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동갑내기 교사의 좌충우돌 통합교과 도서관활용수업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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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9 23:29 조회 8,471회 댓글 0건본문
2 0 0 9 년 1 1 월 2 7 일
사서교사 - 드디어 1차시 수업이다. 사회교사는 ‘참여’에 대한 내용과 함께 사회문
제의 대표적인 주제 여섯 가지를 안내하고 학생들이 각자 스스로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여 주제별 모둠을 구성하게 하였다.
국어교사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관련해 지식채널e에서 방영한 동영상을 제
시하면서 사회를 반영하는 문학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배고픈 장발장이 대
형 마트에 빵 사러 간 이야기로 긴장된 첫마디를 시작했다. 마트 게시판의 역할, 그리고 장
발장의 쇼핑 행태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가 짧은 시간 안에 책 속에서 각자 주제와 관련
한 내용을 찾아 읽고 요약하기 위해서는 목차와 색인을 활용한 발췌독의 방법으로 책
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분석하고, 표와 그림을 활용한 학습지에 정
리하여 모둠별로 실물화상기에 비춰 발표하게 하였다.
사서교사 - 마침내 첫 수업을 했다. 떨렸다. 매번 하는 수업이지만 이번만큼은 가
슴이 터질 듯했다. 다른 선생님들과 연습도 했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떨고
있는 나를 눈치채지는 않을지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나를 더욱 긴장시켰다.
준비가 소홀했던 것은 아닐까?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수업 시간은
제대로 지켜질까?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세요?” 순간 머릿속을 찧던 걱정도,
준비했던 말들도 사라져 버렸다. 막막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간 것일까?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를 만큼 숨 막히는 수업이었
다. 하지만 진지한 표정 속에 관심 어린 눈빛으로 나의 말을 경청하는 아이들이 차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맡은
부분이 끝나가고 있었다.
사회 참여의 의미와 필요성은 이미 배운 내용이라 쉽게 이해하는 듯했다. 그러나
사회 참여가 필요한 분야까지 아이들에게 제시해 준 점은 조금 아쉽다. 차라리 아이
들이 그러한 분야를 직접 생각해 보고 책 속에서 영감을 얻으며, 여섯 가지 분야를 직
접 결정하였더라면 보다 의미 있는 수업이 되었을 것이다.
2 0 0 9 년 1 2 월 2 일
사서교사 - 2차시. 두 번째 수업에서는 참여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책을 학
교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검색하여 서가에서 찾고, 이를 활용하여 UCC, 공익광고,
보도자료, 선언문 제작, 시, 소설 쓰기를 실시하였다. 세 명의 교사는 여섯 가지 표현
방법 중 각각 두 가지 방법을 담당하여 학생들이 책을 통해 표현 방법을 익히는 것을
돕고, 제작 과정을 안내하였다. 수업 시간 중에 완성하지 못한 결과물은 과제로 제시하였다.
사회교사 - 참여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
했다. 책을 통해 표현법을 익힌 후 실제로 표현해 보는 수업을 최소한 2~3차시로 나누어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온 아이들이라 수업 진행이 수월했다. 이해력도 좋았고 책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도 뛰어났다. 문제는 특별한
시간에 특별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도서관활용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와 다름
없는 수업 시간에 평범한 아이들과 어떻게 도서관활용수업을 할 것인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 시간 확보 및 동료 교사와의 협조, 모든 아이들이 함께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 콘텐츠의 개발이 있어야 하겠다.
2 0 0 9 년 1 2 월 4 일
사서교사 - 내일 참여를 표현해 발표해야 할 아이들로 하루 종일 도서관이 붐볐
다. 평화를 주제로 UCC를 만드는 아이들, 빈곤을 주제로 시를 쓰는 아이들, 교육을
주제로 신문을 만드는 아이들, 폭력을 반대하는 선언문을 퍼즐 모양으로 만드는 아이들,
환경 관련 소설을 쓰는 아이들, 인권을 주제로 시각장애인 슈퍼맨이 주인공인 지면
공익광고를 만드는 아이들. 수업이 비는 시간마다 도서관에 와서 아이들을 둘러보고
최종 협의를 하는 두 선생님. 그 기에 압도당했다.
아침 일찍부터 쉬는 시간,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방과 후에 날이 어둡도록 도서관에
는 불이 환했다. 아이들 특유의 ‘쿨’한 성격 때문에 관심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이 있었는데, 너무 열정적이라 내 열정이 초라해지고, 나중에는 집에 좀 가 주었으면
싶을 정도였다.
사서교사 - 과연 내일 아이들이 완성된 작품을 잘 발표할 수 있을지 아침부터 신
경이 쓰였다. 자발적으로 도서관에 와 작품을 완성하는 아이들 하나하나를 사서선
생님이 신경 쓰고 계셨기 때문에 안심이 되었지만 수업을 함께하는 동료 교사로서
한편으로는 죄송스런 마음도 들었다. 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2 0 0 9 년 1 2 월 5 일
사서교사 - 마지막 차시. 드디어 각 모둠별로 참여를 표현한 결과물을 커다란 종이
에 붙여 오침안정법으로 엮어 책으로 완성해 발표하는 날이다. 결과물뿐 아니라 ‘참여’를
주제로 한 책을 제작하기 위한 과정과, 참고한 자료도 함께 발표하고 이를 자기평가, 상호
평가의 방법으로 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을 마친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시원섭섭하기 그지없는 표정이다.
사회교사 - 일이 점점 커졌다. 마지막 수업이라 그런지 수업에 참관하시는 분이
꽤 많이 늘었고 외부에서 높은 분들도 오셨다. 하지만 벌써 숙달된 것일까? 그분들의
시선보다는 아이들의 표정과 눈망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표정은 밝았으며 눈에는
강한 자신감이 보였다.
아이들의 작품에는 저마다 많은 고민과 열정이 녹아 있었다. 그동안 마냥 어리다고
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세상을 보는 시선이 어른인 나보다 냉철했으며 날카로웠다. 이
러한 아이들을 위해 교사로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 사뭇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수업을 마치며 아이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는 순간 서너 주 동안의 일들이 필름처
럼 지나갔다. 감동이 예술 작품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님을, 수업에서도 찾을 수 있
음을 느꼈다. 이는 분명 도서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감정이었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 수업이었다. 내년에 다시금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잘하고 싶
다. 이번처럼은 아닐지라도 평소에도 도서관활용수업을 하고, 도서관을 활용한 수행
평가나 과제 작성을 시켜 보고 싶다. 힘은 들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 부렸던
나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해 준 좋은 기회였다.
2 0 0 9 년 2 월
사서교사 - 녀석들이 졸업을 한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로 자라고 있는 남학생들
조차도 진심 어린 표정으로, 그 수업 정말 좋았다고, 진짜 신선했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준비과정은 많이 힘들었지만, 수업 자체에는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더 많이 움직인 수업. 개선점이 많이 남아 있지만, 신학기에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겠
지. 사실 나는 교직 이수 출신이라 수업 진행 자체에 울렁증이 있었다. 이제는 자신감
이 조금 생긴다. 이 주제로 새로운 3학년들이랑 또 수업해야지. 물론 새로운 사례도 또
개발해서 다른 교과와의 통합도 더 해 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과 전 주제와
관련하여 장서 구성을 탄탄하게 하는 것이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하겠다.
이 글은 교육과학기술부, 대구광역시교육청(2010) 사서교사-교과교사 협동수업 장학자료집 : 학교도서관에서
배우는 기쁨 아는 즐거움, pp 248-250의 협동수업 사례를 바탕으로 함.
사서교사 - 드디어 1차시 수업이다. 사회교사는 ‘참여’에 대한 내용과 함께 사회문
제의 대표적인 주제 여섯 가지를 안내하고 학생들이 각자 스스로 원하는 주제를
선택하여 주제별 모둠을 구성하게 하였다.
국어교사는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과 관련해 지식채널e에서 방영한 동영상을 제
시하면서 사회를 반영하는 문학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였다. 나는 배고픈 장발장이 대
형 마트에 빵 사러 간 이야기로 긴장된 첫마디를 시작했다. 마트 게시판의 역할, 그리고 장
발장의 쇼핑 행태에 대해서 말이다. 우리가 짧은 시간 안에 책 속에서 각자 주제와 관련
한 내용을 찾아 읽고 요약하기 위해서는 목차와 색인을 활용한 발췌독의 방법으로 책
을 읽어야 한다고 했다. 책에 있는 내용을 분석하고, 표와 그림을 활용한 학습지에 정
리하여 모둠별로 실물화상기에 비춰 발표하게 하였다.
사서교사 - 마침내 첫 수업을 했다. 떨렸다. 매번 하는 수업이지만 이번만큼은 가
슴이 터질 듯했다. 다른 선생님들과 연습도 했지만 생각대로 잘 되지 않았다. 떨고
있는 나를 눈치채지는 않을지 초롱초롱한 아이들의 눈망울이 나를 더욱 긴장시켰다.
준비가 소홀했던 것은 아닐까? 흐름이 매끄럽지 못하면 어떻게 하지? 수업 시간은
제대로 지켜질까? “차렷, 선생님께 경례! 안녕하세요?” 순간 머릿속을 찧던 걱정도,
준비했던 말들도 사라져 버렸다. 막막했다.
시간이 어떻게 흘러간 것일까? 무슨 말을 했는지도 모를 만큼 숨 막히는 수업이었
다. 하지만 진지한 표정 속에 관심 어린 눈빛으로 나의 말을 경청하는 아이들이 차츰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등줄기를 따라 식은땀이 흐르는 것을 알았을 때 내가 맡은
부분이 끝나가고 있었다.
사회 참여의 의미와 필요성은 이미 배운 내용이라 쉽게 이해하는 듯했다. 그러나
사회 참여가 필요한 분야까지 아이들에게 제시해 준 점은 조금 아쉽다. 차라리 아이
들이 그러한 분야를 직접 생각해 보고 책 속에서 영감을 얻으며, 여섯 가지 분야를 직
접 결정하였더라면 보다 의미 있는 수업이 되었을 것이다.
2 0 0 9 년 1 2 월 2 일
사서교사 - 2차시. 두 번째 수업에서는 참여를 표현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책을 학
교도서관 홈페이지에서 검색하여 서가에서 찾고, 이를 활용하여 UCC, 공익광고,
보도자료, 선언문 제작, 시, 소설 쓰기를 실시하였다. 세 명의 교사는 여섯 가지 표현
방법 중 각각 두 가지 방법을 담당하여 학생들이 책을 통해 표현 방법을 익히는 것을
돕고, 제작 과정을 안내하였다. 수업 시간 중에 완성하지 못한 결과물은 과제로 제시하였다.
사회교사 - 참여를 다양한 방법으로 표현하는 시간이었다. 하지만 시간이 부족
했다. 책을 통해 표현법을 익힌 후 실제로 표현해 보는 수업을 최소한 2~3차시로 나누어
진행했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하지만 자발적으로 온 아이들이라 수업 진행이 수월했다. 이해력도 좋았고 책을
통해 정보를 습득하는 것과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능력도 뛰어났다. 문제는 특별한
시간에 특별한 아이들을 대상으로 도서관활용수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평소와 다름
없는 수업 시간에 평범한 아이들과 어떻게 도서관활용수업을 할 것인가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수업 시간 확보 및 동료 교사와의 협조, 모든 아이들이 함께 흥미를 가지고
참여할 수 있는 다양한 수업 콘텐츠의 개발이 있어야 하겠다.
2 0 0 9 년 1 2 월 4 일
사서교사 - 내일 참여를 표현해 발표해야 할 아이들로 하루 종일 도서관이 붐볐
다. 평화를 주제로 UCC를 만드는 아이들, 빈곤을 주제로 시를 쓰는 아이들, 교육을
주제로 신문을 만드는 아이들, 폭력을 반대하는 선언문을 퍼즐 모양으로 만드는 아이들,
환경 관련 소설을 쓰는 아이들, 인권을 주제로 시각장애인 슈퍼맨이 주인공인 지면
공익광고를 만드는 아이들. 수업이 비는 시간마다 도서관에 와서 아이들을 둘러보고
최종 협의를 하는 두 선생님. 그 기에 압도당했다.
아침 일찍부터 쉬는 시간, 점심시간은 물론이고 방과 후에 날이 어둡도록 도서관에
는 불이 환했다. 아이들 특유의 ‘쿨’한 성격 때문에 관심이 없으면 어쩌나 하는 걱정
이 있었는데, 너무 열정적이라 내 열정이 초라해지고, 나중에는 집에 좀 가 주었으면
싶을 정도였다.
사서교사 - 과연 내일 아이들이 완성된 작품을 잘 발표할 수 있을지 아침부터 신
경이 쓰였다. 자발적으로 도서관에 와 작품을 완성하는 아이들 하나하나를 사서선
생님이 신경 쓰고 계셨기 때문에 안심이 되었지만 수업을 함께하는 동료 교사로서
한편으로는 죄송스런 마음도 들었다. 휴~,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2 0 0 9 년 1 2 월 5 일
사서교사 - 마지막 차시. 드디어 각 모둠별로 참여를 표현한 결과물을 커다란 종이
에 붙여 오침안정법으로 엮어 책으로 완성해 발표하는 날이다. 결과물뿐 아니라 ‘참여’를
주제로 한 책을 제작하기 위한 과정과, 참고한 자료도 함께 발표하고 이를 자기평가, 상호
평가의 방법으로 평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수업을 마친 아이들도 선생님들도 모두 시원섭섭하기 그지없는 표정이다.
사회교사 - 일이 점점 커졌다. 마지막 수업이라 그런지 수업에 참관하시는 분이
꽤 많이 늘었고 외부에서 높은 분들도 오셨다. 하지만 벌써 숙달된 것일까? 그분들의
시선보다는 아이들의 표정과 눈망울이 먼저 눈에 들어왔다. 표정은 밝았으며 눈에는
강한 자신감이 보였다.
아이들의 작품에는 저마다 많은 고민과 열정이 녹아 있었다. 그동안 마냥 어리다고
만 생각했는데 오히려 세상을 보는 시선이 어른인 나보다 냉철했으며 날카로웠다. 이
러한 아이들을 위해 교사로서 어떠한 노력을 해야 할지 사뭇 깨닫게 되는 순간이었다.
수업을 마치며 아이들과 서로 인사를 나누는 순간 서너 주 동안의 일들이 필름처
럼 지나갔다. 감동이 예술 작품에서만 느껴지는 것이 아님을, 수업에서도 찾을 수 있
음을 느꼈다. 이는 분명 도서관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공유하는 감정이었다.
많은 아쉬움이 남는 수업이었다. 내년에 다시금 기회가 주어진다면 더 잘하고 싶
다. 이번처럼은 아닐지라도 평소에도 도서관활용수업을 하고, 도서관을 활용한 수행
평가나 과제 작성을 시켜 보고 싶다. 힘은 들었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게으름 부렸던
나를 다시금 되돌아보게 해 준 좋은 기회였다.
2 0 0 9 년 2 월
사서교사 - 녀석들이 졸업을 한다. 무뚝뚝한 경상도 남자로 자라고 있는 남학생들
조차도 진심 어린 표정으로, 그 수업 정말 좋았다고, 진짜 신선했다고, 고맙다고
인사를 건넸다.
준비과정은 많이 힘들었지만, 수업 자체에는 많은 힘을 들이지 않았다. 아이들이
더 많이 움직인 수업. 개선점이 많이 남아 있지만, 신학기에 다시 하면 더 잘할 수 있겠
지. 사실 나는 교직 이수 출신이라 수업 진행 자체에 울렁증이 있었다. 이제는 자신감
이 조금 생긴다. 이 주제로 새로운 3학년들이랑 또 수업해야지. 물론 새로운 사례도 또
개발해서 다른 교과와의 통합도 더 해 보고 싶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교과 전 주제와
관련하여 장서 구성을 탄탄하게 하는 것이 제일 먼저 선행되어야 하겠다.
이 글은 교육과학기술부, 대구광역시교육청(2010) 사서교사-교과교사 협동수업 장학자료집 : 학교도서관에서
배우는 기쁨 아는 즐거움, pp 248-250의 협동수업 사례를 바탕으로 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