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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 [방방곡곡 사서人 인터뷰] 김경임 김해 신어초 사서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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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01-13 11:21 조회 8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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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 다른 우리를

안아주는 도서관  

김경임 사서와의 만남

 


인터뷰·사진 김상화 기자


나눔을 실천할 때 시간과 돈보다 많이 쓰이는 게 있다. 마음이다. 그래

서 가진 게 적더라도 마음 쓰는 법만 알면 누구라도 나눔의 첫발을 뗀

다. 김경임 사서는 아이들 곁에서 그 첫발의 시작점을 알려주는 사람.

방황하는 아이들은 책 읽어 주기 봉사로 이끌고, 독서토론 연계활동도

나눔에 중심을 두고, 2025년 10월부터는 동아리 아이들과 함께 동시

를 낭독하고 녹음해 시각장애인에게 들려주는 봉사를 시작했단다. 늘

어른의 도움을 받던 아이들, 다른 친구들에게 민폐를 끼친다며 분리돼

야 했던 아이들 모두를 차근차근‘ 무엇이든 나눌 수 있는 존재’로 다시

호명하는 김 사서. 학교도서관에서 펼치는 그의 부단한 마음 쓰기는

‘인격을 길러 준다’는 교육의 참뜻과 같은 동심원을 그리고 있었다. 한

편 한 해 동안 자폐가 있는 학생과 방과후 독서활동을 하며 느낀 바를

전하는 그의 이야기엔 차별을 허무는 도서관에 사랑이 필요한 이유가

빼곡했다. 나눔과 사랑으로 점철된 도서관. 어쩐지, 폭 안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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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이 너무 좋아서 사서를 천직으로 느끼신다 하셨지요. 궁금해지더라고요. 선생님 인생에 책이 성큼(!) 스며든 첫 순간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담임선생님께서 매일 아침 동화책을 읽어 주셨는데요. 읽어 주시다가 끝까지 안 읽어 주시고 딱 (일정) 시간이 되면 이야기를 끊으셨어요. 그래서 당시 뒷이야기가 너무 궁금하고 상상력이 막 자극돼서 빨리 내일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때부터 책이 너무 좋아져서 매일 책방에 가서 살았어요. 당시엔 학교도서관은 물론 동네에도 공공도서관이 없었거든요. 또 뭔갈 잘하면 선생님께서 책을 선물로 주셨는데요. 그걸 받으려고 부단히 애쓰며 학교생활을 즐겁게 했던 기억이 나요. (기자: 그때 그 책제목이 기억나실까요?) 정확하게 기억이 안 나는데, 학교 속 귀신 이야기였어요. 찾아보려 했는데 못 찾았어요. 다만 그 시간 덕분에 지금 저도 아이들에게 매일 책을 읽어 주고 있어요. 점심시간마다 아이들이 와서 책을 한 권 고르면 읽어 줘요. (기자: 내가 정말 좋았기에 다시 나누게 된 거네요.) 맞아요.



2007년 근무 첫해부터 2020년까지 사실 중등에 더 오래 계셨는데요. 중학교 근무 시절 가장 기억에 남는 학생이 있다면요?

근무 첫해 학교가 남중이었는데요. 학교에 상담실이 없어서 교실에서 온갖 문제를 일으켜 분리된 아이들이 다 도서관에 왔었어요. 그때의 아이들 기억이 많이 나요. 교실에서부터 받아 주지 않는 아이들이어서 처음 도서관에 왔을 때 제가 다가가려 해도 아이들이 마음에 벽을 세우고 있는 게 느껴졌었거든요. 그때 이 아이들이 마음 붙일 곳이 있어야 학교에 제대로 나올 수 있겠다 싶어서 제가 몇 년을 도서관에 매일 데리고 있었어요. 처음에는 마음을 잘 안 여니까 그냥 이야기 들어 주고, 툭툭 질문만 던지고 그랬어요. 그래도 그때뿐이거든요? 그러다 서로 좀 친해지게 된 계기가 책 읽고 이야기를 나누던 중 아이의 마음을 우연히 듣게 된 순간이었어요. 그때 어떤 라포가 처음 형성됐던 것 같아요. 그 후로 아이들 데리고 많은 활동을 했어요. 노래 부르는 걸 좋아한대서 버스킹 공연도 해 보고, 노인정에 그림책 읽어 주는 봉사 등 여러 봉사도 많이 다녔어요. 남들 앞에서 내가 뭔가 나눌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경험, 그런 기억을 남겨 주고 싶었거든요. 가끔은 궁금해요. 그때 그 방황하던 아이들이 요즘은 어떻게 지내는지. 전에 스키장 갔다가 한 번 만난 적은 있어요. 키가 훌쩍 자라서 알바를 하고 있어서 저는 못 알아봤는데 먼저 알아봐 주더라고요. 너무 고마웠어요. 잘 컸구나 싶어서. 그때 그 외에는 독서 토론을 연결해 진행했던 프로젝트 활동들이 기억에 많이 남아요. 그때도 늘 나눔과 기부, 봉사, 캠페인 활동을 중심에 두고 했었거든요. 당시 함께 했던 아이들은 모두 잘 성장해서 지금도 연락하며 만나곤해요. 사서가 된 친구도 있고요!



스키장에서 먼저 선생님을 알아봐 준 학생 이야기 너무 감동이에요. 선생님께도 학생에게도 그 시절이 오래오래 소중할 것 같아요.

저희 아버지께서 하신 말씀이 있어요. 그때 한창 사서교사 임용 공부를 해도 떨어지고, ‘내가 이 자리에 계속 있어도 될까?’ 하는 고민을 하던 시기였는데요. 임용 시험에 또 떨어졌다고 아버지께 이야기를 드렸더니 아버지께서 “경임아 너로 인해서 변하는 아이들이 있으니 네가 어떤 위치에 있어도 너는 굉장히 소중한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자신감 있게 살아라.” 하고 말씀하시는 거예요. 그래서 정말 열심히 했던 것 같아요. 정말 성실하게요.



지난 1년간 방과후에 자폐가 있는 학생들과 자율 독서활동을 하셨다고요. 그 1년의 시간이 선생님께 남긴 이야기가 궁금해요.

자폐가 있는 1학년 아이 두 명과 방과후 독서활동을 했는데요. 자폐가 있으면 보통 눈맞춤이 없어서 제가 아이에게 아무리 말을 걸어도 일방통행이에요. 어떻게 소통할지 한참 고민하다가 통합반1) 지원해 주시는 선생님 도움으로 학급에서 진행 못 한 독서활동을 따로 챙겨서 진행했었어요. 저도 통합반 아이들을 처음 따로 맡아 본 거였는데, 제가 느낀 건 자폐가 있는 아이들에게도 필요한 건 결국 사랑과 관심이라는 것이었어요. 진심을 다해서 마음을 전하면 이 아이들이 어느 순간 눈도 마주치고, 말도하고, 손도 잡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변할 수 있구나’ 하고요. 그러면서 한편으로 든 생각은 도서관 연계수업을 할 때 통합반 아이들이 또래와 어울리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주는 게 좋겠다는 점이에요. 조금 느리더라도 같이 하는 게 중요해요. 통합반 아이들도 또래 친구들과 있을 때 환하게 웃어요. 자폐가 있고 몸이 불편해도 친구들과 같이 활동하고픈, 소속감을 갖고픈 마음은 똑같거든요. 가끔 조절이 되지 않아 친구의 활동지를 찢는 등 돌발행동을 하긴 하지만 이 친구들도 정말 꾸준히 소통하면 돌발행동 횟수가 갈수록 줄어요. 또 일반학급 아이들도 통합반 친구들과 계속 어울리다 보면 자기 모둠이 조금 늦어도 기다려 주는 자세를 배워 가고요. 결국 이 모든 일은 사랑이 하는 일이자 관심과 애정이 필요한 일이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1) 신어초등학교는 통합교육연구학교(정다운학교)로, 현재 특수학급 2개반을 운영한다. 본 지면에서는‘ 통합반’으로 통칭한다

2025년 10월부터 독서동아리2) 학생들과 시각장애인을 위한 동시 낭독 봉사를 시작하셨지요. 선생님께서 장애인 복지관에 먼저 문을 두드리셨다고요.


제가 학교 밖에서 그림책 읽기 모임을 하는데요. 그곳의 70대 회원님께서 동시를 낭독하고 그걸 녹음해 시각장애인에게 들려주는 봉사를 하신다더라고요. 이전에 중등에서 아이들과 함께 직접 복지관에 가서 낭독한 적은 있어도 녹음 봉사 방식이 있다는 건 그때 처음 알게 됐어요. 마침 동아리 프로그램을 짜다 보니 우리 아이들에게도 그걸 경험시켜 주고 싶어서 그 회원님께 여쭙고 복지관에 연락했더니 그곳에 낭독 봉사를 총괄하시는 낭독 선생님이 계시더라고요. 아이들과 낭독 봉사를 해 보고 싶다 말씀드리니 아이들 목소리를 전했던 적은 없다고 너무 좋아하셨어요. 혹시 아이들에게 낭독 지도를 해 주실 수 있을지도 요청드렸는데 그것도 흔쾌히 응해 주셔서 아이들이 발성법이랑 끊어 읽기 같은 낭독법도 교육받았어요. 지금은 돌아가면서 아이들이 자기가 들려주고 싶은 동시를 직접 고르고,


 2) <학교도서관저널 2025 12월호>「 모여요 책숲으로」 코너에 소개된 바 있다. 동아리명은‘ 책나무’다.

 그 동시로 낭독 연습을 하고, 저랑 같이

녹음을 해요. 저는 그 녹음본을 다섯 편

씩 모아 배경 음악 넣어서 복지관으로 전

달하고요. 생각보다 아이들이 처음엔 쑥

스러워서 잘 못 하거든요? 그때 ‘너의 목

소리가 누군가의 눈이 될 수 있어.’ 하고

용기를 주면 아이들도 감동을 받고, 열심

히 잘해 보려고 애써요. 그 모습들이 되

게 좋아요. 봉사도 경험이라 직접 해 봐야

‘내가 누군가를 위해 나눌 수 있는 사람

이다’라는 걸 기억하거든요. (기자: 복지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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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응은요?) 다들 좋아해 주시는데, 복지관엔 성인뿐만 아니라 어린이 시각장애인도 있어요. 그 아이들에게도 또래의 목소리로 동시를 듣게 하는 일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낭독 선생님께서 내년에는 녹음이 잘된 것들을 점자도서관에도 한번 보내 보자고 말씀하셔서, 내년엔 좀더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 같아요. 내년이 벌써 기대돼요.




통합교육학교의 사서에게 필요한 태도라고 하면 무엇일까요? 차별을 허무는 도서관을 가꾸기 위해 노력하고 계신 점이라면요?

특별한 역량이 필요한 건 아니지만 기다려 주고, 들어주는 태도는 반드시 필요해요. 통합반 아이들 중에는 자폐 스펙트럼도 있고, 몸이 불편한 아이도 있고, ADHD도 있어요. 다양해요. 아이들이 가끔 생각지 못한 돌발행동을 하는데요. 그럴 땐 그 아이가 그러고 싶어서 그러는 게 아님을 이해해야 해요. 아이에겐 최대한 (왜 돌발행동을 하면 안 되는지) 상황 설명을 해 주려고 애쓰고요. “북카트를 갑자기 밀면 유리가 깨져서 친구들이 다칠 수가 있어. 다음에는 조심하자.” 이런 이야기를 아이가 행동의 결과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게 차근차근 해 주는 걸 무한 반복해야 합니다. 그래서 끈기와 인내가 필요해요. ADHD와 경계선 지능장애가 같이 있는 아이라 해도 끊임없이 이야기해 주다 보면 아이가 돌발 행동 전에 ‘멈칫’ 하고 한 번 더 생각하는 게 보여요. 그러면 제 입장에서는 너무 고맙죠. 꾸준히 다가가다 보면 아이들도 노력하고 있구나가 느껴져요. 그래서 통합반 아이가 많은 학교에 근무하시는 사서선생님이라면 결국 아이들에게 이름 한 번 더 불러 주고, 다정하게 대해 주고, 관심을 많이 주는 게 필요하다 싶어요. 책을 함께 읽던 아이가 어느 날은 책을 확 찢을 때가 있어요. 그러면 오늘 기분에 대해 물으면서 기다려 줘요. 쉽지 않을 수 있지만 함께 노력해야 해요. 차별을 허무는 도서관을 위해서

 는 결국 도서관 연계 활동을 할 때 누구도 배제하

지 않는 게 제일 기본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아이들이 좀 못하든 잘하든, 방해를 하든 안 하든

같이 가야 된다는 생각으로 열심히 하고 있습니다.



그간의 다양한 독서활동 중 아이들이 책으

로부터 변화한다고 톡톡히 체감했던 순간

이 있다면요?

온책읽기로 한 권이라도 처음부터 끝까지 책을 제

대로 읽고 나면 아이들이 뿌듯해해요. 근데 이때

책만 읽고 ‘끝’이 아니라, 책으로 토론하고, 책이 전

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극으로 준비해서 무대 위에

서 후배들에게 공연을 보여 주는 후속활동까지 했

을 때 확실히 그 변화를 체감하는 것 같아요. 작품

안에 제대로 몰입한 아이들을 보게 되거든요. 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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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엔 시키니까 억지로 책을 읽을지 몰라도 내가 직접 작품 속 인물이 되거나 연출을 맡아서 그걸 극이라는 형태로 다시 재완성해 보는 과정을 거치고, 그러면서 자기 스스로 이 팀 안에서 뭔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자기효능감을 느끼면 그때부턴 아이들이 적극적으로 변해요. 온전한 주체가 되죠. 그렇게 공연을 올리고 마지막 인사 때 조명 감독 , 소품 감독 , 배우 ! 이렇게 한 명 한 명 이름과 함께 소개되면 아이들 얼굴이 정말 환해요. 스스로를 굉장히 뿌듯해하는 표정이에요.

 어떤 독서활동을 해도 아이가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요.

단순히 책 읽고 토론하는 데서 머물지 말고 좀더 나아가 아이들이 스

스로 팀을 이룬 경험을 다양하게 쌓게 하고 그걸 후배들에게 나눠 주는

경험들이 순환되면 좋겠어요. 그래서 이런 활동들이 저는 너무 좋아요.

그러고 한참 지나잖아요? 아이들이 “선생님 저는 올해 『행운이 구르

는 속도』가 제일 재미있었어요.” 이런 이야기를 해요(편집자주: 김 사서는

2025년 신어초 온책읽기 도서 『행운이 구르는 속도』로 6학년 학생들과 당해 여

름 도서관에서 빛그림자극을 진행했다). (극을 올려 본 순간이) 영원히 안 잊

히겠죠. 그래서 그게 참 좋은 것 같아요. 그런 모습들이 아이들이 변해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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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할지라도 지역 안에서 일하며 느낀 개선이 필요한 지점들이 있다면요?

공무직 사서에게 직무연수의 참여를 제한하는 게 불편해요. 사서와 사서교사가 급은 나뉘어 있지만 아이들한테 책을 전하고 책이라는 게 재미있다는 걸 느끼게 해 주는 역할은 같거든요. 정말 너무 배우고 싶었던 연수가 있었어요. 방학 때 특정 기관에서 하는 거라 신청했는데 사서교사가 아니라고 안 받아 주시더라고요. 초등교사들은 아이스크림미디어에서 수업 자료 공유가 잘 되잖아요. 그런데 저희는 공유할 데가 없어요. 그러니까 혼자서 늘 준비해요. 사서교사와 사서가 같이 생각을 나누고 프로그램도 같이 연구하고 그걸 아이들에게 또 전하고 이런 선순환이 계속되어야 하는데 우리는 경계가 있어요. 그래서 어떻게 하면 같이 나아갈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학교도서관지원센터에서 그런 자리를 마련해 주셔서 같이 나아갈 방향으로 토론도 했었지만 결국 사서는 (교육공동체에) 못껴요. 그게 아쉬워요. 또 좋은 기회가 닿아 저는 지금 ‘학교 밖 전학공(전문적학습공동체)’ 활동을 초등 선생님들과 하고 있는데요. 동화를 정말 좋아하는 선생님들이 여럿 모여서 한 달에 두 번씩 동화책 읽고 나누는 동화 읽기 모임인데, 참여 기준에 대한 제한이 있어서 올해는 ‘학교 밖’ 전학공으로 참여하고 있어요. 학교가 아이들에게 ‘차별하면 안 된다, 평등해야 한다’ 말은 하지만 사실은 아무렇지도 않게 교육 현장에서 보이지 않는 차별을 경험하기도 해요. 개선되면 좋겠는 부분이에요.


 동화를 무척 사랑하신다고요. 아이들에게 꼭 읽히시는 동화가 있을까요?


제가 사실 동화만큼이나 그림책도 무척 사랑해서요. 학기 시작하면 늘

『100만 번 산 고양이』를 읽어 줘요. 100만 번을 살지만 자기 삶에 만족

을 못 하는 고양이가 주인공인데요. 그 고양이가 불만족한 이유는 타인

에 의해서 살기 때문이었어요. 그런데 그 고양이가 어느 날 흰 고양이를

사랑하게 되면서 자기 스스로 무언가를 선택하게 돼요. 그게 이 고양이

의 삶을 바꿔 놔요. 아이들에게 네 삶의 주체는 너라는 걸 알려 주고 싶

어서 꼭 읽어 주는 그림책이에요. 또 매년 신입생에게는 ‘모두 다름을

존중하며 나아가자’는 의미로 첫 수업 때 『무리』(히로타 아키라)를 읽어

줘요.

동화는 사실 아이들에게 수시로 툭툭 건네요. 가장 최근에 읽은 것

중에서는 『4×4의 세계』. 어린이 재활 병동에 입원 중인 주인공 이야기

예요. 우리 학교가 통합학교여서 더 마음에 와닿았는지 모르겠지만 소

외된 아이들을 한번 더 생각하게 하는 책이에요. 동화 속에서 ‘책’이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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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을 친구와 연결 지어 주는 매개체가 되는데, 많은 아이가 읽어 보고 따뜻한 마음을 느껴 보면 좋겠어요. 고학년들에게 매년 읽어 주는 동화는 『긴긴밤』, 『소리 질러, 운동장』이에요. 우정과 연대에 대해 얘기하고자 빼놓지 않고 읽어 주고 있어요.『행운이 구르는 속도』도 되게 좋아요. 다리가 불편한 주인공 하늘이에게 (동화 속 요정이) 소원을 들어준다고 했을 때, 하늘이가 그래요. 전동 휠체어를 갖고 싶다고. 저는 사실 하늘이가 다리를 낫게 해달라고 빌 줄 알았는데, 그렇게 빌지 않고 자기 존재 자체를 있는 그대로 인정해서 정말 감동받았던 기억이 나요. 이런 동화들이 있어서 저는 온책읽기로 복본을 사는 게 아깝지 않아요. 여러 권 사서 다 같이 소리 내어 읽고 후배들에게도 읽히는 일이 필요하다 생각해요. 좋은 동화책이 계속 나오면 좋겠는 이유예요.



 ‘사서 김경임’이 그간 학교도서관에서 꾸려 온 독서활

동을 한 구절로 표현한다면 “나를 만나는 시간”이라

고 하셨어요. 이유를 여쭈어요.

문학 속에서 나와 비슷한 인물을 만나면 제가 다시금 저를 보게

되는 경험들이 생기더라고요. 그림책은 특히나 시각화되어 있어

서 보다 보면 잊고 있던 어렸을 때의 상처들을 문득 떠오르게 하

거든요? 성인이 되고 나서 내가 어떤 상황을 원인도 모른 채 불

편해할 때가 있었어요. ‘왜 나는 이런 상황을 불편해할까?’ 생

각만 하다가 어느 날 그림책 속 한 장면을 봤을 때 내가 잊고 있

었던 어린 시절 속 한 장면이 탁 떠오르는 거예요. 그때 알았어

요. ‘아 내 안에 이런 (그림책 속 인물이 겪는 일과 같은) 기억이 깊

숙이 잠재해 있었고, 이때 겪은 상황과 비슷한 상황이 되면 내가

불편했던 거구나.’ 그러면서 제가 그 상처를 점점 치유해 가는

과정들이 정말 좋았어요. 지금도 그렇고요. 덕분에 정말 나답게

살아가는 것 같아요. 그래서 우리 아이들도 다양한 작품을 만나

면서 자기 본연의 모습을 만나는 시간을 많이 가져 봤으면 좋겠

어요. 작품 속에서 다양한 나를 만나고, 그 덕에 내가 진정한 나

로 나아가는 경험을 학교도서관에서 많이 쌓아가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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