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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가족을 품은 학교도서관, 서로를 않은 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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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8 11:59 조회 11,06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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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함께하는 ‘꿈빛도서관’
: : 장선화 시흥 매화초 사서
시흥 매화초등학교의 인근 지역주민과 학생들은 중심지에서 벗어난 지역 특성상 다양한 문화콘텐츠를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또한 맞벌이 가정이 많아, 방과 후 시간을 홀로 보내는 학생들을 위해 지역문화공간으로서 가능성이 있는 학교도서관의 개방이 시급했다. 그리하여 시흥시에서 주관하는 ‘학교도서관 지역문화센터화 사업’을 통해 ‘꿈빛도서관’을 운영하게 되었다.

가족과 함께 도서관에서 책읽기
•꿈빛도서관에서 가족사진 만들기 가족이 함께 꿈빛도서관을 방문하면 그들의 가족사진이나 책 읽는 모습을 카메라로 찍어서, 현상해주는 프로그램이다. 학교도서관에서 가족이 함께했던 추억을 되새기게 하고 우리 도서관이 가족모두의 문화 쉼터로 자리매김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이 프로그램을 운영하였다.

•가족 독서왕 꿈빛도서관을 방문한 가족 수에 따라 스티커를 주고, 일정 수량을 모은 가족에게 상장과 부상을 주는 프로그램이다. 1명이 올 경우 1장, 2명이 올 경우 2장과 거기에 한 장을 더 줌으로써 남은 가족도 도서관에 발걸음 하도록 동기부여를 했다. 여기서 부상은 모은 스티커 개수에 따라, 차별화하여 주었다.

펀펀문화 프로그램
부모와 아이가 함께 클레이 작품을 만드는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가족 구성원 모두의
참여가 용이하도록 토요일 오전에 운영했고, 이를 통해 꿈빛도서관은 온 가족이 함께 하며 시
간을 보낼 수 있는 편안하고 친근한 문화공간이 될 수 있었다.
위 프로그램을 통해 매화초등학교 꿈빛도서관은 학생들뿐 아니라 인근지역주민들에게 친근하
고 편안한 문화공간으로 자리할 수 있게 되었으나, 실적 위주의 과도한 프로그램 운영은 참여
하지 않는 이들의 독서활동에는 악영향을 줄 수 있어 매우 조심스러운 마음으로 운영하였다.
앞으로도 가족과 함께 만들어가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가족과 도서관이 함께하
는 지역문화 공간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솔솔 책향기 나는 학교 도서관으로 가족과 함께 놀러오세요
: : 박영혜 서울 청계초 사서교사
홈페이지 만드는 일을 하신다는 한 아이의 아빠는 아침마다 아이와 함께 도서관에 출근(?)하신다. 토요일에는 엄마까지 함께 도서관에 오는 그야말로 도서관 가족이다. 덕분에 공부도 잘하지 않고 책과는 거리가 멀었던 이 남자아이는 도서실 VIP에 선정되어 동생과 함께 북카페에 매달 초대되기도 하였다. 너무나 행복해 보이는 가족의 모습이 아닐 수 없다.

학교도서관에서 책 읽는 가족 분위기 조성을 위해 여러 프로그램을 진행해봤다. 방학 중에 가족과 3회 이상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눈 후 결과물을 가져오면 책 읽는 가족 인증서를 주는 ‘TV 끄고 책읽기’, 평일 저녁 온 가족이 도서관 나들이를 할 수 있는 ‘가족 독서의 밤’, 토요휴업일을 활용한 ‘가족 독서의 날’ 행사 등이다. 공간이 넉넉하지 못해 많은 가족이 참여할 수는 없었지만 매번 참 행복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 도서관 행사 중 하나이다. 그 중 토요휴업일에 진행했던 ‘가족 독서의 날’ 프로그램을 안내하고자 한다.

이렇게 계획하였어요
7월 중 가족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토요휴업일 오전 시간을 선택해 일정을 계획했다. 도서관열람석이 40여 석밖에 되지 않아 4인 가족 기준으로 했을 때 10가족 정도만 참여가 가능했다. 신청은 홈페이지 행사게시판에 “우리 가족이 가족 독서의 날에 참여하고 싶은 이유”를 작성하여 등록하면 사연을 보고 10~15가족을 선발했다.

이렇게 진행하였어요
프로그램은 오전 9시부터 12시 30분까지 진행한다. 프로그램은 다음과 같다.
1. 어거지 가족 소개(9시30분~10시30분) 뭐니 뭐니 해도 프로그램의 시작은 자기소개!! 모두들 어색해하고 하기 싫어하는 것 중 하나이므로, 재미있고 색다른 방법을 찾다 발견했다. 도서관에서 폐기하는 잡지를 모아두었다가 활용한다. 잡지의 각종 사진들을 찢어서 펼쳐 둔다. 가족 중 가장 나이가 어린 친구가 30초 안에 자신의 가족을 소개한 사진 두 장을 골라온다. 그러고 나서 40분 동안 막내가 가지고 온 사진을 가지고 우리 가족을 소개하는 포스터를 만드는 방법이다.
2. 책 보물찾기(10시30분~11시) 학년별로 다른 보물지도를 준비한다. 제한시간 안에 보물지도의 힌트를 보고 책 표지를 보물지도에 붙이는 게임이다. 책은 되도록 권장도서면서 아이들 누구나 알 법한 것으로 선정하면 좋다. 제한시간 안에 다 붙이고, 붙인 것이 다 정답인 가족에게 상품을 준다.
3. 가족과 함께 책읽기(11시~12시) 가족이 함께 도서관에 왔으니 놀기만 하다 가는 것은 의미가 없다. 가족이 모두 함께 책을 읽는 시간을 빠트리면 안 된다. 이 시간 동안 교사는 기념사진 찍으며 기념품을 준비해주는 센스!!
4. 간식 먹으며 소감문 작성(12시~12시20분) 간식도 게임을 통해 오랜만에 학교에 외출한 아빠들의 힘을 자랑하는 시간으로 마련했다. 여름이라 간식 메뉴는 팥빙수! 게임을 위해서 빙수기가 필요하니 도서명예사서들의 협조를 구해 빙수기를 여러 대 준비한다. 제한시간 1분 동안 가정용 빙수기로 얼음을 가장 많이 간 아빠가 승리하는 게임! 이 게임 후 후끈 달아오른 열기를 시원한 팥빙수를 먹으며 식힐 수 있다. 간식을 먹으며 오늘의 일정을 정리하고 소감문을 작성한다.
5. 경품 추첨 및 사진 증정(12시20분~30분) 간단한 경품 추첨 후 가족들의 기념사진을 증정한다.
가족과 함께 책읽기 시간 교사가 미리 찍어두었던 가족들의 책 읽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포토프린터로 인화하여 예쁜 포토박스에 넣어 주면 된다.



프로그램을 마친 후 가족들의 한마디
이 프로그램을 마친 후 소감문을 보면 주로 아빠들의 소감이 남다르다. “바쁜 직장생활에 쫓겨 아이들과 책을 읽기는커녕 이야기를 나눌 시간도 없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함께 책도 읽고 이야기도 나눌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가족이 화합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등등 함께한 아빠들의 얼굴에서 행복이 묻어나고 있었다. 무엇보다도 행복했던 건 아이들이 아닐는지…

프로그램진행시 유의점
1. 도서관의 규모를 고려해 참여 가족 수(참여 총 인원)를 선정하라.
2. 홈페이지를 활용해 신청하게 하라.
3. 선물은 한 가족에 하나 정도 돌아갈 수 있도록 준비하라.
4. 프로그램은 경쟁적이지 않고, 돌아가는 발걸음에 기쁨과 행복이 묻어나도록 기획하라. 따뜻한 봄날 우리학교 도서관으로 가족들을 초대해보자. 우리 학교 도서관이 어떤 가족에게는 흩어졌던 가족을 하나로 만드는 다리가 되어줄 수 있을 것이다.

가족과 함께 떠나는 문학기행
: : 양향숙 목포 항도여중 사서교사
목포항도여자중학교는 2009년부터 학교도서관 지역문화센터 학교로 지정되었다. 이에 학교예산만으로는 진행하기 힘든 여러 행사를 하고 있으며,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 학부모, 지역민까지 함께 참여하도록 하고 있다. 행사가 한 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꾸준히 이어지면서 학생들과 학부모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여러 행사들 가운데 가족과 함께하는 행사로는 ‘학부모와 함께하는 문학기행’이 있다. 올해 3월 이루어진 섬진강 문학기행의 경우 지난해 학부모 독서모임에서 추천하여 이루어지게 되었다.

행사개요
시간 2011년 3월 27일(일)
장소 섬진강변 일대 (하동 최참판댁 및 광양 농부네 텃밭도서관)
모인 사람 목포항도여중 학생 31명, 학부모 7명, 지역민 1명, 교사 4명 (총43명)
주제 김용택 시인과 함께하는 섬진강 문학기행

행사준비
1. 문학기행에 동행해줄 작가를 섭외하였다. (섬진강과 관련이 있는 시인)
2. 학사일정과 매화 피는 시기, 강연자의 일정을 고려하여 문학기행 날짜를 잡았다.
3. 전남사서교사 카페에 대략의 계획을 올리고 관련자료, 조언을 구했다.
4. 소설 『토지』의 배경지인 하동 최참판댁과 추천받은 광양 농부네 텃밭도서관으로 장소를 정했다.
5. 해설자 예약 등 방문지와 견학 일정을 상의하였다.
6. 가정통신문을 통해 학생, 학부모의 신청을 받았다.
7. 견학 1주일 전 참가자 명단을 확정하고, 일정표와 활동자료를 배부하였다.
8. 문학기행에서 진행할 프로그램을 개인, 팀별, 가족별로 신청하도록 하였다.
9. 간식 준비를 엄마들께 부탁드렸다. (비용은 학교부담)
10. 학생, 교사, 학부모가 섞여 있어 출발 후 버스 안에서 자기소개를 하였다.
11. 김용택 시인의 시집을 참가자 수만큼 준비하여 참가 기념으로 배부하였다.(사인회)



행사소감
학생 - 오랜만에 할머니와 엄마와 어딘가를 가니 좋고, 좋은 강연을 들어서 많은 걸 느꼈다.
- 선생님과 친구들, 엄마들과 함께 김용택 시인을 만나 강의를 들은 게 정말 좋았다. 오늘 간 문학기행으로 인해 앞으로 도서관을 많이 갈 것 같다.
- 2학기 때도 해 주실 거죠? 이 기행을 준비해주셔서 정말 감사해요. 다음에는 금강이요!
- 『토지』 배경이 되는 곳을 가봐서 좋았고요, 자유롭게 있어서 더 많은 걸 느꼈어요.
- 좋았던 점 시인을 만난 것, 부모님과 돌아다닌 것, 자유시간을 가질 수 있었던 것. 재미있었고 다음에도 좋은 여행을 하고 싶을 정도로 좋았다.
학부모 - 화려하지는 않았지만 소박하고 진솔한 이야기가 있는 좋은 기행이었습니다.
- 바쁜 일상 속에서 문학기행으로 삶의 여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감사드립니다.
- 교장선생님께서 함께 해 주셔서 더욱 좋았답니다.
- 딸과의 여행이 너무 좋았고 앞으로 자주 문학기행이 있었으면 합니다.
- 섬진강, 매화꽃의 향연에 신바람나게 즐겼다. 『토지』를 꼭 읽어야겠다고 다짐했다.
- 난생 처음 나선 문학여행. 딸아이와 같이여서 좋았고 봄날 좋은 추억이었습니다. 교사
- 행사를 통해 엄마와 딸의 학교에서 보던 얼굴과 다른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 엄마들은 무슨 일이나 도와주려고 준비하고 계신 듯하다. 점심 배식도 나누어 해 주시고, 배를 타다 연못에 빠진 아이, 멀미하는 아이 등 내 손길이 필요한 곳에 늘 먼저 계신다.
- 강연들을 때 엄마랑 아이랑 나란히 앉아 웃으며 귀 기울여 듣는 모습을 보노라면 괜스레 마음이 행복하다.



참고사항
1. 가정통신문을 발송할 때 너무 많은 신청자가 몰리면 어쩌나 걱정도 된다. 기우인 경우가 많지만. “신청자가 많을 경우 자체 기준에 의해 선발함” 이라는 문구를 넣어주길.
2. 가족이 신청한 경우 우선 선발한다.
3. 주말에 일하는 부모도 있으므로, 때에 따라 일요일에 추진하는 것도 좋겠다.
4. 가족이 함께 듣고 보는 모습들을 사진에 많이 담아준다.
5. 돌아오는 길에 행사 설문지와 평가지를 작성하여 다음 행사에 참고한다.

글마루 도서관 가족독서캠프 이야기 한 자락
: : 송경영 서울 봉림중 국어교사
2년 전 요맘때다. 학부모총회 날 짬을 내서 오신 부모님들과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고 있었다. 그런데 하나같은 부모님들의 고민이 아이가 중학생이 되더니 부모와 대화를 나누려 들지 않는다는 걱정을 하시는 게 아닌가. 아이가 집에 오면 고작 나누는 대화가 “학원에 가거라!”, “밥 먹어라!”, “숙제해라!”가 전부라고 하신다. 이건 숫제 대화가 아니라 부모의 일방적인 지시요 명령이다.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다가 학교에서, 그 중에서도 제일로 편안하고 따스한 공간인 도서관에서 부모와 아이를 만나게 해 주기로 마음먹었다. 도서관에서 부모와 아이가, 선생님과 학생이, 선배와 후배가 책을 매개로 실컷 부대끼며 생각을 공유하고 대화도 나누고 추억도 쌓게 하고 싶었다.

이것이 ‘부모와 아이 사이, 책으로 만나 소통하기’란 가족캠프의 시작이다. 도서관에서 1박 2일 가족캠프를 열겠다고 주변 선생님들께 의견을 물었더니 모두들 우리 학교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캠프를 하러 학교에 오실 학부모가 몇이나 되겠느냐며 반신반의했다. 아이들마저도 부모와 함께 하는 캠프보다 자신들끼리 신나게 놀 수 있는 캠프를 원했다. 그러나 가족독서캠프의 의미를 설명하며 일단 한번 해 보자고 설득했더니 모두들 해 보자고 했다. 캠프 날짜는 기말고사가 끝나고 제일 한가할 때인 방학이 시작되기 전주에 하기로 했다. 요일은 일요일에 교회에 가거나 가족행사가 있으니 금요일과 토요일에 하는 것이 좋겠다는 의견을 반영하여 금요일 방과후부터 토요일 오전까지 하기로 했다.

가족독서캠프 준비
7월 기말고사가 끝나고 캠프에 함께할 선생님들을 모으고, 도서부원들 에게도 가족 독서 캠프 기획 회의를 하게 했다. 프로그램을 짜고 준비해야 할 목록을 써서 각자 역할을 나누고 가족독서캠프를 홍보하는 포스터를 만들어 붙이고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여 참가자를 모집했다. 교문앞에 플래카드를 걸어 학교 주변에도 널리 알렸다. 참가 신청서를 받았더니 아버지와 어머니, 동생과 함께 네 가족이 참가하겠다고 한 팀도 있었고, 1학년과 3학년에 다니는 남매와 어머니가 셋이서 참가하기로 한 팀도 있었다. 그리고 나머지 팀은 모두 어머니와 아이 둘이서 참가하기로 했다. 참가자가정해지자 독서캠프의 첫 프로그램인 금요일 저녁 ‘책에 등장하는 요리경연대회’에서 만들 요리를 의논하고 재료를 분담하기 위해 부모님과 아이들이 사전 모임도 가졌다.

목요일부터 함께 캠프를 진행하기로 한 선생님들과 도서부원들은 도서실을 아름답게 꾸미기 시작했다. 풍선도 달고 색지를 오려서 예쁘게 출입구에 발을 만들어 붙이기도 하였다. 행사를 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준비하는 단계에서 아이들도 나도 많이 배우게 된다는 것이다. 혼자 후딱 해치우면 시간은 절약되겠지만 더디더라도 아이들이 하나하나 해 나가게 하면 훨씬 풍성한 결과물이 만들어지고 참가하는 아이들도 주체적으로 열심히 참여하게 된다.


요리경연대회와 작가와의 만남
금요일 수업을 마치고 집에 가서 편안한 옷으로 갈아입은 아이들이 양팔 가득 요리 재료들을 들고 엄마랑 모이기 시작했다. 가사실을 빌려 세 팀씩 모둠을 이루어 요리 만들기에 들어갔다. 가족독서캠프를 하니 좋은 점이 많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어머니들이 함께 하시니 요리가 너무나 수월하게 되더라는 것이었다. 물론 맛은 말할 것도 없다. 모둠별로 책에 등장하는 요리를 만들어 식탁 하나에 뷔페처럼 차린 후 각자 개인 접시를 이용해 덜어 먹고 요리 앞에 스티커를 붙여 평가한 후 가장 많은 스티커를 받은 모둠에게 책을 선물로 주었다.

저녁을 맛있고 의미 있게 해결한 후 도서실에 모여 이옥수 작가를 모시고 ‘작가와의 만남과 대화’ 시간을 가졌다. 책을 미리 읽어 오도록 해서인지 부모님들도 아이들도 열중해서 듣고 질문도 던지는데 부모님들의 눈망울에 행복한 기운이 어리기 시작한 것은 이때부터다. 책을 매개로 아이들과 소통할 시간을 주기로 한 나의 의도와 별도로 부모님들은 마치 사춘기 소녀가 된 양 독서캠프의 분위기에 흠뻑 빠져들었다. 이옥수 작가는 이렇게 멋진 캠프는 처음 본다며 감격해했다. 이옥수 작가 역시 가족캠프라는 걸 알고 딸 두 명과 함께 참가해서 의미를 살려 주셨다.

독서신문 만들기와 시낭송
작가와의 만남을 끝내고 모둠끼리 독서신문을 만들기로 했다. 6~7명씩 6모둠이 주제를 정해서 기획회의를 한 후 토요일 아침까지 신문을 완성하기로 했다. 그리고 2명이 짝을 지어 시낭송할 준비를 했다. 시집을 잔뜩 쌓아두고 부모랑 아이랑 의논하며 낭송할 시를 고르는 모습이 참 아름다웠다. 아버지랑 함께 시낭송을 하기로 한 3학년 남학생은 아버지가 고른 「타는 목마름으로」란 시가 영 마음에 와 닿지 않는다며 다른 시를 낭송하자고 하다가 아버지의 대학 시절 이야기를 장장 30분이나 들은 후 「타는 목마름으로」를 멋지게 낭송했다. 엄마랑 짝을 이루어서, 선생님이랑 짝을 이루어서 잔잔한 음악과 함께 시낭송을 하며 캠프의 밤은 깊어 갔다.

시낭송을 마친 후 수박과 찐 감자와 달걀, 식혜와 매실차를 간식으로 먹었다. 영양교사 선생님께서 학교 행사에 한몫 거드시겠다고 도와주시는 바람에 간식도 다음날 아침 식사도 훌륭하게 먹을 수 있었다. 고마워하는 나에게 독서캠프를 계기로 오히려 영양교사의 중요성을 부모님께 알리게 되었다며 오히려 고마워하셨다.


자정의 도서관 문화제와 새벽의 영화감상
12시가 다 되어 도서관 문화제를 열었다. 작가와의 만남을 위해 읽어 온 책으로 퀴즈대회도 열고 서가에서 책 빨리 찾아오기나 책 이름 맞히기 같은 퀴즈를 통해 몸으로 부대끼며 부모님과 아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문화제가 끝난 후 차분한 분위기를 만들고 나서 『언제까지나 너를 사랑해』(북뱅크)라는 그림책을 영상과 함께 읽어 주었다. 부모의 사랑을 다룬 이 그림책을 들은 후 자연스럽게 부모와 아이가 서로에게 편지쓰기 시간을 가졌다. 그러고 나서 밤샘하며 책을 읽을 사람들은 대청마루에서 배를 깔로 누워 책을 읽고, 나머지는 <로빙화>라는 영화를 감상했다. 새벽 2시쯤 어머니들은 피곤하실까 봐 휴게실에서 주무시도록 했는데 나중에 들어 보니 도란도란 사춘기 소녀들마냥 수다를 떨며 밤을 꼬박 샜다고 하셨다.

새벽부터 독서신문을 완성하느라 어머니들이 더 열심이다. 아침을 먹고 나서 낭송했던 시를 적고 그림도 그려 멋진 부채도 완성하고 핸드폰고리도 만들어 하나씩 가졌다. 완성한 독서신문을 벽에 나란히 붙여 놓고 서로 돌려가며 읽고 나서 소감 발표를 했다. 유일하게 참여하셨던 아버지는 아들을 이해하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말씀하셨고 어머니들은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며 학창 시절에도 못해 본 소중한 경험이 되었다고 입을 모아 말씀하셨다. 마지막으로 부모와 아이가 서로에게 선물할 책을 나눠 가졌다.

학부모들이 드나들기에 아직도 문턱이 높다고 느끼는 학교에서 가족들이 함께 할 수 있는 독서 캠프는 여러모로 의미가 깊다. 책을 매개로 부모와 아이가 소통하고 함께 독후활동을 하며 추억을 만든다. 더욱 뜻 깊었던 것은 독서캠프에 참여했던 어머니들을 중심으로 매주 금요일마다 도서실에 와서 독서토론을 하는 학부모독서모임이 만들어져 지금까지도 쭉 이어져 오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는 특히 토요일에 아이들과 함께하는 독서모임도 꾸려서 부모와 아이가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는 새로운 학교 문화를 만들어 가고 있다.

가족에게 책 추천하기
:: 류민경 서울 대신고 사서교사
누군가에게 책을 추천한다는 일은 늘 가장 고민되고 어려운 일이다. 도서관 소식지를 만들면서 그래도 추천도서 정도는 넣어야겠기에 고민을 하다가 약간의 꼼수를 써봤다. 도서부 학생들에게 추천도서를 받아 채워 넣은 것이다. 처음엔 무작정 ‘도서관에 있는 책 중에서 다른 학생들에게 추천할만한 책 두 권을 고르고 추천이유를 써내라’로 시작했던 것이 이젠 그 때 그 때 테마를 정해서 화두를 던진다. 그 중 한 가지가 ‘가족에게 책 추천하기’였다.

그냥 책을 추천하라고 했을 때는 자기가 좋아하던 책 위주로 적어내던 학생들이, 가족에게 추천해보라고 하니 평소보다 고민하며 진지하게 서가를 둘러본다. 학생들의 반응을 들어보니 과히 나쁘지 않다. 한 학생은 평소에는 아버지가 골라 주시는 책만 읽었는데, 자신이 부모님께 추천한 책을 함께 읽고 이야기를 나눌 수 있어서 더 즐거웠다고 말했다. 본인이 읽을 책만 빌려가던 학생들도 어머니나 형제들 부탁으로 책을 빌려가는 경우도 더 늘었다.

그래서 올해는 5월 가정의 달을 맞아 전교생을 대상으로 진행하려고 한다. 예전에 독서주간 행사로 도서관에서 빌린 책에 대한 소감을 열매에 적어 독서트리에 붙이는 걸 했는데, 그때 만들어 놓은 독서트리 그림 파일도 다시 활용해야겠다. 목표는 독서트리 한 그루 빼곡히 채우기다.

독서트리는 이렇게!
1. 나무의 열매가 될 두 가지 색의 응모용지를 많이 준비한다. 하나는 ‘추천대상, 추천도서명, 저자명, 이유’ 등을, 다른 하나에는 ‘학생과의 관계, 추천도서명, 한줄 소감’ 등을 적도록 한다. (학생과 가족이 부담 갖지 않도록 칸을 작게 한다.)
2. 큰 종이에 나무 하나를 크게 인쇄해 둔다. 학생에게 나무를 그려 달라 부탁해도 좋다.
3. 정해진 기간 동안 학생들이 가족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을 도서관에서 대출해가도록 공지한다.
4. 행사에 참여의사를 밝힌 학생들이 책을 대출할 때 응모용지를 주면서 첫 번째 열매를 먼저 채우도록 한다. 추천대상과 이유를 밝힌 첫 번째 열매는 바로 독서트리에 붙이면 된다.
5. 가족들의 반응을 적어오는 두 번째 열매는 조금 기간이 지난 후에 받을 수 있을 것이다. 두 가지 열매를 다 붙인 학생들을 대상으로 행사가 끝난 후 준비한 상품을 주면 된다.



학부모와 함께하는 밤샘독서캠프
:: 이춘명 남양주 진접고 사서교사
5월 가정의 달을 맞이하여 진접고등학교 도서관에서는 지난해에 이어 ‘학부모와 함께하는 밤샘독서캠프’를 진행하려고 한다. 이 행사를 통해 학창시절 학생들에게 선생님, 학부모와 함께 밤을 새며 책에 관련된 다양한 활동을 하는 기회를 준다. 이로써 학생들이 도서관에 대한 추억뿐만 아니라 독서에 대한 흥미를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이며, 학생과 학부모가 진심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학생과 학부모에게 북 아트, 독서퀴즈 등 여러 가지 활동을 통해서도 독서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 독서생활의 중요성을 일깨워 주며, 학부모에게 지역사회의 학교도서관과 친숙해지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행사 준비
1. 가정통신문을 발송하여 밤샘캠프 계획을 학부모님께 안내하고, 학부모와 학생에게 참가 신청서나 학부모 동의서를 받는다.
2. 진행할 선생님과 참석 선생님 등 운영위원을 구성한다.
3. 교내 도서실 앞과 학생게시판을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밤샘 독서캠프 행사’를 널리 홍보한다.
4. 독서 퀴즈 및 독서 토론에 사용될 도서를 알리고 미리 읽어올 수 있도록 안내한다.
5. 강사섭외를 미리하고 필요한 상품과 물품, 행사 장식에 필요한 다양한 문구류를 준비한다.
6. 밤샘독서캠프 진행에 따른 다양한 활동 내용이 독서포트폴리오가 되도록 파일을 준비하고 책자로 완성하여 나누어 줄 수있도록 한다.
7. 학부모와 함께 하는 독서활동인 만큼 행사 종료 시 소감문 및 행사관련 설문지를 준비하여 차시 행사에 대비하여 의견수렴을 충분히 하도록 한다.


행사후소감
1. 학생소감
“다양한 아이들과 만나서 대화하고 많은 활동을 해서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활동하기 전에는 독서 캠프니까 도서관에서 독서만 할 줄 알았는데, 강사 선생님과 게임도 하고 퀴즈도 해서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책에 대한 소중함을 알았고 내가 국어가 많이 부족한 것과 책을 많이 안 읽었다는 것을 느꼈다.”

2. 교사소감(올해 행사 진행 시 중점사항)
-학부모와 함께하는 독서캠프에 맞게 가족문제에 관련된 책을 선정하고 토론함으로써 책을 통해 가족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보며 진심어린 대화를 나눌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작년 행사 설문조사 결과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읽는 시간을 요구하는 학생들이 있었으므로 이번에는 행사를 너무 빡빡하게 진행하지 않고 학생들에게 자유롭게 책을 읽을 시간을 제공할 예정이다.
-행사 후 학생들에게 포트폴리오와 수료증을 나누어 줌으로써 학생들이 행사에 참여했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이번 년도 캠프 시에도 수료증을 배부할 예정이다.

밤샘독서캠프 tip!
1. 학부모, 교사, 학생이 다함께 참여하는 만큼 여러 세대가 공유할 만한 책 선정, 희망 강사를 섭외 하며 학부모와 학생의 진심어린 대화가 이루어지도록 독서 토론 시 마땅한 주제를 선택한다.
2. 작년에 간식을 미리 준비했으나 예상보다 많이 모자랐으므로 충분한 간식을 준비하여 풍성한 행사가 되도록 한다.(간식은 새벽에 졸린 아이들을 깨우는데 도움을 줌!)
3. 새벽에 매체 읽기를 할 때, 학생들이 졸지 않도록 따분한 매체를 선정하지 않도록 한다.
4. 스피커나 인터넷 연결이 잘 되는지 사전에 확인하여 행사 진행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
5. 학교에서 밤을 새는 큰 행사이니 진행을 도와줄 선생님을 충분히 확보하여 학생들의 안전과 행사 진행에 문제가 없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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