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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특집 힐링 나를 치유하는 것들, 내게 힘이 되는 것들]나는 언제나 나를 응원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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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3-10 17:11 조회 6,58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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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TV 속 사람들 눈물만 봐도 주룩주룩 따라 울 만큼 눈물이 많은 나지만 점점 나이가 들어갈수록 사람들 앞에선 좀처럼 눈물을 보이지 않으려 노력한다. 그런 내가 교장실을 나오며 속상해서 운 적이 딱 두 번 있다. 첫 번째는 정들었던 초임 발령지를 떠나며 마지막으로 교장선생님께 인사하고 눈물을 펑펑 쏟은 것이다. 또 다른 한 번은 경력 8년 차에 학부모들이 지켜보고 있는 자리에서 나를 꾸중하신 교장선생님께 상처받고 도서관에서 눈물 콧물을 쏟아낸 적이 있다.

사연을 말하자면 이렇다. 교장선생님은 9월에 새로 부임하신 후 한 달 정도 지난 시점에서 학부모회 어머님들께 학교의 발전을 위한 건의사항을 듣고 계셨던 것 같다. 그러다 학교도서관 학부모 자원봉사자에 관한 건의가 나왔고 그 이야기를 확인하고자 나를 교장실로 호출하셨다. 교장선생님께서는 나에게 학교도서관 학부모 자원봉사자 모집이 공개적인 공고를 통해 이루어졌는지 물으셨다. 예측하지 못한 질문이었지만 사실대로 말씀드렸다. 작년 독서토론동아리 활동을 하던 학부모께서 도서관 대출반납 봉사도 해주시겠다고 제안하여 모집 안내를 따로 하지 않았다고 말이다. 교장선생님은 나의 일 처리 방식이 잘못되었다며 학부모들이 계신 자리에서 나를 나무라셨다. 그리고 자세한 연유를 더 묻지 않으시고 다음에는 꼭 공식적인 모집을 통해 자원봉사자 신청을 받으라고 지시하시곤 나가보라 하였다.

눈물 콧물을 쏟아낸 사연
학교도서관의 자원봉사자는 부족한 인적자원을 해결하여 학교도서관 운영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자원봉사자는 크게 학생과 학부모로 나눌 수 있는데 나는 학부모보다 학생 자원봉사자를 더 선호한다. 그때도 학생들과 도서관 운영을 함께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교육청에서 내려온 학부모 독서토론동아리 모집 신청을 보고 한 번도 해보지 못한 활동이라 해보고 싶었다. 그러나 막상 아는 학부모가 없었다. 그러다 예전 도서관에서 2년 이상 봉사하신 분들께 혜택을 드리면 좋을 것 같아 토론을 부담스러워하는 분들을 어렵게 설득하여 동아리가 만들어졌다. 하지만 예산 배부가 너무 늦어지는 바람에 본격적인 토론활동은 12월부터 시작되었고 겨울방학이 시작될 때쯤 어머니들께서 방학도서관 개방을 위해 자원봉사를 해주겠다고 먼저 제안하셨다. 학생 자원봉사자들이 너무 바빠 도서관 일에 거의 도움을 받지 못했던 시절이라 흔쾌히 받아들였고 덕분에 학생들은 방학 내내 문 열린 도서관을 이용할 수 있었다.

3월 새 학기가 시작될 때에도 계속 봉사하겠다고 하시어 공개적인 모집 안내 없이 학부모 자원봉사자를 꾸리게 되었다. 이 모든 결정에는 그전 교장선생님의 동의도 당연히 있었다. 열성적으로 봉사하시는 분들을 위해 나는 ‘자녀와 함께 떠나는 문학기행’을 2~3회 기획해 보답해 드렸다. 처음으로 문학기행을 준비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지만, 도서관을 위해 봉사하시는 분들에게 좋은 추억을 만들어 드리고 싶었다. 하지만 이 문학기행이 다른 학부모들의 큰 관심을 끄리라 예측하지 못했다. 문학기행에 대한 호기심은 급기야 자원봉사자가 어떻게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관심을 받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프고 힘들었지만
몇 년이 지난 지금 그때를 되돌아보니 내가 실수한 부분이 보였다. 공개적인 모집 없이 자원봉사자를 꾸린 내 잘못도 충분히 인정한다. 그러나 그 당시에는 내가 노력한 만큼 인정받지 못했다는 생각과 아무리 교사가 잘못을 저질렀더라도 나를 감싸주어야 할 교장선생님이 학부모 앞에서 교사를 야단쳤다는 것이 너무나 억울하였다.

나는 바쁘게 돌아가는 학교도서관에서의 하루하루를 열정적으로 일했고, 학교도서관에서 종일 편하게 책만 읽는 사서교사라는 편견에서 탈피하기 위해 종일 정신없이 움직였다. 앞만 보고 열심히 달려왔고 내가 이룬 성과에 만족했다. 하지만 학교에서 가장 높은 지위에 있는 교장선생님의 한마디는 그동안 내가 일한 수고들과 내 존재를 아무것도 아닌 것으로 만들어 버렸다. 한동안 일할 의욕을 잃었고 마음 또한 황폐해져 갔다. 교장선생님과의 좋지 않았던 기억은 내 머릿속에 자주 나타나 얼굴을 찌푸리게 하고 하루를 우울하게 보내게 하였다.

학교에 혼자만 덩그러니 남겨진 것 같았는데 지치고 상처받은 나의 마음을 어루만져주고 헤아려준 이들이 있었다. 바로 나의 능력을 믿고 응원해주는 동료 선생님들이었다. 그분들은 나에게 교장선생님께 인정받으려 하거나, 그분의 평가를 기준 삼아 나의 존재를 평가하지 말라고 하셨다. 내가 일하는 것을 지켜본 주변 선생님들의 따뜻한 말 한마디로 치유가 되고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이었지만 지금은 그때를 떠올려도 슬픔의 감정이 밀려오지 않는다. 마음속의 응어리를 선생님들의 응원과 따뜻한 말들로 모두 게워내어 깨끗이 비웠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학교도서관에서 좋은 일, 나쁜 일, 화날 일, 슬플 일이 있을 것이다. 그렇지만 나는 앞으로 다가올 수많은 사건 사고를 이겨내고 한 걸음, 또 한 걸음씩 계속 걸어 나아갈 것이다. 넘어져도 다시 일어나 씩씩하게 걸어온 나를 생각하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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