탐방 [도서관 탐방] Kokshetau Nazarbayev Intellectual school을 다녀와서-카자흐스탄 학교도서관 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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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6-29 16:41 조회 10,157회 댓글 0건본문
카자흐스탄 정부는 대통령 직속 영재학교(Nazarbayev Intellectual school, 이하 NIS로 표 기) 도서관과 사서에게 아낌없는 투자를 한다. 엘리트 교육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NIS 영 재학교의 우수 사례를 일반학교로 확산시키기 위함이다. 우리나라의 시스템으로 예를 들 자면, 시범학교와 유사한 성격이다. 카자흐스탄 학교도서관 연수시스템의 가장 우수한 점 은 각 도별로 있는 NIS 학교 사서들이 연수를 받거나 우수한 교육적 실험 결과가 나오면 반 드시 지역으로 돌아가 연수에서 해당 내용을 광역 단위 일반학교 사서에게 교육한다는 점 이다. NIS 사서라는 자부심과 책임감, 그리고 정보를 공유하며 확산시키는 태도는 인상적 이다. 긴밀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실험 후 보급하는 연수 시스템이 카자흐스탄 학교도서관 발전의 원동력이다.
카자흐스탄 영재학교에서 근무하는 학교 사서를 대상으로 강의 제안을 받았을 때 카자흐스탄의 교육에 대한 투자, 학교도서관에 대한 관심을 짐 작할 수 있었다. 외국 사서교사를 자국으로 초청하여 학교도서관 연수를 진행하는 국가라면 이미 학교도서관 운영도 궤도에 올라 있을 것이란 생 각을 했다. 혹시 한국의 학교도서관 수준보다 높아 우리가 준비하고, 강의 한 내용이 이미 일반화, 보편화되어 전혀 새로운 정보로 다가가지 않으면 어떻게 하지? 여러 고민들이 시작됐다. 한국에서 사서교사를 5년 넘게 했지만, 단 한 번도 교육부와 교육청에서 외국인 사서교사를 초청하여 선진사례 강의를 듣게 한 경우를 보지 못했다. 해외 연
수를 가기 위해선 장관상 이상의 상을 받아야 하는 등 가시적 성과를 반드시 보여야 하고, 상대평가를 통해 선발되어야 한다. 한국에서 해외 교원연수는 보편적으로 주어지는 배움의 기회가 아니었기에, 카자흐스탄 NIS 학교도서관에 대한 기대는 컸다. 그리고 그 생각이 틀리지 않음을 현장에서 보고,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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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자흐스탄 대통령 직속 영재학교(NIS)의학교도서관 현황
2월 17일부터 24일까지 일주일의 일정으로 카자흐스탄 영재학교를 다녀왔다. 카자흐스탄 북부의 ‘Kokshetau(콕쉐타우)’라는 지역에 위치한 대통령 직속 영재학교(NIS)에서 연수 및 세미나가 있었다.거의 이틀에 걸쳐서 이동했는데, 월요일에 한국을떠나 수요일부터 강의를 시작하는 일정이었다. 연수의 대상은 카자흐스탄 NIS의 사서 15명과 장학관 1명, 주무관 1명 이렇게 총 17명이었다. NIS는광역 단위 15개 도와 행정수도 아스타나에서 1개씩 고르게 만들어졌다.
2월 18일 강의 시작 전 Kokshetau NIS를 둘러보고, 강의 장소를 점검할 수 있었다. 학교도서관에 대한 소개를 Kokshetau NIS의 사서 올가(Olga)로부터 들었다. 올가는 학교도서관 홈페이지를 띄워 놓고, 자신이 직접 만든 신간도서 UCC부터 홈페이지에 링크한 정보원까지 자신 있게 소개했다. 순간, 퇴보하고 있는 한국의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떠올랐다. 독서교육종합지원시스템이 만들어지면서 학교의 특색을 담아 운영할 수 있는 도서관 홈페이지가 없어졌는데, 이곳은 학교도서관마다 홈페이지가 있어 학교도서관의 유용한 정보와 신간도서, 학술 연구 지원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었다. Kokshetau NIS 도서관은 우리나라 교실 2.5칸 정도의 규모로 넓지 않았다. 그러나 교수학습공간과 경독서공간 등과 같은 학교도서관이 갖춰야 하는 필수 공간을 갖추고 있었다. 학교도서관의 장서는 많은 편이 아니었다. 장서가 적은 점은 아쉬웠다. 이는 학교가 개교한지 몇 년 되지 않아서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학교경상운영비의 비율을 정해 자료구입비를 확충하는 제도가 없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장서를 구입하는 시스템은 행정수도 아스타나에서 일괄 구입하여 각 학교로 내려보내는 체제로 이루어진다. NIS가 모두 영재학교라는 공통점은 있지만, 각 지역 및 학교의 특색에 맞게 수서권을 NIS 사서에게 주는 것이 필요해 보였다. 전자저널은 EBSCO를 보는 등 카자흐스탄 NIS 도서관도 정보화시대의 흐름에 맞춰 최첨단의 방법을 사용하여 학교도서관 운영을 활성화하는 방법에 많은 관심을 갖고 있었다.
카자흐스탄 영재학교(NIS) 및일반학교 도서관 인력 현황
카자흐스탄에서 가장 놀랐던 점은 학교도서관을 사서 1인이 경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NIS 도서관은 보통 사서, 보조사서, 국제 사서 이렇게 3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NIS의 특성상 국제 사서가 배치되어 3명인 것이고, 영재학교가 아닌 일반학교 도서관은 사서가 2명씩 배치되었다고 한다. Kokshetau NIS 도서관은 학생 수 900명에 사서가 3명이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는 사서교사란 직업이 존재하지 않는다. 그러나 직렬이 다를 뿐 카자흐스탄의 학교 사서는 사서교사가 알아야 하는 전문지식을 갖추고 있었다. 장학관 아이다(Aida)는 학교도서관 진흥법, 학교도서관 기준 등이 개발되지 않았다며 법 개정을 제안하고, 앞으로 기준을 만들면서 사서교사의 체계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긴밀한 네트워크+실험+보급= NIS의 연수 시스템
2월 19일 강의 첫 날,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됐다. 연수 첫 강의 시작 전 NIS 학교도서관 소개를 주무관 아셈(Asem)이 진행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해외연수와 싱가포르 WLIC(세계도서관정보 대회)에 참여한 것부터 NIS 사서들의 연수까지 NIS 도서관의 시설 및 프로그램 현황 등을 상세히 짚어 주었다. 가장 놀라웠던 점은 NIS 사서들이 이수한 연수 내용이다. 외국의 사서, 교수, 사서교사 등을 초청하여 연수를 하는 정도인 줄 알았는데 필요에 따라 해외 연수를 통해 전문성을 높여가고 있었다. 펜실베니아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의 학술 활동 지원을 위한 쿨타우의 ISP, 아이젠버그의 Big 6와 같은 정보활용모형을 익히고, ‘2013 싱가포르WLIC’에 참석하는 등 필요에 따라 해외에 나가기도 하고 영국 및 독일 등 학교도서관 전문 사서 및 교수를 초청하여 자국에서 연수를 듣기도 했다.이미 NIS 사서들은 학교도서관의 대출 및 반납, 수서 및 정리와 같은 제반 업무를 능숙히 소화해 낼 뿐 아니라 영재학교의 특성에 맞게 정보활용모형을 적용하여 학생들의 학술연구활동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며 전문성을 발휘하고 있었다. 한국의 대부분의 학교도서관은 1인 운영체제라 사서 또는 사서교사가 엄청난 업무량을 소화하며 수많은 업무 중에 우선순위를 두어 선택적으로 처리하는 반면에 카자흐스탄 영재학교와 일반학교 도서관은 모두 2인 이상의 사서 체제이기 때문에 보다 원활히 학교도서관을 경영할 수 있다.
NIS 사서들에게 느낀 사명감과 열의
카자흐스탄 정부에서 요청한 강의 주제는 크게 세 가지였다. 도서관 업무 발전 정책과 학교도서관 운영을 위한 최첨단 방법, 인성교육과 재량활동 편성 및 교과교사・학부모와의 협력, 학교도서관에서 IT 기술 활용, 도서관을 기반으로 한 학술연구 활동 및 서울 사서협회 활동이었다. 그리고 그 안에 세부 주제로 나눈 12개의 요소를 포함하여 강의를 요청했다.
그래서 위와 같이 강의를 진행했는데, NIS 사서들은 이미 많은 이론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실습중심으로 연수를 실시했다. NIS 사서들과 함께 4일간 지내며 발견한 점은 다음과 같다.
하나, 강의 중 만난 그들은 실습과 토론에 능동적으로 참여했다.
NIS 사서들의 능력은 3일간 강의를 진행하고, 실습 후 그 내용을 평가하며 짐작할 수 있었다. NIS사서들은 직접 학생이 되어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고, 토론하며, 발표를 할 때는 발표 내용을 구조화하여 판서까지 해가며 이야기하곤 했다. 한국교사 연수에서 토론, 실습은 선생님들이 가장 싫어하는 학습 모형인데, 이곳에서는 토론과 실습형 강의가 좋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NIS 장학부서에서 실습을 원했다. 그 이유는 이미 학교도서관 경영, 학교도서관 독서 프로그램, 학교도서관 정보활용모형 등 이론은 전 세계 전문가들을 통해 배워서 직접 적용하고 실습해 보는 기회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둘, 세미나 준비 과정에서 만난 그들은 열의가 넘치는 전문가였다.
총 3일로 예정된 강의 일정 중 2일차 강의 날이었다. 매일 잠을 줄여가며 강의를 준비하던 중이라 피곤한 상태였는데, 장학관 아이다가 사서들이 호텔에 모여 세미나를 준비하니 참관해 보는 것은 어떤지 물었다. 잠시 고민하다 “OK”를 외치고 세미나 준비 장소에 갔다. 커다란 홀일 줄 알고 갔으나 장학관님의 아주 작은 호텔방이었다. 한 명이 잘 수 있는 아주 작은 싱글룸에 NIS 사서들이 옹기종이 모여 앉아 있었다. 그리고 세미나 첫 번째 주자부터 프레젠테이션 연습을 시작했다. 한눈에 쏙 들어오는 깔끔한 슬라이드가 눈에 띄었다. 학생들의 학술 활동 지원을 위해 쿨타우의 ISP 모형을 활용하는 내용이었다. 준비 내용의 수준에 놀라 감탄하고 있을 때 장학관의 호된 질책과 동료들의 피드백이 이어졌다.
굉장히 치밀하고, 세밀한 준비과정을 들여다보며 22일 세미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졌다. 아침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이어지는 연수 일정, 그리고 강의가 끝나면 이어지는 문화 활동으로 숙소로 들어오면 밤 10시인데 이들은 새벽까지 매일 다른 사서들의 교육을 위해 세미나를 준비했던 것이다. 우리에게 한국의 우수 사례와 방법을 배우는 것도 도움이 되었겠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이들이 세미나를 준비하고 다른 누군가를 가르치는 과정에서 더 많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셋, 세미나에서 만난 그들은 유능한 학교도서관 멘토 사서였다.
세미나 주제는 ‘학교도서관의 교육적 활용 가능성과 현대 학교에서 학술 연구 지원’(The Pedagogical Potential of the School Library and Its Role in Researchin the modern school)이었다. 강의에서 이미 NIS 사서들의 능력이 입증되었지만, 다시 한번 그들의 능력을 재확인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3일간의 강의가 끝나고 22일 토요일 NIS 사서들의 세미나가 있었다. 이날은 강사였던 우리들은 참관자가 되고 NIS 사서들이 콕쉐타우 시 전역의 학교 사서들을 불러 모아 전달 연수를 하는 형태로 진행되었다. 장학관 아이다는 책무를 굉장히 강조했다. 국가가 투자한 만큼 NIS 사서들은 이를 반드시 성과로 입증해야 한다고 했다. NIS 사서들 또한 굉장한 자부심과 자신감을 가지고 세미나를 진행했다. NIS 사서들은 독서교육 및 독서전략, 학교도서관의 교육적 활용, 도서관의 학술 연구 지원 이렇게 세 그룹으로 나누어 강의를 진행했다. 그리고 콕쉐타우 일반학교 사서들도 세 그룹으로 나누어 주제별로 순환하며 강의를 듣고, 실습하는 형태로 진행했다. NIS 사서들은 동일한 내용을 세 번씩 강의하며 강의하는 기술 또한 향상시킬 수 있었다. 전날 가르쳐 준 독서 행사 아이디어를 세미나슬라이드에 넣어 지역 사서들에게 소개하고, 정확한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보여 주는 영화를 바로 편집하여 발표 자료로 만들었다. 3일간 연수가 끝나고 장학관의 방에 모여 새벽까지 세미나를 준비하던 그들의 노력과 내공이 빛나는 순간이었다. NIS 사서들의 실천력과 적용력이 얼마나 뛰어난지를 알 수 있었다.
NIS 도서관 장학관 및 주무관에게 느껴졌던 열정
‘진짜 장학’이 제대로 이루어지는 국가가 바로 카자흐스탄이었다. 처음 NIS에 초청되었을 때 외국교사를 불러 강의를 주최하니 ‘카자흐스탄은 영재학교 학생과 영재학교 교사에게 엄청난 투자를 하는구나.’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런데 3일 연속 강의를 하고, 세미나를 지켜보면서 장학관 아이다와 주무관 아셈에게서 한국교육청과 연수원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놀라운 점을 발견하게 되었다. 바로 연수 중에 한 번도 자리를 뜨지 않고 계속 NIS 선생님들의 연수를 함께 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장학관과 주무관은 업무 처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NIS 사서들처럼 몰입하여 참가하지 못했지만, 항상 자리에 함께 있었다. 나중에 식사하는 자리에서 장학관 아이다에게 “당신이 있어 강의하는 데 굉장히 큰 힘이 되었고, NIS 선생님들 또한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정말 존경스럽다.”라는 말을 건넸다. 그러나 장학관 아이다는 법적으로 의무여서 함께하는 것이라고 겸손하게 이야기했다. 법적으로 의무일지라도 연수에 함께 참석하여 강사인 우리와 NIS 선생님들의 의견을 조율하고, 또 의견을 적극적으로 제안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그리고 한국에서는 능동적이지 않은 사서들에게 어떻게 교육하는지 궁금해했다. 그래서 한국도 비슷한 상황이고, 한국 장학관 및 장학사님들도 같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씀드렸다. 우리에게 강의 진행에 있어 소극적인 NIS 선생님들이 계시다면 자기에게 말해달라고 넌지시 말을 하는 모습을 보며 장학관님의 열정을 확인했다. 3일간의 강의 후 NIS 사서들의 강의가 있던 날 아침 장학관 아이다의 성대에 문제가 생겼다. 매일 새벽까지 NIS 사서들의 세미나 지도를 하느라고 목을 많이 사용했는지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컨디션은 최악으로 보였지만 모든 세미나 그룹 교실을 돌면서 끝까지 지켜보았다.
장학관 아이다는 연수 종료 후 이야기했다.
“3일간의 연수에서 배운 내용을 어떻게 학교에 돌아가 적용하고 확산시킬 것인지 계획서를 작성하고 제출하세요. 그리고 계획대로 진행해야 하며, 저는 장학을 위해 언제든 학교로 방문하여 제대로 진행하고 있는지 확인할 것입니다.”
진짜 장학이 이루어지는 걸 확인할 수 있는 말이었다.
카자흐스탄 NIS 도서관 연수시스템에서 받은 도전과 충격!
NIS 사서들은 풍성한 배움의 기회와 국가의 아낌없는 투자를 받는 대신 강한 자부심과 책임감을 갖고 있었다. 그리고 장학관 아이다와 주무관 아셈은 NIS 사서들이 긴밀한 네트워크를 조직하여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다. 교육적 실험과 우수 사례의 생산을 NIS중심으로 이뤄내고 이를 일반 학교도서관에 보급하기 위해 NIS 사서들은 지역 사서를 교육한다. 카자흐스탄에 아직 학교도서관 기준, 학교도서관 관련 법 제정 등 커다란 일이 남아 있다고 장학관 아이다는 이야기하지만, 이들의 이러한 열정이 끊임없이 지속된다면 카자흐스탄의 학교도서관과 교육은 카자흐스탄의 연평균 경제성장률 10%처럼 더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
‘카자흐스탄에서 3일간의 강의’란 과제는 끝났지만, 새로운 과제를 안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카자흐스탄과는 다른 한국의 독특한 학교도서관 인력 구조와 상황에서 우리 사서교사가 어떤 위상과 정체성을 갖고 움직여야 할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우리의 앞길에 대한 토론을 선생님들과 함께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