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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자유학기제 새로운 교육을 향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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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2-12 16:25 조회 7,62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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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승문 서울시 교육자문관
 
‘자유학기제’ 정책, 어떻게 도입되었나
2016년부터 전국의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가 전면적으로 시행된다. 자유학기제는 2012년 대통령 선거공약으로 제안되었다. 2013년에 42개의 연구학교에서 운영을 시작하여 2014년에는 희망하는 학교들 중심으로 800개 학교로, 2015년에는 전국의 중학교 가운데 절반 정도인 1500여 개의 학교로 확대 운영되고 있다. 내년에는 전국의 3200여 개 모든 중학교에서 자유학기제를 의무적으로 시행한다.
당초 자유학기제는 아일랜드에서 운영하는 고1 전환학년제(Transition Year)제를 모델로 하였으나, 입시 경쟁이 치열한 우리나라 학교 제도의 형편을 고려하여 중학교 단계에서 ‘자유학기제’라는 이름으로 도입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제 적용 과정에서는 중학교 단계에서도 가장 입시 부담이 적은 1학년 2학기를 자유학기로 지정하여 진로탐색과 직업체험 활동 등에 방점을 찍고 운영하는 학교들이 많다.
사실, 자유학기제가 지난 대선 당시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공약이기는 했지만, 그의 경쟁 상대였던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도 유사한 공약을 내걸었다는 점에서, 과도한 입시 부담으로 숨막히는 교육 현실 속에서 어떤 형태로든 학교와 학생들의 숨통을 틔워 주어야 한다는 절실한 국민적 요구가 담긴 정책이었다고 볼 수 있다.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는 ‘모든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한 학기 혹은 1년 동안 통상적인 교과공부, 시험부담에서 벗어나게 해 주고 진로를 찾는 교육과정으로 바꾸자’면서 ‘행복한 중2 프로젝트’를 공약했다. ‘진로 적성 찾기 체험학습’ 등 중학교 2학년 때는 필수과목을 제외하고는 실습, 토론, 프로젝트 수업 등을 진행하여 적성을 찾도록 하자는 것이었다. 문재인 후보의 공약은 자유학기제가 지향하는 것과 거의 차이가 없다. 자유학기제는 그 성격상 매우 진보적인 교육정책이라고 할 수 있다. 다양한 체험과 토론, 문제해결력 등을 길러주겠다는 것은 주지주의적인 지식 중심 교육을 강조해 왔던 보수 정치권의 정책들과는 큰 거리가 있다. 따라서, 자유학기제에 대해서는 본질적으로 여야나 진보 보수를 막론하고 큰 저항이나 반발이 없다고 할 수 있다. 다만, 현장 교사들 쪽에서 준비가 부족한 상황에서 성과주의적으로 과도하게 밀어붙여 전면 시행하려는 데 대한 우려와 반발은 있는 것 같다.

자유학기제는 어떻게 운영되는가?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수준에서 한 학기 동안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등 시험 부담에서 벗어나 토론과 실습 등 직접 참여하는 수업을 받고 꿈과 끼를 찾는 다양한 체험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 제도이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기에는 중간고사나 기말고사 등 정기고사를 보지 않는다.
자유학기제 기간에도 국어, 영어, 수학 등 기본 교과의 수업은 충실하게 진행한다. 다만, 기존의 강의식이나 암기식으로 진행하는 수업은 최대한 줄이고, 토론 수업이나 프로젝트 학습, 문제 해결력을 기르는 수업, 참여 활동 중심의 수업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흥미를 가지고 수업에 참여할 뿐만 아니라, 자기 스스로 자율적으로 학습하는 능력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어야 한다.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에서는 기존의 교육과정을 뛰어넘어 좀더 자율적인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다. 즉, 학교의 교육과정 속에 자율과정을 둘 수 있는데, 오전에는 주로 기본 교과 또는 주지 교과 위주로 공부하고, 오후에는 다양한 자율과정을 운영하여 학생들이 적성과 소질에 맞는 진로를 탐색할 수 있도록 한다. 자율과정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수업 시수는 국어, 영어, 수학 등 기본 교과의 수업 시간 수를 일부 감축하여 확보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교육부가 예시한 자율 과정들은 다음과 같다. 즉, △수업과 연계한 진로교육, 2회 이상의 전일제 진로 체험 활동, 진로캠프, 사회인사 특강, 자기주도적 진로 체험 등이 이루어지는 진로탐색 활동, △학생들의 희망에 따라 개설되는 다양한 동아리 활동이나 학교간 동아리 연계 활동, 청소년 단체 활동 등이 포함된 동아리 활동, △전문 강사를 활용한 예체능 교육, 학생들의 희망에 따른 예체능 프로그램, 예체능과 교육과의 융합 프로그램 등이 포함되는 예술・체육 활동, 학생들의 관심 분야에 따른 맞춤 프로그램이나 학생들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선택 프로그램 활동 등이 이루어질 수 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에는 일제히 보는 지필평가 형식의 정기 고사가 없다는 점이다. 물론, 평가가 없는 것은 아니다. 지필평가 대신에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얼마나 이해하는지를 확인하기 위한 형성평가 등 자유학기제의 취지에 맞는 다양한 평가방법을 학교별로 시행한다.
자유학기제 기간에는 성적 통지표에 교과목별 점수가 기록되지 않는다. 통지표에는 학생들이 한 학기 동안 이루어낸 성취와 발달에 대한 담당교사의 서술형 의견이 기록된다. 북유럽 나라에서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점수로 성적을 표현하지 않는 것과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제안 1–자유학기제의 문제점과 발전 방향
필자는, 자유학기제가 우리나라의 학교교육 체제를 근본적으로 혁신하기 위한 좋은 실마리가 될 수 있다고 본다. 서구식 공교육 체제를 도입한 뒤 지금까지 지식 위주의 주입식교육, 입시교육의 폐해가 극에 달한 현실에서, 학생들의 토론과 탐구 활동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자유롭게 실험해 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와 달리 현실에서 구현되고 있는 자유학기제에는 아래와 같은 몇 가지 문제점들이 있다. 교육계 안팎에서 합심하여 이러한 문제점을 뛰어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먼저, 자유학기제가 진로 탐색이나 직업 체험을 하는 학기로 오해되거나 편협하게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자유학기제는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실험하는 학기로 발전되어야 한다.
이렇게 된 데는, 문용린 전 서울시교육감이 자신의 공약인 중1 진로탐색집중학년제를 자유학기제와 연계하여 운영한 것에 영향을 받아, 자유학기제가 진로탐색 활동을 주로 하는 학기인 것으로 오해된 점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자유학기제가 중학교 시기에 이루어지는 한, 진로탐색에 과도하게 초점을 맞추는 것은 성장 발달 단계에 비추어 보거나 자유학기제의 근본 취지로 봐서도 맞지 않다. 자유학기제는 지필평가 형식의 일제고사식 중간고사와 기말고사가 없는 학기라는 점에서 좀 더 창의적이고 다양한 학습의 기회를 과감하게 열어가는 제도로 운용되어야 한다. 창의적 체험활동이나 자율과정은 물론, 국영수 등 기존의 주지 교과목의 수업조차도 새롭고 창의적인 수업으로 과감한 변신을 시도할 수 있는 한 학기여야 한다.
둘째, 많은 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운영 시점을 중학교 1학년 2학기에 치중하고 있다. 중학교 2학년 2학기에 운영하는 방향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
중학교 1학년 2학기는 고입에 가장 영향을 덜 주는 학기라는 점에서 학교 현장에서 편의적으로 선택하게 된 것으로 보이지만, 갓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학생이 된 아이들에게 성장 발달 시기상 진로 탐색이나 직업 체험 등에 초점을 맞추기에는 너무 이르다. 자유학기제가 모델로 삼고 있는 아일랜드의 전환학년제는 고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한다. 중학교 교육을 마치고 고등학교 교육을 본격적으로 받기 전인 1학년 과정의 자유로운 여건 속에서 자신이 가진 소질과 적성을 찾아내고 진로 탐색 활동을 하여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자신의 진로에 맞는 학습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고등학교 2학년 때 계열을 나누기 시작한다는 점에서 진로 탐색에 방점을 찍은 고1 전환학년제는 시기적으로 매우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중학교 1학년 시기는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면서 친구들과의 관계 등에 초점을 맞추고, 진로 탐색 중심의 활동은 중학교 2학년 때 이루어지도록 하면 좋을 것 같다.
셋째, 자유학기제의 성공 여부는 교사들이 그것을 감당할 준비가 얼마나 되느냐에 달려 있다. 즉, 교사들이 새로운 제도를 실행해 가는 데 필요한 역량을 갖도록 연수 등 다양한 지원을 해야 한다.
자유학기제의 취지와 목적이 아무리 좋은 것이어도, 학교 현장의 교사들이 그것을 감당해 낼 역량을 길러 주지 않으면 직업체험 활동이나 학교 밖 체험활동 몇 차례 하고 마는 무늬만 자유학기제가 양산될 뿐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2009년 교육과정에서 야심차게 도입된 창의적 체험활동의 경우 수업 시수가 적은 교사들이 적당히 시간을 나누어서 때우고 마는 학교들이 적지 않았다. 이와 같은 문제점을 뛰어넘기 위해서는 자유학기제에 대한 교사들의 이해와 인식을 높이고 새로운 패러다임의 교수–학습 방법에 대한 다양한 연수를 통해서 자유학기제 시대에 맞는 역량을 적극적으로 길러 주지 않으면 안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유학기제를 정착시키기 위한 충분한 예산을 확보해야 할 것이다. 현직 교사 연수는 물론 교대나 사대의 교사 양성과정에서도 자유학기제 등에 걸맞은 교사의 자질을 함양하기 위한 과정이 특별히 준비되어야 한다.
넷째, 자유학기제가 ‘여유가 있는 한 학기’에 그치지 않고 대한민국의 학교 교육을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실마리가 되도록 발전시켰으면 한다. 지필평가식 일제고사가 없는 학기를 전체 중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에까지 장기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
현재 지필평가가 없는 학기는 자유학기제 한 학기일 뿐이다. 그러나, 초등학교에서는 물론 중학교 2학년까지는 선다형이나 단답형 일제고사를 없애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단답형 지식을 묻는 평가가 아니라 서술형(글쓰기)이나 발표 및 구술, 탐구 활동, 체험 활동 등의 과정에 대한 종합적인 평가, 수행 평가를 중심으로 변화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평가를 그렇게 바꾸기 위해서는 수업 방식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물론, 이와 같은 교육체제의 근본적인 변화를 한두 해에 밀어붙이자는 것은 아니다. 앞으로 5년 정도의 기간을 잡아서 자유학기제를 연차적으로 확대해 가면서 국가적인 교육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세우는 것을 목표로 준비해 보자는 제안이다. 마침, 서울시교육청에서는 한 학기가 아니라 한 학년을 자유학기제 방식으로 운영하는 쪽으로 방향이 잡혀 있다는 점에서, 서울의 경험이 다른 시・도에도 확산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섯째, 입시제도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기 위한 국가적인 기획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한 번의 일제고사형 수능시험으로 학생들의 인생을 좌우하는 지금과 같은 입시제도를 이대로 둔 채로는 자유학기제는 문자 그대로 언 발에 오줌 누기에 그칠 수 있다.
대한민국의 교육체제가 낡아 빠졌다는 것은 우리들 스스로는 물론 한국의 방문한 해외 석학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하고 있다. 단편적인 지식을 기억하도록 하는 주입식 입시교육에 학생들을 가두어 둔 채로는 개개인의 행복한 삶은 물론 국가 발전이나 국제적인 경쟁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를 확대해 가면서 우리는 대학입시 제도에 근본적인 수술을 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더 나아가, 대학에 가지 않아도 최소한의 삶의 안정이 보장되는 복지체제 구축을 포함하여 모든 국민에게 인간다운 삶을 보장하기 위한 국가적인 기획이 필요하다.

제안 2–창의적인 자유학기제를 위한 몇 가지 건의
자유학기제의 전면적인 시행을 앞두고 현장의 교사들과 교장, 행정가들 모두 걱정이 많다. 오랜 관행에 찌든 학교에서 준비가 부족한 교사들에게 자유학기제를 전면 시행하라고 밀어붙이는 성과주의 행정이 가장 큰 원인이다. 지금까지 교육부나 교육청이 과도하게 주도하는 시책 사업들은 대부분 실패했다. 치밀하고 충실한 준비가 없이 밀어붙인  정책들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유학기제가 성공적으로 정착되려면 무엇보다도 교사들이 스스로 주도하고 발전시켜 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격려하는 방식으로 추진되어야 한다. 대한민국의 교사들로부터 ‘낡은 학교 교육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새롭게 바꾸자, 교수–학습 방법을 근본적으로 다시 세우자’는 커다란 운동이 시작되도록 가능한 모든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 교사를 끌고 가는 개혁이 아니라 교사들이 앞장서는 개혁이 되도록 정교한 접근법이 필요하다. 필자는, 교사들이 주도하는 창의적인 자유학기제 운동을 전제로 다음과 같은 몇 가지 제안을 하고자 한다.
 
1)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하라
자유학기제가 단지 몇 가지 체험활동이나 자유롭고 창의적인 수업을 넘어서도록 하려면, 학생들이 가장 하고 싶은 것을 해볼 수 있는 매우 특별한 기간이 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로 하여금 한 학기 동안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찾아보도록 하고, 그것을 자기 주도적이고 자율적인 학습의 과정과 연계시켜 주자는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학생들이 자기 자신의 흥미나 호기심으로부터 학습을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부모나 교사나 학원 강사의 요구에 의해 타율적인 학습을 한다는 것이다. 자유학기제 기간은 타율적인 학습, 강요된 학습이 아니라 스스로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하면서 배움의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어야 한다.그런 점에서, 자유학기제 기간 동안에 학생들이 저마다, 또는 학년 전체 차원에서 가장 하고 싶은 것을 찾아내어 몰입해 보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학교도서관이나 공공도서관은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하도록 지원하는 센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2) 자유학기제를 학생들과 함께 설계하자
많은 시책사업들이 그러했듯이, 대부분의 학교에서 자유학기제 시행 준비를 교사들, 특히 책임을 지는 부장교사를 비롯한 몇몇 교사들이 주도적으로 하고 있다. 교사들이 준비하는 것은 필요조건이기는 하지만 충분하지 않다. 자유학기제를 진정으로 학생들이 주도하는 학기가 되도록 해 보자.
학생들이 하고 싶은 것을 마음껏 해 보도록 하려면 자유학기제의 계획 과정에 학생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자유학기제에 해당하는 학년 학생들에게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학기제 한 학기를 어떻게 운영하면 좋을까, 자유학기제 한 학기 동안에 가장 해 보고 싶은 것은 무엇인가.’ 하는 질문을 던져서 다양한 토론을 거쳐서 좋은 의견을 모아보면 어떨까? 학생들에게서 기상천외한 제안들이 나오리라고 믿는다. 학생들이 제출한 참신한 의견을 적극 반영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학생들의 계획 과정 참여는 학년 전체 차원에서 이루어질 수도 있고 교과목 별로 담당교사들의 주도하에 이루어질 수도 있다. 자유학기제가 학생들과 함께 계획을 세우는 한 학기가 되도록 해보자.

3) 개인별, 모둠별, 학급(학년)별 프로젝트로 접근하자
자유학기제는 교사가 준비하고 학생이 가르치는 전통적인 수업을 뛰어넘지 않으면 안 된다. 자유학기제에는 어떻게든 학생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준비하고 진행하는 자율적이고 자기주도적인 활동을 통해서 새로운 배움이 일어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강의 중심의 수업을 넘어서 다양하고 창의적인 탐구활동, 토론회나 워크숍, 학교 밖 체험활동, 연극이나 공연 등의 퍼포먼스를 통해서 색다른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어야 한다.
그와 같은 활동을 촉진하기 위한 방법이 프로젝트이다. 학생들이 개인별로 가장 해 보고 싶은 도전 과제를 프로젝트로 설정하도록 하는 방법, 관심사나 장래 희망이 비슷한 학생들끼리 모둠별 프로젝트를 하도록 하는 방법, 누구든지 3명 이상 모여서 할 수 있는 어떤 프로젝트든 지원하는 방법, 학급 전체가 함께하는 연극이나 영화 만들기 프로젝트, 전체 학년이 함께하는 범교과 통합 프로젝트 등이 그것이다. 학생들이 프로젝트를 구상하고 준비하고 추진하는 모든 과정은 새로운 배움이 일어나는 과정이 될 수 있다. 교사들은 학생들의 구상과 논의를 측면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하면 될 것이다. 자유학기제는 이와 같은 프로젝트와 결합될 때 본래적인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리라고 믿는다.
4) 학교 밖의 마을, 지역사회와 적극 결합하여 운영하자 자유학기제를 시행하는 시기에 학생들이 전통적인 수업과 평가로부터 해방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은 어떻게 해서든 기존의 교사들이 가진 교육 방식의 울타리를 넘어서
새로운 배움의 세계를 경험할 수 있어야 한다. 학생들로 하여금 새로운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교사들은 학교 밖의 지역사회, 마을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이 자유학기제를 매개로 학생들과 만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다양한 기획을 할 필요가 있다. 자유학기제 시기에는 교사들에게 직접 수업을 준비하고 가르치는 전통적인 역할을 넘어서, 학생들이 학교 밖의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들을 만나 새로운 배움과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코디네이터 역할이 요구된다. 학교 밖의 다양한 전문가, 은퇴한 시니어, 문화 예술인, 벤처기업가 등 다양한 사람들이 자유학기제의 후원자이자 또 다른 교사로 학생들을 위해 자기의 모든 것을 내어 놓을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이 요구된다.

마치며–성과주의를 넘어서 교육혁신 운동으로
필자는 자유학기제 정책이 한국 교육을 새로운 패러다임의 21세기형 교육으로 크게 혁신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여야 정치권이나 진보와 보수의 진영 논리를 넘어서는 교육혁신의 아이콘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는 집권세력과 교육부가 지나치게 성과주의에 집착하여 밀어붙여서는 안 된다. 아무리 좋은 정책도 정부가 밀어붙인 정책들은 성공한 사례가 거의 없다는 역사의 교훈을 명심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지금은 자유학기제를 중심으로 하는 학교 교육 혁신 운동, 수업 혁신 연구 운동이 일어나도록 지원하는 정책으로의 방향 전환이 시급하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유학기제의 올바른 발과 정착을 위해서 한국교총과 전교조 등 교원단체, 다양한 교원 연구모임 등이 자유학기제의 성공적인 추진 방안과 전략을 마련하는 데 앞장서도록 해야 한다. 교사들이 자유학기제를 새로운 교육 실천을 위한 소중한 매개로 인식하고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이 땅의 교사들이 자유학기제를 자발적으로 준비하고 나서도록 하자. 중학교 한 학기가 아니라 대한민국의 모든 교육을 바꾸기 위한 큰 흐름을 만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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