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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그래, 시는 따뜻한 보온병, 재미난 노래야 - ➌ 국어 - 문학 - 시 속으로 풍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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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18 13:05 조회 10,244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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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수업을 준비하며
아이들 보다 내가 더/ 공부하기 싫은 날
아이들보다 내가 더/ 놀고 싶은 날
왼종일/ 창틀에 기대고/ 하늘만 보고 싶은 날
분필 하나만 달랑 들고 들어가/ 칠판에 짤막한 시 한 편 적어 놓고
아무 말/ 아무 표정 없이/ 구름만 보고 싶은 날
– 「어느 날」, 여태전

이런 날은 누구에게나 있겠지만 숨 가쁘게 돌아가는 일상 속에서 누르고만 사는 게 현실이다. 그러나 눌렸던 마음은 언젠가 내가 조절하지 못할 만큼 커져 있을 때가 있다. 이런 갑갑한 마음을 순화시킬 방법으로 ‘시’를 선택했다. 시를 가까이하며 아이들이 마음의 위로와 여유로운 마음을 가지길 바라며 시 수업을 하게 되었다.

시란 문학의 한 장르로 자연이나 인생에 대하여 일어나는 감흥과 사상 따위를 함축적이고 운율적인 언어로 표현한 글이라고 국어사전에 정의되어 있다. 시를 다양한 시각으로 보는 안목을 키우려면 국어교과서에 실린 시만으로는 당연히 부족하다. 시집, 문집, 신문, 인터넷홈페이지, 시음반, 시그림책 등 다양한 형태의 매체에 실린 시를 읽고 느끼게 하고 싶었다.

그래서 일상생활 속에서 직접 체험한 것에 대해 아이들이 갖는 생생한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그에 대한 시를 직접 써보게 하고, 같은 주제의 다른 시를 다양하게 만나보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education의 어원은 라틴어 educatio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이 단어는 ‘끄집어낸다’는 의미와 ‘끌어올린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어 내부적 능력을 개발시키고 미숙한 상태를 성숙한 상태로 만든다는 의미를 포함하고 있다. 그래서 시의 특성을 가르치거나 주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 속에 있는 생각과 느낌을 끄집어내고 끌어올리려고 하였다.

시 수업은 국어교과만이 아니라 한 해 학급 운영 과정에서 삶 가꾸기와 글쓰기 활동으로 꾸준히 함께 하며 삶 속에 자연스럽게 즐기게 하면 좋다. 아침시간, 재량시간 등을 통해 시를 감상하며 시를 보는 안목을 키우고 국어교과서에 마당별로 흩어져 있는 시를 모아 재구성하여 집중 지도하는 방법도 좋다. 아이들은 시를 쓰고 읽는 활동을 통해 삶과 사람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신의 생활을 더 의미 있게 느낄 것이다.



★참고 자료

교사자료 시 수업을 위해 교사가 미리 읽어보면 도움이 되는 책
- 『우리 모두 시를 써요』 이오덕, 지식산업사 : 『어린이는 모두 시인이다』를 고쳐 낸 책으로 시란 무엇인가, 어른 시와 어린이 시의 이해, 시를 어떻게 쓸 것인가 등의 정보를 얻을 수 있다.

1) 1단원에서 시에 대한 수업 시수는 2차시로 계획되어 있으나 시의 특성을 알기에는 부족하므로 도서관 활용수업 시수 2차시를 재량시간에서 가져와 별도로 확보했다.

- 『살아있는 글쓰기』 이호철, 보리 : 시 쓰기 지도서. 어린이 시 지도에 대해 쉽게 알고 가르칠 수 있도록 소개하고 있다.
- 『시로 여는 국어수업』 나라말, 전국초등국어교사모임 : 시 수업을 어떻게 하는지 구체적으로 제시한 사례 중심 책이다.



학생자료 학생이 읽어볼 만한 책
● 어른들이 쓴 동시집
- 『콜라 마시는 북극곰』 신형건 : 재미있으면서도 의미를 담고 있는 시들로 아이들의 공감을 얻고 있는 책이다.
- 『콩, 너는 죽었다』 김용택, 실천문학사 : 섬진강가 마암분교 아이들과 생활하며 쓴 동시이다.
- 『김치를 싫어하는 아이들아』 김은영, 창비 : 어린이의 눈이나 마음으로 어린이들의 모습을 진솔한 목소리로 들려주는 동시이다.

● 아이들이 쓴 동시집
- 『엄마의 런닝구』 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 보리 : 어린이 시를 학년별, 주제별로 나누어 실었다.
- 『새들은 시험 안 봐서 좋겠구나』 한국글쓰기연구회 엮음, 보리 : 한국글쓰기연구회가 고른 123명 어린이 시가 수록되어 있다.
- 『쉬는 시간 언제 오냐』 초등학생 93명, 전국초등국어교과모임 엮음, 나라말 : 아이들 특유의 천진함과 솔직함이 고스란히 표현되었다.

사이트 및 미디어자료
- http://chamdari.edumoa.com 땀샘학급운영, 시 쓰기 : 학년별 어린이 시 작품 감상,
좋은 시 좋지 않은 시, 시지도 플래시 자료, 지도방법, 시 관련 글들이 있어 교수-학습용으로 활용 가능
- http://www.naramal.or.kr 초등국어교과 모임, 어린이 시 : 다양한 시 수업 사례 소개수 업 매 체 및 준 비 물
- CD 플레이어, 컴퓨터, 프로젝션 TV, 실물 화상기
- 생각 쓰기장, 시 수업 학습지, 시그림책, 백창우 시노래 앨범과 음반(CD) : 이원수 시에 붙인 노래들(누렁아 울지 말고 나랑 같이 놀자), 백창우 동시에 붙인 노래들(감자꽃을 보려면 감자밭에 가야해), 마암분교 아이들 시노래(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등

수업활동 들여다보기
1.시란 무엇일까?
시란 무엇일까? 아이들에게 물으면 이렇게 답한다. 공감을 느끼는 글, 마음을 따뜻하게 하는 보온병, 재미있는 노래, 우리의 경험 등. “시는 우리가 그 무엇을 보았을 때 바로 떠오르는 느낌을 잡은 것.”(이오덕)
감동이 있는 시는 어떤 시일까 물었더니 이렇게 답한 남학생이 있다. “feel이 오는 시요.” 그렇다. feel이 오는 시가 진정 감동적인 시다.
학교신문, 학급문집, 신문, 인터넷신문, 백일장대회 등에 실린 시를 읽어보고, 좋은 시와 좋지 않은 시를 가려보는 활동을 해본다. 자료는 교사가 미리 구해 편집하여 복사하여 내어줄 수도 있고, 모둠끼리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비판해보게 할 수 있다.

2. 시를 써보 자!
도서관 활용수업은 먼저 많은 자료를 탐색한 후 요약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얻어 창의적인 글쓰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시’는 자신의 감정, 경험이 가장 우선시되어야 하므로 생생한 경험을 한 후 시를 먼저 써본다. 새로운 것을 찾아낸 것, 아름답다고 느낀 것, 아하! 하고 깨달은 것, 참다 참다가 그래도 참을 수 없는 말을 토해낸 것을 시로 써본다. 물론 시를 쓰자고 하면 막막해 하는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경험이 일어나고 난 바로 그 시점! 진단평가를 치르고 난 6교시, 과학행사를 마치고 난 6교시, 일기장에 친구에 대한 고민과 이야기가 들끓을 때 친구에 대해서, 주말을 보내고 온 월요일 아침 엄마, 아빠, 동생, 가족, 주말에 대한 주제로 시를 써본다. 아이들에게 형식, 기교, 운율을 너무 의식하지 말고 하고 싶은 말을 하라고 하면 생활이 그대로 드러나는 시를 신기하게도 금방 써 내려간다.

3 . 시를 공 유하자!
시를 쓴 다음날은 아이들의 시를 읽어보고 공감이 가는 부분을 표시해 두었다가 읽어준다. 이름을 소개하지 않지만 자기 시가 읽히면 ‘내꺼다!’ 하고 막 자랑을 하거나 깜짝 놀라 얼굴을 붉힌다. 그 아이들은 분명 시에 대한 관심이 활짝 피어나리라 믿는다.
그런 다음 같은 주제로 쓴 다른 시인이나 아이들의 시나 노래, 시그림책을 들려준다. 나도 저런 마음이었는데 표현할 방법이 없었던 아이들이 공감의 감탄사나 고개 끄덕임을 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아이들이 충분히 시에 젖을 수 있도록 집에서 들고온 시집도 옆에 끼고 도서관으로 간다. 검색대에서 시집을 검색하기도 하고, CD도 들을 수 있다는 명예사서어머니의 안내에 CD를 대출하기도 하고, 810번대로 가서 시집들을 하나둘씩 들고 친구들과 삼삼오오 모여 앉아 훑어보기도 한다. 나와 비슷한 주제로 쓴 시들을 찾아 읽으면서, 친구가 읽고 있는 시집을 엿보면서, 너무 짧거나 특이한 시들을 읽고 친구에게 보여주며 쿡쿡거리면서 아이들은 도서관과 시에 풍덩 빠진다.



4 . 정리하며…
가족(시험, 친구)이란 [    ]이다. 시 수업이 끝나면 다시 한번 물어본다. 주제에 대한 나만의 ‘가치사전’을 만드는 것이다. 수업을 통해 알게 된 점이나 자신의 생각과 느낌, 활동 소감에 대한 이야기도 나누어본다.

솔직히 아직은 ‘시를 써보자!’ 하면 쓰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들 몇몇은 싫은 내색도 한다. 그래도 ‘도서관에 가자!’는 말에는 항상 와~ 하고 반기는 함성이 나온다. 자유로움, 해방감, 지루하지 않은 스스로의 공부에 대한 반김일 것이다. 교과서에 있는 두 편의 시로 만족하지 않고 생활이 있는 시를 쓰고, 생활이 있는 시를 읽고, 공감되는 부분을 이야기하는 수업을 하는 동안 아이들의 눈빛은 반짝이는 보석이다.
우리는 ‘생각 쓰기장’에 종종 시와 글을 쓰고 있다. 생생한 경험을 한 후 감흥이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수업뒷이야기
도서관에 가서 시를 찾아보고 고쳐 적고 나는 이런 활동이 정말 즐겁다. 계속 이런 날이 많았으면 좋겠다.(지혜)
다른 시들을 읽어보니 내 시가 감정이 별로 없는 것을 알았다. 다시 새롭게 시를 쓰니 전에 쓴 시보다 더 감동이 오는 것
같다.(유비)
원래 도서관에서 시를 잘 안 읽는데 이 활동을 통해서 시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다은)
나는 평소에 시 쓰기를 좋아한다. 이번에는 시를 짓고 나서 시를 고쳐 쓰면서 많은 시를 읽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오늘 시를 읽으면서 너무 웃긴 장면들이 있어 너무 까불었다.(아영)
도서관에 가서 시집을 찾을 때 책을 고르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시집을 참고해서 적을 때 내가 쓴 시가 그 시집에 들어
가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지원)
많은 시를 알게 됐고 다른 사람이 쓴 시를 읽으면서 많은 사람들의 생각을 알게 됐다.(일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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