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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나를 찾아 떠나는 여행 - 진로 지도를 위한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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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03 15:41 조회 10,14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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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도서관 활용수업이라는 이름을 붙이고 내세울 만하지 않다. 도서관 활용수업
의 진정한 의미에 부합하는 수업이 아니기에. 도서관 활용수업이라 함은 사서교사와
교과교사가 서로 협력하여 도서관에 있는 자료와 시설을 활용해 교육과정의 내용을
진행하는 것인데, 여기 소개하는 수업은 사서교사 혼자서 도서관에 있는 자료를 활용
하여 학생들과 진행하는 수업이기 때문이다.

사서교사라는 이름으로 수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일단 교과서가 없다는
것이 가장 큰 걸림돌이다. 정형화된 수업의 틀에 맞출 수 없다는 것. 무엇이든 새롭게
기획하고 만들어서 일단 시도해 보고 끝없는 시행착오를 거쳐야 하나의 수업이 된다.

그것마저 다음해에 다시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도서관에서 하는 수업이란 늘 ‘최신
성’을 담보해야 하는 때문이다. 매년 입학하는 학생들의 성향이 왜 그리도 다른지 분
명 작년에는 좋은 반응 속에서 진행된 수업이 올해는 시큰둥한 반응 혹은 지루한 반응
이어서 학생들도 재미없고 준비한 나도 진이 빠지는 경우가 있다. 제대로 된 수업을 하
려고 여러 가지 시도를 많이 해봤지만 아직도 마음에 쏙 들어오는 수업이 그다지 없다.

이번 1학기에는 학교에서 많이 신경 쓰는 진로 지도에 대한 수업을 했다. 비평준
인문계 학교인지라 특별한 진로 지도 아닌 진학 지도에 치중했었는데, 교장 선생님이
새로 오면서 학생들에게 새로운 진로 지도의 패턴을 보여주려 많이 노력하셨다. 단지
어느 학교, 어느 학과엘 가느냐를 중시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의 관심과 적성
을 고려하여 장기적인 관점에서 진로와 진학을 결정할 수 있도록 말이다. 이에 따라
도서관에 있는 자료와 그동안 개인적으로 모아 놓은 자료들을 활용하여 학생들과 함
께 자신의 미래에 대한 고민과 해결책을 생각하는 시간을 가져보았다.



모든 수업은 참고 도서를 미리 제시하여 학생들이 다 읽지는 못하더라도 이것이
책과 어떻게 연계된 수업인지를 알 수 있도록 했다. 6차시 활동 후에는 그 활동 내용들
을 모아서 ‘나만의 책’을 만들어보는 시간을 통해 종합적으로 다시 한번 정리하는 시
간을 가졌다.

아름다운 나를 소개합니다
관련 도서는 『Who am I?』. 이 책의 몇 부분을 발췌하여 학습지를 만들거나 읽어주면
서 시작하면 좋다. 제목에서 암시하는 것들, 전체적인 내용 등을 북토크 형식으로 들
려준다. 이 책은 입시 탓에 늘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아이들에게 자신이 누구인지, 하고
싶은 것은 무엇인지 생각해볼 수 있도록, 스스로 삶의 방향을 잡아갈 수 있도록 안내
하는 책이다.

간단한 책 소개에 이어 학습지를 이용하여 짤막하게 자신을 소개하는 글을 써보도
록 한다. 무작정 글을 쓰라고 하면 아이들이 힘들어하기 때문에 자신이 최근 관심 있
어 하는 것, 올해의 소망, 좌우명, 그 밖에 하고 싶은 말들을 적어보라고, 조금은 세분해
서 글을 쓸 수 있도록 안내를 해준다.

글을 다 쓴 후에는 모둠별로 쓴 내용을 돌려 읽고 서로에게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
면서 나를 알아가는 것뿐만 아니라 ‘서로를 알아가는’ 시간을 갖도록 한다. 학기 초 서
먹서먹할 때 하기보다는 한두 달 지나 친분이 생긴 후에 하면 더욱 좋다. 진지하게 자
신의 고민이나 관심사, 소망 들을 터놓고 얘기하는 모습이 아름다운 수업 시간이 될
것이다.

도형으로 알아보는 나
이 활동은 도형으로 알아보는 성격 검사지를 이용하는 것이다. 요즘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이 ‘치유와 소통’이라고들 교육 현장에서 많이 이야기한다. 예전보다 경제
적으로는 살기 좋아졌을지 몰라도 감정적으로는 어느 때보다 빈곤한 시절이 요즘이
다. 서로가 소통하지 못하고 소외된 삶을 살아가며, 진정한 배려의 마음을 잃고 상처
받으며 살고 있다. 그래서 여러 가지 상담 프로그램이 개발되고 있는데 그중에 ‘도형
상담’이라는 것이 있다.

간단한 도형 네 가지(○□△∽)를 이용해 성격 유형을 알아보는 것이다. 이 검사
는 서양 것이어서 ‘감정 어휘’가 좀 생소할 수 있으나 아이들이 관심 있어 하고 잘한
다. 검사가 끝난 후에는 자신의 ‘성격 단어’를 쭉 쓰게 한 후 그것들을 이어서 한 편의
글을 쓰도록 이끈다. 전체를 다 연결하지는 못해도 자신의 성격과 꼭 들어맞는 것을
찾아 사례 형태의 글을 쓰면 된다.



내가 보는 나 자신의 모습
이 활동도 역시 학습지를 이용하여 성격유형 검사를 하는 것이다. 60여 문항에 ‘아주
그렇다, 그렇다, 보통이다, 그렇지 않다, 아주 그렇지 않다’에 점수를 매겨 그것을 빼거
나 더해서 최종 점수를 활용해 성격을 알아보는 것이다.

▶ 2, 3차시의 활동은 검사하는 것에 치중하지 말고 검사 이후의 활동에 신경을 많이 써야 한다. 자칫 검사
지 결과에만 관심 있어 하는 아이들이 있는데 이를 잘 통제해야 한다. 검사는 검사일 뿐이고 이 결과는
단지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일 뿐이라는 것을 설명해준다.

가상생애 이력서쓰기
『너의 꿈은 무슨 색깔이니』(부제_ 내게 맞는 직업과 전공)라는 책에 나오는 활동 중
하나다. 이 책은 진로 선택을 고민하는 청소년과 취업을 앞둔 대학생들, 자녀들의 인
생 코치가 되고 싶어 하는 부모들을 위한 진로 가이드 북. 성격유형 검사 중의 하나로
널리 알려진 MBTI를 직접 해볼수 있으며, 이 결과를 이용한 16가지 타입의 성격 진단
과 자신에게 맞는 전공의 특성, 이상적인 직업을 소개하고 있다.

그중 하나로 소개된 자신의 ‘가상 생애 이력서’ 쓰기 활동은 자신의 진로를 정한
후 그에 맞는 활동 내역들을 이력서 형태로 미리 써보는 것이다. 자신의 인생 목표, 학
력, 경력 및 업적, 주요 활동, 저서, 가족 관계 등을 미리 상상하여 적어보는 것이다.
이 활동과 더불어 ‘생애 설계’하기도 함께 하면 좋다. ‘인생 곡선’ 그리기와 자신의
꿈을 향한 구체적 활동들을 10년 정도의 일정으로 세밀하게 적어 보면 학생들이 자신
의 직업과 진로에 대해 좀 더 확실한 비전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것 쓰기
이순원 작가의 『19세』는 아이들이 많이 읽는 책 중 하나이다. 한 사춘기 남학생의 열
세 살부터 열아홉 살까지의 성장통을 그린 소설이다. 책 내용 중 주인공이 고등학교
진학을 앞두고 고민하는 대목을 발췌하여 나눠준다. 이 작품의 무대가 마침 강원도
강릉이고 내가 근무하는 지역이 강원도 원주이기 때문에 애들에게는 더욱 익숙하게
다가온다. 강원도는 이 책이 씌어진 시대와 마찬가지로 아직도 고등학교가 비평준화
된 지역으로서 지역명을 딴 학교의 텃세가 대단하다.

이 책에는 아이들에게 익숙한 고등학교의 이름이 나오고 주인공은 공부를 아주 잘
하는데도 불구하고 전문계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과정이 그려져 있다. 우리 학교 아이
들도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진학하면서 고민했던 부분이고, 이제는 고등학교에서 대
학교 진학을 고민해야 하는 시점이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감정 이입이 잘되는 수업이
다. 주인공이 고민하는 것과 아이들이 고민하는 것을 서로 비교하며 읽게 하고, 지금 자
신이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무엇을 공부하고 싶은지에 대해 글을 쓰도록 한다. 일기
형식으로 쓰도록 했는데, 진지하고 자기 성찰이 돋보이는 글들을 볼 수 있었다.

나만의 책 만들기
이제까지의 활동을 하나로 모으는 것이다. 자신의 꿈과 미래가 담긴 책을 한번 엮어
내는 시간이다. 다양한 책 만들기 중에서 아이들과 쉽게 할 수 있고 준비물도 간단한
‘매직 폴더 북’ 만들기를 했다. 만드는 시간도 적게 걸리고 도화지 한 장과 가위, 테이
프만 있으면 되기 때문이다. 반면 내용을 넉넉히 채울 수 있는 공간이 있어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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