책을 읽는 방법』
히라노 게이치로 지음|김효순 옮김|문학동네
사회가 점점 더 빨리 돌아가고 있다 해도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책만큼은 시간을 들여 천천히 읽어
야 한다.” 저자의 독서 지론이다. 슬로 리딩은 “한 권의 책에 될 수 있는 한 많은 시간을 들여 천천
히 읽는 것이다. 책을 감상하는 데 걸리는 시간과 노력을 아까워하지 않고, 오히려 그 시간과 노력에
서 독서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책읽기 방법”이다. 정보의 항상적 과잉공급사회에서 진정한 독서를 즐기
려면 ‘양’의 독서에서 ‘질’의 독서로, 망라형 독서에서 선택적 독서로 발상을 전환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슬로 리딩은 책을 읽는 습관을 지닌 사람뿐만 아니라 본질적으로 책을 읽지 않는 사람에
게도 중요하다. “그것은 언어를 제대로 이해하는 기술이기 때문이다.”
『독서의 즐거움』
수전 와이즈 바우어 지음|이옥진 옮김|민음사
소설·자서전·역사서·희곡·시, 다섯 분야 고전 155편의 ‘실독實讀’을 토대로 저자 나름의 독서법을 제시한
이 책은 읽고 분석하는 데 필요한 기술을 ‘철저히’ 안내한다. 먼저 이해(문법)와 평가(논리), 의견 표현(수단)
단계를 통과해 나아가는 법을 배운다. 이어서 2부의 주제별로 정리된 독서 목록으로 넘어간다. 독서 목
록에서 이전 독서는 다음 책의 바탕이 되고, 이후의 독서는 이전의 내용을 보강하고 명료하게 해준다. 독
서는 고전을 스스로 깨우치는 ‘고된’ 지름길이자 일종의 저항이다.
『독서의 역사』
알베르토 망겔 지음|정명진 옮김|세종서적
알베르트 망구엘은 책을 읽는 데는 적어도 두 가지 방식이 있다고 여긴다. 세부사항을 속속들이 파악하
려고 가슴 졸이며 사건과 인물을 추적하는 방법과 신중하게 탐험하는 방법이다. 그런데 2세기에 확립된
인식론적 독서법, ‘가장 최근의 텍스트는 그 앞의 텍스트에 담긴 내용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짐작되어
그 전의 텍스트를 대체한다’는 법칙은 그에게 진실일 때가 드물었다. 하지만 책을 읽어 가다 보면 ‘텍스
트’라는 어휘로는 정확히 정의되지 않는 ‘세계’가 펼쳐지고, 자라나고, 뿌리내렸다. 하나의 텍스트를 회상
함으로써, 한때 손에 쥐었던 책을 떠올림으로써 독서가는 또 다른 책이 될 수 있었다.
『헤르만 헤세의 독서의 기술』
헤르만 헤세 지음|김지선 옮김|뜨인돌
헤르만 헤세의 본격 독서론. 책·독서·문학에 관한 헤세의 글을 모았다. 헤세는 진지한 책 읽기를 주문한
다. “독서로 정신을 ‘풀어놓기’보다는 오히려 집중해야 하며, 허탄한 삶에 마음을 빼앗기거나 거짓 위로에
현혹되지 말아야 한다. 독서는 우리 삶에 더 높고 풍부한 의미를 부여하는 데 일조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책의 가치를 따질 때, 그 책의 유명세에 개의치 않는다. 그리고 수준 높은 ‘독서 훈련’은 오직 양서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믿는다. 아울러 넓고 얕게 읽기보다는 좁고 깊게 읽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