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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 세계시민교육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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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5-31 09:34 조회 6,402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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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시민교육은
삶의 맥락 속에서 이뤄져야 한다
-세계시민교육의 개념과 의미

정용주 <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
 
 
세계에 대한 관심을 왜 가져야 할까?
박근혜 대통령 탄핵과 보궐선거로 치러진 19대 대통령 선거가 끝났다.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 내내 여러 가지 공약이 발표되었는데, 이 가운데 논쟁적인 이슈는 사드 배치와 북핵의 평화적 해결, 그리고 미세먼지 대책이었다. 이 주제들이 가지는 공통점은 한 국가 내에서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한 국가의 이익만이 아니라 협동과 공존의 관계로 서로를 인식하면서, 타자의 윤리를 가지는 것과 연결되는 세계시민교육의 주제들이다. 많은 주제들이 이러한
복합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 세계적으로 이슈가 되는 브랙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중심주의, 시리아의 난민 문제, 메르스(MERS, 중동 호흡기증후군), 그리스 금융 위기 등은 유기체의 한쪽이 무너지면 다른 쪽도 더불어 무너지는 사회 구조 속에 사람들이 살고 있음을 의미한다. 따라서 이러한 일들은 한 국가만의 정의를 구현하고 협력하는 것을 넘어서서, 지구촌 전체가 경쟁의 사회를 넘어 나눔과 봉사의 가치가 대두되는 세계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세계시민교육과 연결된다.
참여자로서의 시민
세계 각국은 서로 다른 역사적 궤적과 정치, 경제, 사회 문화적 특수성을 가지고 있지만 공통적으로 인간의 존엄성에 대한 존중과 인정을 사회 구성체의 기본 전제로 수용하고 있다. 국민국가의 시민으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지닌 개인
은 세계시민사회의 시민으로서의 지위와 역할을 부여받게 되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개인의 일상적 활동 무대가 지구 차원으로 커짐은 물론 사람들은 인권, 범죄, 환경, 분쟁, 기아 등과 관련된 전 지구 차원의 문제와 현안에 대한
관심과 참여를 요구받게 되었다. 바로 이러한 맥락에서 세계시민교육은 세계시민사회의 변화에 대해서 ‘관망자’가 아니라 세계 공동체에 개입하고 활동하는 ‘참여자’로서의 시민을 강조하기에 중요하다.
현대 사회는 세계화 혹은 지구화란 단어에 익숙한 시대이다. 따라서 2015 개정교육과정을 포함해, 시도 교육청에서 세계시민교육 교재를 개발하여 보급하는 등 최근 세계화에 대한 여러 분야에서의 관심이 급증하고 있다. 세계화에 관한 다양한 관점을 통한 접근도 두터워졌다. 이는 공동체 사회의 확장이 선택의 문제가 아닌 필연적 추세임을 반영하는 것이다.
세계화의 의미와 개념
그렇다면 어떠한 맥락에서 세계화가 진전되며, 세계화의 의미와 개념은 무엇일까? 경제적 관점에서 세계화란 자연스러운 것이다. 경제 자체가 이윤을 달성하기 위한 자본의 흐름과 관련되기에 한 국가의 국경에서 기업과 자본이 국경을 가로지르는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인다. 그래서 경제적 세계화를 지식사회, 정보화시대, 신경제사회 등의 용어로 일컫기도 한다. 초국적 기업이 등장하고 글로벌 상품 체인이 확장되면서 경제적 세계화는 점점 더 뚜렷하게 가시화되고 있다. 세계화 시대에 국가와 국민의 관계는 주권국가 간의 관계로 확장된다. 주권국가 간에는 대립과 경쟁 체제보다 전지구적 차원의 협력과 신뢰, 상호 연대를 바탕으로 모든 나라의 국민들이 세계시민으로 자유권적 기본권을 보장하는 것을 매우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
이에 따라 국가에서는 정부를 구성하듯이 유엔, 유니세프 등 정부 간 기구, 그린피스, 적십자, 국경없는 의사회, 지구환경 네트워크와 같은 비정부 기구를 설립해 인권, 기후 변화, 환경 문제에 국가적 경계를 넘어 공동으로 대응하려고
한다. 교육은 이러한 측면에 연결되면서 기부하고 참여하는 활동에 결합한다.
세계화는 문화적 측면이 정치적, 경제적 세계화보다 근본적이다. 인류는 본래 노마드적 존재이자 국경을 넘어 자유롭게 이동하며 교류하는 존재다. 오늘날의 국가 없는 존재로서 어떤 국가의 보호도 받지 못하는 난민을 지칭하는 디아스포라와 구별하여, 국적에 상관없이 고유하게 형성된 문화를 교류하며 의사소통하고 국적을 넘어선 집합적 정체성을 형성하는 존재다. 이는 문화적 세계화와도 연결된다. 오늘날에도 국경을 넘어 음악, 영화, 음식 등의 문화적 교류는 점점 더 일상이 되었다. 특히 다양한 여행을 통해 문화적 교류가 진행되면서 각각의 고유한 문화는 뒤섞인다.
무의미해진 국경
세계화는 연결의 문제와 관련이 있다. 영국의 사회학자 기든스에 따르면, 세계화는 상대적으로 부유한 사회들과 상대적으로 가난한 개발도상국의 사회를 연결시킨다고 보았다. 이를 통해 지속 가능한 경제 발전을 구현하고 지구환경
보호, 개발도상국 발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았다. 이러한 연결 관계는 현대사회에서 국가 단위가 아닌 개인의 차원에서도 가능하다. 예전에는 국가 단위 혹은 기관 단위로 세계적 연결 관계가 이뤄졌지만, 오늘날에는 통신기술의 발달과 더불어 지리적·공간적 경계가 유연해지면서 개인적 차원의 세계적 관계 맺기가 용이해졌다. 이를테면 SNS를 통한 친구 사귀기를 할 때에 국경은 무의미해졌고, 개발도상국 어린이들을 위한 후원에도 일대일 연계가 가능해졌다. 세계화라는 개념은 거대 관념이며 사회 각 부분적 관점들을 포함한다.
즉 사회적 만남과 상호작용에 있어서 개인적 측면과 집단적 측면의 관계적 부분에서 시간과 공간적 경계를 무너뜨리고 지구적 범위에서 포괄적으로 행해지는 모든 것들을 세계화라고 할 수 있다. 유동하는 현대 사회는 고정된 것이 없다. 따라서 원자화된 개인들(사람이 혼자 고립될 수 없는 상태)의 집합이 사회를 구성하고 이끌어나가는데, 이러한 상호작용과 관계 맺기의 가능성이 확장된 사회를 ‘세계화되었다’라고 할 수 있다.
지금의 세계시민
세계시민이란 말은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디오게네스가 자신을 일컬어 ‘세계의 시민’이라고 말한 것에서부터 등장했다. 세계가 하나의 활동 공간으로 가능해지면서 세계시민의 개념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개인은 다시금 ‘나는 누구인
가?’라는 정체성의 물음 앞에 서게 되고 과거 자신을 든든히 지켜 주고 확고한 신념으로 여겨졌던 국민국가의 정체성 외에 다른 정체성을 필요로 하게 된다. 기술과 통신의 발달은 사람들의 시선을 확장하게 하고, 시공간을 초월한 이동이 자유로운 유동 사회로 이끌었다. 국가 간 경계가 유연해지고 개인은 해방을 통한 자유를 얻었지만, 권리를 가지기보다는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게 되었다. 이제 사람들에게 요구되는 것은 협력을 통한 네트워크 형성이다. 이를 위해 국민국가 구성원으로서 정체성을 넘어 세계시민으로서 정체성과 역할 발현이 필요하다.
국민국가의 등장과 함께 국가 권력은 절대적 주권을 행사하는 영토적 경계 내에서 역사적, 의식적 규정을 통해 정체성을 만든 뒤 일상생활 영역에서 특정 국가의 국민 자질을 발굴하여 끊임없이 사람들을 길들이고자 했다. 이러한 맥
락에서 볼 때 민족주의, 민족국가, 민족 모두 18세기 말 산업혁명에 의해 생겨난 근대 문명의 산물이다.
국가는 국경이라는 지리적 경계를 빌미로 이방인이라는 타자를 설정하여, 국민이라는 정체성을 개인에게 씌우며 애국심이라는 충성을 요구했다. 그러나 민족은 아무도 민족 내부의 모든 사람을 알 수 없고 민족의 통일성은 가정되
거나 상상된 것이다. 즉 국민으로서 정체성은 안전한 경계 안에서 공존·공생이라는 규범 아래 이방인을 의식적으로 밀어내는 것과 유사하다.
세계화는 이러한 패러다임의 전환을 의미한다. 즉 세계화된 사회는 공적 공간의 안전망을 풀어헤치고 다채로운 다양성이 공존하는 공간이다. 국민으로서 지위가 느슨해지면서, 사람들은 서로에게 더 개방적이고 반성적인 방식으로
삶을 살아가도록 지속적으로 강제한다. 따라서 세계화로부터 발원하는 다차원적인 문제들에 대응하고 해결 방안을 제시해야 한다.
세계시민의식의 형성
세계화 시대의 등장과 근대 개인의 해방은 네트워크 형성을 통한 세계 공동의 가치관을 필요로 하며 이에 따라 세계시민의식 개념이 대두된다. 즉 세계화 시대는 사회적 성찰성(social reflexivity)이 커져 개인의 생각이 자유로워지고 이에 대한 의견이 다양해짐에 따라 사적 개인의 의견이 공론화되는 시대이므로 세계시민적 의식이 요구된다.
사회는 관점에 따라 국제법을 공유하는 국제사회(international society), 시장을 중심으로 세계를 하나로 통합하는 세계사회(world society), 개인과 시민사회의 보편성을 공유하는 지구시민사회(global society)로 구분했다. 정치적 영
역에서 국제법을 공유하는 사회에서는 국가 중심의 평화 체계의 지속이 규범이 되고, 시장을 중심으로 통합하는 사회에서는 시장원리가 규범이 되어 개인 간 행위와 국가 간 관계가 자유와 경쟁이라는 시장의 논리에 따라 규율된다.
이와 달리 지구시민사회는 정의를 규범으로 개인과 시민사회의 보편성을 공유하면서, 정의를 위해 함께 연대하고 저항하며 실천하는 것이 중심 규범이 된다. 이를 종합해볼 때 통일된 세계시민에 대한 정의는 존재하지 않다. 그러나
경제적, 정치적, 문화적으로 세계화된 접촉, 또는 관계적 연결의 범위와 가능성이 확장된 사회를 세계사회로 조작적 정의를 내릴 수 있다.
세계화로 인해 세계사회가 등장했다는 것은 객관적 현실이고, 상호작용할 수 있는 영역의 범위가 확장됨에 따라 공유와 협동의 가치가 대두되고 있는것도 현실이다. 여기에 더해 통신기술의 발달은 개인의 행위를 통해 커뮤니케이
션의 도달 가능한 공간적 테두리가 확장되는 결과를 가져왔다. 개인의 행위가 전 세계적으로 파급이 가능한 시대가 열렸고 국가의 영향력은 상대적으로 약화되었다. 인간은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존재감이 부각되었고 이에 따라 사
람들에게 국가와 시장, 정치사회와 대비되는 초국가적이고 국제적인 공간 속에서 높은 도덕성을 가지고 활동할 수 있는 바람직한 시민으로서의 덕목이 요구된다. 이것을 세계시민의식이라고 말할 수 있다.
즉 세계시민의식이란 더불어 살아가고자 하는 의식의 형성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열린 공동체 형성을 통해 서로 교류하고 공감하면서 세계시민이라는 새로운 정체성 형성을 통해 또 다른 창조적 문화를 만들어내기 위한 기본 전
체적 가치라고 할 수 있다. 조작적 정의에 따르면, 세계시민의식은 국가 안에서의 시민과 국가 밖에서의 시민으로 구분되는 것이 아니라, 연속적 개념으로 바라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세계시민의식을 구성하는 요소를 국가 시민의식
(state citizenship)과 세계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으로 구분하는 것이 아니라, 두 시민의식을 규정하는 부류는 중첩 함의(overlapping consensus)되어 있다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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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이어존(Gerzon)의 시민의식의 분류를 살펴보면 세계시민교육은 민주시민교육과 별도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지구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세계시민의식(global citizenship)을 포함하여 세계시민으로서 기본 자질을 갖추는 활동
이 국가 내에서의 민주시민교육과 통합하여 접근해야 한다. 다시 말해 개인들의 인식 수준을 높이면, 외부 세계에서 보다 효과적이고 영향력 있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 있고,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나면 인류 또는 지구촌의 안정과 지속을 위한 일이 곧 나의 일임을 알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사람들은 세계 사회를 가능성이 확장되는 사회로 인식하고 관계를 통해 신뢰를 기반으로 협력이 이루어지게 된다.
타인을 이해하는 감수성 기르기
지금은 국가를 단위로 한 시민교육만으로 평화, 정의, 경제적 불평등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 사회다. 세계시민교육이 민주시민교육과 중첩되어 있는 것처럼 세계시민교육과 관련하여 별도의 교육법이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민주시민교육이 학생들의 삶의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하듯이 세계시민교육도 삶의 맥락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세계시민교육을 대할 때에 삶의 맥락에서 세계를 발견하고 난민, 브랙시크, 미세먼지, 사드를 포함한 여러 과제들에 관심을 가지고 연대하며 협력하여 해결하려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무엇보다 아이들에게 세계시민과 관련한 책을
다양하게 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문화, 이주노동자와 관련한 동화, 책들을 학생들이 읽으면서 세계시민의식을 기르고 감수성을 형성하도록 세계시민교육 관련 부스를 만들거나 마을교육과 연계하여 학교가 도서관 활
용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육과정과 연계한 도서관 세계시민교육을 진행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서로를 이해하고 끌어안는 일상 속 수업
-인천 청량초의 여행아이와 손&발 프로젝트

김민경 인천시교육청 공보담당관 장학사
 
세계시민교육은 민주주의 교육의 다른 이름이다. 시민교육이라는 범주로 더 포괄적 의미를 내포하는 것이다. 세계시민교육을 국제교류, 국제이해교육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하는 오류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세계시민교육은 교육을
통해 전달되는 지식과 내용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무엇’을 가르치는가 하는 문제만큼 ‘어떻게’ 교육할 것인가의 문제는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학습자들이 비판적 관점 및 통합적 사고를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지식을 전수받는 것이 아니라 대화와 탐구를 기반으로 한 교수학습 원칙과 소통과 협업 능력 배양을 위해 협동적 학습 방법, 학습자 중심의 참여적 학습을 중점적으로 해야 한다.
이는 문법이나 구구단처럼 가르칠 수는 없다. 삶 속에서 성숙된 시민으로 살아가는 것을 직접 경험하고 체험함으로써만 민주주의를 배울 수 있다.(장은주, 『시민교육이 희망이다』) 민주주의가 가장 기본적인 삶의 양식이 되게끔 어린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민주주의를 경험하고 실천하기 위한 역량을 길러야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왜 성숙한 민주시민의 문화를 가지지 못하고 있을까?’ 하는 근본적인 질문을 할 수 있다. 그 해답은 학교 교육이 지나온 과정을 다시금 되돌아보면 알 수 있을 것이다. 기성세대의 어린 시절과 학교 경험이 민주주의, 미래사회, 세계시민과 어떤 관계성을 갖고 있는지 세밀히 들여다보고 우리 스스로를 탐색해 봐야 발전이 가능한 미래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이다.
나와 세계시민교육
세계시민을 떠올리기 전에 ‘나’라는 존재 자체에 의문을 가져야 한다. ‘나’라는 존재의 의미는 무엇이며 왜 살아가는지, 무엇을 하기 위한 존재인지, 나의 생각은 어디에서 생겨나고 성장하고 있는 것인지 내면을 깊이 들여다보아야 한다.
비고츠키는 『관계의 교육학, 비고츠키』에서 인간은 관계를 통해 성장하고 생각을 키워간다고 했다. 관계가 없다면 인간의 모습을 갖기 어렵다는 것이다. 우리는 산업사회와 지식기반의 사회를 지나 12시간이면 지구 반대편으로 갈 수 있는 글로벌한 사회에 살고 있다. 세계가 1일 생활권이고, 다른 나라의 실시간 뉴스를 바로 알아볼 수 있다. 이렇듯 나의 생각, 우리 행동이 우리 주변을 넘어 지구 반대편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점에 세계시민의 의미를 확인
할 수 있다.
우리가 사용하는 전기, 매일 마시는 물, 심지어 공기까지도 지구라는 공동의 공간 안에서 공유한다. 세계시민교육에서 중점을 두는 점이 바로 이러한 공동 공유의 생각이다. 공동 공유의 생각은 인간뿐만 아니라 모든 동식물을 포함한 지구 환경 전체 속에서 인간은 하나의 구성원으로 존재한다는 점에 가장 가치를 둔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 아니라 나 이외의 다른 것과 관계를 끊임없이 가지는 공감의 존재라고 생각하고 인간 스스로 인간의 욕망과 이기심, 다른 것들을 조정하고 다룰 수 있다는 자만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구에서 다른 동식물, 환경과 함께 더불어 살아가고 다른 존재에 대한 경외심과 소중함을 느끼는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세계시민교육의 가장 큰 가치일 것이다.
함께할 동료와 고민을 나누다
무슨 일이든 계기가 중요하다. 유네스코 학교 담당 업무를 하며 어떻게 하면 세계시민교육의 내용을 실천하고 확산시킬 수 있을지 고민이 되었다. ‘여행아이’ 동아리는 세계시민교육을 학교 안에서 시범 운영하여 추후 다른 활동을
하고자 하는 학급의 모델이 되고, 나름의 고민을 해결하고자 시작하게 되었다.
육아휴직을 마치고 복직한 후배 교사는 평소 교육활동을 열심히 했지만 학급 운영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빠르게 변화하는 교육의 흐름이 버겁다고 했다. 학생들이 서로 상호작용하며 발표와 질문도 활발히 하고 의미 있는 몰두를 하게 하기 위해 고민이 많았다. 나는 함께 실천하고 공유할 선생님을 찾고 있었고, 후배 교사와 도와가며 팀티칭을 시작하게 되었다.
여행아이 프로젝트
여행아이는 6학년 4반의 학급 프로젝트 동아리이다. 동아리 이름 공모전에서남학생 4명의 모둠에서 ‘여러분과 함께하는 행복하고 아름다운 이야기’라는 문구를 만들었을 때 학급 모두가 감동했다. 평소 그 남학생들은 학급 내에서 손꼽히는 장난꾸러기, 개구쟁이였지만 진지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동아리 이름을 발표하는 얼굴에는 장난기보다는 반짝이는 아이디어와 실천 의지가 보였다.
후배 교사에게 프로젝트 수업을 해보자고 제안했을 때 그는 반가워하고 고마워했다. 방과 후에는 둘이 교실에 모여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습자 중심의 교육활동을 구안하며 내용적 접근의 세계시민교육에 대해 공부했다. 선배 교사인 나는 교육과정 재구성이나 학습방법에 대한 멘토가 되어 주었고, 후배 교사는 그것을 함께 고민하고 새로운 아이디어를 덧붙여 가며 우리 학급에 가장 적합한 방법과 내용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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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로 알아야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다
학생들과 처음 만난 날은 6월이었다. 담임도 전담도 아닌 낯선 선생님과 함께 학생들이 생각을 나누어 줄지 겁부터 났다. 하지만 학생들과 함께 생각을 나누는 것이 핵심이기에 용기를 내어 첫 만남을 준비했다. 문제를 해결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며, 지속적인 실천을 하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이 무엇일지 서로 생각을 나누었다.
프로젝트를 진행할 때에는 서로에 대한 신뢰가 핵심이다. 6월이기 때문에 같은 반 친구들인 학생들은 서로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겉모습만 아는 것일 뿐, 진지한 대화를 나눈 경험이 없었다. 그래서 각자에 대한 정보를 카드식으로 4장을 만들어 유네스코 연수에서도 처음 활동했던 ‘친구 찾기’ 활동을 시도했다. 그 후 세계시민교육 시작을 위해 ‘우리가 생각하는 평화롭고 정의로운 세상 알기’ 활동을 했다. 활동 방법은 아래와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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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은 진지한 대화를 나누며 상대방에 대해 깊이 있게 알아보는 것의 중요성을 체험했다. 그 과정에서 낯선 선생님과 자연스럽게 어울릴 수 있고 그렇게 마음의 벽을 조금씩 낮추고 각자 자기소개를 했다.
처음 시작할 때에 ‘6월의 나의 키워드’라는 토픽으로 대화를 시작했다. 요즘 가장 많이 생각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마음을 터놓고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초등학생이라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진지하게 듣고 말했다. 다른 친구들이 그 고민을 함께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말해 주기도 했다. ‘마음 열기’는 대성공이었다. 속칭 ‘대박’이라고 표현한 학생들도 있었다. 눈물을 흘리는 학생도 있었고 서로를 이해하며 공감하는 태도를 익히기도 했다. 그날 이후 전혀 모르던 사이었던 학생들과 나는 반갑게 인사하고 미소를 나누는 사이가 되었다.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다가와서 질문을 하기도 하고 자기 생각을 말하기도 했다. 아이들은 이만큼 순수하다. 교사가 마음을 열면 학생은 그 이상의 감동을 보여 준다.
일상에서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을 실천하다
학생들과 프로젝트 전반기에 ‘우리가 생각하는 세계시민이란?’이라는 주제로 토의를 했다. 환경보호, 지구촌 살리기, 문화재 알아보고 지키기 등 다양한 이야기가 나왔는데 그중에 우리와 관련 있는 것에 순위를 매겨 보았다. 세계시민
교육은 생각하고 공유하고 실천하는 것이므로 실천을 위해서는 우리와 밀접하게 관련 있는 것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학생들에게 이유를 말해 주었다.
초등학생의 인지 수준과 범위는 넓지 않다. 6학년이라 할지라도 사고의 범위는 우리 주변에 있기 때문이다. 세계시민교육의 관점에서 우리의 책임과 권리, 우리 사회의 구조에 대한 이해 그리고 그 속에서의 적극적인 역할에 대한 것
은 내면화를 통하여 실천될 수 있기에 우리 주변, 이웃, 사회에 대한 관심과 그 수준에서의 문제 인식, 해결 방법 탐색, 실천을 해보는 것이 의미가 있다.
세계시민교육은 아동이 주변 환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의견을 표현하고, 다른 사람의 견해를 들을 수 있도록 하며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의 차이점, 자신의 선택이 다른 사람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알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Margaret Collins, 『아동을 위한 세계시민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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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발 프로젝트
아이들과 ‘우리 생활에서 가장 문제로 여겨지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가 해결할 수 있는 것에는 무엇이 있을까?’라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 보았다. 이 과정에 앞서 개인적, 주관적 문제를 배제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공동의 문제에 대한 사전 교육을 하고 실시했다. 아이들은 문제를 찾아보면서 스스로 자신들을 되돌아보고 공동체 의식 안에서 문제점을 찾아냈다.
아이들은 두 가지 문제를 이야기해 주었다. 바로 스마트폰 사용과 댓글 문제, 우리 학교 엘리베이터 사용 문제였다. 그 가운데 아이들이 엘리베이터 사용 문제를 이야기한 것이 눈에 띄었다. 이유인즉 6학년 학생들이 선생님의 눈을 피해 4층에서 내려서 5층에 있는 교실로 가거나 아프지도 않으면서 다리를 다친 것처럼 속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학생들은 스스로의 행동에 대해 반성하고 무분별하게 사용되거나 선생님과 친구들을 속이는 정직하지 못한 행동에 대한 문제점을 제기하고 그것을 바꿔가고 싶다고 했다.
아이들은 전기 에너지를 절약하고 계단 사용의 순기능을 홍보하여 사람들의 행동에 변화를 가져오게 하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또한 정직하지 못한 행동을 서로 묵인하고 속이며 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양심의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스마트폰과 엘리베이터라는 소재가 나오자 수업 중 어떤 학생이 “그거 손과 발을 바꾸면 되겠는데요?”라고 장난스럽게 말을 한 것이 계기가 되어 ‘손&발 프로젝트’가 시작되었다.
스마트폰 사용 문제에 대한 우리의 실태를 밝히기 위해 아이들에게 무분별한 속어, 은어 등을 찾고 사용된 빈도 수를채팅창에서 통계를 낸 후 서로 바르고 고운말을 사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학교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우리를 위해 고생하시는 배움터 지킴이, 급식조리종사원, 보건 선생님, 영양 선생님 등 고마우신 분들께 감사의 손 편지를 쓰기도 했다. 발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학교에 칼로리 계단을 설치하여 우리가 한 계단씩 올라갈 때마다 건강해진다는 순기능을 밝히는 캠페인을 펼치기도 했다.
프로젝트 수업, 학생 중심의 수업은 과정 중 생기는 변수에 따라 진행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학생들은 활동하면서 스스로 생각하고 새로운 이름을 지어내며 의미를 부여한다. 이는 세계시민교육이 바라는 참 모습이다.
풍부한 공감과 정확한 비판력 기르기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하는 선생님은 공감 능력, 대인관계 능력, 비판적 사고력, 창의력과 같은 능력과 인내심과 여유, 긍정적인 태도, 높은 자기 효능감이 필요하다. 공감하지 않으면 독선이 되며 이는 다른 사람과의 관계를 망가뜨린다.
그러나 단순히 공감만 하게 되면 추종자가 되거나 잘못된 것을 수용하게 되므로 비판적 사고력을 가지고 예민하게 관찰해야 한다.
또한 다른 사람, 학생들과 함께 세계시민교육을 실천해야 한다. 교사는 가르치는 학생과 실천하는 것을 포함하여 주변의 교사들, 지역사회, 학부모와 함께 세계시민 교육을 가장 평범하게 실천해야 한다. 공동의 문제는 공동의
합의와 분위기, 문화에 따라 변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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