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웰컴 투 메타버스 라이브러리] 미래교육의 도구, 메타버스 플랫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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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3-06-05 14:25 조회 1,522회 댓글 0건본문
오프라인 도서관과 접점을 만든다
<학교도서관저널> 연재를 통해 메타버스 도서관에 관한 연구를 함께할 동료를 찾는다고 공고한 바 있다. 이후 파주에 계신 사서선생님께 연락을 받았다. 선생님께선 별도의 사업을 진행하시느라 많이 바쁘신 상황이었다(협력 여부는 미정이다). 다만 나중을 기약하며 우연히 이 글을 읽는 선생님들께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통화 내용을 복기한다. 당시 필자가 선생님께 들려드렸던 이야기를 소개하고자 한다.
경기도사이버도서관은 2022년 5월부터 구독형 서비스를 시작했다. 이는 도서관에 실물 자료가 많을 필요가 없다는 바뀐 관점을 보여 주는 예이기도 하다. 가령, 수행평가 작성을 위해 『춘향전』이 필요한 학생은 학교도서관에 도서 소장 여부를 물을 필요가 없다. 메타버스 혹은 전자책 구독 서비스를 통해 책을 볼 수 있고, 독서프로그램을 통해서 전교생이 동시에 같은 책을 읽을 수 있다. 학교도서관과 사이버도서관의 전자자료를 함께 이용한다면 자료가 부족해서 겪는 어려움을 해결할 수 있다(실물 도서관에서는 다른 이용자가 책을 대출했을 경우 복본이 있지 않은 한 예약을 하거나 대기해야 한다). 전문 자료 열람 또한 논문 구독으로 해결할 수 있다. 최신의 시사 소식을 살펴보고자 할 때 사서교사는 빅카인즈를 활용해 학생들에게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링크를 메타버스 도서관에 탑재한다면 상호 연결이 원활하게 가능할 것이다. 스마트폰 화면에 ‘메타버스 도서관 바로가기’ 아이콘이나 전자도서관 앱 두 가지만 있다면? 학생이 스스로 정보를 탐색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것을 습득할 수 있게 된다. 이 과정에서 학생들은 정보활용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메타버스 도서관에서 책표지와 소개글, 관련 영상을 연결하여 보여 준 사례를 지난 호에 소개한 바 있다. 필자는 메타버스 도서관을 함께 제작하고, 두 학교의 우수 학생들이 가상 공간에서 독서 토론을 하는 학교 연합을 해 볼 것을 제안했다. 차후 이 활동을 분석하고 독서지도 연구를 함께할 것을 희망한다. 수업 중 ‘효과적 발문에 대한 공동연구’도 제안했다. 최종적으로 노션(www.notion.so/ko-kr)을 활용해 궁극적인 목적인 ‘학교 자체 정보원’을 제작할 것을 제안했다. 이 안에는 책에 대한 요약본, 유용한 사이트, 영상, 웹상에서의 파일 편집, 변환 가능한 사이트 등 이용자가 검증한 정보가 담길 것이다. 이는 학생의 정보 가공 능력을 높여 줄 것이다. 이후 약간의 대화를 주고받은 후에 도서관의 관점 변화에 관해 이야기했다. 필자의 경우, ‘환경관’에 환경 주제 도서를 별치기호로 둔다. 인문학 중점 교실과 미술실에도 관련 도서를 별치한다. 학교도서관에 한정하여 도서를 공급할 필요는 없기 때문이다. 특별실 또는 교내 자투리 공간도 도서관이 될 수 있다(기숙사에도 작은 서가를 두려고 했으나 이는 실패했다. 훗날 다시 시도할 것이다).
에듀테크를 활용한 민주시민교육 계획서
정보활용능력 향상을 위한 도구: 메타버스
‘메타버스 도서관을 앱 하나로 과대 포장하는 시도이지 않느냐’라는 의견이 있을 수 있다. 실제로 필자가 메타버스 도서관을 제작해 온 과정에 대하여 어떤 의미가 있냐는 질문을 종종 받아 왔다. 에듀테크라는 용어가 코로나19 시기 이후로 부각되었기에 우리는 변화하는 환경을 면밀히 살필 필요가 있다(편집자 주: ‘교육(Education)’과 ‘기술(Technology)’이란 단어를 더해‘에듀테크(EduTech)’ 혹은‘에드테크(EdTech)’라 지칭한다. 인공지능, VR 등을 교육에 적극 활용하는 것을 의미한다). 갑작스러운 변화에 미리 준비한 교사와 그렇지 않은 교사의 활동 영역은 분명히 차이가 난다. 현재는 교육청에서 주도하여 에듀테크 연수와 선진화 교과서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한다. 이는 교육 정책가들 또한 그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는 방증이다.
필자는 교육 현장에서 관찰한 것들을 메타버스 도서관 안에 녹여내고 의미를 부여하고자 한다. 마치 돌멩이 하나를 감상할 때에도 해설사가 함께하면 양질의 감상 시간이 늘어나는 것처럼, 메타버스 도서관도 ‘단순한 앱’이 ‘해설사를 만나면’ 할 이야기가 많아질 것이다. 이것을 어떻게 활용하고 의미를 부여할지는 ‘해설사(사서교사)’마다 달라질 것이다. 좀더 이야기한다면, 여러 플랫폼을 활용하는 것에 관하여 우려하는 시선은 이전부터 있었다. 필자가 독서 주제 이야기를 할 때 가장 많이 예로 드는 ‘메모하기’를 활용해 사례를 풀어 보겠다.
메모하기는 내용을 단순히 옮겨 적는 활동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학생은 메모를 작성하는 활동을 하면서 상위 개념을 고르고, 중복되는 내용을 삭제하면서 요약하는 연습을 수 있다. 교사 입장에서는 학생의 비가시적인 사고를 볼 수 있는 단서와 만날 수 있다. 나아가 특정 메모를 상상한 후 장면을 그림으로 표현하게 하면 학생의 심상화를 볼 수 있는 기회가 된다. 이런 메모 활동 결과물에 따라 교사의 대응도 달라질 것이다.
다양한 책을 읽고 그 결과를 메모로 제출하게 하는 과제를 냈다고 가정해 보겠다. 설명적 텍스트를 읽은 학생에게는 요약문, 작동 과정을 다루는 학습이라면 순서도 또는 그림을 그려 이해를 높일 수 있다. 시를 읽고 메모하는 경우 장면을 그려 보거나 인상 깊은 시구를 쓰고 자신의 느낀 점 혹은 생각을 적게 하여 생각을 확장하도록 만들 수 있다. 이는 학생에게 특정 작품에 대한 이해도를 높여 줄 것이다.
다양한 아이템 배치를 통해 각종 수업 주제 링크를 연결할 수 있는 메타버스 공간.
게시물이 밀리는 클래스룸과 달리 자원을 효과적으
로 큐레이션할 수 있다.
메타버스 도서관의 학습 기제도 이러한 맥락으로 이해해 볼 수 있다. 메타버스 플랫폼을 단순한 앱으로 볼 수도 있지만 메모하기 활동처럼 활용하기에 따라 가능성이 무궁한 것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필자는 학생들을 경기도사이버도서관에 가입시키는 일에만 일년 이상이 소요되었다. 그리고 아직도 6명 남짓 가입한 학급도 있다. 필자가 수업을 하지 않는 1학년 교실의 경우, 가입하지 않은 학생이 더 많을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보강을 들어갈 때마다 학생들에게 사이버도서관에 가입할 것을 요청한다. 앱을 실행하여 구축해 온 메타버스 도서관을 학생들에게 보여 주곤 한다. 언젠가는 학생들의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두 개의 앱이 탑재돼 있고, 함께 정보활용을 충분히 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란다.
시대 변화를 골똘히 파악하는 이유
지금까지 ‘끝났지만 끝나지 않은’ 필자의 메타버스 도서관 이야기를 읽어 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를 표현다. 현재는 선진화 교과서 사업을 메타버스 도서관에 반영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이미 다양한 에듀테크를 활용하는 교사에게는 필자의 글이 지루할 수도 있다. 하지만 필자의 글은 시작하려는 이들을 위한 제안서에 가깝다. 실패한 이야기에서 새로운 싹이 돋아나기 바라는 마음으로 쓴 글임을 이해해 주길 바란다. 필자는 학부생 시절 중간고사를 치렀던 당시 ‘오픈북(책을 보고 구술을 할 수 있게 하는 시험 방식)’이라고 하기에, 노트북에 필기한 자료를 가져간 일이 있다. 문헌정보학과임에도 당시에는 노트북을 활용해 시험을 보는 것에 대해서 모두가 반대하는 분위기였다. 다만 교수님만이 인터넷을 연결하지 않고 노트북을 쓰면서 시험을 볼 수 있도록 배려해 주셨다. 현재 교실에서 학생들은 노트북과 폰과 태블릿을 활용해 수업을 받는다. 필자가 대학을 다닐 당시와 비교하면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다. 이런 시대 변화에 맞춰서 함께 연구할 선생님을 기다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