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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여름 방학 그곳 이 책_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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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10-23 16:52 조회 6,46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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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재생 그리고 예술이 있는, 삼례문화예술촌
이용훈
서울도서관장
 
삼례문화예술촌은 전라북도 완주군 삼례읍에 있다. 삼례 지역은 조선시대 때부터 삼남대로와 통영대로가 만나는 교통의 요지로 호남 최대의 역참지였다. 또한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온화한 만경평야 일원이었기 때문에 일제강점기에는 양곡 수탈이 심했던 곳 중 하나다. 그리고 그 증거가 1920년대에 만들어져서 2010년까지 사용된 삼례양곡창고다. 최근에는 저장기술 발달 등으로 기능을 잃게 되면서, 완주군이 지역 재생을 위한 문화공간으로 새로이 조성했다. 그곳이 2013년 문을 연 삼례문화예술촌이다.
나에게는 책박물관과 책공방이 있어 더 친근한 이 삼례문화예술촌은 늘 찾고 싶은 곳이다. 그래서 종종 너른 자연과 느릿한 시간을 즐기고 싶을 때면 용산역에서 무궁화호를 타고 느릿느릿 내려가 삼례역으로 간다. 거기서 삼례문화예술촌은 바로 지척이다.
1999년 영월에서 시작해서 이곳으로 이전한 책박물관은 도서전과 책 관련 강좌나 세미나, 공연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매년 열리는 삼례북페스티벌에도 참여하면 색다른 책을 볼 수 있고, 자주 열리는 고서학교는 책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즐거운 배움의 자리가 된다. 함께 자리한 책공방북아트센터는 유럽식 북아트공방을 국내에 최초로 도입해서 책 만드는 문화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종합문화센터다. 지금은 보기 힘든 오래되고 다양한 인쇄기와 활자들이 눈길을 사로잡고, 단체 또는 개인 체험 프로그램이 진행되어 발길을 잡는다. 김상림목공소는 한국의 대표적인 전통 목가구를 재현하는 곳으로, 이곳에서는 책과 관련된 가구인 책갑이나 책장, 서안, 탁자 등과 각종 목가구를 제작하면서 목수학교나 현장 체험교육 등을 진행한다.
그 밖에 비쥬얼미디어아트미술관과 디자인뮤지엄은 새로운 예술을 즐기고 참여하는 공간으로 활용된다. 문화카페는 기존 카페를 넘어 지역 주민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커피빌리지를 지향하고 있다. 너른 카페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과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기는 모습에서 이곳이 가진 문화적 가능성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다.
완주군이 이곳을 만들 때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 즉, 가까운 곳에 사는 사람이 즐거워해야 먼 곳에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는 공자의 말씀을 담았다고 한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예술 전시나 체험이 가능하도록 만들어 완주군민은 물론 인근지역 주민들에게도 편안하게 찾는 곳이 되고 있다.
최근 완주군은 이 삼례문화예술촌을 기반으로 서점과 헌책방, 작가와 화가들 작업실, 공연장, 북카페 등이 이루어진 책마을 조성을 추진하고 있어, 앞으로 삼례하면 책이 떠오르게 될 것 같다.
인근에는 옛 삼례의 역사를 활용한 세계막사발미술관과 1950년대에 건립된 붉은 벽돌의 삼례성당도 들러 보면 좋다. 또한 완주군립중앙도서관을 가 보면 지역 도서관이 가진 활기를 느낄 수 있겠다.
 
『한국 북디자인 100년』
박대헌 지음|21세기북스|2013
2013년 책박물관에서 열렸던 동명의 전시를 계기로 출간된 책. 1833년부터 1983년까지 우리나라에 서양 문물이 들어오면서 변하기 시작한 전통 북디자인의 모습과 역사를 소개한다.
 
『책 잘 만드는 제책』
김진섭 지음|두성북스|2014
책을 물리적 형태로 완성하는 데 필요한 것은 종이와 편집, 인쇄, 제책이 있다. 이 책은 그중 제책 즉 북바인딩에 관한 모든 것을 다루고 있다.
 
『유럽의 아날로그 책공간』
백창화, 김병록 지음|이야기나무|2011
지역에서 서점과 도서관을 운영하는 부부가 유럽의 책 문화와 도서관과 서점, 유럽 책 마을과 동화마을 등 책 공간을 꼼꼼하게 살펴본 여행 에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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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도록 느긋하게 머물고 싶은 곳, 전라남도 해남
안건모
<작은책> 발행인
 
한여름에 가 볼 만한 곳으로 나는 전라남도 해남을 꼽는다. 해남에 우리 <작은책> 독자 두 분이 귀농해 살고 있는 연유로 두어 번 가 본 뒤 나는 해남이 마음에 쏙 들었다.
사람이 가장 많이 산다는 읍내는 한산하다. 아무 데나 차를 주차할 수 있어서 마음이 느긋하다. 빌딩과 차, 사람들만 보다가 논과 밭, 산을 보니 마음이 느긋해진다. 내가 머물렀던 지인의 집에서는 새소리와 바람 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시간이 멈춘 것 같았다.
해남은 한여름에 쉬러 가기 딱 좋은 곳이다. 두륜산, 달마산, 금강산, 대둔산 등 내가 좋아하는 산도 많다. 언제 해남을 또 가면 오래 머물면서 이 산들을 모두 오르리라. 읍내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는 대흥사라는 큰 절도 있다. 최남단에 있는 두륜산 국립공원 안에 자리 잡은 대흥사는 대한불교 조계종 22교구의 본사이다. 절 뒤에 있는 산은 부처님이 누워 있는 모습으로 보인다. 대흥사 경내와 산내 암자에는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등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유물이 널려 있다.
해남에는 또 김남주 시인의 생가가 있다. 시인은 박정희 독재 정권과 전두환 독재 정권에 항거하다가 남민전 사건으로 옥고를 치렀던 분이다. 나에게 처음으로 시다운 시를 깨닫게 해 준 김남주 시인. 지금까지도 그이가 바랐던 새로운 세상은 열리지 않았다. 오히려 시인을 잔인하게 고문하고 억압했던 박정희, 그의 딸이 다시 정권을 잡는 등 역사가 거꾸로 흐르고 있다. 김남주 시인 기념사업회는 2014년에 이 생가를 게스트하우스로 개방했다. 방 두 칸씩이 있는 본채와 행랑채에는 20여 명이 숙식할 수 있다. 김남주 시인의 유품이 있는 곳에서 하룻밤 머물면서 그의 시를 되새겨 보는 것도 의미가 클 것이다.
해남에 가면 땅끝마을을 안 갈 수 없다. 사자봉에 있는 전망대에서 보면 흑일도, 백일도, 보길도, 노화도 등 많은 섬들이 보인다. 그 섬을 섭렵하는 것도 내 계획 중 하나다. 휴가가 아니라 자꾸 귀농하고픈 마음이 드는 곳이 해남이다.
 
『해남 가는 길』
송언 지음|김의규 그림|우리교육|2009
초등학교 교사로서 동화를 써 온 송언 작가가 고3이 되는 아들과 함께 9일 동안 도보여행 이야기를 쓴 에세이다.
 
『김남주 평전』
강대석 지음|한얼미디어|2004
“함께 가자 우리 이 길을 투쟁 속의 동지 모아” 이 노래를 부르노라면 늘 김남주 시인이 떠오른다. 김남주는 시인이라기보다 전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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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답지만 슬픈 역사를 가진 섬, 소록도
김보란
전남 장흥고 사서교사
작은 사슴 모양을 닮은 섬, 소록도. 이 뜻을 알게 된 것은 간호사가 되어 꼭 이 섬에서 봉사하고 싶다는 말을 어릴 적부터 했던 나의 언니 때문이다. 작년에 학교에서 문학답사지로 이 섬이 결정되었을 때, 나는 언니가 이야기해 주었던 소록도와 한하운 시인의 시를 떠올렸다. 한센병 환자들이 모여 있는 곳으로 널리 알려진 소록도는 일제 강점기 때 강제 수용, 강제 노역, 학대와 인권 침해라는 슬픈 역사를 가진 섬이기도 하다. 문학답사를 가기 전에 소록도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한하운 시인의 시집을 읽어 보고, 소록도의 역사에 대해 알아봤다. 또한 버스로 이동하는 중간에는 역사 동아리 학생들이 소록도에 대한 역사적 배경, 사건을 소개해 주어 탐방에 많은 도움이 되었다. 소록도 안에서 함께 시비에 있는 한하운 시인의 시를 읽어 보고, 자료관에서 해설사 선생님의 설명을 듣기도 하면서 아름답기만 했던 섬의 슬픈 역사에 대해 공감할 수 있었다.
나는 소록도에 방문한 학생들의 표정, 그리고 안타까움을 담은 말을 통해 타인의 고통에 대한 공감과 슬픈 역사에 대한 공유를 배울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현재는 소록도에 일반인들이 들어갈 수 있게 되었으며, 의료 지원자 이외의 일반인들도 자원봉사가 가능하다고 한다. 2009년 생겨난 소록대교를 통해 접근이 쉬워져 이 섬의 역사를 우리 모두가 알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 푸른 바다가 보이고,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소록도에는 슬픈 누군가의, 그리고 우리의 역사가 서려 있다. 슬픈 역사는 현재를 살고 있는 우리가 잊지 않고 기억할수록 미래를 밝히는 촛불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당신들의 천국』
이청준 지음|문학과지성사|2012
소록도를 배경으로 한 소설. 소록도에 가기 전에 학생들과 읽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위로부터의 근대화가 가지는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학생들과 이 책을 읽고 독서토론하기에도 좋다.
 
『보리피리』
한하운 지음|보리피리|2012
한센병 환자로서 살아가는 시인의 애환, 그리고 이와 대조적으로 삶의 아름다움을 바라보는 시인의 마음을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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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월성 숲 그늘에서 『고문진보』 를…
김종락
대안연구공동체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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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를 보는 느낌은 복잡하다. 경주는 나를 기른 고향이지만, 주민 투표로 핵폐기물 처리장을 유치한, 핵발전소가 있는 곳이기도 하다. 나를 기른 곳으로 경주를 생각할 때마다 나는 반월성을 떠올린다. 반월성은 신라의 궁성터다. 신라 천년 동안, 이곳에는 궁전이 즐비하게 늘어섰을 테지만 지금은 아무 건물도 없는 빈터다. 성곽이 있던 자리엔 숲이 우거지고, 궁성이 있던 광활한 빈터에는 잔디며 키 작은 풀만 무성하게 자란다. 반월성과 나와의 관계는 10대에 시작해 50대가 된 지금에 이르기까지 계속되고 있다. 물론 반월성의 추억은 초중고 시절, 10대에 집중돼 있다. 소풍 날 석빙고 앞에서 찍은 낡은 사진, 그곳에서 열렸던 사생 대회나 백일장, 휴일에 자전거 세워두고 꽃그늘, 나무 그늘에서 읽었던 삼중당 문고판 헤르만 헤세와 루이제 린저의 소설….
20대 이후 경주를 떠났지만 반월성과의 관계는 버전을 달리하며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주를 찾아 시간이 날 때마다 반월성, 계림, 교동, 대능원 일대를 걸었던 까닭이다. 겨우 몇 년 만에 한 번씩이긴 하지만 반월성 숲 그늘에서 한가한 시간을 보내는 것도 여전하다. 지난 봄, 친구와 더불어 벚꽃 바다가 되다시피 한 반월성을 찾았을 땐 우리는 취한 채 이백의 「춘야연도리원서(春夜宴桃李園序)」를 암송했던가. 그 시를 암송하며 생각했다. 머잖아 반월성에 다시갈 땐 반드시 『고문진보』를 가지고 가리라. 그 책에서 반월성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명문장을 찾아 읽으리라. 만약 휴가를 얻어 그곳에 간다면 남천을 건너 오는 바람 소리, 새소리를 들으며 『월든』 같은 책을 천천히 읽는 것도 좋겠다.그러나 언젠가 이후 경주를 생각하면 어둡고 암울할 때가 많다. 월성, 신월성 원자력 발전소가 있는 것으로 모자라 핵폐기물 처리장까지 유치한 도시가 바로 경주인 탓이다. 경주에서 추령을 넘어가면 머잖아 동해, 월성 원자력 발전소와 신월성 원자력 발전소가 가동되고 있는 곳이다. 북쪽으로 울진, 남쪽으로 고리 원자력 발전소까지 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가 가장 높은 곳, 여차하면 대재앙의 진원이 될 수 있는 곳이다. 그곳에서 조금 더 북쪽으로 가면 부안에 건설하려다 주민 반대로 무산됐던, 핵폐기물 처리장도 있다. 핵폐기물 처리장은 국내에서 가장 위험한 활성 단층에, 하루 수천 톤의 지하수가 쏟아져 나오는 부실한 암반 위에 건설됐다. 그래서 “100% 확률로 방사능이 누출될 것”이라는 진단도 나온다. 이런 도시를 구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요즘 경주를 생각할 때마다 오구마 에이지의 책 『사회를 바꾸려면』에서 본 구호가 생각난다. 세상은 저절로 좋아지지 않는다. 행동하라!
 
『사회를 바꾸려면』
 오구마 에이지 지음|전형배 옮김|동아시아|2014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 이후 일본의 핵발전 반대 운동의 기운이 높아가는 가운데 쓰였다. 사회 변화 전반을 역사적, 사회 구조적, 사상적으로 성찰하는 책이지만, 원전이 자꾸 건설되는 현실을 어떻게 바꿀 것인지를 생각하기에도 좋다.
 
『고문진보』
황견 엮음|이장우 외 옮김|을유문화사|2007
‘고문진보(古文眞寶)’는 ‘옛 글 가운데 참된 보물만 모아둔 책’이라는 의미다. 옛 문인들의 필독서였던 만큼, 이 책을 읽으며 형성됐던 선인들의 동양적 사고와 정신문화가 읽힌다.
 
『월든』
헨리 데이비드 소로우 지음|강승영 옮김|은행나무|2011
미국 녹색 사상가의 비조라 할 만한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대표작. 자연 예찬인 동시에 문명 비판으로, 진정한 행복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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