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 [함께 읽는 사람들] 생각이 선물이 되는 곳, 생각을 릴레이하는 생선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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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9-30 04:58 조회 9,260회 댓글 0건본문
청주 시립상당도서관 외벽에는 이런 글이 걸려 있다. “세상을 읽는 힘! 미래를 이끄는 힘!” 바로 책의 힘이요, 문화(文化)의 힘이다. 세계기록유산 유네스코 직지의 고장 청주.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가 발명된 곳이며, 지식문화를 이끈 책을 사랑하는 문화도시이다. 그러나 청주시민의 36%가 1년 동안 한 권의 책도 읽지 않는다는 뉴스보도에 경각심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독서토론 진행과 운영에 대한 교육은 받지 않았지만 독서에 대한 동기부여와 책을 통해 가치 있는 생각 선물(줄여서 생선)을 소통하고 릴레이하자는 뜻으로 2011년부터 생선가게 독서모임을 시작하였다.
정혜선 생선가게 독서모임 운영자
한 번 들으면 누구도 잊지 않는 모임명
생각을 선물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는 김태원 작가의 책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책의 뜻을 릴레이하는 김태원씨에게 생선가게 이름을 써도 되는지 메일을 드렸고, 오른쪽과 같은 답장이 도착했다.
이렇게 시작한 생선가게 독서토론은 주 1회, 저녁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북카페를 빌려 진행하였다. 토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인원이 10명 이상 되면 분반하여 호점을 늘렸는데, 어느덧 5호점 운영을 앞두고 있다. 처음 시작은 미약하다는 말처럼 생선가게의 첫 시작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독서토론 커리큘럼은 어떻게 계획해야 하는지, 효과적인 운영방안은 뭔지, 회원은 어떻게 모으는지 마치 맨주먹으로 밭을 일구는 심정이었다.
우선 주변 지인들에게 생선가게의 목적과 취지를 알렸고 모임 참석 동의를 얻었다. 주로 20대에서 30대 중반(대학생과 직장인 비율이 높음)으로 독서토론을 경험하지 않은 네 명이 첫 모임을 열었고, 주제를 정해 서로 다른 책을 읽고 내용을 요약한 독서노트와 느낀 점을 공유하였다. 모임 경험이 쌓이고, 운영진 피드백을 하며 모임은 점점 탄탄해져갔다.
생선가게의 독서토론은 이렇다
토론 진행자가 한 달 커리큘럼을 인터넷 게시판과 SNS 메신저를 통해 사전 공지한다. 토론 주제는 자유이다. 토론 진행자가 주제제시를 하지 않고, 한 주 동안 각자 읽은 책을 나누는 방법이다. 한 예로 ‘책, TV를 만나다’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겠다고 생각한 소설을 소개한다거나 인물 관계도 간단하게 그려오기, 내가 뽑은 가상 캐스팅 배우(누구나 알수 있도록 한국배우로) 등 흥미로운 활동을 한다.
그리고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토론하는 ‘One Book 토론’이 있는데 출판사,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지원받기도 한다. 한 작가를 선정해 각자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읽고 토론하는 ‘One Writer 토론’은 생선 빛깔(생선들의 빛나는 칼럼)을 작성하여 신문사에 기고하기도 하였다. 그 밖에 독서토론 이외의 활동에는 ‘One Day’ 강연(전문가 초청강연, 생선가게 멤버 스피치), 문화공연 관람(음악회, 뮤지컬, 강연회, 도서전), 문학기행, 북 페스티벌 등의 활동을 진행하였다.
독서토론노트 작성의 중요성
밀실독서에 비해 광장독서(독서토론)가 유익한 것은 책을 통해 얻은 생각이 내 안에만 머물지 않고, 토론 멤버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책 내용과 책 속에 담긴 철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고 사유하는 과정이 있다는 것이다. 책 내용과 단편의 정보들만 기억하는 웹 검색 엔진 수준을 넘어 정보를 관찰하고, 이미지화하고, 검증하는 과정 중에 나만의 통찰력(인사이트)과 기발한 창의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토론 후 책을 덮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토론노트를 써서 책에서 감명 받았던 것, 소통하며 얻은 다른 멤버의 인사이트를 노트에 작성한다. 독서 토론노트가 한 페이지 채워져 갈 때마다 책을 대하는 나의 성실함에 뿌듯해지고,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 실력이 점점 자라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완성된 노트는 진행자가 걷어 카페 게시판에 올린다. 독서토론노트는 모임의 포토폴리오 역할도 한다.
생선의 꿈
생선가게의 기대와 꿈은 생선가게 100호점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의 지식사회는 생각하는 사람이 이끌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었지만 외롭다”는 TED강의 제목처럼 외로운 밀실을 벗어나 소통하는 광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을 선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래도록 글을 마음에 품어 사색하지 않고 내뱉는 말은 ‘울림’을 줄 수 없다. 생선가게 멤버들이 책과의 만남으로 얻은 희망과 위로의 경험을 들으면서, 살아 움직이는 글이 어떤 것인지 지식과 지혜의 차이는 무엇인지다시 깨닫고 느끼게 되었다. 이처럼 텍스트를 넘어 책의 마음을 간직한 사람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그래서 누구보다 공부로 자신을 초달했던 군왕과 책사들도 자신의 천재성에만 기대지 않고, 여행을 통해 현인들을 만나 대화하기를 즐거워했다고 한다.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지켜봐주는 것. 이것이 사랑 아닐까? 생선가게에서 생선님들과의 우정을 오래도록 함께하여 그들의 꿈과 자아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봐주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이 작게나마 독서문화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으로 기쁠 것이다.
정혜선 생선가게 독서모임 운영자
한 번 들으면 누구도 잊지 않는 모임명
생각을 선물한다는 기발한 아이디어는 김태원 작가의 책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에서 영향을 받은 것이다. 이 책의 뜻을 릴레이하는 김태원씨에게 생선가게 이름을 써도 되는지 메일을 드렸고, 오른쪽과 같은 답장이 도착했다.
이렇게 시작한 생선가게 독서토론은 주 1회, 저녁 7시 30분부터 10시까지 북카페를 빌려 진행하였다. 토론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인원이 10명 이상 되면 분반하여 호점을 늘렸는데, 어느덧 5호점 운영을 앞두고 있다. 처음 시작은 미약하다는 말처럼 생선가게의 첫 시작에도 어려움이 많았다. 독서토론 커리큘럼은 어떻게 계획해야 하는지, 효과적인 운영방안은 뭔지, 회원은 어떻게 모으는지 마치 맨주먹으로 밭을 일구는 심정이었다.
우선 주변 지인들에게 생선가게의 목적과 취지를 알렸고 모임 참석 동의를 얻었다. 주로 20대에서 30대 중반(대학생과 직장인 비율이 높음)으로 독서토론을 경험하지 않은 네 명이 첫 모임을 열었고, 주제를 정해 서로 다른 책을 읽고 내용을 요약한 독서노트와 느낀 점을 공유하였다. 모임 경험이 쌓이고, 운영진 피드백을 하며 모임은 점점 탄탄해져갔다.
생선가게의 독서토론은 이렇다
토론 진행자가 한 달 커리큘럼을 인터넷 게시판과 SNS 메신저를 통해 사전 공지한다. 토론 주제는 자유이다. 토론 진행자가 주제제시를 하지 않고, 한 주 동안 각자 읽은 책을 나누는 방법이다. 한 예로 ‘책, TV를 만나다’를 주제로 한 토론에서는 드라마나 영화로 만들어져도 좋겠다고 생각한 소설을 소개한다거나 인물 관계도 간단하게 그려오기, 내가 뽑은 가상 캐스팅 배우(누구나 알수 있도록 한국배우로) 등 흥미로운 활동을 한다.
그리고 한 권의 책을 선정해 함께 읽고 토론하는 ‘One Book 토론’이 있는데 출판사, 작은도서관에서 책을 지원받기도 한다. 한 작가를 선정해 각자 마음에 드는 작품들을 읽고 토론하는 ‘One Writer 토론’은 생선 빛깔(생선들의 빛나는 칼럼)을 작성하여 신문사에 기고하기도 하였다. 그 밖에 독서토론 이외의 활동에는 ‘One Day’ 강연(전문가 초청강연, 생선가게 멤버 스피치), 문화공연 관람(음악회, 뮤지컬, 강연회, 도서전), 문학기행, 북 페스티벌 등의 활동을 진행하였다.
독서토론노트 작성의 중요성
밀실독서에 비해 광장독서(독서토론)가 유익한 것은 책을 통해 얻은 생각이 내 안에만 머물지 않고, 토론 멤버들에게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책 내용과 책 속에 담긴 철학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고민하고 사유하는 과정이 있다는 것이다. 책 내용과 단편의 정보들만 기억하는 웹 검색 엔진 수준을 넘어 정보를 관찰하고, 이미지화하고, 검증하는 과정 중에 나만의 통찰력(인사이트)과 기발한 창의력을 갖게 된다.
그리고 토론 후 책을 덮는 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 자리에서 토론노트를 써서 책에서 감명 받았던 것, 소통하며 얻은 다른 멤버의 인사이트를 노트에 작성한다. 독서 토론노트가 한 페이지 채워져 갈 때마다 책을 대하는 나의 성실함에 뿌듯해지고, 생각을 표현하는 글쓰기 실력이 점점 자라나고 있음을 느끼게 된다. 완성된 노트는 진행자가 걷어 카페 게시판에 올린다. 독서토론노트는 모임의 포토폴리오 역할도 한다.
생선의 꿈
생선가게의 기대와 꿈은 생선가게 100호점을 만드는 것이다. 앞으로의 지식사회는 생각하는 사람이 이끌 것이다. "(스마트폰으로) 연결되었지만 외롭다”는 TED강의 제목처럼 외로운 밀실을 벗어나 소통하는 광장에서 많은 시민들이 함께 책을 읽고 토론하고, 생각을 선물한다면 얼마나 좋을까.
오래도록 글을 마음에 품어 사색하지 않고 내뱉는 말은 ‘울림’을 줄 수 없다. 생선가게 멤버들이 책과의 만남으로 얻은 희망과 위로의 경험을 들으면서, 살아 움직이는 글이 어떤 것인지 지식과 지혜의 차이는 무엇인지다시 깨닫고 느끼게 되었다. 이처럼 텍스트를 넘어 책의 마음을 간직한 사람과 만나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 그래서 누구보다 공부로 자신을 초달했던 군왕과 책사들도 자신의 천재성에만 기대지 않고, 여행을 통해 현인들을 만나 대화하기를 즐거워했다고 한다.
관심을 갖고 그 사람이 꿈을 이루는 과정을 지켜봐주는 것. 이것이 사랑 아닐까? 생선가게에서 생선님들과의 우정을 오래도록 함께하여 그들의 꿈과 자아가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지켜봐주고 싶다^^ 그리고 이러한 관심이 작게나마 독서문화를 살리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참으로 기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