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세상이 우리의 교실, 눈과 마음을 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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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4-01 01:50 조회 8,369회 댓글 0건본문
비교과활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학교 현장에서 창의적체험활동이 강화되면서 체험학습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또 내년부터 전면적으로 실시될 예정인 주5일제 역시 체험에 대한 관심을 높이면서 체험이 교육의 새로운 방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체험학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기에 앞서 체험학습이 건강한 목표를 설정하고 새로운 교육의 대안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체험학습’의 의미를 정리할 필요가 있겠다.
‘체험’이란 직접 몸으로 겪는 것을 의미하며 ‘학습’이란 지식이나 기술 같은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체험학습’은 직접 경험을 통해 몸소 겪으면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들이 부인하기 어려운 것은 체험학습이라는 용어 속에는 체험이 학교 공부를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도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은 체험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체험의 진정한 의미를 나름대로 재정의해 보려고 한다. ‘학습’이라는 용어가 성적과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사용되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체험활동’이라고 하면 체험의 범위를 확장시키면서 본래의 취지를 더 잘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활동’은 어떤 일을 하려고 몸을 움직이거나 어떤 일을 힘써서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 의미가 굳이 학습에 국한되지 않으면서도 직간접의 모든 활동을 포함시킬 수 있다. 체험의 목적이 지식을 채우기 위한 학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배움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할 때, ‘체험활동’을 ‘살아있는 배움을 위하여 몸소 겪으며 힘써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배움의 역동성을 강조하는 적합한 명칭이 아닐까 싶다.
체험활동의 매력
교육의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체험의 대상이 된다. 신체적인 움직임뿐만 아니라 마음과 두뇌의 움직임 역시 체험이다. 그런데도 특별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핵심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것의 긍정적인 효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교육에서 늘 수동적인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교육 여건에 대한 반작용일 수도 있다. 체험활동은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이 씨실과 날실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얽히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따라서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따로 떼어내 생각하거나 경중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연결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
체험활동은 나 자신이 활동의 주체가 되는 경험이므로 무엇보다 동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즐거움을 유발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체험활동은 상대적으로 놀이 공간과 놀이 문화가 부족한 이들에게 놀이의 판을 제공하여 신나게 웃고 즐기는 가운데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내가 체험한 것을 깊이 새겨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해 준다. 기억을 돕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즐거움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체험은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들을 아주 쉽고 명료하게 이해하게 도와주므로 학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체험활동은 배움의 공간을 무한대로 넓혀준다. 체험활동에는 삶의 공간에서 만나는 사물과 사람, 다양한 사회 현상, 자연환경 등 거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 따라서 체험활동은 교실로 국한되어 있는 배움의 공간을 허물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삶 그 자체로 확장시킨다. 집 앞의 작은 화단에서도 삶의 진리를 배울 수 있는 것처럼. 더불어 배움의 과정을 배우고 과정자체를 즐기는 가운데 함께 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소통하는 경험은 건강하고 능동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이처럼 체험활동은 배움터를 확장하고 배움의 참 의미를 찾아 깨닫게 하며,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애정을 갖고 탐구하여 스스로 성장하게 하는 디딤돌이다.
책에서 길을 찾다
체험활동은 앞서 언급한대로 우리 삶의 터전을 기반으로 한 직간접의 모든 경험을 의미하므로 독서활동 역시 체험활동의 일부인 셈이다. 그런데도 독서와의 연계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독서활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독서를 기반으로 하는 체험활동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체험활동에 있어서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독서가 체험활동을 위한 기본 바탕을 마련해주기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효과적인 체험활동을 위한 배경지식을 활성화하고 체험활동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제공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배경지식은 한 개인이 가지는 경험의 총체를 의미한다. 우리는 흔히 “알면 보이고,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다르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과 견주어 받아들이거나 알고 있는 것과 연계하여 더욱 강화하는 조절과 동화의 과정을 겪게 된다. 이때 배경지식은 그것을 이해하는 정도와 깊이에 크게 관여하게 된다. 따라서 누군가가 질적 양적으로 풍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인식하고 활용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문제 해결력을 길러주기도 한다. 풍부한 배경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누가 뭐래도 독서일 것이다. 책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지만 체험활동의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훌륭한 방법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체험이 독서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는 도자기를 만들고 염색을 하는 체험이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살아있는 경험이 되도록 도와주고, 체험활동은 독서의 흥미를 높이고 독서 경험의 깊이를 더하여 독서의 질을 높이게 해 준다. 체험활동과 독서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짝꿍인 셈이다.
책 과 함 께 하 는 체 험 활 동
독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본다. 체험활동을 계획 단계와 체험활동 단계, 그리고 추후활동 단계로 나눈다고 할 때 책은 모든 단계에서 활용 가능하며 체험활동의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첫 단추 끼우기 : 체험활동 계획 단계
체험활동 계획 단계는 체험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경로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사전 준비를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은 체험활동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그것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같은 조건에서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인다.
계획 단계에서 독서는 체험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효과적인 체험활동을 위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로 배경지식을 활성화시키거나 강화하기 위해 활용된다. 이때 체험활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지만, 반대로 체험에 대한 기대가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고 독서에 대한 동기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관련 도서를 찾아 읽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지만 읽기 텍스트를 책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체험의 주제와 관련된 독서 토의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고 체험지에서 보고 싶은 것과 궁금한 것 등을 정리한 개인 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이다. 읽은 책과 해당 홈페이지 등을 활용하여 얻은 정보를 간단하게 정리하고 퀴즈나 퍼즐, 가서 꼭 보고 싶은 것, 궁금한 것 등을 미리 준비한다. 요즘은 해당 홈페이지에 자료집(활동지)이 탑재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체험활동의 목표를 분명하게 하고 체험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인식하게 해 주며 자기주도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어려운 주제이거나 수준에 맞지 않는 등 책을 읽기 어려울 때에는 굳이 책을 읽게 하여 독서와 체험에 대한 동기를 모두 떨어뜨리는 것은 좋지 않다. 흥미와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읽도록 지도하거나, 관련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하나의 주제를 다룬 책은 무수히 많으며 그 접근 방식 또한 다양하므로 독서 수준과 체험의 목적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도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권의 책을 비교하면서 읽으면 더 좋겠지만 독서에 부담이 생겨 체험 자체에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체험활동에서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아이들을 참여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체험지와 일정을 정하는 데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가는 방법과 준비할 것을 함께 의논하며 자신들의 손으로 관련 도서와 각종 정보를 수집하게 하는 것은 체험활동의 목표를 이루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또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체험활동이 극기 훈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국립중앙박물관을 하루 만에 돌아보겠다는 계획은 애당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은 도서관에 있는 책을 하루에 읽으려는 것과 같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노력이 있어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욕은 얻을 것이 없다. 모르긴 해도 아이들은 ‘박물관’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하게 될 것이다. 주제를 나누어 몇 번에 걸쳐 방문한다든지 어쩔 수 없이 전체를 보고 싶다면 각각의 주제마다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지 정한 뒤에 관람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원대한 계획을 잡아 아이들을 지치게 하는 것보다는 어떤 것에 무게중심을 둘 것인지 꼼꼼하게 살피고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며,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가를 선별하는 능력은 사전 정보 없이는 불가능하다.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 체험활동 단계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인터넷에 ‘첨성대’를 검색어로 입력하고 Enter키만 누르면 첨성대와 관련한 무지막지한 자료들이 줄줄이 검색된다. 첨성대까지 가지 않고도 첨성대의 갖가지 이미지를 볼 수 있고 신라 27대선덕여왕이 세운 천문관측기구라는 간단한 설명에서부터 학술논문까지 얻을 수 있다. 그런데도 직접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체험활동에서 아이들은 첨성대를 앞에 두고 주로 “에게?”라는 반응을 보인다. 국보인데다가 워낙 중요하게 언급되는 문화재인지라 아마도 거창한 무엇인가를 기대했다는 눈치다. 그런 시선을 모르는 척하고 첨성대의 규모와 만든 방법, 쓰임, 내부 구조 등에 대해 짐작해 보고,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정보를 나누었다. 첨성대 몸체의 층수를 세고, 균열이 생긴 부분을 찾아보았으며 나침반을 이용하여 책에 나와 있는 방위가 맞는지 확인하였다. 또 첨성대와 월성의 위치를 확인하여 첨성대의 의의를 따져보고 천문관측을 하기에 적당한 위치인지 난상토론을 벌였다. 활동이 마무리될 즈음 첨성대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위의 예와 같이 현장은 내가 알고 있는 것, 알고 싶은 것을 확인하는 장이며, 직접현장에 가야만 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직접 본 것은 사진이나 기타 자료를 통해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체험활동 단계에서 “현장에 가느냐, 그렇지 않느냐, 혹은 몸으로 경험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체험활동이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로 끝나 빛바랜 사진 속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즐긴 것들을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들어 내 삶의 일부로 끌어들이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체험활동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았는가’보다는 ‘어떻게 보았는가’하는 것이다. 첨성대의 가치를 현대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거기담긴 삶의 도전과 노력, 역사 속 그들이 느꼈을 감흥을 찾아가는 과정이 우리에게 ‘보는 눈’을 뜨게 해주고 생각하는 힘을 줄 것이다.
체험활동 단계에서 책은 내가 알고자 하는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요즘이야 체험과 관련한 책들이 봇물 터지듯 출판되고 있지만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출간되었을 때만 해도 그의 시도는 무척 특별한 것이었다. 당시 선운사의 백파율사비나 남도의 다산초당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손에 든 이들이 묘한 연대감을 가지고 서로를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들에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하여 ‘보는 눈’을 틔워 주었다. 독서는 역사의 현장에서 역사를 마주대하는 입체적인 즐거움, 황순원 문학관에서 소나기를 읽는 가슴 뭉클함, 충만한 지적 호기심과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선물한다.
마음에 새기기 : 추후활동 단계
추후활동 단계는 체험활동의 결과를 갈무리하는 단계로 새롭게 알게 되고 깨닫게 된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하는 과정이다. 체험활동의 전체 과정을 돌아보는 것은 체험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성취감을 높여준다. 독서를 기반으로 한 체험활동에서의 추후활동 단계는 독서감상문 쓰기, 북 아트 등의 일반적인 독후활동이 포함된다. 기록의 방식이 꼭 보고서의 형식일 필요는 없으며 체험활동의 과정과 감상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일반적인 보고서의 형태를 비롯하여 사진을 이용한 포토에세이 쓰기, UCC 제작, 입장권 등을 이용한 견학기록문, 가족 체험신문 만들기를 비롯하여 개인 블로그에 올려 공유하거나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하여 작품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학습적인 부분에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추후활동 단계에서 책은 체험을 통해 생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훌륭한 열쇠다. 체험 후에 더 알고 싶은 것이 생겨서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있고, 계획하기 단계에서 책을 읽지 않았지만 체험 후에 관련 도서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진 정 한 배 움 공 동 체 로 서 의 체 험 활 동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곳곳을 누빈지 10년이 넘었다. 좌충우돌하며 실수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지만 거듭되는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체험활동이 우리를 자라게 한다는 것이었다.
위 사진은 해남 대흥사에 갔을 때 함께 한 아이들이 벗어놓은 신발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신발을 가지런히 놓았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겠지만 아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앞사람이 신을 벗고 들어가면 다음사람이 앞사람의 신발을 돌려놓고 들어가는 방법이다. 자신의 신발은 다음에 들어오는 친구가 돌려줄 것을 믿으면서, 또 그것에 감사하면서.
놀라운 것은 아무도 이렇게 하라 이른 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기존에 진행된 체험을 통해서 이 방법을 알고 있는 몇 명의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고 다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하게 된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하다고 누군가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다. 사실 이 방법은 경주 교과서 여행의 오진동 선생께 배웠다. 나는 오 선생께 배우고 아이들은 내게 배우고, 또 서로에게 가르쳐주고 함께 실천했다. 체험활동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함께 배우고, 배운 것을 나누고 또 실천하고,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진정한 배움의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
독서를 기반으로 한 체험활동은 체험과 독서가 가진 놀라운 힘을 바탕으로 방법과 내용 면에서 상호보완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방법이다. 이것을 좀 더 효율적으로 엮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탐색이 필요하다.
독서 기반 체험활동의 실례 1 권정생을 찾아가는 문학기행
체험지 안동 조탑동 권정생 살던 집, 예배당,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유품전시관
계획단계
개인 관련도서 읽기 / 권정생 시에 붙인 노래 배우기 /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홈페이지 방문 / 강아지 똥 애니
메이션 보기
기관 지역 작가 초청 강연 / 독서감상문 대회 / 그림책 원화전 / 독서토론
(기관은 학교도서관, 공공도서관 등을 의미한다.)
활동단계
권정생 살던 집 둘러보기(권정생 작품 읽기, 노래 듣기) - 예배당 답사 - 권정생 유품전시관 답사(유언장 읽기,
선생님이 사용했던 물건 살펴보기, 외국어로 번역된 작품 찾아보기 등)
추후활동
개인 독서감상문 쓰기 / 권정생의 작품 노래로 만들기 / 포토 에세이 / 권정생 평전 쓰기 / 권정생 작품 읽기
기관 권정생 시노래 발표회 / 답사 사진전 / 소감문 공모
독서 기반 체험활동의 실례 2 고래를 찾아서
체험지 울산 장생포고래박물관, 반구대 암각화, 암각화 전시관
관련도서
계획단계
개인 관련 도서 읽기 / 고래 관련 동영상(울산 MBC, 귀신고래) 보기 / 고래 도감 만들기 / 자료집 만들기 / 암
각화전시관과 장생포고래박물관 홈페이지 방문하기 / 우리나라의 암각화 조사하기
기관 환경 관련(멸종위기종 등) 초청 강연 / 독서감상문 공모 / 고래 사진전(하나의 활동이 한 단계에서만 활
용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활동이라도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 고래 관련 동영상(울
산 MBC 귀신고래) 상영 후 토론 / 고래 관련 도서 전시
활동단계
장생포 고래박물관 답사 - 고래 탐사(홈페이지 내용 참조) - 암각화 전시관 - 반구대 암각화 탁본(장생포 고
래박물관과 암각화 전시관 모두 가능) - 반구대 암각화 답사
추후활동
개인 독서감상문(귀신 고래에게 쓰는 편지)쓰기 / 팸플릿, 입장권, 사진 등을 이용한 보고서 쓰기 / 관련 책
읽기 / 고래 신문 만들기 / 시청소감문 쓰기
기관 고래 사진전 / 독서 골든벨
‘체험’이란 직접 몸으로 겪는 것을 의미하며 ‘학습’이란 지식이나 기술 같은 것을 배우고 익히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체험학습’은 직접 경험을 통해 몸소 겪으면서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우리들이 부인하기 어려운 것은 체험학습이라는 용어 속에는 체험이 학교 공부를 보조하기 위한 수단이라는 의도가 다분히 포함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인식은 체험이 가지고 있는 진정한 가치를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것인지도 모른다. 그래서 체험의 진정한 의미를 나름대로 재정의해 보려고 한다. ‘학습’이라는 용어가 성적과 긴밀하게 연결되면서 본래의 뜻과는 다르게 사용되는 것에 대한 대안으로 ‘체험활동’이라고 하면 체험의 범위를 확장시키면서 본래의 취지를 더 잘 담아낼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
‘활동’은 어떤 일을 하려고 몸을 움직이거나 어떤 일을 힘써서 하는 것을 의미하므로 그 의미가 굳이 학습에 국한되지 않으면서도 직간접의 모든 활동을 포함시킬 수 있다. 체험의 목적이 지식을 채우기 위한 학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배움을 위한 다양한 경험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할 때, ‘체험활동’을 ‘살아있는 배움을 위하여 몸소 겪으며 힘써 생각하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정의하는 것은 배움의 역동성을 강조하는 적합한 명칭이 아닐까 싶다.
체험활동의 매력
교육의 현장에서는 모든 것이 체험의 대상이 된다. 신체적인 움직임뿐만 아니라 마음과 두뇌의 움직임 역시 체험이다. 그런데도 특별히 몸을 움직이는 것이 핵심적인 것으로 인식되는 것은 몸으로 직접 경험하는 것의 긍정적인 효과 때문이기도 하지만, 학생들이 교육에서 늘 수동적인 위치에 놓일 수밖에 없는 우리의 교육 여건에 대한 반작용일 수도 있다. 체험활동은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이 씨실과 날실처럼 다양한 방식으로 얽히는 과정을 통해 자신만의 독특한 결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따라서 직접 경험과 간접 경험을 따로 떼어내 생각하거나 경중을 따지기보다 어떻게 연결하여 효과를 극대화할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겠다.
체험활동은 나 자신이 활동의 주체가 되는 경험이므로 무엇보다 동기를 자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즐거움을 유발하는 것도 큰 장점이다. 체험활동은 상대적으로 놀이 공간과 놀이 문화가 부족한 이들에게 놀이의 판을 제공하여 신나게 웃고 즐기는 가운데 배움이 일어날 수 있도록 돕는다. 또한 내가 체험한 것을 깊이 새겨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게 해 준다. 기억을 돕는 가장 중요한 요소가 즐거움이라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체험은 복잡하고 어려운 개념들을 아주 쉽고 명료하게 이해하게 도와주므로 학습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되기도 한다.
체험활동은 배움의 공간을 무한대로 넓혀준다. 체험활동에는 삶의 공간에서 만나는 사물과 사람, 다양한 사회 현상, 자연환경 등 거의 모든 것이 포함된다. 따라서 체험활동은 교실로 국한되어 있는 배움의 공간을 허물어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과 삶 그 자체로 확장시킨다. 집 앞의 작은 화단에서도 삶의 진리를 배울 수 있는 것처럼. 더불어 배움의 과정을 배우고 과정자체를 즐기는 가운데 함께 하는 가족이나 친구들과의 유대감을 형성하고 소통하는 경험은 건강하고 능동적인 인간으로 성장하는 밑거름이 된다.
이처럼 체험활동은 배움터를 확장하고 배움의 참 의미를 찾아 깨닫게 하며,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에 애정을 갖고 탐구하여 스스로 성장하게 하는 디딤돌이다.
책에서 길을 찾다
체험활동은 앞서 언급한대로 우리 삶의 터전을 기반으로 한 직간접의 모든 경험을 의미하므로 독서활동 역시 체험활동의 일부인 셈이다. 그런데도 독서와의 연계성을 이야기하고자 하는 것은 독서활동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언급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고 독서를 기반으로 하는 체험활동의 효과를 강조하기 위해서다. 체험활동에 있어서 독서가 중요한 이유는 독서가 체험활동을 위한 기본 바탕을 마련해주기 때문인데 그 중에서도 효과적인 체험활동을 위한 배경지식을 활성화하고 체험활동에 필요한 배경지식을 제공한다는 점을 꼽을 수 있다.
배경지식은 한 개인이 가지는 경험의 총체를 의미한다. 우리는 흔히 “알면 보이고, 그 때 보이는 것은 전과 다르다.”라고 말한다. 우리는 무엇인가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과 견주어 받아들이거나 알고 있는 것과 연계하여 더욱 강화하는 조절과 동화의 과정을 겪게 된다. 이때 배경지식은 그것을 이해하는 정도와 깊이에 크게 관여하게 된다. 따라서 누군가가 질적 양적으로 풍부한 배경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것을 인식하고 활용하는데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을 의미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효과적인 해결책을 찾아내는 문제 해결력을 길러주기도 한다. 풍부한 배경지식을 획득하는 방법으로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누가 뭐래도 독서일 것이다. 책이 모든 것을 해결하는 만병통치약이 될 수는 없지만 체험활동의 효과를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한 훌륭한 방법인 것만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체험이 독서의 도움을 받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독서는 도자기를 만들고 염색을 하는 체험이 그 자체에 머무르지 않고 살아있는 경험이 되도록 도와주고, 체험활동은 독서의 흥미를 높이고 독서 경험의 깊이를 더하여 독서의 질을 높이게 해 준다. 체험활동과 독서는 환상의 호흡을 자랑하는 짝꿍인 셈이다.
책 과 함 께 하 는 체 험 활 동
독서를 기반으로 한 다양한 체험활동을 준비하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책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함께 고민해 본다. 체험활동을 계획 단계와 체험활동 단계, 그리고 추후활동 단계로 나눈다고 할 때 책은 모든 단계에서 활용 가능하며 체험활동의 각 단계를 유기적으로 연결시켜주는 역할을 한다.
첫 단추 끼우기 : 체험활동 계획 단계
체험활동 계획 단계는 체험활동의 방향성을 제시하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다양한 경로를 탐색하는 과정이다. 사전 준비를 어떻게 하는가 하는 것은 체험활동에서뿐만 아니라 모든 상황에서 그것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며 같은 조건에서의 효율성을 최대한 높인다.
계획 단계에서 독서는 체험에 대한 호기심을 유발하고 효과적인 체험활동을 위한 사전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로 배경지식을 활성화시키거나 강화하기 위해 활용된다. 이때 체험활동의 효과를 높이기 위해 책을 읽기도 하지만, 반대로 체험에 대한 기대가 독서의 기회를 제공하고 독서에 대한 동기를 높이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관련 도서를 찾아 읽는 것이 가장 대표적인 방법이지만 읽기 텍스트를 책에 한정할 필요는 없다. 체험의 주제와 관련된 독서 토의를 진행하는 것도 가능하고 체험지에서 보고 싶은 것과 궁금한 것 등을 정리한 개인 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좀 더 적극적인 방법이다. 읽은 책과 해당 홈페이지 등을 활용하여 얻은 정보를 간단하게 정리하고 퀴즈나 퍼즐, 가서 꼭 보고 싶은 것, 궁금한 것 등을 미리 준비한다. 요즘은 해당 홈페이지에 자료집(활동지)이 탑재되어 있는 경우도 있어 유용하게 활용할 수 있다. 자료집을 만드는 것은 체험활동의 목표를 분명하게 하고 체험의 주체가 누구인가를 인식하게 해 주며 자기주도적인 활동이 가능하도록 해 준다.
어려운 주제이거나 수준에 맞지 않는 등 책을 읽기 어려울 때에는 굳이 책을 읽게 하여 독서와 체험에 대한 동기를 모두 떨어뜨리는 것은 좋지 않다. 흥미와 독서 수준에 맞는 책을 읽도록 지도하거나, 관련 홈페이지를 방문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하나의 주제를 다룬 책은 무수히 많으며 그 접근 방식 또한 다양하므로 독서 수준과 체험의 목적 등을 고려하여 적합한 도서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여러 권의 책을 비교하면서 읽으면 더 좋겠지만 독서에 부담이 생겨 체험 자체에 부담이 생기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체험활동에서 능동적인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준비하는 단계에서부터 아이들을 참여시키는 지혜가 필요하다. 체험지와 일정을 정하는 데 아이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가는 방법과 준비할 것을 함께 의논하며 자신들의 손으로 관련 도서와 각종 정보를 수집하게 하는 것은 체험활동의 목표를 이루는 훌륭한 방법이 된다. 또 한 가지 당부하고 싶은 것은 체험활동이 극기 훈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이다. 일례로 국립중앙박물관을 하루 만에 돌아보겠다는 계획은 애당초 하지 않는 것이 좋다. 이것은 도서관에 있는 책을 하루에 읽으려는 것과 같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노력이 있어야 무언가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연하지만 과욕은 얻을 것이 없다. 모르긴 해도 아이들은 ‘박물관’이라는 말만 들어도 경기를 하게 될 것이다. 주제를 나누어 몇 번에 걸쳐 방문한다든지 어쩔 수 없이 전체를 보고 싶다면 각각의 주제마다 핵심적인 것이 무엇인지 정한 뒤에 관람하는 것이 좋다. 처음부터 원대한 계획을 잡아 아이들을 지치게 하는 것보다는 어떤 것에 무게중심을 둘 것인지 꼼꼼하게 살피고 계획하는 것이 중요하며, 어떤 것이 중요한 것인가를 선별하는 능력은 사전 정보 없이는 불가능하다.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 : 체험활동 단계
요즘은 언제 어디서나 원하는 정보를 쉽게 얻을 수 있다. 인터넷에 ‘첨성대’를 검색어로 입력하고 Enter키만 누르면 첨성대와 관련한 무지막지한 자료들이 줄줄이 검색된다. 첨성대까지 가지 않고도 첨성대의 갖가지 이미지를 볼 수 있고 신라 27대선덕여왕이 세운 천문관측기구라는 간단한 설명에서부터 학술논문까지 얻을 수 있다. 그런데도 직접 찾아가는 이유는 무엇일까?
실제 체험활동에서 아이들은 첨성대를 앞에 두고 주로 “에게?”라는 반응을 보인다. 국보인데다가 워낙 중요하게 언급되는 문화재인지라 아마도 거창한 무엇인가를 기대했다는 눈치다. 그런 시선을 모르는 척하고 첨성대의 규모와 만든 방법, 쓰임, 내부 구조 등에 대해 짐작해 보고, 책을 통해서 알게 된 정보를 나누었다. 첨성대 몸체의 층수를 세고, 균열이 생긴 부분을 찾아보았으며 나침반을 이용하여 책에 나와 있는 방위가 맞는지 확인하였다. 또 첨성대와 월성의 위치를 확인하여 첨성대의 의의를 따져보고 천문관측을 하기에 적당한 위치인지 난상토론을 벌였다. 활동이 마무리될 즈음 첨성대에 대한 아이들의 생각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위의 예와 같이 현장은 내가 알고 있는 것, 알고 싶은 것을 확인하는 장이며, 직접현장에 가야만 가능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직접 본 것은 사진이나 기타 자료를 통해 보는 것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도 한다. 그러나 체험활동 단계에서 “현장에 가느냐, 그렇지 않느냐, 혹은 몸으로 경험했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체험활동이 ‘왔노라, 보았노라, 찍었노라’로 끝나 빛바랜 사진 속에 갇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보고 즐긴 것들을 얼마나 내 것으로 만들어 내 삶의 일부로 끌어들이는가 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체험활동 단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을 보았는가’보다는 ‘어떻게 보았는가’하는 것이다. 첨성대의 가치를 현대인의 눈으로 바라보고 판단할 것이 아니라 거기담긴 삶의 도전과 노력, 역사 속 그들이 느꼈을 감흥을 찾아가는 과정이 우리에게 ‘보는 눈’을 뜨게 해주고 생각하는 힘을 줄 것이다.
체험활동 단계에서 책은 내가 알고자 하는 정보가 정확한 것인지를 확인하고 안내하는 길잡이 역할을 하게 된다. 요즘이야 체험과 관련한 책들이 봇물 터지듯 출판되고 있지만 유홍준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가 출간되었을 때만 해도 그의 시도는 무척 특별한 것이었다. 당시 선운사의 백파율사비나 남도의 다산초당에서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를 손에 든 이들이 묘한 연대감을 가지고 서로를 바라보았던 기억이 있다. 이들에게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는 어떻게 보아야 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을 안내하여 ‘보는 눈’을 틔워 주었다. 독서는 역사의 현장에서 역사를 마주대하는 입체적인 즐거움, 황순원 문학관에서 소나기를 읽는 가슴 뭉클함, 충만한 지적 호기심과 내가 성장하고 있다는 뿌듯함을 선물한다.
마음에 새기기 : 추후활동 단계
추후활동 단계는 체험활동의 결과를 갈무리하는 단계로 새롭게 알게 되고 깨닫게 된 것들을 다양한 방식으로 기록하는 과정이다. 체험활동의 전체 과정을 돌아보는 것은 체험의 효과를 극대화하고 성취감을 높여준다. 독서를 기반으로 한 체험활동에서의 추후활동 단계는 독서감상문 쓰기, 북 아트 등의 일반적인 독후활동이 포함된다. 기록의 방식이 꼭 보고서의 형식일 필요는 없으며 체험활동의 과정과 감상을 기록할 수 있는 것이라면 어떤 것이든 자유롭게 선택하면 된다. 일반적인 보고서의 형태를 비롯하여 사진을 이용한 포토에세이 쓰기, UCC 제작, 입장권 등을 이용한 견학기록문, 가족 체험신문 만들기를 비롯하여 개인 블로그에 올려 공유하거나 신문, 잡지 등에 기고하여 작품화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다만 학습적인 부분에 치우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 추후활동 단계에서 책은 체험을 통해 생긴 지적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훌륭한 열쇠다. 체험 후에 더 알고 싶은 것이 생겨서 책을 읽게 되는 경우도 있고, 계획하기 단계에서 책을 읽지 않았지만 체험 후에 관련 도서에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진 정 한 배 움 공 동 체 로 서 의 체 험 활 동
체험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곳곳을 누빈지 10년이 넘었다. 좌충우돌하며 실수와 시행착오의 연속이었지만 거듭되는 경험을 통해 얻은 깨달음은 체험활동이 우리를 자라게 한다는 것이었다.
위 사진은 해남 대흥사에 갔을 때 함께 한 아이들이 벗어놓은 신발이다. 아이들은 어떻게 신발을 가지런히 놓았을까? 여러 가지 방법이 있었겠지만 아이들이 선택한 방법은 앞사람이 신을 벗고 들어가면 다음사람이 앞사람의 신발을 돌려놓고 들어가는 방법이다. 자신의 신발은 다음에 들어오는 친구가 돌려줄 것을 믿으면서, 또 그것에 감사하면서.
놀라운 것은 아무도 이렇게 하라 이른 이가 없었다는 점이다. 기존에 진행된 체험을 통해서 이 방법을 알고 있는 몇 명의 아이들이 자발적으로 시작했고 다른 아이들이 자연스럽게 따라하게 된 것이다. 이런 아이들의 모습이 기특하다고 누군가 사진을 찍어 보내주셨다. 사실 이 방법은 경주 교과서 여행의 오진동 선생께 배웠다. 나는 오 선생께 배우고 아이들은 내게 배우고, 또 서로에게 가르쳐주고 함께 실천했다. 체험활동이란 이런 것이 아닐까? 함께 배우고, 배운 것을 나누고 또 실천하고, 서로의 존재를 인식하고 배려하면서 함께 성장하는 것, 그리고 그 안에서 진정한 배움의 공동체를 실현하는 것.
독서를 기반으로 한 체험활동은 체험과 독서가 가진 놀라운 힘을 바탕으로 방법과 내용 면에서 상호보완하면서 서로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긍정적인 방법이다. 이것을 좀 더 효율적으로 엮어 나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한 끊임없는 고민과 탐색이 필요하다.
독서 기반 체험활동의 실례 1 권정생을 찾아가는 문학기행
체험지 안동 조탑동 권정생 살던 집, 예배당,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유품전시관
계획단계
개인 관련도서 읽기 / 권정생 시에 붙인 노래 배우기 /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 홈페이지 방문 / 강아지 똥 애니
메이션 보기
기관 지역 작가 초청 강연 / 독서감상문 대회 / 그림책 원화전 / 독서토론
(기관은 학교도서관, 공공도서관 등을 의미한다.)
활동단계
권정생 살던 집 둘러보기(권정생 작품 읽기, 노래 듣기) - 예배당 답사 - 권정생 유품전시관 답사(유언장 읽기,
선생님이 사용했던 물건 살펴보기, 외국어로 번역된 작품 찾아보기 등)
추후활동
개인 독서감상문 쓰기 / 권정생의 작품 노래로 만들기 / 포토 에세이 / 권정생 평전 쓰기 / 권정생 작품 읽기
기관 권정생 시노래 발표회 / 답사 사진전 / 소감문 공모
독서 기반 체험활동의 실례 2 고래를 찾아서
체험지 울산 장생포고래박물관, 반구대 암각화, 암각화 전시관
관련도서
계획단계
개인 관련 도서 읽기 / 고래 관련 동영상(울산 MBC, 귀신고래) 보기 / 고래 도감 만들기 / 자료집 만들기 / 암
각화전시관과 장생포고래박물관 홈페이지 방문하기 / 우리나라의 암각화 조사하기
기관 환경 관련(멸종위기종 등) 초청 강연 / 독서감상문 공모 / 고래 사진전(하나의 활동이 한 단계에서만 활
용되는 것은 아니다. 같은 활동이라도 목적에 따라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 고래 관련 동영상(울
산 MBC 귀신고래) 상영 후 토론 / 고래 관련 도서 전시
활동단계
장생포 고래박물관 답사 - 고래 탐사(홈페이지 내용 참조) - 암각화 전시관 - 반구대 암각화 탁본(장생포 고
래박물관과 암각화 전시관 모두 가능) - 반구대 암각화 답사
추후활동
개인 독서감상문(귀신 고래에게 쓰는 편지)쓰기 / 팸플릿, 입장권, 사진 등을 이용한 보고서 쓰기 / 관련 책
읽기 / 고래 신문 만들기 / 시청소감문 쓰기
기관 고래 사진전 / 독서 골든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