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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교육을 위한 작은 움직임교육을 위한 작은 움직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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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5-10 22:02 조회 6,05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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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희옥 전북 정읍남초 교사
 
지금까지 대부분의 학교에서 독서교육은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는 몇몇 자발적인 교사들에 의해 독서 동아리 활동, 도서관축제, 독서캠프 등 주로 수업 외의 시간에 이루어져 왔다. 독서가 교과와 연계하여 이루어지지 못하고 이렇게 수업 외의 활동에 머무는 것은 단일한 국가교육과정과 정해진 교과서, 하나의 정답만을 요구하는 대학입학제도가 교사들에게 다른 방식의 수업을 허용하지 않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현실적 선택이기도 하였다. 그러나 우리가 살고 있는 지식정보화사회는 분절과 단편이 아닌 ‘통합’과 ‘융합’의 교육과정을 필요로 하고 있으며, 교사가 아닌 학생을 중심으로, 지식 암기보다 지식 창조 교육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요구에 힘입어 혁신학교에서 새로운 수업방식이 시도되고 있다. 더욱이 혁신학교는 2010년에 이어 2014년, 소위 진보교육감들이 다수 당선되면서 전국적인 관심사로 떠올랐다. 그러나 지난 몇년간 운영된 혁신학교를 들여다보면 민주적인 학교문화를 만들고 다양한 수업방식이 시도되고 있지만, 아직 도서관의 책과 자료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학생주도 수업으로 나가고 있지는 못하다.
 
학교도서관이 수업 안으로 들어가야
이제는 책이 수업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그 대표적인 방법인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은 학생들이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스스로 찾고, 찾은 자료를 분류하여 정리하고, 정리한 내용을 바탕으로 친구들과 토론하며 학생이 수업을 주도한다. 주제별 프로젝트 수업이나 교육과정을 재구성한 수업에 교과서를 대신하여 도서관의 자료를 활용하는 것도 여기에 속한다. 이러한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은 학교도서관의 본질적 기능이며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의 차별성도 여기에 있다. 배움에서 소외되어 성장보다는 무기력을 키우고 있는 학생들을 다시 수업 속으로 이끌어 오기 위해서는 학교도서관이 학교교육의 심장이 되어야 한다.

모든 학교에 사서교사를 배치
이러한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이 일상적으로 자리를 잡으려면 수업에 필요한 자료를 구입하고 적절한 자료를 안내하고 찾아주는 사서교사가 있어야 한다. 또한 다양한 도서관 활동을 통해 학생들을 책으로 유혹하며 폭력이나 왕따 등으로 나타나는 학생들의 병리현상을 책을 통해 예방하고 치유하는 것도 사서교사가 할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이다. 비록 유럽처럼 한 학교에 여러 명의 사서교사가 근무할 수 없다고 하더라도 최소 1명이라도 꼭 배치해야 하는 이유이다. 이를 위해 교육부에서는 현재와 같이 사서교사를 교원 총 정원에 포함시키지 말고 정원 외로 관리하고, 장기적인 계획하에 독서교육의 효과가 상대적으로 큰 초등학교부터 차례로 발령을 내야 한다.
 
교육과정 성취기준의 난이도와 양을 낮추고 교사의 평가권을 보장
모든 학교에서 학생 중심의 도서관 활용수업이 이루어지려면 학교급별로 교육과정의 성취 수준과 양을 지금보다 대폭 낮추어야 한다. 또한 교사가 사용할 수 있는 융통성 있는 시간을 점차 확대하여 지역과 학생들의 수준에 따라 내용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교과서는 그야말로 참고자료가 되도록, 다양한 관련 도서와 자료를 함께 제시하여 교사들이 선택하여 사용하도록 한다. 또한 수행평가의 비중을 높이고 서술형 평가를 전면화하되 교사에게 실질적 평가권이 주어져야 한다.
 
학교도서관 활성화를 위해 지금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움직임들
사서교사 배치, 교육과정의 개선은 학생을 살리고 학교도서관을 활성하기 위한 가장 중요한 조건이지만 몇 년 안에 당장 이루어지기 어렵다. 그렇다면 수업을 바꾸기 위해 지금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1. 초등학교–교사와 학부모 독서모임을 확대
초등학교에서는 ‘어린이 책을 읽는 교사 독서모임’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초등학생은 교사와 학부모에게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시기이기 때문에 교사의 독서교육 역량 강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고 하면서 정작 교사들은 어린이 책을 읽지 않기 때문에 수업 속으로 책이 들어가지 못하고 있다. 이는 교과서가 따로 없고 도서관의 책을 교과서처럼 사용하는 유럽의 여러 나라와 다르게, 우리나라는 교육대학교에서조차 어린이 문학을 필수로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다. 어린이 책을 읽는 교사 독서모임이 확대되면 수업이 바뀌면서 학교도서관은 절로 활성화될 것이다. 교사가 어린이 책을 500권 정도만 제대로 알고 있어도 다양한 교과연계 수업이 가능해진다. 또한 아이의 정서 상황과 독서단계에 맞는 책 권해 주기, 책 읽어 주기 등으로 학생들에게 책의 재미를 알게 하고 일상적인 독서지도가 가능
해진다. 교사들의 독서모임이 자리 잡으면 이들이 중심이 된 학부모 독서모임 또한 늘어나면서 가정 독서모임, 도서도우미, 책읽어주는 어머니등 학부모 활동 또한 확대될 것이다.

2. 중학교–학생 독서동아리를 확대
중학생은 또래 집단에게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시기이므로 학생자치활동과 연계하여 한 학교의 여건에 따라 최대한 많은 수의 학생 독서 동아리가 운영되도록 한다. 많은 수의 동아리가 한 학교에 운영되기 위해서는 시간을 안정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규 교육과정의 동아리 활동 시간을 활용하거나 방과 후 시간을 1주일에 1회씩 확보하여 이 시간에 활동이 이루어지게 하면 좋을 것이다. 만약 이것이 어렵다면 점심시간이나 토요일에 운영하는 것도 가능은 하지만, 이럴 경우 많은 소수의 학생들만 참여하는 지금과 같은 상황을 극복하기는 어렵다. 학생독서동아리가 학교 단위에서 활성화되면 지역교육청별로 작가 초청강연, 청소년 아카데미 등 연합 독서 동아리 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하여 학교 동아리 활동의 폭과 질을 높여 나간다.
 
3. 고등학교–독서토론 인문학대회를 전국으로 확대
고등학교에서도 학생자율 독서동아리를 최대한 활성화시키되, 시·도교육청 단위에서 인문학 읽기 대회와 같은 연합동아리 행사를 추진하여 학교 안에서 이루어지는 독서활동의 질을 높이도록 한다. 2009년부터 김해시가 전국의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6회째 인문학대회를 운영하고 있는데, 대회는 참여한 학생들에게 커다란 자극과 성장의 계기가 되고 있다. 김해 인문학대회의 이러한 호응과 결과에 힘입어 2013년부터 전북과 강원도가, 2014년부터 인천이 인문학캠프를 열고 있다.
 
전국 곳곳에서 교사 독서 역량 강화를 위한 연수를 하자
위에서 말한 초·중·고등학교별 특성에 따른 핵심 사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교사들이 독서교육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실천하게 하는 감동적인 연수가 곳곳에서 펼쳐져야 한다. 교사로서 삶의 자세를 되돌아보고, 교사가 우수 실천사례를 배울 수 있는 연수가 단계적이고 다양한 층위에서 펼쳐지도록, 모든 독서운동 단체와 시·도 교육청 연수원이 연수를 배치해야 한다. 결국 좋은 연수는 교사를 바꾸는 지름길이며 교사가 바뀌어야 수업이 바뀌고 수업이 바뀔 때 학교도서관도 본질적인 활동에 충실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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