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세상의 앎을 누리는 사람들 - 누림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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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2-24 22:12 조회 10,120회 댓글 0건본문
톡톡 튀는 누리앎들의 신입생환영회 장기자랑
개성있는 사람들, 도서관에 모여
처음 제가 면접을 볼 때를 생각해보면, 누리앎의 홍보는 다른 부서들과 달리 특별했고, 재치가 있었습니다. ‘책’에 대한 학생들의 위화감을 없애기 위해서 ‘책과 노는 부서’라고 홍보를 한다던가, MT, 고기 회식 등이 있다는 내용으로 우리들을 끌어당겼습니다. 물론 이런 조건들이 좋기도 했지만, 독서를 좋아하는 제게는 책과 함께하는 도서부 자체가 천국 같았습니다. 들어오는 책들을 가장 먼저 접하고, 빌릴 수 있다는 사실 때문이었습니다. 또한 여러 학생들에게 책을 빌려주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것도 알 수 없는 마력이었습니다.
‘누리앎’에 들어오고 나서 제가 누리게 된 것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저희는 책을 싸는 법부터 라벨
을 붙이는 법, 대출·반납을 하는 방법 등을 배웠습니다. 도서실에 있는 수많은 책들이 모두 선배님들의 노
력으로 꽂혀 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자 책들이 한층 더 소중하고 빛나 보였습니다. 그 수많은 노력에 저도 일
조를 한다는 사실이 무척이나 기뻤습니다.
누리앎에서 대출, 반납, 서가정리 등 1년을 배우고 2학년이 된 저희(13기 누리앎)는 2학년이 되자 숫자만큼
부담도 늘어났다며 한숨을 내리 내쉬었습니다. 그래도 12기 선배들은 선배답게 도서부를 잘 이끌어가고 있습
니다. 이에 13기, 14기는 모두 적극적으로 회의에 임해 의견을 내고 지금보다 좀 더 발전하고자 노력합니다. 회의
에서는, 주로 당번 날짜에 대하여 이야기합니다.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면 모두가 시간을 내어 좋은 행사를 만들
기 위해 회의를 열기도 합니다. 물론 윤세희 사서 선생님과 주상태 선생님도 참여하시지만, 주된 내용은 모두 누
리앎 스스로의 의사로 결정한답니다.
14기 후배들은, 선배들과는 조금 다른 그들 특유의 장점을 가지고 있는데, 그것이 바로 ‘자신감’과 ‘재치’입
니다. 14기를 뽑는 면접에서는, 언제 어디서든 당당하고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고 튀는 재치를 가진 후
배를 찾기 위한 질문들이 많았다는 데 그 원인이 있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당신의 이름으로 3행시를 지어보세요’
라는 질문이 있는데요. 순간적으로 발동하는 그들의 센스를 볼 수 있는 질문입니다. 이 질문은 중대부중 도서부에
꽤 오랫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질문입니다. ‘저를 당황시켜 보세요’라는 이 황당한(?) 질문은 12기 선배들과 13기들
의 합작 질문인데요, 14기들의 황당해 하는 모습이 무척 재미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김경배 학생(14기 회장)은 그
질문에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 태권도 품새 중 ‘금강’을 선보여 선배들의 웃음을 자아내기도 하고, 홍원희
학생은 창문을 열고 뛰어 내리려는 자세를 취해 독특한 재치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이름은 기억나지 않지만, 옆에
있는 친구를 갑자기 때렸다거나, 문을 열고 나가려고 했다던가, 질문자에게 역으로 학교 시험 전교 등수를 물어보는
등 다양하게 재치 있는 모습들을 보였답니다. 금강을 선보인 김경배 학생은 선배들에게 좋은 인상을 남겨, 누리앎
탄생 14년 만에 이례적으로 남자 회장이 되어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습니다.
‘끈기’있는 누리앎들의 변함없는 즐거움
누리앎만의 특징을 찾는다면, 아마도 ‘끈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슨 일이든지 피하지 않고 직접 부딪혀보고 해결
해 나가고자 노력하는 것이 누리앎의 공통점입니다. 도서부 일이 쉽지 않을 때는 끈기로 어려움을 이겨 나갑니다.
현재 14기 누리앎까지 만들어지는 데에는,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고 합니다. 저는 2009학년도 신입생환영회가 기
억에 많이 남습니다. 누리앎에 들어온 후 처음 가졌던 전일제 CA시간이었는데, 작고 소박했지만 사람들 앞에서 저
의 재주를 선보이는 것이 처음이었기에 그렇습니다. 그때 아직 13기끼리 친하지도 않았고 많이 서툴러서 12기 선배
들의 도움을 많이 받으며 여러 개그를 선보였는데, 특히 까나리 액젓을 먹던 한 남학생이 아직까지도 생생히 기억에
남습니다. 올해 신입생 환영회 또한 작년과는 다른 매력으로 굉장히 재미있고 뜻 깊었습니다. 매년 스승의 날과 선
배님들 졸업식 때 특별한 행사를 갖는 것도 다른 동아리에서는 누릴 수 없는 즐거움이지요. 누리앎에서 전통적으로
행해져 내려오는 이런 행사들을 통하여 공동체 의식을 기르기도 하고, 자신의 새로운 재주를 찾기도 한답니다.
누리앎 1기부터 쭉 전해 내려오던 조금은 색다른 전통이 있습니다. 동아리 내 이성교제 금지의
원칙입니다. 그런데 11기 선배들에 의해 처음으로 붕괴(?)되기도 했습니다. 그때를 시작으로 누리앎 제
3호 커플까지 생겼습니다. 이렇듯 같은 학년, 선후배 사이에서 사랑도 싹트는 아름다운 동아리입니다.
누리앎의 마지막 특징은 누리앎 1기부터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는 ‘점심 베틀’과 ‘장기자랑&게임’이 있는
도서반 MT입니다. 누리앎은 1년에 한 번씩 여름방학이 시작되자마자 MT를 갑니다. 그 MT는 무척 특별하답니다.
어느 한적한 산골의 펜션에 가서 미리 정해진 종류의 음식을 조별로 만들어 점심으로 먹는데, 선생님들의 맛 평가
로 순위도 정해지고 상품도 주어집니다. MT의 하이라이트인 조별 장기자랑 또한 노래, 개그, 춤 등을 다양하게 선보
이는데, 많은 장르에서 누리앎의 톡톡 튀는 재치를 엿볼 수 있습니다. ‘문장 속에서 단어 찾기’나 ‘스피드 게임’, ‘독서
퀴즈’ 등은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누리앎의 조별 게임입니다. MT 때 취침시간은 따로 없습니다. 활동이
끝난 10시 이후에는 자유롭게 평소에 마음에 담아두었던 이야기를 풀어내는 뜻 깊은 시간도 가집니다. 그 시간은 서
로의 진실한 모습을 조금 더 알아가는 계기가 된답니다. 참, 가장 중요한 걸 빼먹을 뻔했군요. 바로 저녁 식사입니다.
메뉴는 삼겹살인데, 공기 맑고 경치 좋은 곳에서 좋은 사람들과 먹는 삼겹살 맛은 가히 최고라고 할 수 있을 정도입
니다. 배가 어느 정도 부르면 근처 노래방에서 선배 후배 없이 서로 서로 망가지며 더 친해집니다. 우리 누리앎, 정말
즐거워 보이지 않나요?
누리앎, 학교를 넘어 세상의 앎을 누리다
누리앎의 활동은 교내와 교외로 나누어집니다. 교내는 주로 도서실 안에서 부서를 중심으로 이루어집니다. 관리부는 학생들이 읽고 나서 탁자나 북트럭에 두고 간 책들을 서가에 꽂는 일을 하고, 정보부는 새로운 책이 들어오면 라벨과 바코드, 키퍼를 붙이고 필요할 경우 책을 싸는 등의 일을 하고, 홍보부는 누리앎의 신문 ‘앎과 함’을 만듭니다. 그밖에 각 학년의 대표로 구성된 ‘기획부’가 있습니다. 각자 다른 일을 하지만, 일이 많지 않은 정보부와 홍보부는 시간이 날 때마다 항상 일이 넘쳐나는 관리부를 도와주는 훈훈한 모습을 모이기도 합니다. 그런 일들을 제대로 하기 위해 신입생들은 ‘멘토’ 선배들에게 약 3주에서 1달이라는 기간 동안 기획부, 정보부, 관리부, 홍보부에 관련된 일들과 도구에 대해서 배우고,
대출 반납 등의 일에 관해서도 배웁니다. 지금까지 배운 것과 선후배, 동기의 이름들을 외우는 것까지 합해서 정기적
으로 ‘신입생 시험’을 보게 됩니다. 물론 여기서 성적이 나쁘면 도서부에서 나가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번 14기들은 긴
장한 상태에서도 잘 따라와 준 덕인지 모두 시험도 잘 보고 실생활에도 잘 활용하고 있어 선배들을 뿌듯하게 했답니다.
교외활동은 주로 서울의 대표적인 도서관을 견학하고 배우는 것입니다. 지금까지 수십 개의 도서관을 다녔는데, 각
도서관을 다닐 때마다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그 도서관은 어떤 점이 좋은지, 우리 도서관과 다른 점은 무엇인지 등을 비교
분석하여 좋은 점을 본받고자 한답니다. 가끔은 서점에 가서 책을 읽어보고 우리 도서관에 새로 들여놓고 싶은 책을 찾기
도 한답니다. 최근에는 주로 국어청(국립어린이청소년도서관)에 가서 수서작업을 했습니다. 실제로 도서관에 들어오는
많은 책들이 누리앎의 의사를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누리앎은 도서관을 스스로 만들어나가고, 더 발전시키고자 하
는 의지가 충만한 친구들이랍니다.
수십 개의 도서관을 견학하고 다양한 독서 행사를 참여하면서 많이 배우고 추억도 많이 쌓았습니다. 지난 4월에 다
녀온 국어청에서는 우연히 서울 봉림중학교 도서반과 만나게 되어 서로 이야기도 나누고, 그 후 다시 만나기로 했었
지만 부득이한 사정으로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도 그때의 만남은 좋은 추억이 되었습니다. 우리 누리앎이 안가는 독서행사는 없습니다. 지난 5월 코엑스에서 열렸던 2010년 서울 국제 도서전을 기억하시나요? 이런 유명한 독서행사에 저희 누리앎이 빠질 수 없겠죠. 올해 도서전의 주빈국은 프랑스였습니다. 한참을 돌아다니며 번역이 전혀 불가능했던 프랑스어로 만들어진 책들을 그래도 유심히 보고 있던 우리 후배들이 정말 예뻤답니다.
누리앎과 함께 하는 사람들
이렇게 자랑스러운 중대부중 도서반을 어깨에 짊어지고 이끌어 가시는 주상태 선생님과 윤세희사서 선생님을 소개할까 합니다. 우선 저희 도서부 담당 선생님인 주상태 선생님은 도서관을 맡으시자마자 누리앎의 마스코트로 단단히 자리매김 하셨습니다. 항상 재치 있는 말투와 선생님만의 특유의 제스쳐, ‘닭털주’라는 별명으로 중대부중 학생이라면 누구나 좋아하는 선생님이지요. 주상태 선생님은 국어교사라는 직업 외에 사진작가 겸 시인이시기도 하고, “책으로 세상을 바꾸자!”라는 선생님의 철학을 전파하기 위해 외부에서는 독서운동을, 학교에서는 아침독서운동과 도서관문화운동을 하는 등 폭넓은 활동을 하고 계십니다. 윤세희 사서 선생님은 누리앎의 사서교사가 되신지 얼마 되지는 않았지만 같이 지내온 짧은 시간동안 새겨진 추억이 많고, 다정다감한 말투로 부원들에게 다가오셨기 때문에 부원들과 친누나, 친언니 같은 사이지요. 중대부중 남학생들이 도서관을 찾는 이유 중 하나가 ‘사서 선생님의 얼굴을 보기 위해서’일 정도로 미모도 뛰어나십니다.
이왕 누리앎 자랑 좀 하는 김에 우리 부원들 자랑도 좀 해볼까요! 누리앎을 대표하는 3학년 도서부장 최영 선배는 공부도 잘하고 뛰어난 외모로 누리앎을 장악하고 있습니다. 유머감각도 뛰어나고 리더십도 탁월하여 누리앎 대표 자리에 걸맞은 것 같습니다. 나머지 3학년 선배들도 개성이 강하고 톡톡 튀는 아이디어가 넘칩니다. 또한 잘못해서 야단을 칠 때는 엄하지만 놀 때는 화끈하게 어울려 줍니다. 선배들의 후배들을 위한 아낌없이 배려하는 마음을 통해 우리들은 3학년 선배들에게 본받아야 할 점이 많다고 느끼고 있답니다. 현재 2학년들은 내년에 3학년 선배들 없이 어떻게 누리앎을 이끌어가야 하나 부담감도 크고 걱정도 되지만 그동안 보아왔던 선배들의 모습을 생각하면서 최선을 다해 이끌어 나가려고 합니다.
자, 중앙대학교 사범대학교 부속중학교 도서부 ‘누리앎’의 세계는 어땠나요? 여러분이 기대했던 것 이상이지 않나요?
‘누리앎’은 늘 이렇게 세상의 많은 앎을 누리고자 노력하고 있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