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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길을 떠나 만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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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10-31 18:30 조회 10,04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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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복순 독서교육전문가, 『책 잘 읽는 아이의 신나는 체험학습 노하우』 저자
 
문학에 담긴 가치가 높은 만큼 문학을 향유하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중에서 작가의 생가와 집필 공간, 작품의 공간적 배경이나 문학관, 시비 등을 직접 찾아가는 문학기행은 문학을 보다 역동적이면서도 입체적으로 만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문학기행은 아이들에게 문학의 가치는 책장 속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삶 속에 뿌리를 내리고 있다는 것을 경험하게 해준다. 작품의 공간적, 시대적, 사회적 배경에 대한 충분한 배경지식을 쌓고 작가의 삶과 세계관을 만나게 되면서 문학작품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안목을 기르게 도와준다. 더불어 작품을 품어 낸 작가와의 교감으로 형성된 친밀감은 문학작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는 촉매가 되기도 한다. 문학작품을 어렵게만 생각하거나 문학작품을 시험의 텍스트로만 인식하는 아이들에게 여행이 주는 즐거움과 문학의 만남은 작품을 감상하는 신선한 통로를 열어 준다.
 
문학기행 준비하기
 
문학기행지 정하기
문학기행 장소를 선택할 때는 참여자의 상황을 고려해야 한다. 이에 따라 이동 거리와 활동 내용, 작가나 작품 등을 정할 수 있게 된다. 문학관에 전시된 자료의 내용과 전시 방법 등은 초등학생이 이해하기에는 다소 어려운 경우가 있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도 접근할 수 있는 작품의 수준이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초등학생의 경우라면 테마 작품을 고르고 그것을 중심으로 계획하는 것을 권한다. 범위가 너무 넓어지면 집중력과 흥미가 떨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중・고등학생의 경우라면 작가를 정하고 작가의 다양한 작품을 중심으로 활동하면 작품과 작가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다. 관련 도서를 정할 때에도 주제나 분량 등이 참여자의수준에 맞는지 고려해야 한다. 초등학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내용들로 구성된 문학관은 많지 않지만 문학기행의 범위를 조금 더 확장해서 작품의 배경이나 연관성이 있는 곳을 찾아가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예를 들면 『초정리 편지』(배유안, 창비)–영릉의 세종대왕 기념관, 『마사코의질문』(손연자, 푸른책들)–서대문 형무소 역사관, 『서찰을 전하는 아이』(한윤섭, 푸른숲주니어)–동학혁명기념관과 만석보와 전봉준 생가 그리고 말목장터 등, 『마지막 왕자』(강숙인)–경주 월지와 같은 조합도 가능하다.
 
<문학기행 활동지>
 

사전 활동
문학기행의 목적이 작품의 이해와 활발한 독서 활동의 촉진인 만큼 단순히 보고 오는 기행에 머무르지 않으려면 효과적인 사전 활동이 필요하다. 현장 활동도 중요하지만 준비 과정에 아이들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이끌어 내는 것이 기행의 성패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문학기행을 계획할 때 아이들 중에서 기획단을 모집하여 자료를 찾고 아이디어를 모으게 하고 진행 과정을 공개해 아이들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하면 아이들이 스스로 만들어 가는 의미 있는 프로그램이 된다.
<사전 활동 예>
기행지 관련 작품 읽기, 주제 작품을 정하여 읽고 토론하기(한 가지 작품을 함께 읽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조별로 서로 다른 작품들을 읽고 이야기를 나누어 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기행지 주변의 볼거리 탐색, 활동지 제작(완성도가 떨어지더라도 아이들이 역할을 나누어 만들면 더 효과적이다.), 오가는 길 퀴즈 만들기, 관련 특강, 책 속의 한 줄 등

문학기행 계획하기 예시 자료 1)
 
 
문학기행 계획하기 예시 자료 2)
 
함께 떠나자
 
추억이 내리는 소나기마을
황순원의 대표작인 「소나기」를 테마로 한 문학촌이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하여 황순원 문학관과 작품을 만날 수 있는 문학 산책로, 수숫단 움막이 늘어서 있는 소나기 광장과 묘역, 개울 등으로 꾸며져 있다. 문학관에서는 황순원의 작품과 정신을 만날 수 있으며, 소나기가 내리는 4D 애니메이션 상영관과 다양한 책이 마련된 북 카페도 있다. 아이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건 소나기 광장에서 한 시간에 한 번씩 내리는 인공 소나기다. 문학관이 작품을 이해하기보다 흥미 위주로 구성된 것이 아니냐는 이들도 있지만 아이들은비를 맞고 개울을 건너며 제각각 작품의 주인공이 되어 문학의 즐거움을 맛보게 된다.
 
별을 사랑한 시인, 윤동주 시비・문학관
윤동주가 다녔던 연세대학교(연희전문학교) 교정에 윤동주 시비가 있다. 시비는 핀슨홀 앞쪽에 있는데 이곳은 윤동주가 재학 시절 기숙사로 사용했던 곳으로 2층에 윤동주 기념관이 마련되어 있다. 서울 청운동에도 시인의 언덕과 윤동주 문학관이 있다. 이곳은 윤동주가 자신의 시 원고를 끝까지 지켜주었던 정병욱과 서촌에서 하숙을 하며 종종 올라 시를 썼던 곳이라고 한다. 문학관은 청운동 일대에 물을 공급하기 위해 만들었던 가압장을 리모델링하여 독특한 공간을 만들어 냈다. 물때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지하 물탱크는 윤동주가 죽어간 후쿠오카 감옥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곳에서 만나는 윤동주의 삶에 대한 영상자료는 그래서 더 특별한 느낌을 준다. 뒤쪽으로 이어지는 시인의 언덕에는 시비가 세워져 있다.
 
꿈에도 잊히지 않는 고향, 정지용 생가・문학관
충북 옥천에는 한국 현대시를 개척하며 이상, 청록파 등을 등장시킨 정지용 시인의 생가와 문학관이 있다. 문학관에서 시인의 작품과 일대기를 만날 수 있으며 한국 현대시의 흐름도 한눈에 볼 수 있다. ‘손으로 느끼는 시’에서는 손바닥에 흐르는 시를 만날 수 있고 정지용의 대표적인 시 「향수」를 노래하고 녹음해 볼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문학관 근처 구읍거리에는 작품의 이미지와 글귀를 이용한 간판들로 가득 하다. 「향수」가 쓰여 있는 가게는 어디일까? ‘얼룩배기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바로 정육점이다. 대청호를 끼고 조성된 ‘향수 30리, 멋진 신세계’(정지용의 시상을 공간에 적용한 공공예술 프로젝트)에는 19편의 정지용의 시와 올해로 26회째를 맞은 정지용문학상 시비가 세워져 있어 정호승, 강은교, 박두진 등의 시를 감상할 수 있다. 정지용의 작품을 형상화한 조각과 작품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모단가게, 카페프란스, 모단갤러리 등을 둘러보면 작품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다.
 
 <정지용 문학관의 손바닥에 담은 시>
 <정지용의 시를 형상화한 조각품>
 
문학기행을 풍요롭게 하는 방법
다녀온 뒤에는 감상문 외에도 기행사진 전시와 관련도서 소개, 활동자료(활동지, 팸플릿, 입장권 등) 전시, 포토 에세이 쓰기, 작가와 작품 소개 홍보 팸플릿 제작 등의 추후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문학기행의 추후활동을 공유하는 것은 문학기행을 다녀온 이들에게는 기행을 되새겨 정리하는 의미가 있다면 가지 않은 이들에게는 정보를 제공하고 관심을 갖게 하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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