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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9-15 18:02 조회 6,21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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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현 『도란도란 책모임』 저자, 국사봉중 교사
 
학교 현장에서 청소년 책모임을 꾸리며 궁금한 질문을 모아, 백화현 독서운동가에게 답을 들었다.
 
책모임(독서동아리),왜 해야 하는 걸까요?
제가 학생들에게 책모임을 권하는 이유는 우선, 독서를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고 읽기의 시대라 할 수 있는 ‘지식정보화시대’인 오늘날을 힘차게 살아갈 능력을 기르자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독서는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러나 ‘친구와 함께’라면 충분히 가능해집니다. 또한 이렇게 ‘친구’와 함께 ‘책’을 매개로 도란도란 얘기를 나누다 보면, 서로를 위로하고 격려하며 정서적인 안정감을 갖게 될 뿐만 아니라 마음과 정신이 확장되고 사람을 사랑할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다는 것이지요. 이는 특히 청소년 시기의 아이들에게는 그 어떤 것보다 의미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떤 방식으로 모집하는 것이 아이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까요?
제가 쓰고 있는 방법은 수업 시간과 학부모총회, 학부모독서모임 및 교사독서모임을 활용하는 방법과 게시판과 가정통신문을 통해 안내하는 방법입니다.
학년이 시작되는 3월 첫 주 2~3시간은 수업 시간마다 독서의 중요성과 자율적인 독서동아리의 필요성과 좋은 점을 역설합니다. 그리고 학년 초에 학부모독서모임과 교사독서모임에서도 독서동아리 운영 계획을 주지시킨 후 협조를 구합니다. 또한 학부모총회 때 5분~10분 정도 PPT 자료를 활용하여 독서동아리 운영 이유와 계획을 학부모에게 안내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내용을 그대로 가정통신문으로 내보내고, 다음과 같은 내용을 A4 색지에 재미난 이미지를 곁들여 모든 학생이 볼 수 있도록 학교 곳곳에 수십 장씩 붙여 놓습니다.
 
독서동아리를 어떻게 구성하고 운영하면 좋을까요?
학생들을 대상으로 독서동아리를 운영할 때 제가 강조하는 원칙은, ‘소그룹(3명~6명) 구성, 자발적 참여, 자율적 운영, 정기적 모임(1주 1~2회), 울타리 교사 도움’, 이 다섯 가지입니다.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도란도란 얘기 나누며 책 여행을 함께 하려면 4~5명이 가장 좋고, 스스로 원하여 참여하고 스스로 주체가 되어 활동할 때 배움에 폭발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독서 습관이 붙지 않은 데다 바쁜 아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일주일에 1, 2회 정한 날에 반드시 활동할 수 있도록 울타리 교사가 출석 확인만큼은 해 주는 것이 좋고, 어른이 곁에서 끊임없는 지지와 격려를 보내 준다면 아이들이 힘이 날 것입니다.
 
아이들끼리 함께 읽을 책을고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어떻게 도와야 할까요?
마음에 끌리는 책부터 읽자(읽게 하자)!
독서의 맛을 느끼려면 그 재미에 빠져들 수 있어야 하고 자신에게 유용해야 합니다. 이 두 가지를 동시에 만족시킬 수 있는 책! 사람은 누구나 이런 책에 마음이 쏠리게 마련입니다. 문제는 이런 책을 찾기가 꽤나 어렵다는 것이지요. 때문에 스스로 책을 찾아서 읽어야 한다면, 관심 분야의 책이나 멋진 그림과 감동적인 내용이 담긴 그림책이나 만화책, 그리고 성장소설 등을 먼저 권합니다.
이후 책읽기에 힘이 붙으면 월별로 분야나 주제를 정하여(예컨대, 3월은 성장, 4월은 과학, 5월은 가족과 가정, 6월은 전쟁과 평화, 7월은 모험, 8월은 여행, 9월은 시, 10월~11월은 고전, 12월은 인권, 1월은 역사, 2월은 철학 등) 그와 관련한 책들을 여러 권 펼쳐 놓고 훑어본 후, 마음에 끌리는 책을 고르는 게 좋겠죠?
부모나 교사가 아이에게 책을 추천해 줄 때 역시, 아이의 관심 분야를 살펴 추천해 주면 좋겠고, 주제 관련 책을 추천할 때도 한 권의 책을 지정해 주기보다는 여러 권을 소개한 후 아이가 그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더 좋을 것입니다.
 
읽은 책으로 이야기할 때 얘깃거리를 정하기 어렵습니다. 얘깃거리는 어떻게 선정해야 할까요?
책을 읽고 얘기 나누고자 할 때 가장 쉬운 방법은, 책을 읽으며 마음에 드는 구절에 밑줄을 그어 와 그 내용을 소개한 후 왜 그곳에 밑줄을 그었는지 그 이유를 말하는 것입니다. 쉬우면서도 감동적인 방법이지요.
두 번째는, 책 속에서 마음에 든 인물(혹은 마음에 들지 않는 인물)들을 돌아가며 소개하거나 가슴에 남는 사건이나 장면을 자신의 경험이나 추억,상처, 아픔 등을 곁들여 풀어놓는 것입니다. 자신과 친구를 깊이 만날 수 있는 좋은 방법이지요.
세 번째는 그 책이 말하고자 하는 바(주제)나 작중인물의 어떤 행동(혹은 그 책 속의 어떤 사건)에 대해 돌아가며 자신의 생각이나 느낌을 말하거나찬성과 반대 입장을 나눠 찬반토론을 하는 것입니다. 책을 정독해야 하고 주장의 근거를 마련해야 하는 등 사전 작업이 필요한 일이지만 그만큼 재미있고 읽기와 사고력 향상에도 큰 도움이 됩니다.
 
책에 대한 토론 외에 더 할 수 있는 활동은 무엇이 있을까요?
원작 읽고 영화 보기, 명화 보고 감상 나누기, 자료나 책 읽고 독서기행 혹은 문화답사하기, 관련 책이나 자료 읽은 후 전시회 및 음악회 함께가기, 공공도서관이나 서점에서 주최하는 저자 특강 함께 들으러 가기,독서관련 시민단체나 도서관 탐방하기, 좋아하는 작가 인터뷰하기, 자신의 롤모델 소개하기, 감명 깊은 책이나 영화나 음악 소개하기, 작중인물 그리기, 장면화나 만화로 재창작하기, 독서나무 만들기, 양말이나 소쿠리로 작중인물 제작하기, 뒷이야기 이어쓰기, 관심사나 관심 인물에 대한 책 제작 등 무궁무진합니다.
 
아이들 책모임이 많아지면 혼자서는 아이들을 관리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동료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고싶은데, 어떻게 해야 쉽게 참여를 유도할 수 있을까요?
먼저, 아이들이 힘들어하는 이유를 알아봐야 합니다. 대개는 모임원 간의 갈등이거나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 아니면 학원이나 방과 후학교 수강으로 인한 시간 마찰 때문입니다.
모임원 간의 문제일 때는 서로 허심탄회하게 속마음을 얘기할 기회를 마련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대체로 한두 아이가 제멋대로여서 일이 발생하는데, 너무 혼자서만 말을 하려 한다든지 자기 좋은 것만 하려 해서 발생하는 문제라면 돌아가며 책 추천하기, 돌아가며 3분씩 발표하기 등 활동자 원칙을 정하도록 돕고, 번번이 숙제를 안 해온다든가 결석이 잦은 문제라면 삼진아웃제를 도입하거나 벌칙을 정하여 지키게 하고, 친구를 무시하거나 말버릇이 안 좋아 생긴 갈등 때문이라면 사과를 하게 하거나 도저히 안 될 경우 동아리를 재구성하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시간만 낭비하고 있는 것 같은 불안감 때문에 힘들어 하는 아이인 경우, 대체로 성적에 관심이 많거나 부모로부터 성적 문제로 시달림을 받는 경우입니다. 이때 제 경우에는, 정답 하나만을 강요하는 단순 반복의 획일적인 우리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읽기 능력과 창의성을 중시하는 지식정보화시대를 살아가려면 무엇보다도 독서할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며, 오늘날 세계가 왜 그토록 독서를 강조하고 있는지 여러 사례를 들어 얘기해 줍니다. 실제로 이러한 설득(?)은 꽤 효과가 있어서, 여러 아이들이 탈퇴를 고민하다 다시 주저앉곤 했답니다.
학원이나 방과후학교 수강 때문에 그만두고자 할 경우에는 별 방법이 없습니다. 시간 충돌을 알면서 그쪽을 선택한 후이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활동을 반쯤은 할 수 있는 경우, 모임원과의 회의를 통해 해당 아이만 준회원으로 활동하게 할 수는 있겠죠?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모임이 해체 위기를 맞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 아니라면, 구성원들이 이리저리 부딪히며 스스로 문제를 풀어나갈 수 있도록 관심있게 지켜봐 주고 지지를 보내 주는 것 입니다. 아이들을 열심히 활동하게 하는 가장 큰 동력은 어른들의 이러한 믿음과 격려가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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