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도서관과 함께 떠나자! - 어린이 사서와 함께 떠나는 문학기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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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2 16:46 조회 8,081회 댓글 0건본문
해마다 꼭 행해야 하는 의식처럼 매년 여름이 다가오면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휴가, 바캉스, 방학 그 무엇도 아닌 바로 ‘어린이 사서 문학기행’이다. 올해 11월이 되면 이곳 월계문화정보도서관에서 근무하게 된지 4년이 되는데 지난 8월에 다녀온 문학기행이 4회를 맞았으니 문학기행은 마치 오랜 친구를 만나는 것처럼 정겹고 설렌다. 그래서 매년 여름의 기억은 늘 행복하다.
어린이 사서들, 태양계 여행을 준비하다
올 여름은 무던히도 비가 많이 내렸다. 나라 안팎으로 안타까운 일도 많이 일어났지만, 그 비 때문에 우리의 문학기행도 미뤄졌다. 여름방학 내내 창밖의 비만 구경하며 지냈을 어린이들 생각에 8월 23일이 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문학기행을 떠나기 며칠 전부터 날씨가 맑아지더니, 문학기행 날이 되자 비 때문에 우울해졌던 마음이 모두 날아갈 만큼 따사로운 햇살이 아침부터 기분을 들뜨게 했다.
저마다의 호기심과 설렘으로 반짝이는 눈으로 하나둘 도서관에 모여드는 어린이 사서들. 문학기행에는 신계초등학교, 신상계초등학교, 연지초등학교와 청계초등학교의 어린이 사서들이 함께하였는데, 이들이 도서관에 모인 이유는 문학기행의 장소인 송암천문대로 가기 전 책과 함께 태양계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학교별로 직접 13행성을 만들어 보는 북아트 특강을 진행하였는데, 어린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협동심으로 저마다의 13행성을 만들었다. 책에서 본 행성에다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실제 보다도 더 아름다울 법한 우주를 내 눈에 펼쳐 보여 주었다.
송암천문대, 별과 태양을 더 가까이
매년 문학기행 장소로 이동할 때면 빠지지 않는 순서인 자기소개 시간! 어린이들은 가장 두려워하고 선생님들은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다. 다른 학교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련만, 아직은 낯설고 수줍어서 제마다 자기가 다니는 학교 이름과 자기의 이름만 멋쩍게 말하고 앉아 버린다. 순수한 그 모습에 웃음이난다. 멀지 않은 거리여서 저마다 이름을 한 번 말하니 어느새 송암천문대에 도착했다.
이번 문학기행은 ‘책과 함께 떠나는 태양계 여행’으로 송암천문대에서 진행하였는데 돔 스크린 가득 수놓인 밤하늘 별자리도 관찰해 보고, 우주로 떠나는 우주비행사의 몸속으로 여행을 떠나 본 디지털 플라네타리움의 영상교육, 어린이들의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천문대에서의 로봇 공연, 어린이 사서들의 천문지식에 놀랐던 태양계 강의 시간 그리고 아마도 어린이 사서들이 가장 기다렸을 관측 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관측 시간에는 북쪽 하늘의 가장 밝은 별인 아크투루스와 태양을 관측하였다. 어린이들의 왁자지껄한 대화소리와 웃음소리에 놀란 듯 태양이 잠시 구름 뒤에 숨었었지만, 어린이 사서들의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곧 태양은 고개를 빠끔히 내밀어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우리가 보는 별의 모습은 50년 전에 보낸 빛이 현재에 도착해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인데, 50년 전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아름다운 색깔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더운 날에도 어린이들은 그 아름다운 별을 눈에 담기 위해 작은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초점을 맞추느라 엉거주춤한 포즈로 그곳에 한참을 서 있었다.
에어로켓 발사 체험과 천문대에서 멀지 않은 송추계곡에서의 생태체험 후 돌아오는 길에 문학기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들을 적어보는 빙고게임을 해 보았는데 책 안의 내용부터 직접 관찰한 아크투르스까지 33명의 어린이들의 다양하고 기발한 태양계 용어 때문에 쉬이 끝나지 않았다. 모두가 자기 답이 맞느냐며 아우성이었지만, 사실 완성된 빙고보다 어린이 한 명마다의 가슴속에 새겨질 오늘의 추억이 더 값진 것일 아닐까.
어린이에게로 향한 기행
‘어린이 사서 문학기행’은 월계문화정보도서관과 서울 노원구 내 복지초등학교 3~4곳의 도서관 어린이 사서들이 함께 하는 문학기행이다. 책 한 권을 선정하여 책을 지은 작가와 어린이 사서들이 함께 작품의 배경이되는 곳을 방문하여,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어린이 사서들의 자부심도 고취시키자는 원대한 꿈을 안고 처음 이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바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것은 사서이긴 하지만 내 나이 또래가 즐겨보는 자기계발 도서나 익숙한 작가들의 베스트셀러에 편중된 나의 독서습관과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이 함께하는 문학기행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의아한 눈빛이었다.
그러나 그 문제는 생각보다 큰 고민거리가 되지 못했다. ‘어린이 사서 문학기행’을 준비하면서 학교도서관, 어린이 그리고 동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알게 된 학교도서관 사서 선생님들과 학교도서관을 위해 힘써 주시는 분들의 도움 때문이었다.
그동안 책 읽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좋고, 책 읽기의 장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책이나 매체에서 많이 보았지만 정작 어린이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고, 어떻게 어린이 스스로가 재미를 느껴 책을 읽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여러 분들과 책의 도움을 통해 어린이들이 즐거운 체험이나 경험 후에 관련된 책을 스스로 찾아 읽으며 결국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책 읽는 습관을 기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와 공공도서관이 함께 어린이에게 추억을
학교와 공공도서관이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문학기행에 참여하는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 내의 다른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과도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점차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어렸을 적부터 책 그리고 도서관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문학기행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이 함께하는 문학기행의 첫 해에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직접 한지도 만들어보고 우리의 음식을 접해봄으로써 ‘우리나라, 우리문화’에 대해 알아보고,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님을 만나는 문학기행을 떠났다. 누구나 시인이 되는 그곳 덕치초등학교에서 어린이 사서들과 함께 자기가 지어본 시 한 소절을 읊어 보았다.
2회에는 어린이 사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책’이란 주제로 노경실 작가님의 『심학산 아이들』을 읽고, 파주 출판단지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사람은 왜 책을 빵과 함께 먹어야 할까에 대해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어보고, 어린이 사서와 작가님이 함께 작품을 낭독해 보면서 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가져 보았다.
3회 문학기행은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로 김정희 작가님과 『노근리, 그 해 여름』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을 선택하여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나조차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세대인데 더욱이 어린이들에게는 주제 자체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더운 여름날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함께 주먹밥을 만들어 먹고, 작품 속 주인공이자 실제 사건의 생존자이신 수옥 할머니를 뵌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전쟁의 비참함과 무서움이 아닌 평화의 소중함과 평화를 지키겠다는 결연함마저 엿보여 무척이나 대견스러운 마음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아직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4회 어린이 사서 문학기행부터 이전의 문학기행을 되돌아보니, 어렵고 힘들었지만 곁에서 도움을 주신 여러 분들이 계셨기에 무탈하게 이제껏 걸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름은 끝났지만 내년에 다시 올 여름이 있기에 아쉬움은 잠시 미뤄두고, 각자의 자리에서 내년 여름을 기다려야겠다. 어린이 사서 친구들, 다음 여름에도 도서관과 함께 책속으로 떠나자!
어린이 사서들, 태양계 여행을 준비하다
올 여름은 무던히도 비가 많이 내렸다. 나라 안팎으로 안타까운 일도 많이 일어났지만, 그 비 때문에 우리의 문학기행도 미뤄졌다. 여름방학 내내 창밖의 비만 구경하며 지냈을 어린이들 생각에 8월 23일이 되기를 얼마나 기다렸는지 모른다. 문학기행을 떠나기 며칠 전부터 날씨가 맑아지더니, 문학기행 날이 되자 비 때문에 우울해졌던 마음이 모두 날아갈 만큼 따사로운 햇살이 아침부터 기분을 들뜨게 했다.
저마다의 호기심과 설렘으로 반짝이는 눈으로 하나둘 도서관에 모여드는 어린이 사서들. 문학기행에는 신계초등학교, 신상계초등학교, 연지초등학교와 청계초등학교의 어린이 사서들이 함께하였는데, 이들이 도서관에 모인 이유는 문학기행의 장소인 송암천문대로 가기 전 책과 함께 태양계 여행을 떠나기 위한 준비를 하기 위해서였다. 학교별로 직접 13행성을 만들어 보는 북아트 특강을 진행하였는데, 어린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협동심으로 저마다의 13행성을 만들었다. 책에서 본 행성에다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실제 보다도 더 아름다울 법한 우주를 내 눈에 펼쳐 보여 주었다.
송암천문대, 별과 태양을 더 가까이
매년 문학기행 장소로 이동할 때면 빠지지 않는 순서인 자기소개 시간! 어린이들은 가장 두려워하고 선생님들은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이다. 다른 학교의 친구들을 사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련만, 아직은 낯설고 수줍어서 제마다 자기가 다니는 학교 이름과 자기의 이름만 멋쩍게 말하고 앉아 버린다. 순수한 그 모습에 웃음이난다. 멀지 않은 거리여서 저마다 이름을 한 번 말하니 어느새 송암천문대에 도착했다.
이번 문학기행은 ‘책과 함께 떠나는 태양계 여행’으로 송암천문대에서 진행하였는데 돔 스크린 가득 수놓인 밤하늘 별자리도 관찰해 보고, 우주로 떠나는 우주비행사의 몸속으로 여행을 떠나 본 디지털 플라네타리움의 영상교육, 어린이들의 웃음소리와 박수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천문대에서의 로봇 공연, 어린이 사서들의 천문지식에 놀랐던 태양계 강의 시간 그리고 아마도 어린이 사서들이 가장 기다렸을 관측 시간까지 시간이 너무 빠르게 지나갔다.
관측 시간에는 북쪽 하늘의 가장 밝은 별인 아크투루스와 태양을 관측하였다. 어린이들의 왁자지껄한 대화소리와 웃음소리에 놀란 듯 태양이 잠시 구름 뒤에 숨었었지만, 어린이 사서들의 간절한 마음 때문인지 곧 태양은 고개를 빠끔히 내밀어 아름다운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었다. 우리가 보는 별의 모습은 50년 전에 보낸 빛이 현재에 도착해 우리의 눈에 보이는 것인데, 50년 전의 것이라고는 믿어지지 않게 아름다운 색깔로 손에 잡힐 듯 가까이에서 볼 수 있었다. 더운 날에도 어린이들은 그 아름다운 별을 눈에 담기 위해 작은 접안렌즈에 눈을 대고 초점을 맞추느라 엉거주춤한 포즈로 그곳에 한참을 서 있었다.
에어로켓 발사 체험과 천문대에서 멀지 않은 송추계곡에서의 생태체험 후 돌아오는 길에 문학기행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들을 적어보는 빙고게임을 해 보았는데 책 안의 내용부터 직접 관찰한 아크투르스까지 33명의 어린이들의 다양하고 기발한 태양계 용어 때문에 쉬이 끝나지 않았다. 모두가 자기 답이 맞느냐며 아우성이었지만, 사실 완성된 빙고보다 어린이 한 명마다의 가슴속에 새겨질 오늘의 추억이 더 값진 것일 아닐까.
어린이에게로 향한 기행
‘어린이 사서 문학기행’은 월계문화정보도서관과 서울 노원구 내 복지초등학교 3~4곳의 도서관 어린이 사서들이 함께 하는 문학기행이다. 책 한 권을 선정하여 책을 지은 작가와 어린이 사서들이 함께 작품의 배경이되는 곳을 방문하여, 작품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어린이 사서들의 자부심도 고취시키자는 원대한 꿈을 안고 처음 이 사업에 뛰어 들었다. 그러나 바로 문제에 직면하게 되었다. 그것은 사서이긴 하지만 내 나이 또래가 즐겨보는 자기계발 도서나 익숙한 작가들의 베스트셀러에 편중된 나의 독서습관과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이 함께하는 문학기행에 대한 여러 사람들의 의아한 눈빛이었다.
그러나 그 문제는 생각보다 큰 고민거리가 되지 못했다. ‘어린이 사서 문학기행’을 준비하면서 학교도서관, 어린이 그리고 동화에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었는데, 그러면서 알게 된 학교도서관 사서 선생님들과 학교도서관을 위해 힘써 주시는 분들의 도움 때문이었다.
그동안 책 읽는 것이 어린이들에게 좋고, 책 읽기의 장점에 대해서는 다양한 책이나 매체에서 많이 보았지만 정작 어린이들이 어떤 책을 좋아하고, 어떻게 어린이 스스로가 재미를 느껴 책을 읽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방법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여러 분들과 책의 도움을 통해 어린이들이 즐거운 체험이나 경험 후에 관련된 책을 스스로 찾아 읽으며 결국 그것이 밑거름이 되어 책 읽는 습관을 기르게 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학교와 공공도서관이 함께 어린이에게 추억을
학교와 공공도서관이 함께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문학기행에 참여하는 학교뿐만 아니라 지역 내의 다른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과도 네트워크가 강화되고 점차 함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나 사업을 진행함으로써 사람들에게 어렸을 적부터 책 그리고 도서관과 가까이 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문학기행의 밑거름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학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이 함께하는 문학기행의 첫 해에는 전주 한옥마을에서 직접 한지도 만들어보고 우리의 음식을 접해봄으로써 ‘우리나라, 우리문화’에 대해 알아보고, 섬진강 시인 김용택 선생님을 만나는 문학기행을 떠났다. 누구나 시인이 되는 그곳 덕치초등학교에서 어린이 사서들과 함께 자기가 지어본 시 한 소절을 읊어 보았다.
2회에는 어린이 사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책’이란 주제로 노경실 작가님의 『심학산 아이들』을 읽고, 파주 출판단지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사람은 왜 책을 빵과 함께 먹어야 할까에 대해 선생님과 함께 이야기도 나누어보고, 어린이 사서와 작가님이 함께 작품을 낭독해 보면서 책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수 있는 뜻 깊은 시간을 가져 보았다.
3회 문학기행은 ‘전쟁과 평화’라는 주제로 김정희 작가님과 『노근리, 그 해 여름』이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의 책을 선택하여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나조차 전쟁을 겪어 보지 않은 세대인데 더욱이 어린이들에게는 주제 자체가 이질적으로 느껴지지는 않을까 걱정을 많이 했다. 더운 여름날 그늘에 돗자리를 펴고 옹기종기 모여 앉아 함께 주먹밥을 만들어 먹고, 작품 속 주인공이자 실제 사건의 생존자이신 수옥 할머니를 뵌 어린이들의 얼굴에는 전쟁의 비참함과 무서움이 아닌 평화의 소중함과 평화를 지키겠다는 결연함마저 엿보여 무척이나 대견스러운 마음으로 돌아왔던 기억이 난다.
아직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은 4회 어린이 사서 문학기행부터 이전의 문학기행을 되돌아보니, 어렵고 힘들었지만 곁에서 도움을 주신 여러 분들이 계셨기에 무탈하게 이제껏 걸어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여름은 끝났지만 내년에 다시 올 여름이 있기에 아쉬움은 잠시 미뤄두고, 각자의 자리에서 내년 여름을 기다려야겠다. 어린이 사서 친구들, 다음 여름에도 도서관과 함께 책속으로 떠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