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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툰 [청소년에게 도서관을]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 공간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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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6-14 13:03 조회 11,830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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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하 독서교육 강사 및 프로그래머, 『독서교육 어떻게 할까?』 저자
 
90년대 이전의 청소년에게 책과 음악 테이프는 나름 희귀성을 가진 품목이었습니다. 책을 갖고 싶은만큼 사기에는 용돈이 모자랐고, 무료로 대출할 수있는 공공 도서관도 찾기 어려웠습니다. 학교에 도서관이 있으면 다행, 있더라도 전교 100등까지 쓰는 독서실인 경우가 많았지요. 책을 읽으려는데 돈이 없으면, 형편이 나은 친구 집에 월부로 들여놓은 전집, 형제 많은 집에 손위 형제가 읽던 책들, 만화방이나 도서 대여점의 책들을 주로 빌려 읽었습니다. 도서관이 양적으로 늘어나고, 폐가식에서 개가식으로, 관내열람에서 관외대출로 바뀌면서, 남의 책을 마음껏 골라 내 집에서 무료로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지요. 도서관은 지식과 정보의 저장소로서 많은 책을 찾고 빌릴 수 있는 곳, 개인적으로 구하기 어려웠던 외국 도서나 논문, 전문 잡지를 접할 수 있는 곳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책을 보관하는 공간으로서 도서관의 역할이 중요한 시기였지요.
21세기 대한민국의 청소년에게 책은 더 이상 구하기 어려운 품목이 아닙니다. 공공 도서관이 늘었고 학교마다 도서관에 책이 있습니다. 매일 생산되는 읽을거리의 양도 폭발적으로 늘어갑니다. 발간되는 모든 인쇄물을 도서관에 다 담을 수도 없습니다. 인쇄물의 형식이 아니라 전자책이나 인터넷으로 개인이 집에서 읽을 수 있는 책과 잡지, 신문, 논문 등이 무수합니다. 책을 보관하는 장소로서의 도서관 기능이 점점 약해지고 있지요. 현대의 영국과 네덜란드의 공공도서관 건축을 연구한 신승수 등은 도서관이 ‘도서의 공간’에서 벗어나 ‘경험의 공간’으로 바뀌고 있다고 주장합니다.◆2 그래서 21세기의 도서관 공간은 ‘얼마나 많은 책을 보유하는가’ 보다 ‘독자들을 책에 어떻게 닿게 할 것인가’ 혹은 책으로 어떤 경험을 갖게 할 것인가’를 더 깊이 고민해야 한다지요.
 
사회 변화에 따른 청소년 도서관 공간의 재구성
이러한 변화는 실제 청소년 도서관 공간을 어떻게 재구성하게 만들까요? 장서의 양이 중심이 될 때는 사다리가 필요한 높은 서가가 적절하지만, 이용자의 눈이 훑고 손이 닿는 접근성을 중심에 놓으면 휴먼 스케일의 서가가 더 맞습니다. 키가 자라고 있는 청소년들의 신체 크기를 고려한다면, 어린이 서가만큼 낮지도 않고 성인 서가만큼 높지도 않은 서가가 적절하겠지요. 많은 장서를 보관하려면 책을 촘촘히 세워 꽂아 두어야 하지만, 책을 눈에 잘 띄게 하고 한번 읽어 보게 만들려면 책 표지가 보이는 배치가 필요하지요. 기록물 보관소나 재고 창고의 디자인보다 서점이나 편집 의류샵의 디자인에서 아이디어를 채택할 거리가 많아집니다. 책을 찾기 편하도록 보관하려면 십진분류대로만 꽂아 놓겠지만, 학생들의 통섭적인 사고를 촉진하고 싶다면 분류법을 넘나드는 전시 서가가 필요하겠지요. 한 주제에 대해 다양한 학문의 책들과 다양한 장르의 책들을 사서가 편집해서 전시한서가 말이지요.
또한 읽고 필기하는 독서라면 개별화된 책상을, 상호작용을 촉진하는 독서라면 둥근 테이블에 의자를, 독서 모임을 장려하기 위해선 방이든 칸막이든 독립적인 공간이 적절합니다. 가정의 거실에서 볼 수 있는 편안한 소파와 안락의자, 카펫은 여가를 위한 독서를 촉진하고, 청소년의 몸에 맞는 책상과 걸상, 부분 조명은 학습을 위한 독서를 가능하게 해줍니다. 책 읽기와 다양한 매체의 읽기를 연결하려면, 오디오, 비디오, 잡지, 신문, 그림, 전자책, 인터넷 자료를 담을 수 있는 서가, 듣고 보고 읽을 수 있는 공간, 이들을 쉽게 이용할 수있는 설명이 필요하겠지요.
이와 같이 공간은 단순히 물리적 공간이 아니라, 그 안에 있는 사람에게 특정한 사고와 느낌과 행동 양식을 갖게 합니다. 그래서 교육철학자 송순재는 우리가 교육의 공간을 구성할때, “어떻게 하면 특정한 공간형태가 인간의 내면을 유의미하게 자극하고 불러일으키는지, 어떤 형태와 색채와, 어떤 분위기와 어떤 사물과 가구 배치가 그렇게 하거나 그렇게 하지 못하는지”◆3 물을 필요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십대의 도서관 공간에 대한 가이드라인
어떤 청소년 도서관 혹은 도서관의 청소년실이 바람직한가에 대해서는 의견이 다를 수 있고, 실제로 이를 구현해 가는 데에는 지역사회구성원의 토론과 합의가 필요합니다. 아직 청소년 도서관이 없는 우리의 상황에서, 미국 도서관협회의 청소년분과에서 제시한 “십대의 도서관 공간에 대한 가이드라인”은 참고할 가치가 있습니다.◆4 가이드라인을 간추려 재구성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 십대의 공간을 계획하고 만들 때는 십대들의 의견을 구합니다.
십대를 위한 도서관에서 가장 기본적인 원칙은 수서, 서비스, 프로그램에 십대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겁니다. 십대들이 공간의 창출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 이 공간을 자신들의 공간이라고 느끼는 주인의식이 높아집니다. 친구들을 그 공간에 데려오고, 친구들에게 공간을 홍보하게 됩니다. 가능하면, 공간의 계획 단계부터 십대들의 요구를 반영하도록 합니다. 디자인이 나오고 나서 혹은 운영과정 중에 십대들에게 피드백을 받아 그들의 의견을 구할 수도 있습니다.
 
2. 십대들의 정서적, 사회적, 지적인 발달을 촉진할 수있는 도서관 환경을 제공합니다.
이 공간은 십대의 공간이며 그들이 유지하는 공간임을 알려 줍니다. 개인 혹은 그룹으로 학습하거나 어울릴 수 있는 환경이지요. 편안하고, 탁 트여 있고, 생기 있는 공간으로, 십대 친화적인 외양과 분위기를 풍기도록 합니다. 십대들이 고른 다채로운 색감의 재미있는 장식물들을 전시하고, 십대가 좋아할 만한 최신의 실내장식으로 꾸밉니다. 이 공간에서는 십대들의 글, 예술, 디지털 작품을 전시할 수 있고, 음식과 마실 것이 가능한 공간도 마련됩니다. 이곳에서 십대들은 소속감을 높이고, 지역 사회의 일에 참여하며, 도서관의 참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십대 공간은 이 공간의 이용자든 비이용자든 매력적으
로 느껴지는 장소로, 다양한 사회적 배경이나 흥미를 가진 이들에게 자료를 제공합니다. 사교, 오락, 학습, 조용한 공간등이 구분되어 있고, 표시판이 명확하여 찾기 편합니다. 휠체어 사용자도 이용할 수 있어야지요.
 
3. 십대들이 속한 공동체를 반영하는 공간을 제공합니다.
십대의 공간은 도서관이 서비스하는 지역 사회의 특징을 반영하고, 십대 인구 비율에 적절한 크기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이 공간은 창의적인 디자인과 표지판으로 십대들을 위한 장소라는 점을 분명히 드러냅니다. 십대들이 만드는 소음이나 활동이 들리지 않도록 절대 정숙이 필요한 공간 혹은 어린이실과는 떨어져 있거나 분리되면 좋습니다. 활동을 위한 독립적인 공간과 조용한 공부 공간이 둘 다 필요합니다. 또한 즐거움을 위한 독서,사교, 개인과 집단 활동 등 공간이 다양한 목적으로 사
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자료를 담아내는 서가와 진열대, 작품을 전시하는 공간이 마련됩니다. 이 공간에서 십대들은 연구 자료를 쉽게 접하고 직원의 도움도 받을 수 있습니다. 직원들이 십대들을 관찰할 수 있으나 지나친 감시의 느낌이 들지 않도록 공간이 구성되어야 합니다. 십대 사서의 작업 공간도 필요하지요. 공간의 디자인은 장애인에 대한 법률에 따라야 합니다.
 
4. 십대의 교육과 여가를 지원하는 자료들을 제공합니다.
도서관 전체의 자료 수집 계획에 십대 자료를 항상 포함하도록 합니다. 중학생과 고등학생 특유의 정서적인, 지적인, 사회적인 성장에 맞는 자료를 수서하도록 합니다. 자료는 지역의 십대가 가진 흥미와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어야겠지요. 규칙적으로 자료의 상태와 적절성을 평가하고 솎아냅니다. 종이로 된 소설과 정보책, 음악, 영상, 전자책, 전자책 스테이션, 랩톱 등의 전자기기, 오디오북, 만화, 비디오게임, 연구를 위한 데이터베이스나 전자 자료, 인쇄된 연구 자료 등 다양한 종류의 십대 자료를 제공합니다.
 
5. 십대들이 환영받는 느낌, 안전한 느낌을 받도록 연령의 제한을 두고 적절한 사용 규칙을 알립니다.
십대의 공간에 대한 사용 규칙을 만들 때 십대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합니다. 또한 이들이 토론하고 결정한 규칙을 명확하게 써서 전시합니다. 따라서 직원과 이용자가 이 공간을 이용하는 규칙과 기대하는 행동 양식을 알 수 있게 되지요. 사용 규칙에는 공간을 이용하는 적정 연령대, 적절한 언어나 행동(예: 폭력 금지, 노골적인 애정표현 금지, 자기 쓰레기 치우기 등)에 대한 규정을 명확히 합니다. 십대들이 스스로를 존중하고 공간을 존중할 것이라는 믿음을 갖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믿음을 사용 규칙에 명확히 써서 공유합니다. ‘십대 전용’ 공간을 만들면, 도서관이 십대들의 성장과 여가, 교육, 사회적 요구를 배려한다는 메시지를 그들에게 알려줄 수 있습니다. 아이들은 십대 친화적인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행동하게 되고, 도서관을 좀 더 편안하게 느끼게 되지요. 이들이 만드는 소음을 이 공간에만 가두니, 다른 도서관 이용자들이 덜 방해받게 됩니다. 또한 도서관에 있으면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십대의 안전과 안녕을 담보할 수 있지요. 선생님이나 보호자 등 어른이 이 공간에서 보낼 수 있는 시간을 15분 이내로 제한한다면, 십대들이 자기 또래에게 우선권이 있는 공간에서 더 편안함을 느낄 수 있습니다. 또한 성인과의 위험한 관계나 성인 주도의 상호작용을 피할 수 있습니다.

6. 가구나 전자기기들을 실용적으로 상황에 따라 변용 가능하도록 마련합니다.
서가는 다양한 종류의 자료를 담을 수 있어야 합니다. 십대의 신체와 활동에 맞는 의자와 테이블이 구비되고, 휠체어 이용자도 함께할 수 있어야 합니다. 다양한 개인, 집단, 프로그램 활동이 가능하도록 이동이 가능한 가구가 좋습니다. 게시판과 전시를 위한 가구, 넉넉한 쓰레기통을 준비합니다. 십대 사서가 일하고 자료를 상담해 주는 정보데스크도 만들어야겠지요. 학습과 놀이에 필요한 듣고, 보고, 다운로드 받을 수 있는 기기들도 마련합니다. 전자매체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포터블 기기, 소셜 네트워크나 사진 공유 등을 위한 기기, 네트워크 기반시설, 와이파이 등을 제공합니다. 자신의 전자기기를 쓸 수 있도록 콘센트를 충분히 마련합니다. 적절한 조명, 통풍, 온도, 음향시설도 필수겠지요.
이 가이드라인을 모두 따르려면 막강한 재원과 인력이 필요합니다. 실제 운영되는 대부분의 도서관의 청소년 공간은 위의 가이드라인을 부분적으로 충족시키고 있습니다. 도서관마다 우선권을 갖는 요소를 먼저 갖추고 난 뒤, 가이드라인을 참고하며 조금씩 공간을 재구성하고 시설을 확대해가고 있지요. 예를 들어, 어떤 도서관의 청소년 공간에 음악을 듣고 만드는 오디오 자료, 스튜디오, 음향시설이 있다면, 같은 지역의 다른 청소년 공간은 독서동아리를 위한 칸막이 테이블이 잘 갖춰져 있고, 직업안내센터가 함께 위치한 도서관의 청소년실은 직업과 관련된 자료와 서비스가 풍부하게 갖춰져 있는 식입니다. 가이드라인은 청소년공간을 계획할 때 놓치는 부분이 무엇인지, 무엇이 우선 순위여야 할지를 논의하기 위한 밑자료가 되겠지요.
 
뉴욕 해밀턴 그랜지 도서관 ‘틴센터’
우리의 청소년 도서관 공간을 상상하기 위해, 이미 만들어진 세계의 다양한 청소년 도서관 공간을 살펴볼까요? 미국도서관협회(ALA)와 국제인테리어디자인연합(IIDA)은 2년마다 전 세계에 걸쳐 기능적으로 편리하고 아름다우며 창의적인 디자인의 도서관에 상을 줍니다. 2013년에 수상한 뉴욕의 해밀턴 그랜지 도서관의 틴센터(The Hamilton Grange Library New Teen Center)를 살펴보지요. 틴센터의 사진과 도면, 의자와 서가 디자인, 미디어룸은 다음의 사이트에서 살펴볼 수있습니다.◆5 사진의 오른쪽 위 화살표를 클릭하면 총 12장의 상세 사진이 보입니다. http://www.ricelipka.com/work_detail.php?c=1&id=46 
틴센터는 뉴욕의 가난한 할렘 지역에서 만들어졌습니다. 이 지역은 고등학생 중퇴율은 50%에 이르고 범죄율도 높으며, 오후 3~7시 사이에 청소년들의 비행이 심각했다고 합니다. 이 공간은 방과 후 청소년들이 범죄의 타깃이 되지 않고 안전하게 친구들과 읽고 어울릴 수 있게 합니다. 구획이 나누어 있지만 벽으로 가로막히지 않은 개방된 공간은 좁은 집에 살고 있는 가난한 이 지역 청소년들에게 탁 트인 넓은 실내를 선사합니다. 한눈에 보이기에 사서와 직원들이 청소년들의 문제 행동을 쉽게 발견하고 개입할 수 있지요. 원형통의 미디어룸(media vitrine) 또한 유리로 만들어져 독립이면서도 개방성과 가시성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미디어룸에서는 ‘닌텐도 wii’와 같은 게임과 음악 활동이 가능한데, 소리를 흡수하는 바닥 카펫을 깔고 특수 음향장치를 구비해 소리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설계되었답니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계단은 자유로운 읽기 공간이자 사교 공간입니다. 친구들과 옆으로 앉아 함께 활동하기 좋아하는 청소년들의 행동 특성을 반영했지요. 계단 앞에 있는 회색과 녹색의 의자는 평소에 자유로운 읽기 공간으로 쓰입니다. 공연이나 행사가 있으면, 이곳의 가구는 모두 치워져 무대가 되고 계단은 객석이 됩니다. 그밖에도 컴퓨터 사용 공간, 스낵을 먹으며 수다를 떨 수 있는 공간, 조용한 공부 공간, 십대의 신체에 맞춘 휴먼스케일의 서가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스웨덴 스톡홀름 ‘티오 트레톤’
지난 호에서 소개했던 스웨덴 스톡홀름의 티오트레톤(Tio Tretton)은 특별히 만 10세부터 13세까지의 어린 청소년을 위한 도서관 공간입니다. 스웨덴 도서관증을 가진 청소년이면 누구나 출입이 가능합니다. 그러나 직원을 제외하고는 이 연령대를 벗어난 누구도 출입할 수 없습니다. 부모든, 교사든, 형제든이요. 온전히 그들에게 속한 공간이지요. 도서관 내 규칙만 지킨다면, 누구도 무엇을 읽으라, 왜 이걸 그리냐, 창밖을 왜 보냐, 숙제는 다 했냐 간섭하고 잔소리하는 사람이 없습니다. 어른들은 아이를 데리러 올 때만 밖에서 흘낏 바라볼 수 있을 뿐이지요. 도서관의 코디네이터인 아만다 스턴버그(Amanda Stenberg)는 핀란드의 저널리스트와의 인터뷰◆6에서 이 도서관은 아이들이 원하는 활동을 하는 공간, 더 나아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되는 자유를 누리는 공간을 목적으로 한다고 말합니다. 아동기보다 늘어난 학과 공부와 바빠진 방과 후 활동 속에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은 무언가를 하는 활동만큼이나 중요한 시간이며 창조적인 시간이라고요. 그래서 이 도서관은 “청소년을 위한 안식처이며 오아시스”가 되고 있답니다. 방문했던 아이들의 60%이상이 다시 도서관을 방문하고 있다고 합니다.
스톡홀름 중앙도서관은 만 10~13세 아동들의 공공 도서관 방문이 급격히 줄고 있음을 발견하고 이들을 위한 도서관 공간을 구상하게 됩니다. 그리고 학교를 돌아다니며 이 연령대 학생들에게 어떤 도서관을 꿈꾸는지 상상해보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아이디어를 모으고 추려서 도서관에 실현해 냈습니다. 그래서 혁신적인 공간들이 탄생했지요. 요리사와 함께 요리를 할수 있는 부엌, 재봉틀이 있는 작업 공간, 그림과 만화를 그리는 공간, 친구들과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서 광장을 내려다보는 의자, 친구와 함께 눕고 기대며 책을 읽을 수 있는 소파 등이 그것입니다. 물론 평범한 도서관처럼 책도 있고, 학습의 공간도 있고 컴퓨터 공간도 있습니다. 여기서 더 나아가 자신을 표현하는 텍스트의 범위를 글뿐 아니라 그림, 연기, 요리, 재봉질로 매우 다양화했다는 점이 놀랍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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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오 트로텐’의 자유로운 독서 공간(사진 출처: Kulturhuset Stadsteater)
 
 위의 두 도서관은 가장 최신의 혁명적인 청소년 공간 사례입니다. 도서관 하나를 새로 짓는 큰 규모의 공공 예산이 필요한 프로젝트지요. 그렇다면 이미 만들어진 공공도서관에서 청소년실을 만든 사례는 어떨까요? 건물을 새로 짓지 않기에 리노베이션 정도의 공사가 이루어지지요. 비용도, 준비 기간도, 인력도 줄어들지요. 킴벌리 볼란(Kimberly Bolan)은 25년간 미국에서 활동한 도서관 컨설턴트로, 청소년을 위한 공공도서관과 학교도서관의 공간에 대한 연구와 발표,리노베이션을 진행해 왔습니다. 도서관의 새 단장 과정을 구체적으로 서술한 책, 『Teen Spaces:The step–by–step Library Makeover』을 펴내기도 했지요.◆7 그녀의 플리커에서는 112개 도서관의 청소년 공간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8https://www.flickr.com/photos/kimbolan/collections/72157611175428315/
 
맨손으로 청소년 공간 만드는 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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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공간을 꾸리기에 시간도 적고, 인력도 부족하고, 예산도 모자라고, 공간도 부족하다면, 대안이 없을까요? 십대 전문사서인 에이프릴 파비스(April Pavis)는 “맨손으로 청소년 공간 만드는법”◆9이라는 글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제공합니다. 아래에 옮겨 놓습니다.
 
아이디어 1 청소년 도서 서가를 마련하여 책을 꽂아 놓습니다. 서가에 책을 주제별로 전시하거나 프로그램 이벤트 전단지나 북마크를 올려 둡니다. 일손이 없다면, 학생 자원봉사자를 활용하여 책을 옮기기나 게시판 꾸미기를 돕게 합니다.
 
아이디어 2 영구적인 청소년 서가 공간이 나지 않는다면, 모임방이나 어린이실에 1주간 임시 청소년 공간을 만듭니다.
 
아이디어 3 학교나 지역의 청소년이 모이는 곳에 팝업 센터를 만들어, 도서관에 방문하도록 안내합니다. 청소년이 방문 시에 작은 사탕 등 작은 선물을 줍니다. 지역의 도서관이 청소년 이용자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보여 주도록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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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Fullerton Public Library's Teen Area. The quiet study and reading area.(CC BY-SA Shirley Ku 3.0)
 
아이디어 4 십대 서가 주위에 컴퓨터나 편안한 안락의자를 둡니다. 십대들이 자신들을 위한 공간이라고 느낄 수 있도록 컴퓨터나 의자에 표지판을 둡니다. “이 자리는 방과 후 시간에는 청소년들만을 위한 자리입니다.” 혹은 “이 자리는 청소년에게 우선권이 있습니다.”라고 적어놓습니다.

아이디어 5 예산이 넉넉하다면, 십대가 좋아할만한 가구나 컴퓨터를 구입합니다. 그리고 부근의 벽에 이곳이 청소년을 위한 공간이라는 표지판을 둡니다. 이 공간을 마련하기 위해 기부한 이들의 이름을 감사의 표시로 적어 놓을 수 있겠지요.

아이디어 6 도서관 내에서 십대들이 자주 오는 공간에 프로그램 홍보물을 전시합니다. 청소년들이 자신들을 위한 자료가 도서관에 마련되어 있는지 모를 수 있으니, 화살표를 붙여 청소년공간을 안내합니다. 이는 청소년뿐 아니라, 일반 이용자들에게도 십대를 위한 특별한 공간과 서비스가 있다는 점을 알려 줍니다. 바닥에 테이프를 길게 붙여 청소년 공간까지 오는 경로를 표시할 수 있습니다.

아이디어 7 청소년 책이 있는 서가를 밝은 색 종이로 싸서 눈에 띄게 합니다. 청소년들을 위한 포스터를 서가에 붙이거나, 천장에서 매달 수도 있습니다. 서가 부근의 벽을 꾸며 주세요. 십대들의 공간을 나머지 공간과 구분해 주세요. 우리의 도서관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지요? 이렇게 작은 걸음으로 시작하되, 큰 그림을 마음에 품었으면 합니다. 청소년이 도서관에서 어떤 경험을 가질 수 있을지, 어떤 식의 읽기와 사고, 느낌, 표현, 소통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안고서요.
 
◆1 Tio Tretton 도서관의 사진을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준 Amanda Stenberg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합니다.
◆2 신승수 외, 2014, 『슈퍼 라이브러리』, 사람의무늬.
◆3 송순재, 2011, 『상상력으로 교육에 말 걸기: 공간·시간·소리·색채에 관한 교육학적 성찰』, 아침이슬, 19쪽.
◆4 Young Adult Library Services Association, 2012, National Teen Space Guideline. 전문은 http://www.ala.org/yalsa/guidelines/teenspaces에서 다운로드할 수 있습니다. 물리적인 공간과 사이버 공간, 두 영역으로 나누어 가이드를 제시하고 있는데, 이번 호에서는 물리적 공간만을 다루므로 사이버 공간에 대한 논의는 별도의 글에서 논의하도록 하겠습니다.
◆5 이 도서관의 오프닝 행사 동영상은 다음의 사이트에서 볼 수 있습니다.https://vimeo.com/31568744
◆6 Matt Lindqvist, Tiotretton – bara för det gåtfulla folket, Hufvudstadsbladet(HBL), 2012.12.03. <http://hbl.fi/kultur/2012-12-03/tiotretton-bara-det-gatfulla-folket>
◆7 Bolan, K. 2009. Teen Spaces: The step-by-step librarymakeover, 2nd edition, American Library Association.
◆8 여기에 수록된 사진들에서 도서관 공간을 구성하는 각각의 요소들, 벽과 천정, 바닥, 가구, 게시판, 조명, 서가, 전시 공간, 서비스 데스크, 카페 공간, 포스터, 표지판 등을 주의 깊게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이에 대한 설명은 다음 호에서 이어갑니다.
◆9 http://yalsa.ala.org/blog/2011/09/30/how-to-createa-teen-space-out-of-no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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