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신간+폐기도서 활용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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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2-17 13:21 조회 5,724회 댓글 0건본문
새로 나온 책, 이렇게 홍보합니다
이은경 경주 외동중 사서교사
세상에는 좋은 책이 참 많다. 지금 이 순간에도 어디선가 책이 태어나고 있고, 그 많 은 책들 중 도서관에 두면 좋을 책들을 찾아 모으는 것이 사서교사의 역할이다. 일 년에 적게는 300권에서, 많게는 천 권이 넘는 책을 사지만 이 책들이 다 독자를 만나 는 것은 아니다. 당연한 말이지만 아무리 좋은 책이라도 이용자들에게 읽혀야 보배다. 정성껏 살피고 모아 산 책들을 아이들에게 읽히지 못해서 속상한 선생님들께, 신간 활용 방안을 공유하고자 한다. 다가올 신간을 더 많은 독자에게 연결하고자, 직접 해 본 것뿐 아니라 여기저기서 듣고 해 보고 싶은 것들에 대해서도 담아 보았다.
신간, 서가에 꽂히기 전에
책이 가장 주목받는 때는 신간 서가에 있을 때, 선생님의 손에 의해서 서가 밖으로 나 올 때이다. 신간이 분류표에 따라 원래 자리로 돌아가게 되면 아무래도 많은 책들 사 이에 가려져서 처음 서가에 놓였을 때만큼 주목받기 힘들다. 신간을 신간이라고 부를 수 있는 기간 동안 활용할 수 있는 방안들을 정리해 보았다.
전시·주제별 큐레이션
신간이 들어오면 바로 서가에 꽂지 않고, 일정 기간 전시해 두면 좋다. 책표지가 보이 게끔 펼쳐 두면 아무래도 책등만 보일 때보다 주목받는 책들도 많고, 아이들이 와서 좀더 살펴보게 된다. 이때 책의 주제에 따라 분류해 두거나, 해당 달의 기념일과 관련 된 책·선생님이 읽어 본 책·이런저런 상황에 도움이 되는 책 등 나름의 주제나 키워 드를 정해서 전시를 하면 좋다. 해당 구역을 소개하는 팻말을 세워 두면 학생들의 책 선택에 더욱 도움이 된다. 또, 선생님의 손길이 한 번이라도 더 닿은 책에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꼭 알리고픈 책이 있다면 포스트잇에 코멘트를 적어서 책표지에 붙여 두는 것도 좋다. 요즘에는 별점, 인상적인 구절 등을 적을 수 있는 서평용 포스트잇이 나와 서 잘 사용하고 있다. 사 두면 이런저런 이벤트에서 쏠쏠하게 쓸 수 있으니 구매를 추천한다.
학급별 홍보 방안
신간 목록 안내: 소식지나 홍보물을 교실로 배부해서 신간들을 안내한다. 요란하게 알리지 않으면 새 책이 온 줄도 모르는 아이들이 많다. 사실 열심히 만든 홍보물을 꼼꼼히 읽어 주는 학생들에게는 정말 고맙지만, 홍보지에 글이 많으면 눈길도 안 주 는 학생들이 많아서 고민이 깊었다. 그래서 요즘은 책표지와 책제목, 한 줄평 정도만 넣어서 간단하게 만들고 있다. 자세한 내용이 실린 안내지는 도서관에 여러 장 비치해 둔다. 또 도서부를 대상으로 눈여겨보면 좋을 책들을 먼저 소개하고, 도서부에게 각 반에 가서 홍보물에 관심 보이는 아이들에게 책을 추천해 주라고 지령을 내렸다. 직접 책을 구경하러 오는 학생들과는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면서 책을 추천해 주는데, 소설 추천에 관해서는 ‘그냥 선생님만 믿고 읽어 봐!’ 전법을 쓰곤 한다. 다행히 지금까지는
이 방법이 잘 통했다.
두근두근 언박싱 북 챌린지
‘언박싱’은 새로 산 물건의 박스를 열어 보는 것을 뜻한다. 유튜버들의 리뷰 영상에서 사용되면서 널리 퍼지게 된 용어이다. 이를 도서관에서 적용해 보자. 책을 보이지 않게 봉투에 넣어서 전시해 두고, 어떤 책이 들었는지 학생들이 모른 채 봉투를 고르게끔 하는 행사를 진행할 수 있다. 이는 ‘블라인드 북’이라는 이름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 행사는 이미 알고 계시는 분들이 많을 것이다. 나도 큐레이션 연수나 선생님들의 자료를 보고 접하게 되었고, 특히 ‘경북 사서교사 모임’의 오미경, 황정근 선생님의 글 을 참고하여 진행했다. 그래서 이렇게 글을 쓰는 것이 꽤나 머쓱하지만, 이런저런 차이 점에서 또 새로운 방안이 나오기도 하니 진행 과정과 후기를 실어 보고자 한다.
기획 의도
문학책은 어떻게든 읽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 표지가 예쁘거나, 친구들이 추천하거나, 내용을 자세히 소개해 주면 학생들이 선뜻 그 책을 읽어 보려고 하는데, 비문학 도서 는 그렇지 않다. 과학, 역사처럼 마니아층이 있는 분야가 아니면 손 한 번 안 타고 신 간 서가에서 빠지는 책들이 많다. 인문·사회 분야의 책을 좋아하는 나로서는 너무나 아쉬워서,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비문학 도서에 관심을 가질까 고민하다가 이 행사를 진행하게 됐다.
준비 과정
1. 책을 선정한다.(필자는 비문학 분야의 책을 활용했다.)
2. 책의 주제를 나타내는 키워드와 카피를 정한다. 시선을 끌 만하게 정하면 좋다.
예: 『천 원으로 시작하는 10대들의 경제학』 김영옥 지음
키워드: “경제, 용돈, 소비생활” → 카피: “학생이 무슨 경제를 배워∼?”
3. 앞서 정한 키워드와 카피, 책의 등록번호나 바코드를 넣어서 겉표지를 만든다. 봉 투에서 책을 꺼내지 않고도 빌려 줄 수 있도록 바코드를 부착한다.
4. 해당 책을 봉투에 넣고 봉한 후 새롭게 만든 겉표지를 붙인다. 예쁜 포장지로 감쌀 수도 있다.
5. 도서관에 전시해 두고, 학생들이 빌려 가길 기다린다.
봉투 안에는 아이들을 유인하기 위한 사탕과 아이들이 책을 조금이라도 살펴보게 하기 위해 활동지를 넣었다. 아이들이 활동지를 기록하고 가져오면 상품을 주었다. 활 동지는 한 줄 감상평, 추천사 등 다양한 방법으로 만들 수 있지만 나는 3×3 빙고판 모양으로 어렵지 않은 도전 과제들로(이 책 읽기 전에 어떤 내용일지 상상해 보기, 목차 읽 어 보기, 열 쪽 이상 읽어 보기, 책표지 앞뒤 꼼꼼히 살펴보기, 목차 중에서 마음에 드는 장을 읽고 생각 남기기 등) 채웠다. 한 줄을 채울 때마다 만두, 토끼 모양 스퀴시 볼펜을 상품 으로 줬는데, 학생들의 호응이 아주 좋았다. 단, 이 행사를 할 때에는 학생들이 최소 한 책을 이틀 이상은 가지고 있게끔 엄포를 놓아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을 바 로 반납해 버리는 학생들은 어쩔 수 없지만, 챌린지가 어렵지 않음을 어필하면서 아이 들이 최대한 책을 펼쳐보도록 안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새롭게 알게 된 게 많아요!”
생각보다 학생들이 많이 참여해서 준비한 책이 금방 동났다. 상품을 노리고 온 학생 들도 있었지만, 책을 살펴본 학생들도 꽤 많았다. 예상보다 재밌었다거나 특정 문제가 어려웠다거나 새롭게 알게 된 사실들을 알려 주는 등 아이들은 저마다의 후기를 전했 다. 그렇게 찾아온 아이들로 한동안 도서관이 북적거렸다. 나름대로 괜찮은 결과였다 고 생각한다. 품이 많이 들지만, 카페에 선생님들께서 올려주신 좋은 자료들이 많이 있어서 준비가 어렵지 않았다. 다가올 신간들을 어떻게 할지 고민하는 선생님들이 계 시다면 언박싱 북 챌린지에 도전해 보길 추천한다.
2학기에는 이렇게 준비합니다
새로운 책을 어떻게 홍보하느냐도 중요하지만, 어떤 책을 사느냐가 더 중요하다. 학교 도서관은 기본적으로 교육과정과 교수·학습을 지원하기 위해 존재하며, 사서선생님 은 교과 수업과 학생의 자기 주도적인 배움을 위한 도서들을 구비해야 한다. 이런 기 본조차 잊어버릴 때가 있다. 부끄럽지만 그동안 장서 구성의 목적을 잊고 단지 이런저 런 추천도서에 의지하거나, 구성 비율만 고려하며 목록을 만들었다. 또 이런 도서에 대한 고민보다는 책을 어떻게 홍보할지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단지 재밌고, 도움 이 될 것이고, 독서는 이롭기 때문이라는 이유로 아이들에게 책을 권했다. 당연히 아 이들의 반응이 기대만큼 돌아오지 않았다.
어떤 방법으로 신간을 홍보하건, 이 행동이 의미 없는 외침이 되지 않고, 자료가 이 용되기만을 기다리지 않으려면 원론적인 가치를 잊어서는 안 된다. 다가올 신간 구입 시에는 이런 목적을 유념하여 교육과정을 분석하고, 수업에 활용될 수 있도록 목록 을 구성하는 일에 노력을 쏟고자 한다. 물론 흥미를 위한 도서들도 중요하지만, 장서 의 비율을 잘 조정해야겠다. 곳간을 탄탄히 마련하는 것, 그 자체가 훌륭한 홍보이자 활용을 위한 초석이 아닐까.
어떻게든 아이들의 시선을
신간 서가 앞으로!
평범한 중학교 도서관의 신간 마케팅
정유화 연천 전곡중 사서교사
“선생님은 우리 학교에 있는 책을 다 읽어 보셨어요?” 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정보 서 비스를 제공하다 보면 항상 듣는 귀여운 질문이다. 아무리 읽어도 넘쳐나는 신간을 다 소화할 수 없고, 수서 작업을 통해서 도서 정보를 주기적으로 업데이트하는 나는 뻔뻔하게도 그 귀여운 질문을 받을 때마다 “당연하지!”라고 거짓말하는 편이다(아이들 의 눈빛을 보면 이미 그렇다고 믿는 듯해서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그나저나 신간 구매를 위 해 사서선생님들이 얼마나 많이 고민하는지 이용자들은 알까?
실제로 신간 목록을 작성하다 보면 고민이 많아진다. 장서를 골고루 갖출 수 있도 록 책의 비율을 구성해야지 싶다가도, 아이들에게 몇 년째 외면당하는 책들을 보면 이용자 관점에 맞는(입맛에 맞는) 책들을 더 많이 구매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우연히 도서관에 오는 교과교사에게 언제든 협력수업을 권면하려면, 협력수업용 교육과정 연 계도서도 잘 구비해 두어야 한다. 그래야 필요한 시기에 바로 협력수업을 계획할 수 있다. 이렇게 장서의 비율을 골고루 맞추는 일은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다.
첫째, 학생 참여 수서는 패들렛으로
교육기관으로서의 학교도서관의 필요와 아이들의 취향 사이에서 고민하던 끝에 절충 안을 생각해냈다. 바로, 도서부 학생들과 동아리 시간을 활용해서 신간 목록 작성을 함께 계획하는 것. 그동안 전교생을 대상으로 한 도서 신청을 온라인 폼으로 꾸준히 접수 받고 있었지만 학생들의 참여가 저조했었다. 그래서 차라리 도서부 아이들을 전 교생 대표로, 패들렛 활용 수서에 직접 참여시키는 방법을 실행했더니 생각보다 훨씬 더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단, 수서에 참여하는 아이들 중에는 인터넷 서점 구매 경험이 없는 아이들이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사전에 교사가 학생에게 인터넷 서점의 홈페이지에 접 속하여 특정 카테고리에 접근하여 책을 고르는 방법을 안내하는 과정이 꼭 있어야 한다.
이를 바탕으로 패들렛에 작성한 각자의 도서 목록을 서로 살펴서 책이 중복되지 않게 하고, 맘에 드는 책을 고른 친구에게 별점을 매김으로써 고르게 피드백을 주고 받도록 한다. 그런 다음 아이들이 제출한 최종 도서 목록을 실제 수서 목록에 직접 반영하면, 신간 목록에 자기가 고른 책이 포함된 것을 보고 성취감을 느끼는 아이들 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활동을 한 다음, 각자 특정 책을 고른 이유를 기록한 것을 편집하여 신간 기대평으로 출력하여 서가에 붙여 두어도 좋을 것이다.
둘째, 온라인 서점과 독립책방에서 힌트를 구하라
신간 선정을 할 때 나는 보통 인터넷 서점을 살피는 편이다. 인터넷 서점들의 베스트셀 러 현황은 거의 비슷하지만, 각 홈페이지마다 책을 분류하는 카테고리가 미묘하게 다 르다. 따라서 교보문고, 알라딘, 예스24 3개사의 홈페이지를 띄워 놓고 카테고리별 신 간을 주로 검색하며 신간 정보를 얻는다.
새로운 소설책이나 그림책을 살필 때에는 독서 문화 플랫폼 ‘책씨앗’ 사이트를 활 용하는데, 이 사이트는 관련 정보가 잘 정리되어 있어서 줄곧 참고해 왔다. 예술책의 경우, 미술 잡지 에서 추천할 만한 예술 분야 책과 그림책을 꾸준히 소개하 고 있기에 함께 살펴보곤 한다. 그리고 교사들이 책을 따로 신청하지 않더라도, 주요 교육 출판사나 관련 SNS를 통하여 최신 교육 이슈나 트렌트를 반영한 교육책 정보 를 수집하여 교육책 신간 목록을 구성한다.
혹시 현장 수서가 가능하다면, 신간 목록을 작성하는 시기에 독립서점을 방문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독립서점에 가면 각 서점마다의 특색 있는 독립출판물을 접할 수 있고, 독립서점만의 다채로운 북큐레이션 구성도 참고할 수 있기 때문이다. 대형 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과 독립서점의 베스트셀러 목록에 차이가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특히, 독립서점에서 꾸리고 있는 주제별 큐레이션 구성은 학교도서관에서의 신간을 홍보하는 데 아이디어로 차용하기에 좋다. 대개 서점들은 책표지가 잘 보이도록 큐레 이션을 구성하는데, 이런 진열 방식을 눈여겨봤다가 학교도서관에 접목해 보면 어떨 까. 필자의 경우 책의 배가 방법을 조금씩 바꾸어 책표지가 잘 보이도록 신간을 전시 했는데, 학생들이 뭔가 달라진 것 같다며 금방 눈치 채고 도서관이 더 좋아졌다고 말 해 주어서 즐거웠던 기억이 있다. 서가 상황이 다소 열악하더라도 책표지가 잘 보이도 록 책을 전시하면 아이들의 흥미를 이끌어낼 수 있다.
셋째, 신간 코너를 이벤트로 채운다!
학생들에게 신간을 소개하기에 가장 좋은 시기는 신간 서가에 새로 나온 책들을 막 구비했을 때이다. 책에 별로 관심이 없는 아이들도 ‘새로 들어온 책’이라고 하면 관심 을 갖고, 대다수 아이들이 다른 서가보다 신간 서가에 한번 더 눈길을 주기 때문이다. 신간이 막 정리되어서 서가에 꽂혀 있을 무렵, 나는 아이들에게 신간 이벤트를 통하 여 어떤 책들이 새로 들어왔는지 제목이라도 한 번 더 보게 해주고 싶은 마음에 다 양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바로 ‘책 속 보물찾기’와 ‘신간 초성퀴즈 맞추기’가 그것인데, 이 활동의 운영 방법을 소개한다.
책 속 보물찾기
아이들이 매우 재미있어하는 이 벤트다. 도서관 전체 서가를 대상 으로 진행하면 책 정리에 어려움 을 겪지만, 신간 서가에 한정해서 진행하면 부담 없이 진행할 수 있 다. 우선, 신간에서 특정 페이지를 고른 뒤 복사를 한다. 그런 다음 책제목을 알 수 없게끔 페이지에 나열된 정보를 지우거나, 특정 책 속 구절을 옮겨 쓰고 책제목을 알아맞히도록 작은 문제지 형태로 만든다. 이후 매쉬 망에 10∼20개 정도 문제지를 걸어 둔다. 이후, 학생들에게 책 속 구절을 확인하게 하 고 책의 제목을 찾아서 답을 적어오게 한다. 그러면 문제지를 읽고 답을 추리하는 아 이들이 신나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행사를 할 때, 아이들이 찾은 책제목 리스트 에는 ‘X’ 표시를 함으로써 다른 아이들이 똑같은 문제를 푸는 헛수고를 하지 않도록 한다.
신간 초성퀴즈
책 구절을 읽고 책제목을 파악하기 힘들어하는 학생들도 손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이 벤트이다. 우선, 신간의 책제목에서 초성을 딴 다음 책제목을 알아맞히는 퀴즈를 10∼15개 정도 만든다. 그런 다음 이벤트를 소개하는 포스터나 팻 말을 제작하여 신간 서가에 부착 한다. 이벤트에 참여하여 초성 퀴 즈를 맞힌 학생에게는 이벤트 용 지를 주고, 찾은 책의 본문 가운 데서 문장 다섯 줄을 직접 써오 도록 안내한다. 단 다섯 줄이라도 책 속 문장을 직접 쓰게 하면 아 이들이 우연히 맘에 드는 책을 만나 책 대출로 이어지지 않을까 해서 이벤트를 그렇 게 구성했다.
신간 초성퀴즈 이벤트를 진행할 때에는 동일 도서에 대한 중복 응모를 금지하므로, 학생이 이벤트에 빨리 응모할수록 유리해진다. 이 이벤트를 열면 도서관 과 가까운 학급의 아이들이 쉬는 시간마다 도서관에 와서 초성퀴즈의 정답을 찾느라 바쁜 모습을 볼 수 있다. 물론 신간을 널리 홍보하는 데에도 유익하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모호해져 가는 이때, 요즘 아이들에게 신간이 별다른 의미가 있을까 싶지만, 어떻게든 아이들을 신간 서가 앞으로 불러 모으고 싶은 마음 은 변함이 없다. 오늘도 새로운 방법이 없을까 하는 마음으로 ‘#학교도서관’을 검색 해 본다.
신착도서 독자 찾기
김미현 달팽이책방 운영자
신착도서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기에 앞서 우선 달팽이책방의 서가 구성에 대 한 간단한 소개가 필요할 것 같다. 달팽이책방은 인문학 중심의 단행본과 독립출판 물을 함께 취급하는 서점이자 홍차를 마실 수 있는 카페를 겸하고 있다. 서른 평이 넘는 공간은 크게 세 구역으로 나뉘는데 문을 열고 들어가면 나오는 넓은 공간은 마 치 거실 같은 곳으로 이곳의 벽면을 따라 단행본 서가가 있고, 창가와 공간 중앙에는 티테이블이 있다. 이 공간과 연결된 안쪽 공간은 세 칸의 방 형태로 나뉘어 있다. 가 장 구석의 한 칸은 일 년 열두 달 전시가 열리는 전시실이다. 나머지 두 칸은 독립출 판물 서가와 약간의 문구 판매대가 벽면과 중앙 매대로 이뤄져 있고 독서 모임용으 로 이용할 수 있는 8인용 테이블도 이곳에 있다. 서점의 공간 기획은 도서 목록만큼 이나 운영자가 주도적으로 구상하고 실행할 수 있다는 면에서 도서관보다는 자유로 운 편일 것이다. 그러나 신간과 구간으로 이뤄진 신착도서를 방문자에게 소개하고 각 각의 책들이 독자를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점에서 공유할 수 있는 것들은 분명 히 있을 것이다.
수서에서 시작하는 신착도서 소개
서점에서는 신착도서라는 말보다 신간이 더 빈번히 중요하게 사용되지만, 새로 들어 오는 도서가 모두 신간은 아니라는 점에서, 신착도서라는 말도 여전히 유효하다. 나 의 경우 세세한 신간 검토는 월 2회(근래에는 코로나로 인한 판매 감소로 주기가 길어져 월 1회) 정도 하는 편으로, 신간의 입고는 그 수량이 적더라도 매주 최소 1회는 이뤄 진다. 대형서점에 비하면 낮은 빈도일 수 있겠으나, 신간 입고의 주기나 수량은 전적으 로 해당 공간이 소화할 수 있는 속도와 예산에 따르게 된다. 정기 신간 입고는 수시 로 이뤄지는 직거래 출판사의 신간 입고와 별개로 이뤄지니, 대개는 주 2회 정도 신간 이 들어온다. 세세한 신간 검토란 온라인 서점의 ‘새로 나온 책’ 메뉴와 신문의 서평 기사를 기본 바탕으로 SNS 상의 신간 소식이나 출판 관련 저널, 웹진 등을 통해 수 시로 모아 둔 신간 목록을 아울러 우리 서점의 큐레이션 성격과 맞는 신간을 골라내 는 일이다. 서점에 들어온 적 없는 구간에 대한 검토는 위의 방법에 더해 원하는 주제 의 키워드로 검색해 보거나 평소 책방의 큐레이션 성격과 잘 맞는 출판사의 도서 목
록을 훑어보거나, 독서 관련 단체나 모임의 도서 목록을 참고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도서관에 가서 직접 책을 훑어보는 것인데, 특히 사회과학 분야의 책은 재쇄가 원활
하지 않아 이미 절판되거나, 장기 품절된 도서가 꽤 많다는 아쉬움이 있다.
나의 경우 이 수서 단계부터 신착도서의 소개 방식을 구상하는 편이다. 주문하고
싶은 책은 늘 넘치지만 예산이 한정적이기에 어떤 책을 지금 주문할 것인지는 상당히
고민하게 만드는 문제다. 도서 내용적인 측면으로는 크게 세 가지를 고려한다. 첫째,
시즌으로 책방에서 주목하고 싶은 기념일(여성의날, 5.18, 세월호 참사일 등)이나 대중적
으로 관심도가 높은 기념일(새해, 크리스마스 또는 계절의 초입)에 맞춰 관련 도서로 기획
큐레이션을 한다. 둘째, 현재 사회에서 회자 되는 이슈(코로나, 올림픽, 선거 등)나 운영자
인 내가 손님들에게 환기하고 싶은 사회적 이슈(미얀마 사태, N번방 사건, 기후 위기 등)에
대해 큐레이션 한다. 셋째, 기대작으로 책방이 취급하는 분야 안에서 주목하는 작가
의 신작이나 절판도서의 개정판 출간 등이 이에 해당한다. 이 경우 출판사와의 직거래
를 통해 저자 친필사인본이나 동네서점 굿즈 제공 등의 이벤트를 진행하기도 한다.
이러한 요소에 더해 도서 외적인 측면을 필연적으로 함께 고려해야 하는데, 방문자 의 성향과 책방이 지향하는 큐레이션 철학이 그것이다. 책방을 처음 시작할 때는 책 방이 지향하는 철학을 앞세우게 되지만, 이후 손님이 찾아오고 차츰 안정화되면서(정 기적으로 방문하는 손님이 생기고, 이를 예상할 수 있고 그들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다는 면 에서) 책방의 철학에 손님들의 취향을 적절히 섞어서 유연하게 운영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단, 베스트셀러를 집계하지 않는 것, 인문학 중심의 단행본 구성, 다양한 스펙트 럼의 독립출판물 소개라는 큰 틀은 늘 유지한다.
이런 도서 내용적, 외적인 측면을 고민해서 바로, 오늘 주문할 책을 정하게 된다. 예 를 들어 이 글을 쓰는 현재 달팽이책방의 단행본 서가 중앙 매대는 2가지 주제로 진 열되어 있다. 하나는 ‘이 주에 주목하는 작은 출판사’로 ‘최측의농간’이라는 절판된 양서를 재출간하는 출판사의 책들을 소개하는 섹션이다. 이 출판사를 지금 소개하 는 이유는 근래 들어 시집을 꾸준히 주문하고 살펴보는 손님이 늘어서 이 출판사를 소개하기에는 지금이 적기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다른 하나는 신간 섹션이다. 신간이라고 하지만 세세한 신간 검토 후 만들어진 목록은 늘 주문하는 도서의 수량 보다 많다. 그렇기에 실제 주문하여 도착하는 한 덩이의 꾸러미 안에서 앞서 이야기 한 시즌, 사회적 이슈, 기대작을 함께 고려한다. 그렇게 이번 주에는 기대작으로서 박 연준 시인의 새 산문집 『쓰는 기분』과 책방의 독서모임에서 즐겁게 읽었던 강화길 소 설가의 새로운 장편 『대불호텔의 유령』이 선정됐다. 그리고 올림픽 기간 안산 선수에 대해 가해진 페미니즘 백래시 현상과 관련한 맥락에서 『이만하면 괜찮은 남자는 없 다』와 『숏컷』을 선정했다.
책과 독자를 잇는 효과적인 방법
이렇게 도착한 책들은 기획 요소가 강할수록 방문자들의 눈에 잘 띄게 진열한다. 앞 서 예를 들었던 ‘최측의농간’ 출판사 책들은 현재 중앙 매대에 전면이 보이도록 놓여 있지만, 문학 서가의 시집 코너 가까운 곳에 기존 서가 한 칸을 헐어서 그쪽으로 옮겨 둘 수도 있을 것이다. 이 경우 표지가 보이도록 전면 진열을 하기 어려워지므로 손님 들의 관심을 끌 만한 책 한 권 정도만 전면 진열하고 나머지는 책등이 보이도록 꽂아 둘 수 있다. 공간이 부족한 경우라면 모두 꽂아두고 팝업 메모로 이 서가를 소개하 는 문구를 1∼2줄 정도 간략히 적어서 붙여 두기도 한다. 이런 식으로 서가에 변화 를 주면, 책방을 정기적으로 방문하는 단골손님에게는 이 서점의 도서 목록에는 늘 새로움이 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 이는 이미 책에 관심 있는 손님이 재방문하게 하 는 강력한 동기를 만들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책이 아닌 소품과 큐레이션 도서를 같이 매치하기도 한다. 봄맞이 나들이하며 들고 가기 좋은 책으로 기획한다면 책을 담을 수 있는 북 백이나 책갈피 등 연계 상품을 같이 진열하는 식이다. 크리스마스나 어버이날처럼 선물용 도서에 대한 수요가 큰 시 즌에는 종수를 늘리기보다는 서너 종의 도서를 정하고 재고를 넉넉히 주문하여 미리 포장해 두거나 같이 선물하기 좋은 상품(홍차 선물 세트, 캔들 등)과 같이 진열하기도 한다.
신착도서가 하루라도 빨리 독자와 만날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 나는 소셜미디어의 활용이다. 많은 동네서점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트위터 등을 활 용하고 있는데, 책방의 주요 고객층인 20∼40대에게 SNS는 공간을 방문하기 전 체크 하는 필수품의 기능을 하고 있다. SNS는 불특정 다수에서 정보를 발신하는 행위이지 만 나의 경우, 달팽이책방을 실제로 이용하는 손님들을 떠올리며 계정을 운영하는 편 이다. 공들여 주문한 책들은 이미 주문 단계부터 이곳을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손님 의 얼굴을 간직하고 있으며, 그 소식을 조금이라도 빨리 전하는 목적으로 SNS를 이 용하는 것이다. 이것은 SNS 운영이 소모적인 노동이 되지 않도록 하는 데 있어서 중 요한 부분이다. 심사숙고한 책 목록을 무상으로 온라인에 제공하는 꼴이 된다면 그 과정은 유쾌하지 않을 것이다.
가장 많이 사용하는 플랫폼인 인스타그램의 경우 책이 매력적으로 보이도록 구도
잡기, 사진 자르기 등 기술적인 부분을 익혀 두면 도움이 된다. 무엇보다 꾸준히 정기
적으로 포스팅해야 방문자에게 도움이 된다는 것을 기억하자. 자기만의 업로드 주기
를 만들고, 신착도서를 선정할 때의 기획을 포스팅할 콘텐츠 내용과 연결해서 운영하
면 무슨 내용을 언제 올려야 할지에 대한 막막함이 조금 줄어들지 않을까. 그리고 모
든 도서 목록, 공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SNS에 올릴 필요는 없다. 온라인으로 공
개하고 싶은 것과 방문자에게만 공개하고 싶은 것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운영하면 실
제 방문 시 기대하지 못한 새로운 발견을 방문자에게 선사할 수 있다.
맛보기로 소개한 특집 외 다양한 이야기는 2021 <학교도서관저널> 9월호에 수록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