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중학교 도서관에 학부모가 필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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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1-09 20:52 조회 6,672회 댓글 0건본문
정현주 경남 통영중 사서
학부모 독서동아리를 꾸리다
3년간 육아와 씨름하다 학교도서관으로 들어온 지 이제 2년차. 나는 아직 초보사서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 만에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설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였다. 그것도 여중・여고만 나온 나에게 남중이라는 공간은 설렘보다는 긴장과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처음은 항상 그렇다. 해보지 않아 확신이 없기에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도전하는 즐거움과 도전 후 맛보는 성취감은 그 어떤 것보다 달콤하다. 생각했던 것만큼 시작이 어렵고 힘들지 않으며, 안 해서 못하는 것이지 하지 못하는 것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학부모 독서동아리도 그중 하나이다. 초등학교에는 대부분 학부모 독서동아리가 있지만, 중・고등학교에는 별로 없다. 학생들 위주의 독서동아리는 많아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독서동아리는 별로 없다. 그래서 매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도 있고 아직은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내년쯤에 희망하는 어머니들이 있으면 만들어 보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이 조금 빨라졌다. 올해 어머니들이 학부모 교육에 참여하실 때나 여러 가지 학교 행사에 참여하실 때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 사랑이 어머님들에게서 보였기에 이 어머님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계획서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막상 계획서를 제출하고 나니 초등학교보다 어머님들이 학교에 오실 기회가 많지 않아 서로 어색해 하실 것 같고 과연 독서모임을 위하여 학교도서관으로 얼마나 찾아오실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열정적인 어머니를 동아리 회장으로 모셔서 10명의 학부모님들이 함께하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주 월요일을 모임 날짜로 정하고, 독서동아리이기 때문에 독서를 위주로 문학기행을 가기도 하고 방학 때 학생들과 함께하는 독서캠프 진행에도 도움을 주시기로 하였다.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다
어머님들이 평소 바쁘셔서 읽지 못했지만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들 중에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기로 하고, 제일 처음 책은 추천을 원하셔서 고민 끝에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님이 쓴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로 권해 보았다.
사재를 들여 도서관을 만들어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과 이웃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있는 내용이었다.
어머님들은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보시기 때문에 같은 책을 읽어도 느끼는 것이 분명 다르다. 어머님들께 처음 권해드린 책이라 어머님들이 읽고 모인 자리가 몹시 긴장되었다. 처음 회장님을 시작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말씀하시는데 어머님들 대부분이 읽다가 눈물이 나서 읽기 힘드셨다고 하였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내 아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 전부를 생각하시는 분도 계셨고, 내 아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다.
아이를 아이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것, 내 아이뿐만 아니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친구들, 선생님, 주변 모든 환경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 정도 통하였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어머님들, 책 정말 잘 선택해주셨다며 좋아해 주시니 나 또한 너무 감사하였다.
책을 통해 소통하다
학교와 교육은 어느 한 사람이 잘한다고 변화하고 발전하지는 않는다. 선생님들과 학생들, 적극적인 학부모님들이 있어야 학교 교육은 더욱 발전한다. 내 아이, 내 남편, 내 사람들만 챙기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어머님들이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 하셔서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함께 실천하게 된 것이 여름방학 독서캠프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름 방학에 계획을 하고 있었던 독서캠프를 어머님들의 의견으로 일반 학생 대신 복지 대상 학생들과 함께하기로 변경하고, 혼자 하기 힘들다며 강사섭외나 프로그램 진행시 보조, 저녁 준비 등을 함께해 주셨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풍족한 음식, 어머니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들도 준비하시면서 당장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지는 못해도 아이들과 나 자신에게 조금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학교를 마치면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과 늦은 귀가로 집에서 소통하기 어려운 학부모님, 책을 읽으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읽지 않는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책을 읽으려고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지만 하루에 10분, 15분 자투리 시간들을 이용하여 한 장 펼쳐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 학교 학부모 독서동아리는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이제 아이에게 말로만 하는 독서교육이 아닌 아이 곁에서 직접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독서교육을 실천할 것이다. 그리고 어머님들은 이제 나이와 상관없이 자녀와 책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우리 아이들과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
학부모 독서동아리를 꾸리다
3년간 육아와 씨름하다 학교도서관으로 들어온 지 이제 2년차. 나는 아직 초보사서이다. 고등학교 졸업 후 10년 만에 학교라는 공간에 들어설 생각을 하니 눈앞이 캄캄하였다. 그것도 여중・여고만 나온 나에게 남중이라는 공간은 설렘보다는 긴장과 두려움의 연속이었다. 처음은 항상 그렇다. 해보지 않아 확신이 없기에 잘할 수 있을까 걱정이 앞서지만 도전하는 즐거움과 도전 후 맛보는 성취감은 그 어떤 것보다 달콤하다. 생각했던 것만큼 시작이 어렵고 힘들지 않으며, 안 해서 못하는 것이지 하지 못하는 것은 세상에 없는 것 같다.
학부모 독서동아리도 그중 하나이다. 초등학교에는 대부분 학부모 독서동아리가 있지만, 중・고등학교에는 별로 없다. 학생들 위주의 독서동아리는 많아도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독서동아리는 별로 없다. 그래서 매달 진행하고 있는 프로그램들도 있고 아직은 아이들과 친해지는 것이 먼저라는 생각에 내년쯤에 희망하는 어머니들이 있으면 만들어 보려고 했다.
그런데 생각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것이 조금 빨라졌다. 올해 어머니들이 학부모 교육에 참여하실 때나 여러 가지 학교 행사에 참여하실 때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한 내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대한 관심과 열정, 사랑이 어머님들에게서 보였기에 이 어머님들과 함께라면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 같아 계획서를 만들기 시작하였다.
막상 계획서를 제출하고 나니 초등학교보다 어머님들이 학교에 오실 기회가 많지 않아 서로 어색해 하실 것 같고 과연 독서모임을 위하여 학교도서관으로 얼마나 찾아오실까 걱정이 되었다. 다행히 열정적인 어머니를 동아리 회장으로 모셔서 10명의 학부모님들이 함께하게 되었다. 한 달에 한 번, 마지막 주 월요일을 모임 날짜로 정하고, 독서동아리이기 때문에 독서를 위주로 문학기행을 가기도 하고 방학 때 학생들과 함께하는 독서캠프 진행에도 도움을 주시기로 하였다.
책을 읽고 마음을 나누다
어머님들이 평소 바쁘셔서 읽지 못했지만 함께 읽었으면 하는 책들 중에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하기로 하고, 제일 처음 책은 추천을 원하셔서 고민 끝에 느티나무어린이도서관 관장님이 쓴 『내 아이가 책을 읽는다』로 권해 보았다.
사재를 들여 도서관을 만들어 도서관을 찾는 아이들과 이웃 주민들과 함께 살아가는 모습이 담겨있는 내용이었다.
어머님들은 자식을 키우는 입장에서 보시기 때문에 같은 책을 읽어도 느끼는 것이 분명 다르다. 어머님들께 처음 권해드린 책이라 어머님들이 읽고 모인 자리가 몹시 긴장되었다. 처음 회장님을 시작으로 돌아가면서 자신이 느꼈던 감정을 말씀하시는데 어머님들 대부분이 읽다가 눈물이 나서 읽기 힘드셨다고 하였다. 내 아이뿐만 아니라 내 아이와 함께 생활하고 있는 학생들 전부를 생각하시는 분도 계셨고, 내 아이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되었다고 하시는 분도 계셨다.
아이를 아이로 생각하지 않고 하나의 인격체로 생각하고 존중하는 것, 내 아이뿐만 아니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친구들, 선생님, 주변 모든 환경들에 대하여 다시 생각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어느 정도 통하였다. 이야기를 하면서도 눈시울이 붉어지는 어머님들, 책 정말 잘 선택해주셨다며 좋아해 주시니 나 또한 너무 감사하였다.
책을 통해 소통하다
학교와 교육은 어느 한 사람이 잘한다고 변화하고 발전하지는 않는다. 선생님들과 학생들, 적극적인 학부모님들이 있어야 학교 교육은 더욱 발전한다. 내 아이, 내 남편, 내 사람들만 챙기면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며 어머님들이 조금이나마 돕고 싶어 하셔서 어떤 것이 있을까 고민하다가 함께 실천하게 된 것이 여름방학 독서캠프이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여름 방학에 계획을 하고 있었던 독서캠프를 어머님들의 의견으로 일반 학생 대신 복지 대상 학생들과 함께하기로 변경하고, 혼자 하기 힘들다며 강사섭외나 프로그램 진행시 보조, 저녁 준비 등을 함께해 주셨다. 그 덕분에 아이들은 다양한 프로그램과 풍족한 음식, 어머니들의 따뜻한 마음까지 함께 느낄 수 있었다. 어머니들도 준비하시면서 당장에 큰 변화를 가져다 주지는 못해도 아이들과 나 자신에게 조금의 변화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하셨다.
학교를 마치면 학원으로 향하는 아이들과 늦은 귀가로 집에서 소통하기 어려운 학부모님, 책을 읽으라고 아이들에게 이야기하지만 시간이 없다고 하면서 읽지 않는 우리들은 아이들에게 책을 강요해서는 안 된다. 책을 읽으려고 따로 시간을 내는 것은 어렵지만 하루에 10분, 15분 자투리 시간들을 이용하여 한 장 펼쳐 보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우리 학교 학부모 독서동아리는 아직 시작단계이지만 이제 아이에게 말로만 하는 독서교육이 아닌 아이 곁에서 직접 책을 읽는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아이들에게 한 걸음 다가가는 독서교육을 실천할 것이다. 그리고 어머님들은 이제 나이와 상관없이 자녀와 책이라는 매개체를 가지고 우리 아이들과 소통할 준비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