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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실 이데아 [공감의 교과 협력 독서토론] 교과 연계 독서토론 시작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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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2-09-01 16:47 조회 2,47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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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연계 독서토론 시작하기

함께하는 독서로 비경쟁식 감상 토론하는 법


김보란 인천남중 사서교사





김영하 소설가는 한 매체에서 학생들에게 강의 시간에 “짜증난다.”라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을 금지했다고 말했다. 사람의 다양한 감정, 깊이와 농도를 한 가지의 단어가 전부 대체할 때 생기는 표현의 부작용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손쉽고 흥미를 자극하는 미디어 매체들은 우리의 다양한 감정표현을 축소한다. 게임에서 사용하는 용어들이 일상 용어로 자리 잡으며, 아이들은 자신의 생각·감정을 깊게 살피고 표출하는 방법을 배우지 못해 표현의 어려움을 겪는다. 말하기·글쓰기와 같은 표현 활동뿐 아니라, 생각하는 방식과 깊이에 제한이 생긴다. 

수업 시간에 아이들의 생각과 감정을 파악해 보려는 노력은 그들이 쉽게 내뱉는 “몰라요.” 한마디에 턱 하고 막히기 일쑤다. 수업의 지식 정보를 발표하는 것보다 자신의 생각과 감정 표현을 어려워하는 아이들을 위해, 책을 통한 비경쟁식 감상 토론을 준비했다. 교과교사가 해당 도서에 대한 전문적인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도록, 교과 협력의 방식으로 꾸려 보았다. 2021년도 중학교에서 실시한 독서토론 프로그램은 초등학교 고학년 학생부터 고등학생이 함께 읽어도 좋을 주제의 책들로 연계했다. 사서선생님들께서 각 학교급 사정에 맞추어 운영해 보시길 바란다.




'몰라요'가 반복되면 아이들은 생각을, 교사는 힘을 잃는다

코로나19로 도서관 개방 운영에 제한이 생기면서 학생들을 직접 마주할 수 있는 기회가 줄어들었다. 학기 초에 실시하는 ‘도서관 이용자 수업’의 짧은 만남에는 비대면 도서 대출 방법부터 독서록 이용까지 전해야 할 사항들이 너무 많아, 아이들과 교감을 이루기가 어려웠다. 독서록에 피드백 공간을 활용하여 아이들과의 대화를 시도해 봤지만, 독서록 쓰는 것을 과제처럼 무거워하는 아이들이 대다수였다. 아이들이 제출한 감상문에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이 제대로 표현되지 않음을 알고, 자유롭지만 깊이 있게 감상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의 필요성을 느꼈다. 

“제 생각이요? 몰라요. 없어요.” 수업 시간에 가장 많이 들었던 답변은 바로 이것이다. 정답은 없다고, 잠시 떠오른 생각이라도 괜찮으니 이야기해 보자고 해도 아이들은 이내 부정적이고 짧은 답변을 내놓기 일쑤다. 물론, 짧은 답변이 그대로 마침표를 찍지 않도록 계속해서 연관된 발문을 하는 것은 교사의 능력일 것이다. 하지만 부족한 능력을 애써 소진하다 보면 충전이 필요한 순간이 찾아온다. 조금 더 책에 흥 미를 느끼고 생각을 함께 나눌 아이들을 만나고 싶을 때가 있다. ‘방과 후 독서토론’은 독서에 관심 있는 학생들을 만나고 싶다는 갈망으로 시작했다. 더불어, 다양한 주제의 책을 교과와 연계하여 토론한다면 더욱 의미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더했다. 다양한 교과활동을 갈망하는 교과교사에게도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는 기대로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 보았다.



교과 연계 독서토론의 순서 파악하기

2021학년도 본교 도서관에서는 교과교사와 협력한 방과 후 독서토론 시간을 가졌다. 총 5회 중 사서교사의 단독 운영이 2회, 나머지 3회는 국어, 음악, 상담교사와 함께 운영했다. 토론은 대면과 비대면(온라인)으로 운영했으며, 한 회당 약 10여 명의 학생이 참여했다. 독서토론 프로그램 실행 이후, 감상의 내용은 교내외 전체가 함께 공유하고자 후기 프로그램을 계획하여 운영했다. 다소 그럴 듯해 보이지만 실상은 대부분의 선생님들이 잘 알고 있는 독서토론 프로그램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럼에도 매년 새로운 책이 나오고, 책 속에서 토론 주제를 찾아내는 사서교사의 생각도 모두 다르기에 운영 사례를 공유해 보고자 한다. 연재를 통해 소개할 교과연계 독서토론의 순서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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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연계 독서토론은 해당 교육청 사업 중 하나인 ‘책마을 프로그램’의 지원을 받아 운영했다. 이에 해당 프로그램은 학생들과 함께하는 토론이 우리 마을, 지역사회로 함께 이어나갈 수 있도록 방향을 모색했다. 프로그램의 간략한 개요는 다음과 같다.

계획하기- 토론 운영 방법 및 대상, 도서 및 교과 선정 
안내 및 모집하기- 학년 군을 나누어 신청자 모집(미리 캔버스로 안내문 제작) 
운영하기- 대면·비대면 방식의 교과 연계 독서토론 운영(감상 토론의 방식을 따랐으나, 교과에 따른 발문 방식 및 운영 방식에 차이가 있음) 
공유하기- 매회 독서토론의 우수 참여자가 제출한 감상문을 모아 학년 말 게시. 일반 학생들은 투표 참여 프로그램을, 학부모에게는 안내문 발송을 통해 독서토론 내용 공유. 



교과 연계 독서토론 준비하기

교과 연계 독서토론은 운영 시기와 방법(대면·비대면), 토론 방식(경쟁·비경쟁식 토론), 도서와 연계 교과 선택, 운영 방식의 네 가지 큰 요소를 고려했다. 자세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운영 시기와 방법

1학기에 운영계획에 대한 틀을 세웠으나, 코로나19의 확산세로 인하여 부득이하게 2학기에 모든 회차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교과교사의 수업 시간에 함께하는 협력수업도 고려해 보았으나, 책 한 권을 모두 읽고 참여하는 독서 프로그램에는 소규모 인원이 적합하다는 생각에 방과 후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코로나19로 인한 안전 상황을 고려하여 대면과 비대면(온라인) 방식을 병행하기로 했다. 소규모 그룹 활동 (10인 이내)으로 구성하되, 학년이 섞이지 않도록 한 차시의 독서토론에는 한 학년만 포함되도록 구성했다(온라인 토론에는 다 학년으로 운영). 온라인과 대면 프로그램의 장단점을 간략히 비교하면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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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 토론 vs 비경쟁 토론

찬반 토론으로 대표되는 경쟁식 토론은 해당 도서와 연계된 주제와 관련하여 자신의 주장과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를 정리하고, 팀 혹은 개인으로 상대와 함께 토론을 벌여 승패를 가를 수 있다. 비교적 자유로운 의견 교환이 가능한 비경쟁식 독서토론은 서로 동등한 발언권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자유롭게 발표하는 것이 특징이다. 교과와 연계하는 독서토론은 경쟁 및 비경쟁식 토론이 모두 가능하며 주제 도서, 교과의 특성에 따라 다양한 방식의 토론을 시도해 볼 수 있다. 본교에서 실시한 ‘교과 연계 독서토론’은 자유로운 생각과 감상을 염두에 두고 비경쟁식 감상 토론으로 정했다. 


연계 교과와 주제 도서의 범위 선정

교과와 연계하는 독서프로그램은 교과를 먼저 정한 후 주제 도서를 선택하거나 역으로 도서 선정 후에 연계되는 교과를 정할 수 있다. 교과를 정한 후 교과교사와 함께 도서 선정과 운영 방식을 논의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다. 다만, 준비 시간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에는 사서교사가 주제 도서를 정하거나 선정 도서를 몇 권으로 범위를 좁혀 제안하는 것이 교과교사의 부담을 덜어줄 수 있다. 본교에서는 후자의 방식을 선택했다.


문학 vs 비문학 도서

독서토론에 사용할 도서의 장르를 크게 문학과 비문학으로 나누어 비교해 보았다. 경쟁토론 뿐 아니라, 비경쟁식 토론 또한 문학 혹은 비문학 도서 모두 주제 도서로 선택이 가능하다. 문학 도서는 자유로운 생각과 감상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다. 최근 다양한 주제의 청소년소설들이 출간됨에 따라, 처음 소설을 접하는 학생들에게도 부담이 적다. 비문학 도서는 교과 흥미를 높이고 연관된 지식을 넓힐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지적 호기심을 키우고, 문제해결을 위한 토론을 주제로 하는 경우 적합하다. 본교의 교과 연계 독서토론은 학생들의 독서 능력을 입문자 수준으로 가정하고, 청소년소설(문학)을 선택했다. 교과와 연계한 독서 흥미를 이끌어내고, 학생들이 자신의 감상을 발표하는 데 중점을 두어 도서를 결정 했다.


도서 정보원 참고와 학생의 흥미 고려

사람은 각기 다르게 생각한다. 한 동아리 안에서도 함께 읽은 책에 대한 감상이 모두 다를 수 있다. 문해력을 위해서는 학년군별 추천 도서가 다를 수는 있지만, 독서토론의 주제 도서는 학교급에 굳이 제한을 두지는 않는다. 다만, 해당 학교 학생들의 특성을 고려한 더 흥미롭고 적합한 주제의 도서를 고를 수 있음은 분명할 것이다. 주제 도서는 문학 도서 중에 가급적 3년 이내 출간된 신간을 대상으로 했다. 도서관 주제 매거진과 매체에서 소개한 서평을 참고하여 책을 모두 읽어 본 후, 총 네 권의 책을 선정했다. 참고로, 계획 당시의 독서토론은 4회차(사서교사 1회 및 교과 연계 3회)였으나, 토론 과정에서 학생들이 작가의 신간에 큰 흥미를 보여 한 회차를 더 계획했다. 교과 연계 독서토론에서 활용한 책은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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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과 연계 독서토론의 준비과정을 설명했다. 회차별 구체적인 토론 내용과 방식은 다음 호에서부터 소 개하고자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시작하는 발자국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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