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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어린이 청소년에게 잡지를 자주 읽히십시오" -육용희 어린이책시민연대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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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6-06-14 17:03 조회 7,32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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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 청소년에게
 
 
잡지를 자주 읽히십시오
 
 
육용희 어린이책시민연대 활동가
 
“어린이에게 잡지를자주 읽히십시오. 어린이에게는 되도록 다달이 나는 소년잡지를 읽히십시오. 그래야 생각이 넓고 커짐은 물론이요, 또한 부드럽고 고상한인격을 가지게 됩니다. 돈이나 과자를 사 주지 말고 반드시 잡지를 사 주도록 하십시오.”
 
1923년 5월 1일 제1회 어린이날 선언문 중 일부이다. 세계에서 가장 먼저 생긴 어린이 헌장이라 할 수 있다. 이 글에서는 국제아동권리선언보다 1년 앞서 어린이가 잡지를 읽어야 하는 이유를 어린이의 권리로 밝히고 있다. 방정환 선생은‘어린이날’을 정하면서 어린이의 정서 함양과 윤리적 대우와 사회적 지위를 향상시키기 위한 구체적 운동을 벌이기 위해 잡지 <어린이>를 1923년 3월 펴냈다. 우리 역사상 최초로 어린이를 위한 잡지이다. 어떻게 하면 조선의 소년 소녀가 다 같이 좋은 사람이 되게 할까에 관심을 가졌던 방정환 선생은 “<어린이> 발간 목적은 어린이들에게 성인들의 가치관이나 생각을 주입시키기 위한 것이 아니고 그들 어린이의 마음속에 내재되어 있는 착한 성품을 그대로 길러주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흔히 도서관에서는 시공을 초월하여 인류가 축적해 온 삶의 고민과 흔적들을 담은 자료들을 비치하기 마련이다. 더욱이 학교도서관이라면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은 잡지를 둬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잡지는 동시대 구성원들이 각자의 관심에 따라 자기 생각을 가장 잘 표출하고, 타인에게 말 걸고, 서로 의견을 잘 나눌 수 있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영화 <동주>에서 윤동주는 시인을 꿈꾸며 늘 시를 썼다. 일제는 자기 이름도 말도 못 쓰게 했지만 생각마저 막을 수는 없었다. 윤동주는 당대를 살아가면서 자기 삶과 이웃과 사회 그리고 주변의 여러 가지 것들에 관심을 가졌다. “세상을 변화시키지 못할 거면 문학이 무슨 소용이 있어.” 라는 사촌이자 친구인 송몽규의 말에 윤동주는 시가 “자기 생각을 펼치기에 부족하지 않다.”라며 자기 생각을 시로 표현했다. 윤동주는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세상을 향해 시로 말을 걸었고 반응해 주길 바랬다. 그 통로가 잡지였던 것이다.
 
우리가 잡지를 만들고 본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가 현재를 살아가는 다양한 삶과 만나는 일이다. 잡지 속엔 사람들의 다채로운 삶의 이야기들이 녹아 있고, 그때그때 사회 이슈들이 다뤄진다. 잡지를 읽다 보면, 나와 내가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는지, 또 이웃은 어떠한 사람들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잡지는 나와 세상을 잇는 소통의 도구인 셈이다.
 
잡지의 종류는 사람들 수만큼 다양하다. 학교도서관에 다양한 잡지가 구비돼 있다면, 학생들이 그만큼 세상의 많은 사람들과 연결될 수 있을 것이다. 특별히 관심 있는 분야를 찾아 읽다 보면, 어린이·청소년들이 스스로의 가능성을 발견해 능력을 발현할 수 있을 것이다. 종합잡지를 읽다 보면, 정치 이슈나 문학, 음악, 미술, 음식, 건축, 과학, 여행 등으로 좀 더 관심이 깊어지거나 확장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의 이용자는 교사, 학생, 학부모이다. 그들이 동시대에 살고 있으면서 잡지에서 그때그때 다루는 사회 분야와 그 현상에 대해 각자의 관점으로 관심을 가지며 소통할 수 있는 매개체가 잡지이다.
 
잡지는 지금을 사는 사회 구성원들의 생각들을 모아 놓은 것으로서, 그로부터 자신의 생각을 확장하고 타인과 소통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잡지를 볼 수 있는 도서관의 환경은 녹록치 못하다. 특히 어린이 잡지는 종류도 많지 않을 뿐더러, 어린이의 생각을 담기보다는 어린이에게 가르치려 드는 어른들의 의도가 담긴 것들이 대부분이다. 디지털 시대로 나아가는 시장에 발맞춘다는 이유로, 오프라인 매체를 폐간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학교장과 생각이 맞지 않으면 학교도서관에 두는 것에서 제외당하기도 한다. 잡지에 만화가 많다는 이유로 곱지 않은 시선을 던지는 것도 예사다.
 
그러나 학습에 쫓겨 도서관을 이용하는 시간조차 넉넉히 허락되지 않은 학생들은 입장이 다르다. 도서관에 잡지가 들어올 날을 기다리는가하면 쉬는 시간을 이용해 그나마 빨리 읽는 것이 가능한 만화를 자주 찾는다. 아이들에게 잡지를 접하는 것은 기다림 그 자체다. 계간, 월간, 혹은 주간으로 나오기 때문에 그 정도의 호흡으로 음미하고 기다리는 것이다. 이번에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하며 기다렸다가 만나서 갖는 관심과 호기심은 문학책을 고르고 그 속에서 다른 삶을 만나는 즐거움과 또 다르다.
학교도서관 나아가 공공도서관에서 잡지를 구입해 줘야 잡지가 원활히 나올 수 있다. 다양한 잡지를 볼 수 있을 때에야 어린이·청소년이 어디든 관심을 가질 수 있다. 다양한 학생들이 모인 만큼 잡지 역시 다양하게 구비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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