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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석주가 새로 쓴 한국 근현대문학사』가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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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7-08-11 17:04 조회 14,36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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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장석주가 한국문학 100년을 관통하는 한국 작가와 작품에 대한 내용을 새롭게 정리한 근현대문학사이다. 한국 최초의 근대소설인 이광수의 『무정』이 1917년 등장해 100년이 넘었다. 근대의 미명이 깔린 계몽과 계도의 기치를 내걸고 문학을 덥석 품은 이광수․최남선의 2인 문단 시대에서 일제 강점기와 경제개발 시대, 그리고 민주화투쟁의 시기를 거쳐 세기말의 고도자본주의 시대에 등단한 한강까지 한국문학을 빚어 온 작가와 작품들을 통해 한국문학 100년을 더듬는다.
 
❚출판사 서평
 
한국문학 100년을 관통하는 근현대문학사
 
문학은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라 시대마다 새롭게 정의되는 것이다!
삶과 시대를 떠나서 문학은 존재할 수 없다!
 
문학은 생동하는 삶을 머금고 타오른다. 그것은 불꽃으로 타오르면서 빛과 열을 주위에 뿌린다. 문학사는 화석화된 기억의 집적물이 아니라 시대의 흐름 속에서 서로 엇갈리는 경험 즉, 기억들을 포괄하고 시대를 관통(貫通)하는 생물의 역사다. 우리는 주어진 시대를 살고, 그 불꽃이 머금은 신비를 서사로 바꾸었다. 우리는 이 신비를 흐트러뜨리고 변주하고 재해석하며 서사와 맞바꾼다. 삶의 궤적과 서사의 궤적은 하나다. 문학은 제 안으로 당대를 끌어당긴다. 문학은 당대와의 말걸기, 혹은 부름이다. 문학은 불가피하게 당대를 함축하고, 그것을 서사와 은유로 바꾸는 일이다. 우리 문학사는 그 역사를 집약하는 한 권의 책이다.
문학사를 쓰려는 자는 문학은 무엇인가에 대해 물어야 한다. 문학이 고정불변의 것이 아니고 시대마다 새롭게 정의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문학은 당대의 이야기, 비화(祕話), 비극, 서사, 이미지들로 표출되는 언어적 현전이고 당대의 제도와 양식(樣式)으로, 언어적 제약을 벗어날 수 없다. 문학은 언어를 매개로 한 작품이고, 시, 소설, 희곡, 비평 따위의 장르적 명칭을 얻는다. 이것들은 당대가 허용하는 문학의 연속성 안에서만 아주 천천히 진화한다. 삶과 시대와 더불어 그것의 연속성 안에서 끊임없이 변화와 유동을 거듭하며 진화하는 것이다. 문학이 고정 불변의 것이 아니라 살아서 유동하는 것이라면 문학사는 시대마다 다르게 쓰여야 마땅하다. 당대의 발랄한 언어와 시대정신, 역사를 관통하는 현실 인식을 품고 그 실감을 살려야 한다. 문학사는 언제나 전 시대 문학사에 대한 부정으로써만 정당성을 얻는다.
 
한국 작가 150여 명의 삶과 작품
근대의 기술과 유행들이 사회 전반에서 새 힘을 뿌리면서 현실 세계는 빠르게 바뀌어 갔다. 하지만 시대와 삶은 서로 겉돌았다. 그로 인해 변화를 몰아오는 속도는, 시대를 앞선 감수성을 지닌 ‘모던보이’ 이상이 “암만 해도 나는 19세기와 20세기 틈바구니에 끼여 졸도하려 드는 무뢰한인 모양이오.”라고 고백할 정도로 멀미를 일으킬 만큼 빨랐다. 근대의 생활양식, 근대 도시가 떠안은 시공간에서의 경험들로 도시 감각의 내면화는 더 이상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정지용이나 김광균, 김기림과 이효석 등의 작품에는 ‘이국정서’의 표출이 두드러진다. 그들은 액체화되어 흐르는 근대를 삼키고, 근대의 징후들과 그 이미지들을 언어적 현존으로 뱉어낸다. 하지만 무정한 세월이 흐르면서 근대가 이들 근대 주체의 삶과 의식 속으로 어떻게 스미고 섞였는지 사람들은 더 이상 궁금해 하지 않는다. 그렇지만 오늘의 삶을 납득하고 이해하려면 옛 삶에 대고 비춰 봐야 한다. 그러니 전근대의 낡은 질서와 봉건 도덕의 족쇄에서 풀린 근대를 품고 산 지난 100년 역사를 일군 이들의 삶과 문학 세계를 찬찬히 톺아 볼 까닭은 분명하다.
한국문학 100년을 통해 우리는 한국인들이 어떤 시련과 평지풍파를 겪었는지, 그 세세한 속사정을 눈치채고, 주리를 틀고 가랑이를 찢으며 굶주리게 해서 삶을 궁하고 누추하게 만든 바깥 세계의 나쁜 힘들에 맞서 어떻게 자기 탐구와 자기 구제를 위해 애썼는지를 알 수 있다. 눌리고 찢기고 굶주린 현실을 체념과 숙명으로 고분고분 받아들이고만 있지 않고, 하늘이 낸 한뉘의 생명을 소중히 보살피고 부둥켜안은 채 살려고 발버둥 쳐 왔다.
근대 이후 일제강점기, 해방과 분단, 6·25전쟁, 4·19혁명, 5·18민주화운동을 거치면서 살아남은 이들은 바특한 생명의 나날들을 겨우겨우 버텨 왔다. 한국문학에서 읽은 우리 삶의 맨살은 볼품없이 허줄그레한 모양새지만 그것을 한국어로 표현한 것, 그 창조적 양태들은 잘 빚은 항아리처럼 놀랄 만큼 늠름하고 아름답다.
『장석주가 새로 쓴 한국 근현대문학사』는 한국문학 100년을 아우르며 그 의미를 더듬는 대담한 기획이다. 문학사는 누가 쓰느냐에 따라 다른 해석과 감상이 나올 수 있다. 그러므로 문학사는 여럿일수록 더 좋다. 이 책을 앞서 나온 문학사들과 견주어 함께 읽는다면 외눈박이에서 벗어나 균형이 잡힌 인식과 다양한 이해와 접하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장석주
산책자 겸 문장노동자. 서재와 도서관을 좋아한다. 제주도, 대숲, 바람, 정원, 고전음악, 고요를 사랑한다. 스무 살 때 『월간문학』 신인상으로 문단에 나온 뒤, 열다섯 해 동안 출판 편집자로 일했다. 20대 중반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쓴 책을 우연히 만나고, 그의 『영혼의 자서전』 한국어판 교정을 보며 작가에 대한 경외심을 품는다. 2013년 여름에 카잔차키스가 태어난 곳, 그의 무덤과 뮤지엄이 있는 그리스의 크레타를 다녀온 뒤 『조르바의 인생수업』을 썼다.
시집 『일요일과 나쁜 날씨』, 평론집 『시적 순간』 『불과 재』 등 여럿을 펴냈다. 『이상과 모던뽀이들』 『고독의 권유』 『일상의 인문학』 『마흔의 서재』 『철학자의 사물들』 『동물원과 유토피아』 『불면의 등불이 너를 인도한다』 『일요일의 인문학』 『내가 읽은 책이 곧 나의 우주다』 『단순한 것이 아름답다』 『사랑에 대하여』 『가만히 혼자 웃고 싶은 오후』 『우리는 서로 조심하라고 말하며 걸었다』(공저) 등을 펴냈다. 애지문학상, 질마재문학상, 영랑시문학상, 편운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차례
 
서문 : 새로 쓰는 한국 근현대문학사를 위하여
 
1장-근대문학의 첫 장(1894~1926년)
개요 / 이광수-한국문학의 선구자 / 최남선-또 다른 근대문학의 선구자 / 김동인-순수 예술 지향 문학의 탄생 / 김소월-서정시의 원류, 민족시의 발원지 / 염상섭-깐깐한 사실주의 소설의 거장 / 채만식-세태를 풍자하는 소설의 개척자 / 한용운-사상과 실천이 하나였던 민족시인 / 홍명희-지배계층의 모순에 맞선 임꺽정
 
2장-한국 근대문학의 르네상스(1927~1939년)
개요 / 이상-최초의 모더니스트가 맞은 불운들 / 김기림-모더니즘의 깃발을 높이 세우다 / 김남천·한설야-프롤레타리아 문학의 두 전위 / 강경애·박화성·최정희-제1세대 여성 작가들의 탄생 / 김영랑-한국어의 찬란함에 헌신함 / 김유정-골계 미학의 나래를 펴다 / 박태원-세태 풍자소설의 진수 / 백석-토속어 지향의 시 / 서정주-영통과 혼교로 가 닿은 ‘신라’와 ‘하늘’ / 이태준-빼어난 미문의 소설가 / 임화-모던보이에서 붉은 깃발의 기수로 / 정지용-한국시의 좌장 / 김동리-현세 중심주의의 소설 미학 / 황순원-문체 미학을 보여준 거장 소설가 / 김광섭-채석장 포성에 쫓긴 ‘성북동 비둘기들’ / 오장환-비운에 진 시단의 천재 / 유치환-생명의 깃발로 펄럭이는 시인 / 김광균-언어로 그린 이미지즘의 시들
 
3장-해방 무렵과 문학의 암흑기(1940~1949년)
개요 / 윤동주-시인이라는 슬픈 천명과 청년 시인 / 이용악-뿌리가 뽑혀 떠도는 자들의 슬픔 / 이육사-강철로 된 무지개를 그린 민족시인 / 조지훈·박목월·박두진-정치언어의 홍수 속에서 건진 순수시 / 김현승-인간의 근원적 허무와 고독을 노래하다 / 노천명-고독한 사슴의 시인 / 김춘수-실존의 고독에서 벗어나는 부름
 
4장-전쟁과 폐허에서 꽃핀 전후 문학(1950~1959년)
개요 / 서기원·손창섭·선우휘-한국 전후 문학의 성과 / 오영수-온정주의 소설 미학 / 박인환-통속을 꿰뚫어 본 혜안 / 조병화-패각의 침실을 노래한 보헤미안 시인 / 김종삼-절제와 여백의 아름다움 / 전봉건-이미지와 감각의 시인 / 천상병-천진무구한 긍정주의의 시들 / 박경리-한국 소설의 한 봉우리 / 한국 여성시의 계보학 / 김남조-한국 여성시의 대모 / 최일남-세태를 풍자하는 능변의 문체 / 한하운-불운과 천형을 이겨낸 시인 / 박용래-웅숭깊은 재래 정서의 시학 / 박재삼-토속적 언어로 빚어낸 한의 미학 / 고은-화엄 세계로 나가는 문학 여정 / 이어령-한 시대를 풍미한 비평가 / 이형기-운명에 대한 시적 관조
 
5장-4·19혁명과 ‘자기 세계’(1960~1971년)
개요 / 최인훈-지식인 계보 소설의 좌장 / 김수영-혁명과 비애의 시인 / 신동엽-누가 하늘을 보았다 하는가 / 김승옥-감수성의 혁명, 그 새로운 징후 / 김현-비평의 시대를 연 비평가 / 마종기-탈출과 망명, 그 유랑의 꿈 / 서정인-청각 미학 소설의 재발견 / 이청준-글쓰기의 기원을 찾아서 / 홍성원-거짓과 폭력에 맞선 작가 / 김병익-문화적 다원주의 비평가 / 정현종-쾌락주의를 넘어 형이상학적 초월로 / 황동규-한국시의 지평을 넓히다 / 김우창-당대 인문학의 한 봉우리 / 김원일-분단 문학의 향도 / 이성부-민중의 어울림을 노래하다 / 김윤식-근대적인 것의 의미 찾기 / 신경림-농경사회에 대한 인류학적 탐구 / 최하림-따뜻한 비관주의의 시 / 이제하-전방위 예술가의 행로 / 오규원-관습을 거부하는 날 이미지의 시 / 김종해-고해(苦海)에서 탈속으로 / 오정희-금빛 잉어를 찾아가는 도정 / 이병주-현대사를 소설로 빚다
 
6장-농경사회에서 산업화사회에로(1972~1980년)
개요 / 김지하-독재시대에 온몸으로 맞선 시인 / 박완서-모계 문학의 드넓은 수원지 / 박상륭-신화와 신비를 찾아서 / 윤흥길-샤머니즘과 이데올로기 사이 / 이문구-토속어로 버무린 문체 미학 / 조세희-‘난장이들’ 유토피아를 꿈꾸다 / 김주영-장터의 언어를 살린 작가 / 최인호-1970년대 청년문화의 기수 / 황석영-선 굵은 서사문학의 금자탑 / 송영-유폐된 자들의 삶과 의식 / 전상국-‘우상의 눈물’을 그리다 / 조정래-소설로 그린 민족정신의 백두대간 / 백낙청-민족 문학 주체 논쟁과 ‘창비’의 좌장 / 이시영-농경사회에서 길어낸 이야기 시 / 김광규-‘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의 시인 / 천양희-세상이 잘못 읽은 생 / 노향림-풍경을 점묘하는 시 / 문정희-핏빛 슬픔, 검은 고독의 시 / 고정희-여성 해방 전사의 시 / 김명인-욕된 세상에서 쓴 그리움의 시 / 조정권-속된 세상에서 정신적 초극의 세계에로 / 정호승-윤리적 올바름의 시들 / 김승희-희망은 종신형이다
 
7장-반독재 투쟁에서 고도소비사회에로(1981~1990년)
개요 / 이성복-1980년대의 불온한 청춘송가 / 황지우-‘초토’에서 ‘화엄’으로 / 최승자-고독한 자의식의 비명 / 김남주-영혼은 어떻게 꽃을 피우는가 / 박노해-노동자의 새벽을 열다 / 박남철·이윤택-자기고백적 위악주의 / 김영승-자유 이행의 시 / 윤후명-‘자멸파’ 소설가의 상상세계 / 이문열-‘문화 권력’이 누린 영광과 그늘 / 박영한-자전적 체험과 세태 소설 / 김성동-떠도는 원혼을 천도하는 소설 / 이인성-낯선 소설로 소설 문법을 흔들다 / 정과리-1980년대 문학의 변호인 / 최수철-메타소설의 가능성 / 강석경-시대와 불화하는 영혼 / 김지원·김채원-월경의 피로 쓴 소설들 / 김사인-노동문학에서 서정시로 / 김혜순-어느 비관주의자의 상상력 / 최승호-세속시대의 객관주의 / 황인숙-현실과 불화하며 데그럭거리는 영혼의 노래 / 복거일-대체 역사소설의 새 경지 / 이승우-신과 인간 사이에서 구원을 모색하다 / 송재학-검은색의 사제 / 장정일-자해성자, 그 불경한 상상력 / 현기영-떠도는 원혼을 달래는 진혼굿
 
8장-고도소비사회 속 탈모더니즘 문학(1991~2000년)
개요 / 이윤기-유복자들의 정체성 찾기 / 공지영-후일담 소설들 / 기형도-그토록 불길했던 상상력 / 김영하-영상시대의 이야기꾼 / 김훈-허무주의자가 나아간 길 / 윤대녕-끊임없이 산란 중인 ‘그녀들’ / 하일지-탈한국문학을 꿈꾼 방외인 작가 / 배수아-낯설고 매혹적인 작가 / 은희경-냉소주의자의 인생 엿보기 / 김연수-삶과 세계에 대한 교향(交響) / 고종석-윤리적 자유주의자 / 성석제-천부적 이야기꾼의 탄생 / 하성란·조경란-여성 욕망의 피안을 더듬는 두 작가 / 김용택-마음에 벼락처럼 깃든 사랑 / 김기택-차가운 관찰자의 시 / 장석남-고요의 탐문자, 고요의 달인 / 나희덕-한때 뿌리의 신도였던 시인 / 정끝별-재치와 명랑과 발랄함의 시 / 문태준-묵은 것의 속내를 보는 시선 / 김소연-‘흰 잉크’로 쓰인 시 / 김행숙-낯선 소녀들의 서정 세계 / 권여선-기억의 윤리학 / 한강-동물성과 육식에 대한 환멸
 
2000년대 이후 그로테스크 리얼리즘의 서사들-편혜영 · 백가흠
 
 
❚본문 속으로l
 
스물일곱 나이로 요절한 천재 작가 이상. 그는 어두운 식민지 시대를 살다간 모던보이다. 그의 등장은 한국 현대문학 사상 최고의 스캔들이었다. 알쏭달쏭한 아라비아 숫자와 기하학 기호, 건축과 의학 전문용어, 주문과도 같은 해독불능의 시들. 자의식이 과잉된 인물, 퇴폐적 소재 차용, 띄어쓰기 거부, 위트와 패러독스로 가득한 국한문 혼용 소설들. 이상의 문학과 기행(奇行)은 기성 문인과 독자들에게 적잖은 당혹감을 안겨주었다.
2장 | 이상-최초의 모더니스트가 맞은 불운들
 
1971년 12월 천상병 시집 『새』는 세상에 나온다. 시집 출간 소식이 알려지자 갑자기 천상병이 살아 있다는 소식이 날아든다. 그는 거리에서 쓰러진 채 발견돼 행려병자로 오인되어 서울시립정신병원에 수용되었던 것이다. 얼마 뒤 천상병은 친구들 곁으로 돌아온다. 천상병은 첫 시집을 ‘유고시집’으로 낸 유일무이한 시인이 되었다.
천상병은 대표작인 「귀천」에서 “나 하늘로 돌아가리라,/아름다운 이 세상 소풍 끝나는 날,/가서, 아름다웠더라고 말하리라”라며 고통스러운 현존을 죽음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다. 누구보다도 비참하고 불행한 삶을 이어가던 시인은 놀라운 관용과 초연함으로 삶을 끌어안는다. 비참과 불행으로 얼룩진 삶은 “아름다운 소풍”이 되어 버린다.
4장 | 천상병-천진무구한 긍정주의의 시들
 
김현은 죽은 뒤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평론가”라는 말이 나올 만큼 당대의 한국 문학에 넓고 깊은 영향을 미친 평론가다. 김현은 갓 스물이던 1962년에 <자유문학> 신인 공모에 당선되면서 비평 활동을 시작한다. 그는 식민지 언어에 기생하지 않고 한글로 사유하고 한글로 글을 쓴 최초의 한글세대에 속한다. 그는 엄청난 독서량과 섬세한 작품 분석, 인문학을 아우르는 드넓은 지적 관심, 명료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통해 비평을 창작에 기생하는 장르가 아닌 독자적인 문학 장르로 끌어올린 뛰어난 비평가였다.
5장 | 김현-비평의 시대를 연 비평가
 
김영하의 작중 인물들은 1980년대의 정치·사회적 억압에서 결코 자유롭지 못하다. 아마도 이것은 작가 스스로가 1980년대에 대한 애증의 양가감정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라 짐작된다. 1980년대를 통과하며 역사에 대한 쓰디쓴 환멸을 경험한 김영하의 주인공들은 이제 역사에서 벗어나 놀이로, 가벼운 죽음으로, 쾌락의 허무로 질주하기 시작한다. 2013년에 내놓은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에서는 아버지를 살해하고, 또 다른 무고한 생명을 죽이는 살인자로 청년기와 장년기를 보낸 ‘악마’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나’는 “내가 가장 행복했던 때는 날마다 살인을 생각하고 그것을 도모하던 때 아니었을까. 그때 나는 바짝 조인 현처럼 팽팽했다”라고 회고하는 연쇄살인마다.
8장 | 김영하-영상시대의 이야기꾼
 
김용택은 모더니즘이나 민중문학 등 어느 한편의 흐름에 휩쓸리지 않으면서 자연과 인간의 교감을 축으로 하는 시 세계를 일궈온다. 초등학교 교사직에 있으면서 엿본 동심도 그의 시를 맑고 순수한 것으로 이끈 것으로 보인다. 김용택의 시는 이야기성을 지니고 있으면서 동시에 자연 정서를 형상화한다는 점에서 김소월이나 백석을 시원으로 하는 한국 전통 서정시의 맥을 잇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그가 시로 그려낸 ‘농촌’이 언제나 순수하고 아름다운 것만은 아니다. 그는 1960년대 이후 농업이 쇠퇴하면서 점차 소외되고 황폐해진 농촌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의 아픔을 사실적으로 그려낸다.
8장 | 김용택-마음에 벼락처럼 깃든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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