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나’를 발견하는 학교도서관 연합캠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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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2-24 03:00 조회 8,166회 댓글 0건본문
박형건
서울 경기기계공고 사서교사
교육심리학자 비고츠키의 ‘근접발달영역(ZPD)’이란 단어는 교육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비고츠키의 이론에 따르면, 아이들은 자신보다 성숙한 부모, 교사, 동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높은 발달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구와 만나게 하여 아이들의 성장을 도울 것인가? 이 고민의 끝에는 항상 친구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 더 나아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비슷한 상황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가까운 미래에 친구가 될 사람. 이들과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 근처의 다른 학교 학생들을 모집했다. 타 학교 학생들과 어울려 1박 2일 동안 캠프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아무도 신청하지 않을까봐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예상외로 많은 학생들이 신청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많은 학생들이 신청을 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당시 근무하고 있던 학교는 남학교였음에도 지원한 다른 학교 학생 모두가 여학생이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캠프를 손꼽아 기다렸다.
캠프는 가치관 형성과 인성교육이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자연과 함께 즐기며 마음도 치유될 수 있는 공간에서 진행하고 싶었다. 그래서 심성수련, 담력수련 등 야외 체험활동이 가능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우리 학교 관내에 있는 학생문화원 산하에 야영장이 있었다. 야영장 주변은 깊은 골짜기와 폭포, 울창한 상록수림이 어우러져 있고, 극기
체험장, 담력체험장, 궁도체험장, 실내 체육관과 체육관 내에 방송시설 및 모둠활동을 할
수 있는 책걸상 그리고 작은 도서관이 설치되어 있어 우리가 원하는 모든 활동을 진행하
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다양한 캠프 프로그램 준비
이제 재미있고 유익한 캠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 그 과정에서 두 가지의 고민거리가 있었다. 학생들의 멘토로 어떤 사람들을 선정할지 그리고 선정된 멘토를 200% 활용할 수 있는 독서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전, 멘토와 함께하는 독서교실을 운영했을 때 멘토를 학부모로 구성하였는데 학생을 그저 어리고 미성숙한 내 아이로 바라보아 감정조절이 어려워 진행이 쉽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부모의 입장에서 격려와 사랑을 줄 수 있고 독서를 통한 의미 있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들을 찾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찾은 적임자가 공공도서관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어머니독서회분들이었다. 관내 도서관에 소속된 회원들께 행사의 취지를 말씀드리니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이제 남은 고민은 독서캠프 프로그램의 구성이었다. 발령받고 처음 기획하고 개발한 독서캠프 프로그램 ‘나를 발견하자’를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해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회를 거듭하면서 아쉽고, 부족했던 부분들이 많이 지적되었는데 연합 캠프로 인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더해져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기회가 됐다. 한국능률협회에 소속된 교육공학박사 박경연 교수님을 통해 캠프 프로그램의 교육적 현실성, 교육학적 타당성, 수준, 적합성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고 대대적인 프로그램 수정 및 개편이 진행되었다.
중점적으로 수정한 부분은 각각의 프로그램에 모둠 구성원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시켰고, 자아정체성 확립 및 자아효능감 향상에 초점을 두고 체제적교수설계(ISD, Instructional Systematic Design)를 통한 개발이 이루어진 것이다. 다문화 가정과 학교 폭력에서 발생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모둠별로 체험해보는 기존 프로그램에서는 영화 <완득이>의 해당 장면을 학생들에게 보여 준 뒤 각 모둠의 팀장들에게 노래 제목이 적힌 쪽지를 주고 준비된 북으로 연주하게 한 뒤 모둠원들에게 동요의 제목을 맞추게 하는 게임을 하게 하였다. 이 게임은 실제로 인간이 자기중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상에 대해 상대방이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인지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행해진 실험이었다.
학생들은 이런 게임을 통해 실제로 자신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얼마나 미숙하고 서툴렀는지를 느끼면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렇게 각각의 프로그램에 의미를 부여하고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좀 더 쉽게 성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하였다. 독서캠프를 처음 준비하는 교사들은 ‘과연 학생들이 참여할까?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지루해하지는 않을까? 작은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지? 아이들 식사는 어떡할까?’ 등 여러 가지 다양하고 많은 고민거리가 생길 것이다. 캠프의 성공 여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구성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고민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진행했던 ‘나를 발견하자’ 프로그램 강의 자료와 계획서는 다음과 같다.
‘나를 발견하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면서 얻은 것이 하나 있다면 보람일 것이다. 그 보람을 이제 다른 지역의 학생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노원구청에서 사서교사협의회 측에 겨울방학 동안 연합캠프를 기획하고 진행해달라는 요청을 한 덕분이다. 그래서 이번 겨울방학에는 노원구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80명을 선발하여 20명씩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주변 학교 사서선생님들과 같이 운영위원회를 조직하여 위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운영위원에 소속된 교사들은 사전 워크숍을 통해 프로그램을 익히고 운영 교사로 참여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인근 학교 사서교사들이 하나 되어 독서를 통한 소통과 가치의 발견이라는 큰 성장 과제를 수행하는 주춧돌이 되었다는 것이 내 가슴을 더욱 뛰게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독서 프로그램은 일회성에 그치는 행사가 아니다. 방황하는 학생들의 정신적 굶주림을 채워줄 수 있는 지속적인 도서관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하는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다른 교사들에게 도움 요청하기를 어려워한다. 왜냐하면 수업과 업무에 대한 부담감에 다른 업무를 더해 주기 싫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부담이 아니라 기회로 삼는다면 서로의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이라 확신한다.
서울 경기기계공고 사서교사
교육심리학자 비고츠키의 ‘근접발달영역(ZPD)’이란 단어는 교육학을 공부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비고츠키의 이론에 따르면, 아이들은 자신보다 성숙한 부모, 교사, 동료들과의 상호작용을 통해 더 높은 발달수준으로 도달할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누구와 만나게 하여 아이들의 성장을 도울 것인가? 이 고민의 끝에는 항상 친구가 있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함께하는 사람, 더 나아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않더라도 비슷한 상황 속에서 하루를 보내는 가까운 미래에 친구가 될 사람. 이들과 함께라면 가능할 것 같았다.
그래서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학교 근처의 다른 학교 학생들을 모집했다. 타 학교 학생들과 어울려 1박 2일 동안 캠프를 하는 것이 부담스러워서 아무도 신청하지 않을까봐 불안한 마음도 들었지만 예상외로 많은 학생들이 신청했다. 여기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첫째는 많은 학생들이 신청을 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당시 근무하고 있던 학교는 남학교였음에도 지원한 다른 학교 학생 모두가 여학생이었다는 것이다. 그 사실을 알고 나서 우리 학교 학생들은 캠프를 손꼽아 기다렸다.
캠프는 가치관 형성과 인성교육이라는 큰 주제를 가지고 자연과 함께 즐기며 마음도 치유될 수 있는 공간에서 진행하고 싶었다. 그래서 심성수련, 담력수련 등 야외 체험활동이 가능한 곳을 찾기 시작했다. 마침 우리 학교 관내에 있는 학생문화원 산하에 야영장이 있었다. 야영장 주변은 깊은 골짜기와 폭포, 울창한 상록수림이 어우러져 있고, 극기
체험장, 담력체험장, 궁도체험장, 실내 체육관과 체육관 내에 방송시설 및 모둠활동을 할
수 있는 책걸상 그리고 작은 도서관이 설치되어 있어 우리가 원하는 모든 활동을 진행하
기에는 최적의 장소였다.
다양한 캠프 프로그램 준비
이제 재미있고 유익한 캠프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 그 과정에서 두 가지의 고민거리가 있었다. 학생들의 멘토로 어떤 사람들을 선정할지 그리고 선정된 멘토를 200% 활용할 수 있는 독서 프로그램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가에 대한 문제였다. 이 프로그램을 기획하기 전, 멘토와 함께하는 독서교실을 운영했을 때 멘토를 학부모로 구성하였는데 학생을 그저 어리고 미성숙한 내 아이로 바라보아 감정조절이 어려워 진행이 쉽지 않았던 기억이 떠올랐다. 그래서 부모의 입장에서 격려와 사랑을 줄 수 있고 독서를 통한 의미 있는 활동을 진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분들을 찾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찾은 적임자가 공공도서관에서 활동하고 계시는 어머니독서회분들이었다. 관내 도서관에 소속된 회원들께 행사의 취지를 말씀드리니 흔쾌히 수락해 주셨다.
이제 남은 고민은 독서캠프 프로그램의 구성이었다. 발령받고 처음 기획하고 개발한 독서캠프 프로그램 ‘나를 발견하자’를 대대적으로 수정하고 보완해서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이 프로그램은 회를 거듭하면서 아쉽고, 부족했던 부분들이 많이 지적되었는데 연합 캠프로 인한 기대감과 불안감이 더해져 프로그램을 대대적으로 개편하는 기회가 됐다. 한국능률협회에 소속된 교육공학박사 박경연 교수님을 통해 캠프 프로그램의 교육적 현실성, 교육학적 타당성, 수준, 적합성 등 다양한 부분에 대한 검증이 이뤄졌고 대대적인 프로그램 수정 및 개편이 진행되었다.
중점적으로 수정한 부분은 각각의 프로그램에 모둠 구성원 간의 긴밀한 상호작용이 이뤄질 수 있도록 다양한 교수학습 방법을 적용시켰고, 자아정체성 확립 및 자아효능감 향상에 초점을 두고 체제적교수설계(ISD, Instructional Systematic Design)를 통한 개발이 이루어진 것이다. 다문화 가정과 학교 폭력에서 발생하는 가해자와 피해자의 입장을 이해할 수 있도록 모둠별로 체험해보는 기존 프로그램에서는 영화 <완득이>의 해당 장면을 학생들에게 보여 준 뒤 각 모둠의 팀장들에게 노래 제목이 적힌 쪽지를 주고 준비된 북으로 연주하게 한 뒤 모둠원들에게 동요의 제목을 맞추게 하는 게임을 하게 하였다. 이 게임은 실제로 인간이 자기중심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어떤 현상에 대해 상대방이 자신과 동일한 생각을 갖고 있을 것으로 인지한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행해진 실험이었다.
학생들은 이런 게임을 통해 실제로 자신이 상대방을 이해하고 배려하는 데 얼마나 미숙하고 서툴렀는지를 느끼면서 성찰할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이렇게 각각의 프로그램에 의미를 부여하고 학생들의 눈높이에서 좀 더 쉽게 성찰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수정하였다. 독서캠프를 처음 준비하는 교사들은 ‘과연 학생들이 참여할까? 학생들이 프로그램을 지루해하지는 않을까? 작은 사고라도 나면 어떡하지? 아이들 식사는 어떡할까?’ 등 여러 가지 다양하고 많은 고민거리가 생길 것이다. 캠프의 성공 여부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구성하는 데 얼마나 많은 시간 동안 고민했느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생각한다. 필자가 진행했던 ‘나를 발견하자’ 프로그램 강의 자료와 계획서는 다음과 같다.
‘나를 발견하자’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진행하면서 얻은 것이 하나 있다면 보람일 것이다. 그 보람을 이제 다른 지역의 학생들과 함께하려고 한다. 노원구청에서 사서교사협의회 측에 겨울방학 동안 연합캠프를 기획하고 진행해달라는 요청을 한 덕분이다. 그래서 이번 겨울방학에는 노원구 소재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 80명을 선발하여 20명씩 네 개의 그룹으로 나누고, 주변 학교 사서선생님들과 같이 운영위원회를 조직하여 위와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하려고 준비 중이다. 운영위원에 소속된 교사들은 사전 워크숍을 통해 프로그램을 익히고 운영 교사로 참여한다. 이런 행사를 통해 인근 학교 사서교사들이 하나 되어 독서를 통한 소통과 가치의 발견이라는 큰 성장 과제를 수행하는 주춧돌이 되었다는 것이 내 가슴을 더욱 뛰게 한다.
우리에게 필요한 독서 프로그램은 일회성에 그치는 행사가 아니다. 방황하는 학생들의 정신적 굶주림을 채워줄 수 있는 지속적인 도서관 활용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적용하는 것이다. 많은 교사들이 다른 교사들에게 도움 요청하기를 어려워한다. 왜냐하면 수업과 업무에 대한 부담감에 다른 업무를 더해 주기 싫어서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을 부담이 아니라 기회로 삼는다면 서로의 성장 속도를 가속화시킬 것이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