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공정한 경쟁을 위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은 중단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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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9 23:02 조회 6,905회 댓글 0건본문
정규시험, 모의고사, 학력평가, 각종 대회, 교과수행평가, 방과후 수업에 자율학습까지……. 아이들이 책을 볼 마음의 여유와 틈을 갖기란 쉽지 않다.
‘입시 위주로 모든 교육과 생활이 이루어지는 이 사회에서 아이들이 손에 책을 잡게 하려면 독서도 대학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명확하게 남겨 학교생활기록부에 정확히 기록해서 대학에서 입시에 전형자료로 삼도록하자’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그래서 나온 정책이 ‘독서생활기록부(일명 독서이력철)’이고 그것을 온라인화한 것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이다.
평소 책을 전혀 안 보던 아이가 수행평가로 책읽기가 지정되어 책을 빌려 가는 것을 보면 도서관담당교사에겐 이런 시스템은 매력적이고 유혹적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아이들이 책을 손에 잡으면 책읽기의 기쁨을 체험하고 지속적인 책읽기로 연결되지 않을까? 누가 처음부터 고상한 동기로 책을 보나? 탐욕과 입시 등 자본주의 사회의 추동에 의해 책을 잡더라도 책 속의 생각을 이해하면 자신을 성찰하면서 성숙한 인간이 되어가는 것 아닐까? 이렇게 책읽기와 입시, 나아가 책읽기와 취업을 연관시켜 아이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겠다는 정책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학교도서관현장에 있을수록 뼈저리게 공감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런 시스템이나 정책을 학교 현장에서 두 손 들고 환영하기 머뭇거리거나 고개를 가로젓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경쟁시스템으로 동기부여하는 데 따른 부작용, 평가시스템 도입에 따른 공정성과 객관성 검증, 책읽기 기록은 내밀한 사생활 정보라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어떤 정책에나 있을 수 있는 소소한 부작용이라며 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대학입시와 연관시켜서라도 아이들의 책읽기를 독려해야 한다는 정책 입안자와 이런 정책을 교육청 평가, 상부의 지시 등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교육청 담당자나 향후 이 정책을 현장에서 시행해야 하는 교사들이 분명히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독서를 대학입시에 반영할 만큼 공정한 공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는가?”하는 질문에 소극적이라도 “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객관적 자료로 아직 안 되어 있다면, 이 정책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될때까지 유보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경쟁과 평가의 기본 전제를 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에 결정적으로 반영되는 수능시험을 학교에 따라 시간을 달리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학교나 학생이 선택하거나 구성한 교육과정이나 교사 수 등에 있어서도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학교도서관은 학교마다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학교도서관을 운영하고 독서교육의 결정적 한 축을 담당하는 국가가 총 티오를 관리하는 사서교사는 시범배치 수준이다. 전국 학교 중 6%도 되지 않는다. 그 학교 대부분은 교육청에서 정한 교사 정원보다 사서교사한 명을 덤으로 갖고 있다. 전국 평균 6%의 사서교사 배치율 가운데 서울시 교육청의 고등학교에는 절반이 넘는, 전국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약 60% 가까운 학교에 사서교사가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타 시도교육청은 모두 10% 미만이다. 엄청난 격차다.
학교도서관의 장서나 설비는 더하다. 교육과학기술부 기준으로 모두 다른 제목의 책이면 최소 1,000권의 책을 갖추고 있고 역시 모두 다른 제목의 책이면 1년에 100권을 사기만 하면 된다. 학생 수 1,000명이 넘는 학교나 100명도 안 되는 학교나 기준은 같다. 장서 수를 비교해보면 학생 1인당 두세 권밖에 안 되는 학교부터 20권이 넘는 학교까지 천차만별이다. 초중고생들이 빈부나 지역사회의 문화적 환경의 차이, 학교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독서환경에 편리하게 또 학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학교에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학입시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보건이나 급식 영역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교육환경을 전국 모든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위탁이냐 직영이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자격 있는 전문가가 기준 설비 안에서 학생들에게 동일한 영양을 제공하고 있다. 법적 책임과 권한이 상이한 비정규직이나 무자격자가 이런 일을 담당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대학입시 반영이라는 경쟁시스템에 독서 영역을 포함하려면 독서환경이 전국적으로 비슷한 수준에 있어야 한다. 있는 집학생이나 어려운 집 학생이나, 서점과 도서관이 많은 곳이나 적은 곳이나 일정 수준 이상의 학교도서관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또 제대로 이 학교도서관을 관리・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는 것,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을 촉진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수업과 일상에서 책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까지이다.
이런 준비가 되기 전에 대학입시에 독서 영역을 반영한다는 것은 교육적 차별이다. 학생이나 학교, 교육청의 선택에 의해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할 기본적 교육환경을 방치한 채 추진하는 경쟁시스템이라면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독서 영역의 대학입시 반영, 난 개인의 이기심으로만 본다면 환영한다. 내 아이가, 우리 학교 아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히 국가에 책임이 있는 불공정한 경쟁이다.
‘입시 위주로 모든 교육과 생활이 이루어지는 이 사회에서 아이들이 손에 책을 잡게 하려면 독서도 대학입시에 도움이 된다는 근거를 명확하게 남겨 학교생활기록부에 정확히 기록해서 대학에서 입시에 전형자료로 삼도록하자’는 생각을 안 할 수 없다. 그래서 나온 정책이 ‘독서생활기록부(일명 독서이력철)’이고 그것을 온라인화한 것이 ‘독서교육지원시스템’이다.
평소 책을 전혀 안 보던 아이가 수행평가로 책읽기가 지정되어 책을 빌려 가는 것을 보면 도서관담당교사에겐 이런 시스템은 매력적이고 유혹적이다. 이렇게 해서라도 아이들이 책을 손에 잡으면 책읽기의 기쁨을 체험하고 지속적인 책읽기로 연결되지 않을까? 누가 처음부터 고상한 동기로 책을 보나? 탐욕과 입시 등 자본주의 사회의 추동에 의해 책을 잡더라도 책 속의 생각을 이해하면 자신을 성찰하면서 성숙한 인간이 되어가는 것 아닐까? 이렇게 책읽기와 입시, 나아가 책읽기와 취업을 연관시켜 아이들에게 독서를 권장하겠다는 정책을 이해 못하는 건 아니다. 학교도서관현장에 있을수록 뼈저리게 공감할 수도 있다. 그런데도 이런 시스템이나 정책을 학교 현장에서 두 손 들고 환영하기 머뭇거리거나 고개를 가로젓게 만드는 것은 무엇일까?
경쟁시스템으로 동기부여하는 데 따른 부작용, 평가시스템 도입에 따른 공정성과 객관성 검증, 책읽기 기록은 내밀한 사생활 정보라는 점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있지만, 교육과학기술부는 어떤 정책에나 있을 수 있는 소소한 부작용이라며 이 정책을 밀어붙이고 있다. 그러나 대학입시와 연관시켜서라도 아이들의 책읽기를 독려해야 한다는 정책 입안자와 이런 정책을 교육청 평가, 상부의 지시 등으로 따를 수밖에 없는 교육청 담당자나 향후 이 정책을 현장에서 시행해야 하는 교사들이 분명히 짚고 넘어갈 문제가 있다.
“독서를 대학입시에 반영할 만큼 공정한 공교육환경을 갖추고 있는가?”하는 질문에 소극적이라도 “네”라고 답할 수 있어야 한다. 객관적 자료로 아직 안 되어 있다면, 이 정책은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최소한의 조건이 충족될때까지 유보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것은 경쟁과 평가의 기본 전제를 흔드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입시에 결정적으로 반영되는 수능시험을 학교에 따라 시간을 달리한다는 것은 있을수 없는 일이다. 학교나 학생이 선택하거나 구성한 교육과정이나 교사 수 등에 있어서도 차별을 두어서는 안 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이야기다. 그러나 학교도서관은 학교마다 지역마다 천차만별이다. 학교도서관을 운영하고 독서교육의 결정적 한 축을 담당하는 국가가 총 티오를 관리하는 사서교사는 시범배치 수준이다. 전국 학교 중 6%도 되지 않는다. 그 학교 대부분은 교육청에서 정한 교사 정원보다 사서교사한 명을 덤으로 갖고 있다. 전국 평균 6%의 사서교사 배치율 가운데 서울시 교육청의 고등학교에는 절반이 넘는, 전국 평균의 10배에 달하는 약 60% 가까운 학교에 사서교사가 배치되어 있다. 그러나 타 시도교육청은 모두 10% 미만이다. 엄청난 격차다.
학교도서관의 장서나 설비는 더하다. 교육과학기술부 기준으로 모두 다른 제목의 책이면 최소 1,000권의 책을 갖추고 있고 역시 모두 다른 제목의 책이면 1년에 100권을 사기만 하면 된다. 학생 수 1,000명이 넘는 학교나 100명도 안 되는 학교나 기준은 같다. 장서 수를 비교해보면 학생 1인당 두세 권밖에 안 되는 학교부터 20권이 넘는 학교까지 천차만별이다. 초중고생들이 빈부나 지역사회의 문화적 환경의 차이, 학교 간 차이에도 불구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독서환경에 편리하게 또 학교에서 체계적인 교육을 받으면서 접근할 수 있도록 모든 학교에 공정한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대학입시 평가에 반영되지 않는 보건이나 급식 영역도 거의 비슷한 수준의 교육환경을 전국 모든 학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위탁이냐 직영이냐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자격 있는 전문가가 기준 설비 안에서 학생들에게 동일한 영양을 제공하고 있다. 법적 책임과 권한이 상이한 비정규직이나 무자격자가 이런 일을 담당하고 있지 않다.
다시 말하면 대학입시 반영이라는 경쟁시스템에 독서 영역을 포함하려면 독서환경이 전국적으로 비슷한 수준에 있어야 한다. 있는 집학생이나 어려운 집 학생이나, 서점과 도서관이 많은 곳이나 적은 곳이나 일정 수준 이상의 학교도서관을 갖추고 있어야 하고, 또 제대로 이 학교도서관을 관리・운영할 수 있는 전문가가 있는 것, 학생들의 도서관 이용을 촉진하는 다양한 교육 활동을 통해 수업과 일상에서 책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까지이다.
이런 준비가 되기 전에 대학입시에 독서 영역을 반영한다는 것은 교육적 차별이다. 학생이나 학교, 교육청의 선택에 의해 차별받는 것이 아니라 국가가 해야 할 기본적 교육환경을 방치한 채 추진하는 경쟁시스템이라면 국민들의 저항에 부딪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독서 영역의 대학입시 반영, 난 개인의 이기심으로만 본다면 환영한다. 내 아이가, 우리 학교 아이가 유리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이것은 명백히 국가에 책임이 있는 불공정한 경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