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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사의 책 읽기를 응원!] 교사의 읽기, 이 책을 펼치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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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8-15 08:44 조회 8,05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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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아이들은 귀에 딱지가 앉도록 책을 읽으라는 잔소리를 들으며 산다. 그런데 그에 비해 어른들, 특히 책 읽으라는 잔소리의 선봉에 선 선생님들은 그런 잔소리를 할 자격이 있는 걸까? 이런저런 업무에 치여 시간이 없다고 못 읽고, 무슨 책을 읽어야 할지 몰라 못 읽는 선생님일수록 아이들을 윽박지르며 무조건 아무 책이나 읽으라는 잔소리를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럴수록 아이들은 책에 대한 저항감만 생길 뿐, 책을 펼쳐볼 마음이 들지는 않을 것 같다. 다음은 진심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책을 권해주어야 할지 체계적인(?) 잔소리를 고민하는 선생님들에게 ‘책 좀 읽어본’ 선생님들이 추천하는 책들이다.



『교육 불가능의 시대』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회 지음 | 교육공동체벗 | 2011

“교육이 희망이다.”라는 80년대식의 구호가 현실의 사실적 인식을 막고 더 이상의 성찰과 고민을 없애버린다는 진단에서 시작하여 지금 현재는 ‘교육 불가능의 시대’라고 규정하는 다소 위험한(?) 책이다. 효율성과 경쟁을 당연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하자 없는 제품을 ‘생산’하기 바쁜 오늘의 학교가 교육기관인가. 그런 학교에서 돈을 받고 이루어지는 나의 행위에는 감히 ‘교육’이라는 말을 붙일 수 있을까. 나의 헌신이 낡은 체제를 유지시키는 아편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헌신마저도 부질없다고 느낄 만한 이 땅의 많은 선생님들에게 ‘어긋남’이 새로 시작하기에는 가장 좋은 기회임을 알리고 교육 불가능의 민낯을 바로 볼 때 희망도 생겨날 것임을 역설하는 책이다. 처음에는 불쾌하고 낯이 뜨거워지겠지만 읽을수록 위로받고 힘이 생기는 까닭에 여러 선생님들께 추천하고 싶다. 또 한 가지 더, 이 책을 시작으로 해서 교육을 주제로 한 다른 책들로 저절로 손이 간다는 것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중요한 이유 중의 하나라고 하겠다.
이혜진 인천 학익여고 국어교사



『옛이야기와 어린이책』
김환희 지음 | 창비 | 2009

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서 발행하는 월간 <도서관 이야기>에 2008년 한 해 동안 연재된 옛이야기 관련 글을 모아 펴낸 책이다. 저자는 1, 2부로 나누어 각각 우리의 옛이야기와 서양의 옛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입에서 입으로 전해져 내려오는 옛이야기들은 많은 각편과 이본이 있게 마련이다. 따라서 옛이야기 책을 만드는 사람들은 이러한 각편을 최대한 찾아 읽고 이야기의 참 의미를 살릴 수 있는 화소를 잘 다듬어 써야 한다. 또한 최근 옛이야기가 그림책으로 많이 출판되고 있는데,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이야기의 멋스러움과 현장감을 그림책의 특성에 맞게 드러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하지만 현재 그렇지 못한 어린이책의 출판 문화와 관행에 대해 꼬집는 작가의 목소리가 매섭다. 어린이책을 만드는 출판 관계자뿐만 아니라 좋은 책을 아이들에게 추천해야 하는 교사들이 먼저 읽어야 하는 책이다.
이지영 서울 월정초 사서교사



『그림책에서 이야기책까지』
와키 아키코 지음 | 홍성민 옮김 | 현문미디어 | 2006

교사나 사서라면 “왜 책인가? 왜 독서인가?”에 대한 질문을 스스로에게 해본 적이 있을 것이다. 일반 독자로서는 이러한 질문을 할 이유가 없겠지만 누군가에게 책을 권하고 독서의 중요성을 설파하는 입장이라면 이런 질문을 스스로에게 하게 된다. 질문과 동시에 답을 찾을 수도 있고, 흐릿한 상태로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은 교육과 학습으로서의 독서가 아니라 즐김과 성장, 소통을 위한 매개체로서의 책 읽기를 강조하는 동시에 좋은 책의 기준을 제시한다. 또한 어렴풋이 그려져 있는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보다 명확하게 그림을 그릴 수 있도록 도와준다. ‘다독(多讀)’이나 획일적인 독서지도가 오히려 학생들에게 ‘독서기피 현상’을 만들어 낸다는 사실을 강조함으로써 성인, 특히 교사나 사서가 아이들에게 어떻게 독서의 길잡이가 되어야 하는지를 보여준다. ‘과연 그런가?’라는 고민을 하도록 한다는 점에서 이 책은 교사나 사서가 한번쯤 읽어볼 만하다.
정은영 경기도사이버도서관 사서



『소설처럼』
다니엘 페나크 지음 | 이정임 옮김 | 문학과지성사 | 2004

저자가 프랑스 교육현장에서 20년이 넘게 교사 생활을 한 이력보다도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각지를 돌아다니며 유목민처럼 자유로웠던 성장과정이 독서 에세이를 이토록 기발함이 넘치는 ‘소설처럼’ 쓰게 만들지 않았을까. 책읽기에 부담감을 갖는 교사나 학부모들에게 이 책은 가장 먼저 권장할 만하다. 무엇을 어떻게 읽든 침해할 수 없는 독자의 권리 열 가지를 함께 낭독하다 보면 누구든지 책모임에 자신감을 갖고 참여하게 된다. 또한, 저자가 힘주어 강조하는 ‘읽어주기’는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는 선물과도 같은 것이기에 그저 소리 내어 읽어주고 기다리는 것이다. 아이들은 다들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 혹은 무엇이 되어가는 과정들이다. 아니 어른인 우리도 언제나 나 아닌 다른 무엇이 되는 꿈을 꾸며 살아간다. 책은 그런 우리의 꿈을 은밀히 부추기고 공모하는 동반자 역할을 한다. 하여, ‘읽다’라는 동사에는 명령문이 먹혀들지 않는다. 이를테면 ‘사랑하다’ 라든가 ‘꿈꾸다’ 같은 동사들처럼(15쪽). 책읽기는 명령이나 강요가 아닌 즐거움이어야 한다.
한명숙 강원 남춘천중 국어교사



『빌린 책 산 책 버린 책』
장정일 지음 | 마티 | 2010

수능 모의고사에 간혹 나오곤 하는 「라디오와 같이 사랑을 끄고 켤 수 있다면」, 「하숙」이라는 시를 쓴 장정일이 쓴 책에 대한 이야기다. 저녁 이후의 시간을 올곧이 독서를 하며 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공무원을 꿈꾸기도 했다는 저자는, 활자중독을 넘어서는 진정한 ‘책벌레’가 아닌가 싶다. 학교에서 국어교사로 살다보면, 왠지 책을 많이 읽을 것 같다는 말도 안 되는 주위의 편견으로 인해 책 추천을 해달라는 난감한 부탁에 직면할 때가 많다. 피에르 바야르의 『읽지 않은 책에 대해 말하는법』이라는 책을 구매하고도 읽지 못한 나는 편협한 독서취향을 들킬까 전전긍긍하게 되는데 이때 매우 유용한 도움을 주는 게 장정일의 독서일기 시리즈다. 이 엄청난 독서광은 젊은 시절의 예민함 그대로 여러 책들을 저미듯 칼질해 놓는다. ‘내 인생 최고의 책’과 같은 늙은이의 회고담이 아닌, 지난 밤 날을 새워 책을 읽고 느낀 환희나 분노 같은 감정이 그대로 전해지는 젊은이의 일갈이다. 아는 ‘척’만 하기에 이렇게 도움이 되는 책이 없을 것이다.
박창현 인천 옥련여고 국어교사



『다산선생 지식경영법』
정민 지음 | 김영사 | 2006

저자는 다산의 학문적 업적이 아니라 그의 연구방법에 초점을 맞추었다. 대학에 있는 학자들이나 대학원생들에게나 맞는 연구방법론이나 논문작성법과 비슷한 책이라 이 책이 과연 교사들에게 어떻게 도움이 될까 의문이 들겠지만, 모든 공부(연구)의 출발이 문제 설정이라면 다음 과정은 관련 자료 검색과 독서라는 점에서 그 의문은 해결된다. 책을 읽지 않고는 정보 검색, 취합, 정리를 거쳐 새로운 지식을 생산할 수 없다. 다산 선생의 독서법은 1강 ‘단계별로 학습하라’와 3강 ‘메모하고 따져보라’에 많이 언급되는데 학문을 위한 독서이니만큼 정독과 기본을 튼튼히 하는 독서를 강조했다. 또 맹목적인 독서를 배격하고 주견을 세워 중요한 부분을 베껴 쓰고 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메모하라고 가르친다. 남다른 안목으로 다산의 공부법이라는 주제를 정하고 방법마다 다산의 저작물을 예로 들어 설명하는 저자의 현대적인 글 덕분에 책 읽기가 능숙하지 않은 독자도 쉽게 읽을 수 있다.
강은슬 대학강사. 문헌정보학



『철학콘서트』
황광우 지음 | 웅진지식하우스 | 2006

다시 그를 만났다. 20대에 만나 새로운 지식으로 설레었고, 도무지 이해되지 않아 부담스러웠고, 그래도 또 만나서 읽다가 덮어버린 ‘철학’을 나이 40을 넘기면서 다시 만났다. 오호,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10명의 철학자를 다시 만나면서 생각이 ‘탁!’ 깨지면서 책에 밑줄을 긋고 메모를 하게 되었다. 그분들의 생각에 공감하고 감히 반항을 해보기도 하였다. 답답한 일이 생기면 예수님의 말씀과 석가의 말씀을 다시 읽으며 마음을 정리하고, 장애물이 생기면 공자님의 말씀을 또 들으면서 마음을 달래기도 한다. 『철학콘서트』는 재밌기도 하고 쉽기도 하다. 그래서 술술 읽힌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들에게 방학 때 읽어보라 하면 딱 좋은 책이다. 아이들의 삶을 진동시키고 힘을 내서 살아가게 할 것 같다. 또한 마흔줄을 넘긴 교사들에게는 자기가 살아온 삶을 되새겨 보고 살아갈 날을 다시 세워보는 계기가 되는 책이다. 아이들에게 먼저 읽으라고 하기 전에 교사부터 먼저 읽은 후에 권해야 하는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동림 창원 안골포초 교사



『철학에게 미래를 묻다』
안광복 지음 | 휴머니스트 | 2012

요즘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2044년 황금연휴를 보며 환호하다가 문득 궁금증이 일었다. 대체 2044년에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니 어떤 세상에 살고 있을까? 이 질문에 답을 해줄 미래예측서는 차고 넘치지만 피부에 와 닿는 예언(?)은 많지 않다. 철학교사인 안광복 선생님의 이 책도 넒은 의미에서는 미래예측서이지만, 거대담론부터 이야기하는 예측서와는 다르다. 사생활, 다이어트, 성과 같은 일상적 테마부터 민주주의, 돈, 경쟁과 같은 사회적인 테마까지 22개의 주제를 꼭지로 우리의 앞날을 ‘현실’이라는 거울을 통해 실감나게 비춰준다. 게다가 매 꼭지마다 해당분야에 대한 책도 꼬박꼬박 소개받을 수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류의 미래는 상식적인 차원에서 예상되는 미래와는 다른 부분이 많다. 하지만 “상식이 이끄는 미래가 아닌 마땅히 가야할 미래”를 위해 ‘철학’해야 한다는 저자의 주장을 곱씹으며 ‘마땅히 가야 할 미래’를 위해 아이들과 책읽기부터 시작해보자는 결심이 생기게 된다.
정미진 서울 경기고 사서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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