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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함께 나누는 위로와 희망-도란도란 힐링 독서치료동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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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1-17 17:21 조회 7,83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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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윤경 서울 봉영여중 사서
 
학교에는 갈수록 아픈 아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물론 몸이 아픈 아이들이 아닌 마음이 아픈 아이들이다. 청소년 시기는 신체, 인지, 정서에 걸쳐 급격한 변화를 경험하는 시기로 이러한 급격한 발달은 여러 가지 부적응을 초래하게 되며 이로 인해 다양한 고민이 생기기도 한다. 또래집단의 중요성이 부각되는 청소년기의 아이들은 고민이 생겼을 때 부모에게 이야기를 하며 해결하던 아동기와는 달리 주로 또래친구들과의 이야기를 통해 해결하게 된다. 이렇듯 또래 친구와의 관계가 중요해지는 청소년기에 아이러니하게도 수업과 학원 등에 떠밀려 또래들과의 관계를 통해 우정을 쌓아가면서 원만한 대인관계 학습과 정신 건강 유지를 위한 생활의 지혜를 학습할 기회가 부족하다는 것이 요즘의 현실이다. 이런 부분에 대한 고민을 도서관 활동을 통해 해소하고자 구성한 것이 ‘도란도란 힐링 독서치료동아리(이하 ‘도란동란 동아리’)’이다. 이 동아리 활동의 주된 목표는 다음과 같다.
 
첫째, 자기 자신에 대한 이해와 통찰력 키우기.
둘째, 책을 매체로 하여 정서적 카타르시스 경험하기.
셋째, 또래 친구와의 긍정적 상호작용을 통해 긍정적 또래 관계 촉진하기.
넷째, 아이들이 겪고 있는 문제에 대한 보편적 위로와 독서의 즐거움을 제공하기.
 
이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또래 친구들과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즐겁게 몸을 움직이고, 이야기 나누고, 덤으로 재미있는 그림책 한 권을 읽고 책에 대해 맘껏 수다를 떠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러한 즐거운 시간은 다른 사람과 어울리는 경험, 사회기술 습득의 기회,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을 제시하고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의사소통 능력을 길러 준다.
 

 
마음을 열고 자신을 들여다보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
6명에서 9명의 소그룹으로 구성된 도란도란 동아리는 매주 토요일마다 90분씩 진행된다. 동아리 수업 첫 10분간은 맛있는 간식을 먹으며 지난 일주일간에 있었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며, 이후 20분은 모험상담을 활용한 유대감 형성 활동인 ‘발끝을 모아라’, ‘인형 저글링’ 등의 활동을 통해 몸과 마음을 열 수 있도록 유도한다. 이후 본격적인 독서치료 활동으로 ‘나의 가능성 찾기’, ‘나에 대한 이해’, ‘나만의 감정 알기’, ‘가족의 소중함 인식하기’ 등의 목표에 맞춰 선정한 그림책을 함께 읽는 시간을 갖게 된다.
첫 독서치료 수업에서 다룬 그림책은 권정생 작가의 『강아지 똥』이었다. 첫 책을 대면한 아이들의 반응은 “에이, 초등학생 때 읽었던 책이잖아요.”, “중학생인데 그렇게 쉬운 책을 읽어요?”라며 불만 섞인 목소리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지만, 곧 이어 영상을 통해 진행한 작가의 저작 의도와 고단했던 작가의 삶에 대한 설명을 들으면서 불만의 목소리는 온데간데없이 사라지고 눈동자를 깜빡거리며 수줍게 박수를 치는 아이들을 보며 열마디의 말보다 한 권의 책이 지닌 치유적 힘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에는 ‘○○○의 사용설명서’를 진행하게 되는데, 이는 다양한 색지와 색연필을 사용하여 마인드맵을 작성한 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여 자신을 친구들에게 알리는 활동으로 서로의 특징이나 관심사에 대해 알게 된다. 이 외에도 『The Blue Day Book』을 읽고 북아트를 이용한 ‘나만의 감정 책 만들기’, 『나는 나』를 읽고 역할극 하기 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한다.
동아리에서 함께 읽는 책은 글감이 많아서 아이의 상상이나 정서가 스며들 여지가 적은 책보다, 글감은 적지만 다양한 색채와 아이들의 시선을 끄는 그림들로 이루어져서 아이들이 마음껏 상상의 나래를 펼칠 수 있는 그림책으로 정한다. 2014학년도 1학기 도란도란 동아리에서 나눈 책은 『나의 명원 화실』, 『중요한 사실』, 『빨간 나무』,『용기』, 『행복한 의자 나무』, 『가시소년』, 『두고 보자! 커다란 나무』, 『발레리나 벨린다』, 『강아지똥』, 『할아버지의 붉은 뺨』, 『돼지책』,『미스 럼피우스』 등이 있다.
 
발문지를 통해 서로의 속마음 나누기
도란도란 동아리의 마지막 활동은 ‘독서치료 발문지’를 작성하여 함께 나누는 것이다. 독서치료 발문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저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주요 인물에 관심을 가지도록 유도하는 인식과 수용 관련 발문.
둘째, 책의 등장인물들이 지닌 문제와 참여자들이 지닌 문제 사이의 유사성을 직시할 수 있도록 이끌어 내는 동일시 발문.
셋째, 책을 통해 자신이 가졌던 죄의식이나 긴장, 염려 등의 심리적 불안을 책 속의 인물을 통해 발견하거나 발산하도록 하는 카타르시스 발문.
넷째, 자신이 가졌던 생각들이 유일한 해결책이 아니라는 인식이나, 자신의 생각들이 옳았다는 확신을 가지는지 관찰하고 그것을 이끌어내는 통찰 발문.
다섯째, 책에서 시도되는 문제의 해결책을 파악하고 해결과정을 스스로 찾아내도록 하는 자기 적용 발문.
 
일반 상담을 할 때 아이들은 자신의 속마음을 드러내길 꺼려한다. 하지만 책을 읽은 후 진행되는 발문 활동을 통해 책 속 등장인물 뒤에 숨어서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는 것에는 그리 큰 부담감을 느끼지 않게 된다. 이런 점에서 독서치료의 핵심은 독서치료 발문이라고 말할 수 있다. 처음 동아리의 발문 활동에서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을 또래친구들과 나누는 것에 쑥스러워 했으나, 횟수를 거듭할수록 자유롭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게 되었고, 이를 통해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는 것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는 “나만 힘든 줄 알았는데, 다른 친구도 저처럼 힘들다는 것을 알게 되어 위안이 되었어요.”, “‘나만의 감정 책 만들기’ 활동에서 다양한 감정에 대한 제 기분을 글로 쓰고 책으로 만들다 보니 제 감정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게 되었어요.”라고 하는 아이들의 이야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도서관에서 아이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독서치료 활동은 “내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겠어요.”라며 자신의 ‘흥미’와 ‘진로’에 대한 고민을 토로하는 아이들에게 자신의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 선행되어야 하는 ‘자신 이해’ 또는 ‘나의 내면 바라보기’의 과정을 통해 접근하게 된다. 책을 매개로 한 독서치료 활동은 아이들에게 책 속 주인공의 다양한 문제와 아픔, 그 해결과정을 읽고 이해하면서 자신의 내면세계를 직시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되며, 아이들은 이를 통해 ‘자아’에 대해 인식하게 된다. 이러한 올바른 자아 인식은 청소년기 자아정체성 형성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게 되고, 이를 통해 자아 존중감과 위기대처 능력이 향상될 수 있다.
동아리를 운영하면서 또래친구들로부터 왕따를 당해 힘들어 하던 아이가 『중요한 사실』이란 책을 읽고 ‘지금 나 ○○○의 중요한 사실은’이라는 활동을 통해 “나는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고 중요한 사실은 나는 세상에 하나뿐인 존귀한 존재라는 것이야.”라고 발표했을 때의 감동. 『나의 명원 화실』을 읽고 “나도 누군가에게 따끔따끔한 느낌을 줄 수 있는 사람이고 싶어요.”라고 말한 아이, 지난 8월 여름밤에 진행된 ‘부모님과 함께하는 한여름 밤의 힐링 북 토크’를 진행하며 책을 통해 딸아이를 이해하게 되었다며 제 손을 잡아 주던 어머니, “첫 수업에서 그림책 한 권으로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점차 힐링 되는 기분을 느꼈어요. 그 덕에 여러 가지 일들로 인한 스트레스와 우울했던 기분, 그리고 일주일간에 쌓였던 응어리진 것들을 잘 해소할 수 있게 되었어요.”라고 말하는 아이를 보며 독서치료가 지닌 힘을 다시금 느낄 수 있었다.
예전에는 책을 좋아하는 아이들이 즐겨 찾던 곳이 학교도서관이었다면, 요즘 학교도서관에는 반에서 왕따를 당하는 아이, 식사 친구가 없어서 밥을 먹지 않는 아이처럼 아픈 아이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다. 이 아이들에게 위로가 되는 그림책 한 권과 치유적 책 읽기를 통해 가슴앓이를 하는 아이들에게 작은 희망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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