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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이데아 [사서교사의 문해력 코칭 수업] 푸드 에세이로 공감과 쓰기력을 올려요사서교사의 문해력 코칭 수업] 푸드 에세이로 공감과 쓰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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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5-10-02 11:01 조회 10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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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드 에세이로

공감과 쓰기력을 올려요

석가은 전주여고 사서교사



2024년 가을, 군산동고에서 문해력 향상 활동을 마무리해야 할 때가 오고 있었다. 1학기에는 청소년소설 『죽이고 싶은 아이』(이꽃님)를 활용해 어휘력을 기르고자 단어 공부를 했고, 2학기 들어 첫 시간엔 대입정보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정보성 글을 요약하며 독해 능력을 기르는 활동을 해 왔다. ‘진로도서 서평 활동’을 가장 마지막 활동으로 계획했는데, 그사이 실천할 활동을 준비할 시점이었다. 때마침, 필자는 함께해 온 ‘문해력 연구회’에서 허민영 선생님 공개 수업에 참여했다. 당시 허민영 선생님은 학생들에게 ‘오래 달리기할 때 떠오르는 이름’이라는 글을 읽고 ‘긴 글 쓰기’를 진행하셨다. 선생님 수업에 참여했던 학생들 글은 진지하며 진솔했고, 큰 감명을 주었다. 필자는 그 글을 보면서 우리 군산동고 학생들 글쓰기 솜씨 또한 궁금해졌다. 그동안 어휘력과 독해 능력을 길렀으니, 이젠 학생들이 다양한 단어를 활용하여 글쓰기를 한다면 문해력을 기르기에 매우 유익하겠다 싶었다. 그렇게 우리 학생들과 어떤 주제로 글쓰기를 할지 고민하던 중 ‘음식’이 떠올랐고, ‘소울푸드’에 대해 학생들과 이야기 나누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문해력, 맛있게 올리는 수업을 해 보자!

사실 남고에 와서 가장 신기했던 건 우리 학생들이 정말 잘 먹는다

는 것! 급식을 안 먹는다는 건 남학생들에게 통하지 않는 개념(?)이

었다. 급식 메뉴가 아쉽더라도 일단 급식을 먹고 매점에 가 더 맛

있는 걸 먹곤 하니까. 심지어 평소 얌전한 학생도 선생님 몰래 수

업 중 화장실에 간다고 하고 나와서 매점에 가 만두를 사 먹는다

(물론 이 학생은 인성인권부장님께 걸려 교내 봉사를 했다). 먹는 걸 좋아

하는 학생들이니만큼 더더욱 공감하며 에세이 쓰기를 할 수 있겠

다 싶었다. 또한 푸드 에세이에 참고할 만한 예시 글을 풍성하게 준

다면, 학생들은 다양한 형태의 에세이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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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조건을 충족하며 ‘음식’을 주제로 한 책이 딱 떠올랐다. 에세이집 『요즘 사는 맛』. 이 책은 배달의 민족에서 연재했던 뉴스레터 ‘주간 배짱이’ 글을 모아 발간한 것이다. 다양한 작가들이 자신의 ‘소울푸드’를 소개하는데, 한 주제의 글 분량이 길지 않고 쉽게 읽히는 편이라 수업에 활용하기에 매우 적합했다.


1차시 나의 소울푸드는 무엇일까?

수업은 4차시로 진행했다. 첫 번째 시간, 가장 먼저 학생들에게 제일 좋아하는 음식, 또는 자신을 위로하는 음식인 소울푸드가 있는지 물어보았다. 학생들은 목소리 높여 열띤 이야기를 했다. 먹을 것에 이렇게 진심인 학생들에게 『요즘 사는 맛』의 ‘들어가는 글’을 읽어 주었다. 앞으로 수업에서 3편의 푸드 에세이를 읽을 것이며, 수업 마지막엔 직접 자기 에세이를 쓴다는 점을 알려 주며 수업을 듣는 내내 어떤 글을 쓸지 고민할 수 있도록 독려했다.


“우리는 밥 먹었는지 물으며 그 사람을 향한 관심과 애정을 넌지시 드러냅니다. 밥 한번 먹자는

인사로 우리 사이가 열린 결말로 계속될 거라 암시합니다. 어쩌면 밥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

의 다양한 의미가 담겨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이토록 다양한 의미를 띤 일상이 하루 두어 번씩

우리 삶으로 성실하게 날아듭니다. 그 속에서 맛있다는 감탄이, 함께 나눠 먹는 행복이, 또렷한 취

향이 삶의 이야기로 차곡차곡 쌓여갑니다. 의식하지 못한 채 살아가지만 이미 여러분은 수십 년에

걸친 식사의 서사를 써 내려가는 중입니다.”

-『요즘 사는 맛』 ‘들어가는 글’ 중에서


학생들에게 일기와 에세이의 차이도 설명해 주었다. 일기와 에세이의 공통점은 자기 이야기를 쓴다는 것. 하지만 일기는 ‘나만 읽는 글’이고, 에세이는 ‘다른 사람에게 자신의 생각과 경험을 전달하는 글’임을 알려 주었다. 에세이라는 한 편의 글에도 서론, 본론, 결론이 갖추어져 있어야함을 강조했다. 이 점은 학생들의 에세이를 평가할 때도 중요한 요소가 될 것임을 예고했다.


단어 익히기

다음 순서는 에세이에 쓸 단어들을 학생들과 공부하는 것이다. 그동안은 학생들에게 특정 단어의 뜻을 보여 주고 단어 초성을 힌트로 주며 수업했지만, 이번엔 글쓰기가 주제인 만큼 수업 방식을 조금 바꿔 보았다. 배울 단어가 들어간 예문들을 보여 주고, 그 문장에 들어갈 단어를 맞히는 방식이다. 우선, 학생들에게 조금 예측하기 어려운 문장부터 보여 준다. 그리고 두 번째, 세 번째로 갈수록 해당 단어를 유추할 수 있는 문장을 제시한다. 이렇게 단어를 공부하면 하나의 단어가 어떻게 사용되는지 학생들이 자연스럽게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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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학생들과 『요즘 사는 맛』을 읽는다. 책에서 읽은 첫 글은 김혼비 작가의 「어쩌면 이건 나의 소울푸드」였다. 학생 한 명이 문단을 낭독하고, 다음 학생을 지목하는 방식으로 글을 읽어 나갔다. 그 후 오늘 배운 단어들로 짧은 글을 지어 보게 했다. 최소 4개 이상의 단어를 활용하여 음식과 관련되지 않더라도 각 단어를 연결해 글을 써 보았다. 본격 글쓰기에 앞선 ‘예열 활동’이었다. 학생들이 막막해할까 봐 예문도 보여 주었는데, 예상보다 글을 잘 쓰는 학생들이 많았다. 학생들이 쓴 글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글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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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시 내가 쓸 글의 구조 머리에 새기기 

다음 시간, 학생들에게 이전 시간에 쓴 글 중 우수한 작품을 읽어 주었다. 학생들은 자신이 쓴 글과 비교하며 흥미롭게 이야기를 듣는다. 이후 진행은 1차시 수업과 유사하다. 새롭게 배울 단어를 확인하고 글을 읽는다. 함께 읽는 글은 『요즘 사는 맛』에 실린 「나의 완벽한 평냉 메이트」(디에디트)와 「집밥」(박정민)이다. 이렇게 총 세 편의 글을 읽고 나면, 학생들이 자기 에세이를 쓸 차례다. 당연히 글의 주제는 ‘음식’이다. 자신의 소울푸드를 소개해도 좋고, 그 음식만 보면 떠오르는 추억을 적어도 좋다. 나만의 사연을 소개하고 교사의 평가를 거쳐 1등을 한 학생에게는 작은 선물도 준다고 안내했다. 또한 활동지에는 글의 서론, 본론, 결론을 어떻게 작성할지 짧게 기록하도록 했다. 글 개요를 정해 두어야 이후 글쓰기가 수월하게 진행되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 글 구조가 명확해 보이는 「나의 완벽한 평냉 메이트」을 구조화하여 보여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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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차시 푸드 에세이 쓰기

본격적인 글쓰기 시간! 교사는 학생들을 독려하며 지켜본다. 글쓰기 활동은 딱 이번 시간 동안만 진행했다. 활동지를 도서관 밖으로 가져가는 순간, 학생들이 AI를 이용해 도움을 받을 수 있기때문이다. 많은 분량을 요구하진 않은 데다 서론, 본론, 결론 등 글 개요를 미리 정해 두었기에, 학생들 대부분이 한 시간 안에 한 편 글을 완성할 수 있었다. 3차시가 끝나면 교사의 시간이다. 학생들이 쓴 글을 꼼꼼히 읽어 보며 교사는 심사를 진행한다. 심사 기준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글에 서론·본론·결론이 명확한가. 둘째, 서론·본론·결론 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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량이 적절한가. 셋째, 글의 주제와 내용이 연결되는가. 넷째, 자기 이야기를 잘 표현했는가. 예상보다 에세이를 잘 쓴 학생이 많아 심사하는 데 약간의 통증이 있었다. 하지만 학생들의 이야기를 읽고 있으니 참 재밌었다. 인상 깊었던 점은 학생들 한 명 한 명 글쓰기 주제로 정한 음식이 다양했다는 점이었다. 그래도 치킨, 제육볶음, 국밥, 돈가스가 가장 많이 언급되었고, 그중 가장 많이 등장한 음식은 단연 ‘국밥’이었다.



4차시 공감되는 ‘TOP 3’ 에세이 나누기

심사를 마친 후 학생들의 글을 함께 읽었다. 재밌는 글이 많아 교사가 추린 5∼7편 정도의 글을 함께 읽고 투표를 통해 ‘TOP 3’를 정했다. 어릴 적 이야기, 짝사랑의 추억, 여행 이야기 등 주제도 다양했다. 내가 쓴 글이 발표되자 기뻐하는 학생, 나도 그 음식 좋아한다고 신나 하는 학생, 비슷한 추억이 있다고 공감하는 학생… 성적에 들어가는 활동이 아님에도 학생들은 수업에 깊이 몰입했다. 시간만 더 있었다면 글쓰기 수업을 더 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이렇게 푸드 에세이 쓰기 수업은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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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해력을 기르기 위한 수업은 참 다양하다. 어휘력을 기르는 수업, 글의 주제를 파악하는 수업, 글을 직접 쓰는 수업. 그중 가장 재미있었던 수업을 꼽자면 바로 에세이 쓰기다. 학생들 이야기를 듣고, 교사도 더불어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학생들과의 ‘어색한 경계’가 조금 느슨해지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수업이 끝난 뒤에도 학생들의 글을 계속 읽어 봐야 하기에, 교사에게는 수업 이후로도 챙겨야 할 일이 많을 수 있다. 게다가 학생들 글을 읽고 있자면 맞춤법을 고쳐줘야만 하는 문장이 많이 보일 것이다. 맞춤법을 틀리지 않은 학생을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정도다. 그럼에도 선생님들께 에세이 쓰기 수업을 추천한다. 음식, 여행, 취미… 학생들과 이야기 나눌 수 있는 주제가 참 많기 때문이다! 학생들과 공감대를 형성하다 보면, 수업에 대한 열정과 의욕 또한 더욱 생겨날 거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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