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요구와 필요 정도에 따라
학교에서 단행본 및 비도서 자료와 함께 수서하는 것 중 하나가 잡지와 신문 같은 정기간행물이다. 정기간행물은 연속성이 있어 한 번 구독을 시작하면 1년 이상 단위로 신청하기 때문에 구독 결정에 있어 항상 고민이 된다. 과연 이 잡지를 이용자들이 알고 있을까? 필요로 할까? 얼마나 이용하고 있을까?

이러한 고민이 되는 이유는… 한 번 구입하여 서가에 오래 꽂아 두고 지속적으로 이용되는 단행본과는 달리 잡지는 일정 시간이 지나면 내용의 적시성이 사라져 이용률이 현저히 낮아진다는 것, 그리고 대체로 잡지를 제작하는 데에는 시간과 노력, 제작 비용이 많이 들어가 단행본에 비해 구입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다. 또한 학교도서관에서는 공간의 제약으로 잡지를 오랫동안 보관할 수 없기 때문에 1년이 지나면 처분하는 경우가 많아 그 전에 최대한 많은 이용자가 그 간행물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러한 것들을 고려할 때 간행물 구독 결정의 주요 변수는 이용자의 요구가 얼만큼 있느냐에 달렸다고 할 수 있다.

구일고는 구로구청과 지역개방 협약을 맺어 지역주민에게 도서관을 개방하고 있다. 따라서 해마다 지원금을 받아 비교적 넉넉한 형편에서 수서를 한다. 매년 약 20여 종의 간행물(잡지, 신문)을 구독하는데, 교직원과 학생 및 지역주민까지 다양한 이용자들의 요구를 어떻게 반영할 수 있을까 생각하다 ‘수요조사표’를 만들어 활용하게 되었다. 복잡하고 정교한 조사는 아니지만 간략하게나마 전체 이용자들의 의견을 들어볼 수 있어 잡지 수서에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정기간행물 수요조사는 1) 기존에 보고 있는 잡지 목록과 체크 칸, 새로 보고 싶은 잡지를 적을 수 있는 칸을 두어 수요조사표를 만들고, 2) 교직원에게는 교내 메신저를 통해 수요조사표를 보내고, 3) 도서관을 이용하는 학생 및 지역주민들의 의견은 수요조사표를 직접 작성, 제출할 수 있게 한다.




수요조사를 하면 무엇이 좋은가
이러한 수요조사의 장점은 어떤 것을 재구독하고 중단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로 활용할 수 있으며, 구독 잡지 선정에 대한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 이용자들이 원하는 잡지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또 잡지 이용에 대한 이용자들의 주의를 환기시켜 연속간행물 이용을 독려할 수 있으며, 이용자들이 보고 싶은 자료에 대한 의견을 직접 개진함으로써 도서관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와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 또한 정당한 요구 절차를 만듦으로써 여기저기에서 오는 무리한 구독 요청을 막을 수 있기도 하다.

다만 정기간행물 수요조사 시 유의할 점은 이용자들의 요구가 무조건적으로 받아들여질 수 없는 현실적인 문제를 이해시키고 양해를 구해야 한다는 점이다. 앞서 말했듯이 정기간행물은 단행본과 달리 구독료가 비싸고 내용의 시의성에 따라 당장 구독하고자 하는 이용자가 많은 잡지의 구독이 우선될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점을 수요조사표에 미리 적시하여 이용자들의 의견이 무시당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따라서 수요조사표에는 잡지 구독의 특수성, 현실적 한계, 조사 협조에 대한 감사 등을 넣으면 좋겠다.

예) 잡지는 한 번 구독하면 중간에 끊기 어렵고 잡지가 대체로 일회성과 시의성이 있으며 구독료가 단행본에 비해 고가이므로 구독 요청에 대한 의견을 모두 받아들이기 어려우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여 우리 학교 도서관에 적합하고 모든 이용자가 유익하게 볼 수 있는 자료를 선정하는 데 활용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렇게 수요조사를 하면 이용자들이 관심을 갖고 있는 잡지들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고 이용자들이 새롭게 관심을 갖거나 구독하고 싶은 잡지가 무엇인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이용자가 수요조사에 응하는 것을 보면 그들이 실제 이용하는 것보다 ‘이용하고 싶거나’ 학교에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잡지들을 기재하는 경우가 많아 각 잡지의 실제 이용자들이 얼마나 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판단은 평소 이용자들을 접하는 교사/사서가 유심히 살펴서 적절하게 반영해야 할 것이다. 또한 전체 잡지 구독의 균형을 유지하고 도서관에 있어야 될 잡지와 실제 이용되는 잡지의 가닥을 잡아 선택하는 것도 교사/사서의 몫이겠다.

유지혜 서울 구일고 사서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