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뚝딱! 도서관 내공 쌓기] 학교와 가정의 독서 연대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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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06-26 13:22 조회 4,421회 댓글 0건본문
“우리 아이는 책을 읽지 않아요.”, “만화책만 좋아하는 우리 아이, 어떻게 하죠?” 학교 설명회 및 자원봉사 시간에 마주하는 학부모들은 종종 이런 질문을 건넨다. 아이의 학년과 특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독서와 관련된 가정의 고민과 질문은 대체로 비슷하다. 최근 들어 공공도서관 및 지역 문화센터에서 성인 대상의 독서 연수를 다양하게 열고 있다. 작가와의 만남, 인문학 읽기, 아동 독서 방법 등 주제가 다양하고, 유명한 전문가를 초청하여 일찌감치 신청이 마감이 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시간과 장소를 맞추기 어렵거나, 대단위 강연에서 원하는 질문의 답을 얻지 못하는 경우 학부모의 고민은 다시 학교로 향한다. 학교 독서교육에 대한 궁금증, 가정에서 함께 할 수 있는 독서 방법에 대한 질문을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준비한 학부모 독서 연수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독서 연수 내용 꾸리기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학부모 평생교육을 지원하는 학교가 늘고 있다. 교육과 관련된 다양한 연수는 관련 영역의 전문가를 모시고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외부 강사를 초청하기 어려운 경우, 학교의 교사가 직접 연수를 진행하기도 한다. 외부강사와 담당교사의 연수는 전문 영역의 신뢰성과 학교 현장의 전문성 확보라는 각각의 장점이 있다. 가장 좋은 방법은 교육공동체(학교, 학생, 학부모)의 상황을 고려한 선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교도서관에서 독서 연수가 필요한 경우, 사서교사는 어떤 연수를 기획하면 좋을까? 독서의 필요성에서 시작하여 학교와 가정의 독서가 이어질 수 있도록 내용을 구성해 보았다.
1) 독서의 필요성, 미래형 인재에서 찾기
독서의 중요성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른들만의 착각일지 모른다. 아이들은 때때로 책을 왜 읽어야 하는지 모르겠다는 질문을 던진다. 그것도 매우 도전적이고 진지한 눈빛으로 말이다. 이에 대해 교사, 학부모는 어떻게 답해 줄 수 있을까? 아이들에게 혹은 학부모에게 설명하는 독서의 필요성을 나는 “미래를 살아갈 수 있는 힘”이라고 설명한다. 미래 인재는 기초 문해 능력과 역량, 인성의 3요소를 필요로 한다.(국가평생교육진흥원.2016) 이 중 역량은 미래를 살아가는 힘으로 독서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역량에 포함된 비판적 사고능력, 창의성, 의사소통, 협력은 독서토론, 함께 읽기 등 다양한 독서활동을 통해 기를 수 있다. 독서는 미래 사회를 살아가는 아이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의 도구라고 안내한다.
2) 독서 궁금증, 무엇이 있을까?
지식을 얻는 매체가 다양해짐에 따라 학생들의 독서에 대한 흥미가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스마트폰 속 신나는 게임, 유튜브 속 생생한 정보들은 깊이 있게 혹은 끝까지 읽어야만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책보다 더 매혹적이다. 학교는 교육과정 재구성과 다양한 독서체험활동을 통해 책에 대한 흥미를 높인다. 하지만 독서 전문가가 아닌 이상, 가정에서 아이들의 흥미를 독서로 이끌기에는 어려움이 생길 수밖에 없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궁금증은 대체로 비슷하다. 왜 책을 읽지 않을까? 대충 읽는 것은 아닐까? 왜 특정 책(주로 만화)만 읽을까? 독서 연수에서 전하는 답은 바로, “독서 흥미의 부족”이다. 즐거움이 동반된 지적 자극이 부족하면 자연스럽게 책을 멀리하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비교적 쉽고, 이미지화된 학습만화에 더욱 끌리는 것이다. 동영상 등의 멀티미디어 매체는 자극적이고 흥미롭다. 편의성을 더하여 자신이 보고 싶은 부분만을 건너뛰며 원하는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세상의 모든 지식을 쉽고 빠르게 얻을 수는 없다. 특히, 깊이 있는 사고를 더해야 하는 고차원적인 지식 분야에서는 끈기와 인내심이 필요하다. 독서는 인내를 통한 깊이 있는 사고 확장이 가능한 활동이다. 다만, 흥미 요소가 없는 경우에 아이에게만 인내심을 강요하기는 힘들다. 가정에서 흥미를 이끌어줄 수 있는 가장 간단한 방법은 바로 ‘질문’이다. 책을 읽지 않는 아이에게 책을 함께 읽고 궁금한 점을 물어보기, 대충 읽는 것 같은 아이에게 책의 마지막 내용을 바꾸어 보도록 질문하기, 특정 책(만화책)에만 흥미를 갖는 아이에게 만화의 장면을 말로 풀어 설명할 수 있도록 질문하기 등으로 아이들의 지적 호기심과 흥미를 자극할 수 있다.
3) 학교의 독서교육 안내하기
가정에서는 학교의 독서활동에 대한 궁금증이 많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의 ‘온작품 읽기’처럼 독서가 교육과정 속으로 깊게 들어왔고, 수업·동아리·방과 후 활동에서 다양한 독서활용수업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가정에서는 사서교사의 다양한 독서수업과 활동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학부모 독서 연수를 통해 사서교사의 독서 및 정보활용수업이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는지 안내함으로써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인식을 심어 줄 수 있다. 학기 초 신입생 혹은 저학년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도서관 이용자교육, 사서교사의 단독 수업인 도서관과 정보생활 수업, 고학년 대상의 도서관 봉사동아리 활동에 대한 안내는 학부모의 궁금증을 해결하고 학교 독서교육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에 충분하다.
학교의 독서교육은 앞서 말한 미래 인재 역량의 성취와 밀접하게 닿아 있다. 독서와 토론을 통해 비판적 사고와 문제해결 및 의사소통 능력이 함양되고, 텍스트의 재해석 활동을 통해 창의성이 높아진다. 또한 모둠 독서활동을 통해 배려, 경청, 협력의 인성 요소를 갖출 수 있다. 학교에서의 독서교육 및 도서관 수업에 대한 안내는 학교 독서교육, 더 나아가 학교도서관과 사서교사에 대한 가정의 신뢰로 이어질 수 있다.
4) 온 가족이 함께하는 독서
교육전문가인 교사가 체계적인 계획과 운영을 주도하는 학교의 독서교육과 달리, 가정에서는 독서의 중요성은 알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아이들에게 적용해야 할지 고민이 많다. 온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독서의 방법을 몇 가지 소개한다.
① 독서 습관 만들기: 모래시계 독서법, 독서알람 맞추기, 달력독서장 등 독서 습관을 만드는 간단한 활동이다. 먼저, 스마트폰 어플 혹은 실제 모래시계를 가지고 독서 시간을 늘려갈 수 있다. 가정에서 특정한 시간을 정해 놓고 온 가족이 책을 읽는 독서알람은 가족회의를 통해 요일과 시간을 정할 수 있다. 달력독서장은 일력 형태의 달력에 독서의 기록을 남겨 함께 공유하는 것으로 독서와 글쓰기 습관을 함께 기를 수 있다.
② 다양한 독서 경험 만들기: 국립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처럼 국가의 대표적인 도서관을 탐방하거나, 파주출판단지의 지혜의 숲과 같은 독특한 형태의 도서관들을 아이들과 함께 갈 수 있도록 안내한다. 특징적인 도서관 및 출판기관 이외에도 우리 동네 주변의 공공도서관, 헌책방 거리, 독립출판사 등 책이 연계되는 공간을 소개한다.
③ 다양한 독서 매체의 활용: 책과 관련된 만화, 영화, 연극에 대한 소개를 포함한다. 책이 원작인 2차 저작물의 예로 <해리 포터>, <신비한 동물사전>, <신과 함께> 등의 시리즈를 소개하여 경험의 장을 확대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또한 전자책과 인쇄책의 장·단점을 안내하고 학교와 공공도서관의 전자도서관 이용에 대해 안내할 수도 있다. 독서가 영화, 만화, 음악, 전자책 등 다양한 매체를 읽고 해석하는 활동을 포함한다는 것을 안내한다.
5) 학부모, ‘어른’의 독서에 대하여
가정의 독서환경은 아이들의 독서태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수업시간 중 단 10분을 내서라도 선생님과 함께 책 읽기 시간을 만드는 이유는 함께 읽는 자연스러운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다. 아이에게 책을 읽으라고 해놓고, 어른은 다른 일(특히 핸드폰)을 하면 아이는 책 읽는 시간이 고통과 억울함으로 가득 찬다. 하지만 성인에게도 독서의 시간이 마냥 즐겁지만은 않은 듯하다. 2017년 국민독서실태조사에 따르면 만 19세 이상 성인 6천명, 초등학생(4학년 이상), 중고생 3천여 명 중에서 일반 도서를 1권 이상 읽은 사람은 성인 약 59.9%, 학생 91.7%로 나타났다.(문화체육관광부.2019) 성인의 종이책 독서량은 8.3권이지만, 한 권도 읽지 않은 성인이 약 40%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읽는 사람만이 꾸준히 책을 읽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독서 연수에서 책 읽는 시간과 양에 대해 질문을 하면 선뜻 손을 드는 학부모는 드물다. 책을 읽지 않는 것을 부끄러워하면서도 읽지 않는 어른들이 아이들보다 훨씬 많다. 하지만, 어른들은 아이들보다 독서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기에 적절한 독서 흥미를 불어넣어, 가정으로의 독서 연계가 될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중요하다. 먼저, 성인의 독서는 무엇보다 자기치유의 힘, 자존감을 높이는 힘이 될 수 있음을 알린다. 가볍게 시작하는 독서라도 글을 읽고 쌓인 지식을 통해 자신을 다독이는 힘이 생길 수 있음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책을 읽을 때 함께하면 좋은 메모, 단문 쓰기, 독서다이어리 만들기 활동을 안내한다. 블로그 및 SNS를 통해 독서 후기를 남기거나 공유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부모의 독서는 아이의 자연스러운 독서환경 조성에 도움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무엇보다 자신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다. 어렵지 않게 시작하는 방법으로 표지 보고 책 고르기, 인터넷 서점 베스트셀러 보기, 북카드 뉴스에서 나의 독서 성향 고르기 등의 간략한 활동을 함께하면 즐거움을 더할 수 있다.
전문 강사가 아닌데 어떻게 준비해야 하지? 책을 낸 것도 아닌데, 어떻게 설명을 해야 할까? 연수, 강연이라는 말에 바위처럼 무거운 부담감이 앞선다. 하지만 가정에서 갖고 있는 독서 궁금증은 생각보다 서로 비슷하고 간단해서 사서교사의 전문성이라면 충분히답할 수 있다.
독서의 필요성에서 시작하여 가정에서 함께할 수 있는 간단한 독서 방법을 안내하는 것만으로도 학부모의 궁금증은 어느 정도 해소될 수 있다. 무엇보다 사서교사는 우리 학교 학생들의 독서교육 전문가다. 사서교사가 주최하는 독서 연수로 학교와 가정의 독서 교육 연결점들이 이어질 수 있으며, 학부모의 학교도서관과 독서교육에 대한 신뢰가 높아질 수 있다. 학부모 독서 연수는 학교와 가정의 건강한 독서 연대를 형성할 수 있는 또 하나의 기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