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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탐방] 도서관 협력수업이 만드는 변화: 이화여고 이상숙 사서교사에게 듣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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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5-13 21:59 조회 8,50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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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서정원
 
대학 캠퍼스를 떠올리게 하는 널따란 교정에, 외따로 서 있는 건물의 2층에 자리한 이화여고 도서관. 학교 규모만큼이나 넓은 도서관 한편에서 열 명 남짓한 선생님들이 둘러앉아 있었고, 한 선생님이 다양한 자료들을 보여 주며, 열띤 설명을 이어갔다. 이상숙 선생님이 서울지역 사서교사 분들을 대상으로 협력수업에 대해 설명하고 있었던 것.
이화여고 도서관에는 전국 곳곳에서 방문하는 사람들의 발길이 꾸준하다고 한다. 특히 지방의 사서교사나 대학생들이 주변 사서교사나 교수들로부터 서울에 가면 꼭 방문해야 할 도서관이라고 추천을 받아 탐방을 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그들이 이곳에 오면서 품은 물음의 핵심은 대부분 도서관 협력수업이다. 그만큼 이상숙 선생님은 협력수업에 대해 풍부한 경험과 지식을 갖고 있다는 것이니, 많은 선생님들이 안고 있을 궁금증을 그대로 들고 선생님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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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협력수업인가
올해로 사서교사 33년째라는 이상숙 선생님은 아직도 학생들이 학교도서관에서 무언가를 얻어 가는 모습을 보면 가슴이 벅차오르곤 한단다. “저는 조력자라고 생각해요. 학생들에게 교사들에게 필요한 것을 도와주기 위해 존재하는 사람이죠.”라는 선생님의 말을 들으니 더욱 고개가 끄덕여진다.
도서관 협력수업의 시작도 이러한 생각에서 비롯되었음을 알 수 있다. 도서관이 학생과 교사를 위해 도울 수 있는 것? 이상숙 선생님은 교육활동이 보다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돕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즉, 학생들에게 더 유익하고 재밌는 수업을 안기고, 교사들이 수업을 효과적으로 할 수 있도록 하는 협력수업을 적극적으로 펼치기로 한것이다.
이화여고에서 협력수업을 시작하게 된 1997년 당시에는 협력수업이라는 표현은 없었고, 그냥 ‘도서관수업’이라고 불렀다고 한다. 그 정도로 협력수업에 대한 틀이 잡혀 있지 않았지만, 수업의 변화를 꿈꾸는 몇몇 선생님들과 협력하여 조금씩 시도해 나갔다고 한다.
 

 
이화여고 도서관 협력수업의 걸음걸이
협력수업을 시작한 1997년에 이화여고 도서관은 교실 한 칸 정도로 비좁았고, 시설들도 열악한 상황이라서 협력수업을 제대로 하기에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이후 2003년에 이화여고가 교육부 지정 도서관활성화 연구학교로 지정되어 2년간 지원을 받아서, 도서관 리모델링도 하고 협력수업에 필요한 기반을 확충해 나갔다고 한다. 도서관 공간이 보되면서 협력수업은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도서관 협력수업은 각 급 학교의 상황에 따라, 교사들의 수업에 대한 가치와 역량에 따라 여러가지 형태가 가능할 것이다. 이화여고에서 진행하는 협력수업은 어떻게 이루어지고, 사서교사의 역할은 무엇인지 들어봤다.
 

① 사서교사는 교과교사로부터 도서관 협력수업에 대한 요구를 파악하고 일정을 정해야 한다. 일정은 수업을 진
행하기 한두 달 정도 전에 정하는 것이 좋다. 늦어도 한 달 전이어야 하는 이유는 도서관에 부족한 자료나 필요
한 자료가 있을 경우에는 수업 전에 미리 확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② 일정이 확정되면 사서교사는 교과교사와 논의를 해서 주제를 정하고, 그 주제와 관련된 책 목록을 만든다. 때
에 따라서는 목록에 속한 책에서 주제와 관련된 페이지까지 확인해야 하기도 한다.
③ 주제 관련 목록이 완성이 되면 교과교사에게 보낸 후 다시 협의를 한다. 협의를 통해 최종 목록을 정한다.
④ 완성된 주제 관련 도서 목록표는 출력을 해서 도서관 게시판에 붙여 놓는다. 목록의 자료 중에서 도서관에 없는 책은 미리 구입하여 수업 전에 확보해 놓는다. 주제 도서 중 도서관에 있는 책들은 모아서 일련번호를 정한 후 각각의 책과 서가에 표시해 놓는다. 아이들은 목록표를 보고 책을 찾아 보게 되는데, 사서교사는 책들이 제자
리에 꽂혀 있는지 수시로 확인해야 한다.
⑤ 협력수업 실시하는 날, 학생들이 도서관에 자리하면 우선 교과교사가 수업의 개요와 진행 방법에 대해서 소개
를 하고, 이어서 사서교사가 준비된 책에 대해서 소개를 하고, 활동지 작성에 도움이 되는 내용도 제시한다.
⑥ 수업에 대한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은 학생들은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을 정해서 읽기 시작한다. 수업은 보통 2차
시까지 책을 읽고, 3차시에 평가지를 쓰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이상숙 선생님의 경우, 하나의 주제에 관한 협력수업이 끝나면 바로 다음 주제를 비한다고 한다. 그렇게 릴레이처럼 계속되는 협력수업에 도서관에서 해야 할 다른 일들도 있어서 선생님은 1년 내내 하루 종일 분주하다고 한다. 그래서 도서관의 많은 일을 처리하려면 보조 인력의 도움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한다(이화여고에는 보조 인력이 한 명 있다).
협력수업을 통해 학생들은 자유롭게 독서할 시간을 갖게 되고, 선생님들은 주입식 수업보다 더 큰 교육효과를 볼 수 있게 된다. 실제로 협력수업을 진행한 여러 교과교사들은 협력수업을 통해 학생들의 달라진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래서 이화여고에서는 도서관 협력수업을 하려는 교과교사가 많아서 협력수업을 하려면 줄을 서듯 기다려야 한단다. 그리고 4년 전부터 국어과 교사들의 요청으로, 1학년은 일주일에 한 번 국어시간에 도서관에 협력수업을 하는 걸로 정해졌다고 한다. 이 수업을 위해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협력하여 교재도 직
접 만들었다고 한다.

 


 
도서관 협력수업의 도약을 위해 필요한 것들
이상숙 선생님은 협력수업에 있어서 사서교사의 역할을 분명하게 밝힌다. “협력수업은 제가 하는 수업이 아니에요. 저는 보조역할만 하는 거예요. 수업이 원활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는 거죠. 이런 역할을 별 거 아니라고 여기시는 분도 많은데, 이런 지원이 없으면 수업이 이루어 질 수가 없습니다. 교과교사들도 이런 점에 대해 공감하고 늘 도와줘서 고맙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러한 이야기는 협력수업을 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을 명확하게 설명해 준다. 즉, 협력수업은 교과 교사나 사서교사 어느 한쪽의 노력만으로 어렵다는 것. 협력수업은 교과교사가 할 의지만 있다면 거의 이루어진다고 한다. 따라서 사서교사가 협력
수업을 진행하고자 한다면 교과교사와의 꾸준한 소통이 필요하겠다.
물론 사서교사만의 노력만을 강조하는 것도 아니다. 이상숙 선생님은 교과교사가 협력수업에 대해 잘 모르는 경우가 많아서, 협력수업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사범대학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도서관 협력수업에 대한 교육을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그리고 현직 교과교사들의 연수과정에도 도서관 협력수업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상숙 선생님 같이 경험이 많은 분이야 협력수업을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겠지만, 협력수업을 처음 시도하거나 현실적인 어려움으로 당장 엄두를 못내는 분도 적지 않을 것이다. 이상숙 선생님은 이런 분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사서교사는 언제든 도서관에서 교과 수업을 할 수 있도록 교과과정에 적합한 충분한 자료를 준비해 놓아야 해요. 자료를 정리하고 모으는 건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아요. 저도 30년간 쌓아온 거니까 어느 교과와 협력수업을 하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는 것이지요. 너무 조급해 하지 마시고 꾸준히 준비해야 합니다.”
도서관 협력수업은 분명 사서교사에게 부담되는 일이다. 평상시에도 쌓인 업무로 바쁜데 꽤 많은 시간을 들이면서 꾸준히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외면하는 분도 계실 수 있다. 하지만 이상숙 선생님은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앞으로도 계속 활동을 이어갈 거라고 한다. 그 이유는…
“학생들이 도서관에 와서 활동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좋아요. 저는 늘 도서관이 살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아이들이 와서 움직이니까 도서관이 살아 있게 되는 거죠. 협력수업을 통해 아이들의 성장을 도울 수 있고, 선생님들이 수업의 변화를 통해 교육의 효과를 높이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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