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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자연과 더불어 사는 조상의 지혜를 배우며 - ➎ 사회- 일반사회 - 도서관에서 시간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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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3-17 13:48 조회 12,196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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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수업을 준비하며_ 조상들의 일상적인 삶에서 배운다
지리산 자락에는 운조루라는 아름다운 집이 있습니다. 그 집 큰사랑 아궁이 옆에는 쌀이 두 가마 반이나 들어가는 아주 커다란 뒤주가 있어요. 이 뒤주에 달린 작은 문에는 이런 글이 씌어 있습니다. ‘누구나 열 수 있습니다.’ 누구나 배고프고 가난한 사람이면 뒤주를 열어 쌀을 가져갈 수 있도록 마음을 쓴 것이지요.

- 『부자의 밥상 양반의 밥상』, 허시명 글, 배진희·손다혜 그림, 씽크하우스, 2008
도서관 활용수업을 위해 이 책 저 책 뒤져보다 한순간 마음이 머무른 구절이다. ‘타인능해他人能解’. 전남 구례군 토지면 문화 류씨 10대 종가인 운조루의 뒤주에 새겨진 글귀이다. 운조루는 조선 영조 52년 수원화성, 낙안읍성 등의 건축공사에 참여한 유명한 무관 류이주가 지은 99칸 대저택이다. 이웃을 생각하는 마음은 단순히 곡식을 나누는 데서 그치지 않았다. 혹여 배고픈 이웃이 있어 밥 짓는 연기가 높이 솟아오르면 마음이 상할까 굴뚝을 낮게 설치했고, 노약자와 어린이를 위해 계단보다 비탈길을 만들어 이웃을 배려했다고 한다. 진정한 부자의 마음 씀씀이가 어떤 것인지 오랜 세월 한켠에 앉아 묵묵히 살아온 ‘뒤주’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바쁘게 달려가고 있는 우리들에게 말없이 가르쳐주고 있다.



조상들이 남긴 작은 도구 하나에도 배울 점이 있다. 지나간 조상들의 작은 발자취도 미래의 우리 유산이 될 수 있다. 아이들과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통해 조상들의 일상적인 삶의 모습과 흔적들을 살펴볼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3학년 1학기 사회 교과서 3단원인 ‘고장의 생활과 변화’는 관련 그림책도 많고 정보책도 많아 적당한 단원이라고 생각하여 사회과 도서관 활용수업을 시도해보았다. 도서관 활용수업을 위해 일부 차시를 통합하고, 제재 (2)에서는 미술과 ‘10. 디자인과 생활’ 중 ‘무늬를 꾸며 봐요’와 통합하여 재구성했다.

★참고 자료
교사가 미리 읽어보면 도움되는 책
- 『어린이를 위한 주강현의 우리 문화-②구들에서 방아까지』, 주강현, 아이세움 : 역사 민속학자인 저자가 어린이를 위해 우리 문화를 이해하고 바라보는 올바른 시각을 제시한다.
- 『풀코스 짚문화여행』, 인병선, 현암사 : 의식주 및 생활 전반에 관계된 짚문화와 그 속에서 엿볼 수 있는 조상들의 지혜와 맵시, 짚으로 만든 도구를 볼 수 있다.
- ‘겨레전통도감’ 시리즈 중 『농기구』, 이순수 글, 김경선·낙송재 그림/ 『살림살이』, 윤혜신 글, 김근희·이담 그림, 보리 : 다양한 살림살이와 농기구에 대해 이야기를 들려주듯 편하게 설명해주고, 세밀화로 도구를 잘 표현하였다.
- 『옛날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을까』, 조은수 글, 최영주 그림, 창비 : 옛 사람들이 남긴 그림을 통해 생활 모습과 사용한 도구들을 이야기하듯 풀어낸 책이다. 학생이 읽어볼 만한 책

- 『가마솥과 뚝배기에 담긴 우리 음식 이야기-옛 물건으로 만나는 우리 문화 01 음식』, 햇살과나무꾼 글, 김주리 그림, 해와나무 : 음식 문화와 관련된 생활도구에 관한 정보가 알차다.
- 『한옥에서 살아 볼까?』, 김수범·이승섭 글, 이선민 그림, 웅진다책 : 한옥을 짓는 과정이 자세히 소개된다.
- 『우리나라 바로 알기 1-절렁구 짝짝 절렁구 짝짝』, 최향 글, 강동훈 그림, 대교출판 : 항아리, 맷돌, 지게 등을 시로 표현하고 부록의 설명도 알차다. 설명만이 아닌 우리네 생활도구에 대해 한 번 더 생각하게 하는, 마음이 따뜻해지는 책이다.
- 『꼴 따먹기』,『야광귀신』,『싸개 싸개 오줌싸개』 등 ‘국시꼬랭이동네’ 시리즈(잃어버린 자투리 문화를 찾아서)는 그림책으로 읽어주기 좋다.
- 이 외에도 『씨실날실』(솔거나라), 『이랴, 소야, 쟁기 좀 끌어라』(옛멋 전통과학), 『때때옷』(위대한 유산), 『자연을 닮은 우리 집』(전통문화 옛이야기) 등 시리즈 속에는 전통 의식주에 대해 참고할 만한 내용이 많다.
참고할 만한 사이트
- 국립민속박물관-어린이박물관 http://www.kidsnfm.go.kr : 자료가 많고 교육자료실에 가면 활동지도 내려 받을 수 있다.
- 국립민속박물관 http://www.nfm.go.kr : 많은 자료와 동영상을 볼 수 있다.
- 짚풀생활사박물관 http://www.zipul.co.kr : 짚풀에 관한 정보와 예술품을 볼 수 있다.

수 업 활동 들여다보기_ 초 등 3학년 1학기 사회과
1 ~2차시: 과거로의 시간여행, 출발!
첫 시간에 ‘(1) 의식주 생활의 변화’에 나오는 사진을 보면서 의식주는 우리가 살아가는 데 기본이 되는 옷, 음식, 집이라는 개념을 잡는 데서 시작하였다.

예전에 도서관 활용 ‘동시’ 수업을 하면서 도서관 이용 관련 책인 책코파이 ‘도서관이 미래다’ 시리즈(도서관에 관한 모든 것을 배울 수 있도록 도서관의 신기한 역사와 도서관의 이용 방법, 학교도서관 활용법, 도서관 문화행사 프로그램등을 소개하여 어린이들이 도서관을 이용하여 좋은 책을 읽고 올바른 독서를 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시리즈) 제2권 『도서관을 정복하다』를 이용해 십진분류표와 학교도서관에서 책 찾기 등을 간단히 안내했었다. 그래서 오늘은 의식주 관련 책을 찾기 위해 300번대를 위주로 하되 800번이나 000번, 600번도 활용할 수 있음을 알려주었다. 학교도서관에 가서 의식주나 그에 따른 생활도구와 관련된 책을 스스로 찾아오게 하여 읽어보는 시간을 가진 뒤, 좋은 자료다 싶은 것은 바로 대출받도록 하였다. 인근 시립도서관과 가정에서도 수집하니 제법 많아 교실 바구니에 따로 분리해 꽂아두고 아침자습 시간과 여유 시간을 활용해 읽도록 했다.

의식주에 관한 흥미를 돋우기 위해 틈틈이 그림책을 읽어주었다. 긴 글을 싫어하는 아이에게도 부담 없는 『설빔』, 『씨실날실』 등의 그림책뿐만 아니라 그림과 정보가 함께 들어 있는 책도 비치해 두었다. 자습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이용해 읽으면서 동시에 책 목록과 의식주에 관해 알게 된 점을 사회공책에 자유롭게 써보도록 하였다.




3 ~5차시: 조상들의 삶 속으로 풍덩!
의식주 생활의 변화를 알아보는 단계의 첫 시간. 먼저 빌려온 의생활 관련 그림책과 정보그림책 등을 모둠에 골고루 나눠
주었다. 신발 장인 갖바치의 감동 이야기인 『꽃신』을 읽어주며 우리 전통 신발의 아름다움에 푹 빠지게 하였다.

학습지를 통해 의생활과 관련해 읽은 책 중 마음에 드는 책을 하나 골라, 자신이 가장 흥미 있었던 부분이나 알게 된 점을 글과 그림으로 간단히 표현하고, 퀴즈 문제를 하나씩 적게 하였다. 실물화상기를 통해 한 명씩 표현한 내용을 발표하고 난 뒤, 바로 퀴즈를 내게 하고 듣는 친구들은 골든벨 판에 답을 적게 하여 많이 맞힌 아동들은 보상하였다.

수업을 마치기 전에 교사가 옛날과 오늘날의 의생활을 비교하면서 정리해 줄 필요가 있다. 아이들은 흥미 있는 것 위주로 읽고 단편적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상들은 자연 재료로 옷을 짓고 예쁜 물도 들였고, 쪽물 들인 옷감은 피부병 치료에도 좋았다 말하니 아이들 눈망울이 초롱초롱하다. 아토피를 앓는 아이들이 많은 요즈음은 조상들의 지혜가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6 ~10차시: 교실 속 작은 민속박물관
▶들어가며 ‘생활도구’를 도입하면서 김홍도의 그림 ‘서당’을 보여주며 오늘날과 비교해보고, 원시시대부터 사람들이 도구를 만들게 된 까닭과 그 영향을 서로 얘기하였다. 생활도구를 쉽게 이해하기 위해 아침 활동 시간에 『팥죽할머니와 호랑이』를 읽어주었다. 2학년 국어 교과서에 등장한 내용에다 도서관에서 보았는지 읽은 아이들이 의외로 많았다. 그래서 다음은 어떤 생활도구가 나오는지 알아맞히게 하고, 등장한 도구가 무엇에 쓰이는지를 얘기하며 읽어주었다. 그림책은 아이들이 재미있어 하고 생활도구를 기억하는 데 깊은 인상을 주지만 시간이 걸려서 다른 활동을 충분히 못 하므로 활동 내용에 따라 자습 시간이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읽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이번 활동은 미술과와 통합하여 총 4시간으로 구성하고 ‘교실 속 작은 민속박물관’을 꾸며 전시와 체험 공간으로 나눠 계획을 세웠다.

▶전시 공간 꾸미가 전시 공간은 아이들의 희망을 받아 의생활관, 식생활관, 주생활 및 농기구관의 세 곳으로 나누었다. 전시관에는 해설이 있는 병풍책과, 색깔점토로 직접 만든 생활도구를 전시하였다. 병풍책은 아이들의 부담을 덜기 위해 각자 두 개 정도의 생활도구를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뒤, 이를 분단별로 모아 하나로 완성하게 하였다. 학습준비물로 구입해 두었던 색깔점토와 나뭇가지, 이쑤시개, 수수깡, 실이나 끈, 작은 돌과 나뭇잎 등을 이용해 생활도구를 직접 만들어 함께 전시하였다.

함께 계획을 짜다 보니 아이들은 꽃잎을 따서 화전도 만들어 보자고 덩달아 신나 했고, 특히 한복 입는 것을 제일 기다리는 모습이었다. 일을 너무 크게 벌여 주객이 전도되는 것은 아닌지 내심 걱정이 되었지만 생활도구 표현을 주로 하되 한복이나 화전 만들기 등도 필요하면 하고, 돌이나 나뭇가지 등을 주워 와서 주위 배경을 꾸미기도 하는 등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표현하도록 하였다.

▶체험 공간 꾸미기 체험 공간도 세 개로 구성해 보았다. 첫째, 식생활과 관련해 떡살 찍기를 하였다. 당근이나 감자를 이용
해 미리 집에서 떡살을 만들어 오거나 떡살무늬를 대용할 수 있는 색깔점토용 도장을 준비하고, 색깔점토를 송편 크기 정
도로 떼어 조물조물 주무르고 동글동글 빚어 떡살을 찍으면 된다. 둘째, 주생활 및 농기구와 관련해 체를 이용해 돌이 섞인 콩을 골라내는 활동도 해보았다. 나무 체를 구하기 어려워 과학실에 있는 체를 빌려와 콩과 작은 모래알을 섞어둔 뒤 체
를 쳐서 콩을 골라냈다. 셋째, 의생활과 관련해서는 생활도구는 아니지만 옛사람의 흉내를 내어 한복도 입고 고름을 스스로 매어 사진 찍기를 해보았다.

▶관람 및 체험 드디어 병풍책 만들기와 생활도구를 만들어 교실 속 작은 민속박물관 전시장 꾸미기가 완성되었다. 여섯 모둠으로 책상 배치를 하고, 교실 뒤 선반과 모둠자리를 이용해 의생활관, 식생활관, 주생활 및 농기구관을 배치했다. 또 앞
쪽 모둠자리에는 체험 공간을 배치하였으며 전시장 및 체험 공간을 도는 순서를 칠판에 그려주었다.

각 모둠의 한 명이 문화유산해설사가 되어 장난감 마이크를 들고 해설을 하고 나머지 아동들은 정해진 순서대로 전시회장을 돌아다니며 해설을 들었다. 책임감 있는 문화유산해설사 역할을 하도록 ‘문화유산해설사’ 목걸이를 만들어 걸어주었다. 문화유산해설사는 3명 정도 여유 있게 정해두고 아이들 스스로 적절히 교체하도록 하여 해설사도 체험을 할 수 있도록 하였다. 각 모둠은 문화유산해설사 외의 아이 중 모둠장을 두고 자율적으로 질서 있게 이동하도록 하고, 먼저 온 아이들이 끝나지 않으면 그 자리에 조용히 앉아 대기하도록 했다. 또 한 장소의 체험이 끝나면 다음 친구들을 위해 정돈하고 가기로 했다.

▶정리와 마무리 관람과 체험이 끝난 후 준비물을 정리하고, 오늘날에도 계속 쓰이는 생활도구에 관한 동영상을 보여주고, 배운 내용에 대해 골든벨 퀴즈로 마무리하였다. 도서관 활용수업을 해본 소감과 알게 된 점, 더 해보고 싶은 점 등을 육각꽃 모양 학습지에 적도록 하고 발표한 뒤 수업을 마쳤다.

그림을 그리면서 설명을 적으니까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었다. -수빈
문제와 답도 적고, 문제도 풀고 해서 재미있었다. -건우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복을 입었다는 게 정말 자랑스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민주
친구 영아가 문화유산해설사로 너무 설명을 잘해주어 머리에 쏙쏙 들어왔다. -수현
나는 아이클레이로 맷돌 만든 것과 떡살 찍기가 재미있었다. 맷돌로 갈면 더 맛있어진다는 걸 몰랐는데 지금 알았다. -준영
아이클레이로 멍석, 체 등 여러 개 만드느라 힘들었지만 재미있었다. 진짜 민속박물관에 가보고 싶다. 또 옹기도 직접 만들어보고 싶고, 내가 커서 작은 민속박물관을 직접 만들고 싶다. -영아





수 업 뒷이야기_ 벙 글벙글, 조물조물… 아이들은 어느새 몰입했다
‘의식주’ 수업에서 스스로 책을 찾아 글과 그림으로 표현해 발표해보니 교사 주도 수업보다 시간도 많이 걸리고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여러 가지 종류의 책을 재미있게 읽으면서 스스로 정보를 찾고 알게 된 점을 정리해보는 것에 의미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무엇보다 아이들은 자신이 글과 그림으로 표현한 생활도구를 특별하게 생각하는 듯하다. 또한 아직 퀴즈 문제를 내본 경험이 부족하여 읽다가 어느 부분을 그대로 따와서 선생님도 모르는 박사급 문제를 내는 아이도 있었다. 하지만 아이들은 자신이 직접 퀴즈를 내고 친구들이 맞히는 것을 좋아하고, 다른 한편 퀴즈를 맞히기 위해 아이들은 더 집중해서 잘 듣는다.

‘교실 속 작은 민속박물관’을 위해 전시 공간을 나누어 해보니 3학년 아이들에게 ‘의’, ‘식’, ‘주’로 나누는 것보다 ‘집안’, ‘부엌’, ‘집밖’ 등으로 공간을 나누는 게 더 쉬울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굳이 나눌 필요 없이 만들고 싶은 생활도구를 만들어 자유롭게 전시하는 것도 좋겠다. 생활도구는 분단별 병풍책 대신 개인별 계단책이나 피자책 형태의 북아트를 활
용해 표현할 수도 있다. 조물조물 손으로 색깔점토를 주무르다 보니 어느새 아이들은 그 속에 몰입이 되어 있었다. 준비 과정이 좀 힘들었지만 그 모습을 보니 뿌듯했다. 맷돌을 멋지게 만든 준영이의 사진을 찍어주니 너도 나도 자랑하느라 만든 도구랑, 떡살 찍은 것을 손에 들고 오기 바빴다. 아이들의 손에서 조물조물 만들어지는 생활도구를 보니 신기하기만 하였다.

책을 매개체로 하여 선생님이 가르쳐주지 않은 것도 아이들의 손을 통해 앙증맞은 도구로 탄생했다. 양파 망을 이용해 만든 체, 물동이를 이고 가는 여인네, 빨간 고추를 넌 멍석, 갖가지 종류의 농기구, 조각보, 너무너무 작은 복주머니…. 그것들은 어느새 아이들에겐 자기만의 특별한 물건이 되어 있었다. 계획에도 없었는데 어딘가에서 녹차 마시는 찻집도 차려져 있었다. 그것도 다기를 들고 왔다. 한복 입는 곳은 인기가 많았다. 체 치는 곳에서는 신이 나서 흔들고, 떡살을 찍고 또 찍는다.

아이들은 자기가 직접 만들어 보고 체험한 것은 오래오래 기억할 것이다. 눈에 보이는 것이 다는 아닐 것이다. 입에서 입으로, 손에서 손으로 우리 문화의 맥이 이어져 왔듯이 아이들의 고사리 손과 작은 관심이 우리 문화의 정체성을 잃지 않고 우리 문화를 지켜나가는 끈이 될 것이다. 긴 수업을 마치고 ‘교실 속 작은 민속박물관’을 넘어 우리 고장의 민속자료관인 ‘창원의 집’을 견학하기로 하였다. 자연을 소재로 집을 짓고 옷을 해 입었으며, 설거지한 뜨거운 물도 그 속에 살고 있을 작은 생명들을 생각해서 수채 구멍에 함부로 버리지 않았다는 우리 조상들의 삶의 태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갈 줄 아는 겸손함과 지혜가 하루아침에 강산이 바뀌어 버리는 지금 더욱 필요한 때가 아닌가 싶다. 지붕에 덮으면 초가가 되고, 엮어서 형태를 만들면 그릇이 되고, 썩혀 밭에 뿌리면 거름이 되어 다시 흙으로 돌아가는 짚. 자연에서 생겨나 자연으로 돌아가는 짚과 풀에 우리 조상의 인생관이 담겨 있다.
- 『어린이를 위한 주강현의 우리 문화 ②구들에서 방아까지』, 주강현 글, 아이세움,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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