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2010년 교육이 안긴 과제, 학교도서관의 진정한 역할보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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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22 22:55 조회 6,781회 댓글 0건본문
학교도서관의 모호한 정체
학교도서관은 학교의 부속시설이다. 그래서 학교도서관의 원칙은 학교의 교육목표
를 원활히 지원하고 밀착되게 운영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학교에선 학교도서
관이 해당 학교의 교육적 목표를 이루는데 큰 역할을 하는 것으로 주목되고 있지는 않
다. 아직도 학교도서관은 전체적인 교육흐름에서 물과 기름같이, 교무실과 도서관의
거리만큼 학교 내의 외딴 섬처럼 존재하는 경우가 많다.
어쩌면 학교도서관이 아직 학교 교육과정의 중심부에 서 있지 않기에 점차 심화되
는 입시 위주 교육정책이나 교육과정에서 한발 물러서 있을 수 있었다. 이것을 오히
려 전화위복, 내지는 다행이라고 생각할 수 있을까? 그러나 이제는 학교도서관도 전
체적인 교육정책에 심지어 입시위주의 학교운영에 종속되어 운영할 것을 강요받고
있다. 즉 이제 교육관료들도 학교도서관의 교육적 역할을 중시하게 된 것일까? 그렇
지도 않아 보이는 것은 올해 공립학교 교사를 뽑는 임용고시에 사서교사를 전혀 뽑지
않는 것을 보면 그것도 아닌 것 같다.
입시 위주의 교육정책, 멀어지는 책
이명박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교육정책은 학생들이 감당해야 될 짐이 늘어나는 방향
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명박 교육정책의 첫 조치였던 학교 자율화는 사실상 자율학습
과 보충수업의 강요, 일제고사와 함께 국영수 문제풀이 교육의 강화로 이어졌다. 입
학사정관제도 학생들의 부담을 늘리고 있다. 전국적으로 진행되는 일제고사 덕분에
그래도 입시교육과 멀리 떨어진 초등학교 도서관까지 썰렁하게 만들고 있다.
이런 와중이라 학생들은 마음 편하게 책을 잡고 상상의 나래를 펼치기는 정말 쉽
지 않다. 학생들도 다양한데 오로지 내신 성적만이 나를 구원할 것이라는 모토로 교
과성적관리에 철저하게 임하는 학생들이 있다. 그런가하면 사정관제를 대비하여 다
양한 스펙 쌓기 경력관리들을 하는 더욱 학생들이 바빠지고 있다. 또 한편으론 일찍
자신을 낙오자로 규정한 학생들이 목표나 꿈을 찾지 못하고 학교와 사회 여기저기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며 표류하고 있다. 그러나 이런 학생들도 손안의 인터넷 스마트
폰과 휴대폰속의 게임을 즐기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 책 속에서 나의 꿈을 발견하고 만
들어가기는 쉽지 않다.
‘입시의 한 요소로서 독서’에 대한 우려
입시교육 때문에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이 어려워진다는 진단에 대한 대안으로 나
온 것이 학생부의 독서생활기록과 독서교육종합시스템이다. 입시 때문에 책을 보지
못한다고 하니 책 읽은 실적을 입시에 반영하도록 한다면 입시 지상 학교 사회에서 입
시를 위해서 책을 볼 수밖에 없지 않겠냐는 전략이다. 한편으로 타당해 보이지만 독
서마저도 학생들에게 또 하나의 짐으로 만들고 말 것이기에 중단해야 된다는 것이 오
랜 기간 독서운동을 해왔던 사람들 사이에선 공감을 얻고 있다.
그러나 독서를 입시의 한 요소로 장려하는 정책이나 온라인으로 전학생의 독서기
록을 관리하는 문제점은 아직 국민적 공감대를 사지 못하는 상황에서 <독서통장>으
로 인한 개인정보유출 사건이 알려지면서 독서운동권이 다시 결집하고 언론에서도
주목하고 학교도서관의 여러 문제가 주목 받았다.
진정한 교육을 위한 학교도서관으로 거듭나야
한편 전체적으로 학교도서관이 입시를 중심으로 한 교육의 한파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초중등 교육의 책임자인 교육감들이 바뀌고 학교 교육을 정상화하려는 노력들이 여기
저기서 불거져 나오고 있다. 이들에 의해서 학교도서관이 다시 주목받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인성교육, 전인교육, 공동체적인 교육, 혁신교육 등 교육을 교육답게 제대
로 하자는 사람들에게도 학교도서관의 능력과 역할을 보여주는 데는 아직까지도 주
체들의 역량이 미흡하다.
학교도서관계에도 무척이나 암울했던 2010년을 보내며 진정한 교육에 대한 학교
도서관의 대안적 모습과 운영모델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올해의 암흑은 계속 연장될
것이다. 우리의 학교도서관은 어떻게 가야 할지, 어떻게 도서관을 통해서 그나마 아
이들이 꿈을 갖고 꿈을 구체화하게 하고 또 행복하게 할 수 있을 지 학교도서관저널
이 그 공론의 장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