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책과 벗하여라 - 독서 습관을 기르는 도서관 수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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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7-06 13:06 조회 13,803회 댓글 0건본문
도서관 이용지도는 학생들이 도서관에 소장되어 있는 다양한 자료를 활용하여 학습 과제를 스스로 해결하고 학습 경험을 보다 풍부하게 할 수 있는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도록 하는 교육이다. 이는 자율적인 학습과 주체적인 학습 활동에 필요한 도서관 활용 능력을 함양하기 위한 것으로, 단순한 교과 학습 활동은 물론 일상생활에서 도서관을 이용할 때 필요한 지식, 기능, 태도를 갖도록 교육하는 데 목적이 있다.
또한 독서교육은 교과 관련 도서의 학습독서에 익숙한 학생들에게 각 주제별로 적합한 독서 방법을 알려줘 학생들이 독서를 제대로 할 수 있도록 돕는 데 그 의의를 두고 있다. 독서를 단순히책을 읽는 것이라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아 주제에 관계없이 책 내용 파악에 그치는 독서교육을 하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필자는 주제별로 맞는 독서 방법을 가르쳐 학생들 스스로가 원하는 정보나 감상을 제대로 알게 하고 있다. 1,2학년은 한 달에 1회, 3~6학년은 2회로 국어 읽기 시간 중한 시간을 도서관에 배당하여 도서관에서 사서교사인 필자가 직접 지도하고 있다.
[독서교육]
독서교육은 현실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얼마나 구체적으로 계획을 수립하였는지에 따라 그 효과가 달라진다. 독서교육 계획의 내용 구성은 학생들의 발달 단계에 따라 계통성을 유지하고 조직적으로 한다. 필자의 학교에서는 ‘독서 300 운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하기 위해 학교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도서로 만든 주제별 권장독서 목록을 배포하여 보다 구체적이고 적극적인 독서지도를 하고 있다. 초등학생의 경우 독서지도가 없이 독서를 하게 되면 대부분의 학생들이 편독의 성향을 보이게 된다. 그러므로 주제별 권장도서는 편독을 막는 바람직한 독서지도 방법이다. 학생들은 주제별 권장독서 목록 중 50권을 선택해 읽고 노트를 작성하여 담임과 사서교사에게 확인(독서인증)을 받는다.
학년별 계획안에 따라 독서지도를 실시하고, 학생의 독서기록장인 「꿈을 담는 생각노트」에 사서교사가 지도할 내용을 포함하여 여러 가지 독서활동을 체험하게 한다. 따라서 독서로 이루어지는 여러 분야의 학문을 다룰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명문, 논설문, 시, 대본 등의 문학 분야를 체험할 수 있으며 토론은 물론 사회 문제를 일으키는 왕따와 질서, 충・효・예의 생활교육과 성교육에 이르기까지 독서교육으로 해결하고 있다.
「꿈을 담는 생각노트」
요즘 초등학교에서는 각 학교마다 독서기록장을 만들어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있다. 학생들의 독서 활동을 도와주는 의미이기는 하나 제한된 형식에 독서 활동을 담기에는 많은 무리가 따르는 것이 사실이다. 필자는 기록장을 백지로 만들어야 가장 창의적인 독서 활동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만, 학교에서 배포하는 독서기록장을 백지로 제작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필자는 아직 독서활동 경험이 적은 1~4학년 학생들에게는 약30가지의 독서 활동지로 독서기록장을 만들었고, 보다 경험이 많은 5,6학년은 독서 후 줄거리를 뺀 자신의 감상이나 생각만을 쓰는 열 줄 노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독서기록장 뒤에 ‘생각다지기’란 섹션을 두고 도서관 수업시간에 사서교사와 함께 하는 수업 내용을 적을 수 있도록 했다. 이름하여 「꿈을 담는 생각노트」다. 마치 교과서 같은 이 노트로 인하여 학생들은 물론 학부모들도 도서관에서 하는 독서교육에 보다많은 관심을 갖게 되었고 수업 효과 역시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학년별 도서관 수업]
선서문 만들기 : 학년 초마다 독서에 대한 자신의 다짐을 직접 써서 부모님 앞에서 선서문을 읽고 부모님의 격려 말씀을 받음으로써 학생들이 새 마음으로 독서 의지를 굳히는 데 도움을 준다. 이것을 자신의 생각노트에 넣어 두고 종종 보게 하여 잊혀졌던 자신의 다짐을 기억하게 한다.
1학년 : 학교도서관 위치조차 잘 모르는 1학년은 도서관의 위치, 이용시간, 대출・반납 방법 등 가장 기초적인 도서관 이용방법을 지도하고 책을 고르는 방법과 감상, 짧은 글로 내용 파악 연습하기, 낱말 연상 게임 등 기초적인 독서지도를 하였다. 『프레드릭』(레오니오니. 시공주니어), 『우리 가족입니다』(이혜란. 보림), 『난 토마토 절대 안 먹어』(로렌 차일드. 국민서관) 등 비슷한 내용의 책 비교하고 생각하기, 가족의 의미 파악, 편식, 편독에 대한 예방 교육을 실시하였다.
2학년 : 도서관 수업을 시작하였다. 책을 읽을 때 주의할 점, 책을 소중히 다루는 방법, 책의 생김새와 명칭 알기, 올바른 독서 생활에 대한 기초에서 발전한 독서지도를 했다. 『책은 어떻게 만들까요?』(알리키 브란데베르크. 비룡소)를 이용하여 출판에 대한 교육을 하였으며, 아직 가족의 개념이 확고한 연령이 아니므로 1학년에 이어 『우리가족이 최고야』(J.S 잭슨. 비룡소)로 가족에 대한 개념을 바로잡을 수 있게 하였다.
3학년 : 좋은 책 선택하기, 책 읽는 방법, 독서감상문 쓰는 방법 등 독서를 위한 이론을 가르쳤다. 『작은 아씨들』, 『톰 아저씨의 오두막』 같은 미국 명작과 『사라, 버스를 타다』(윌리엄 밀러. 사계절) 등으로 미국의 남북전쟁과 우리나라 6.25 전쟁을 비교하여 살펴보고, 인종차별 및 평등에 대한 바른 인식을 심어주었다. 또한 『마리의 뿌리』(야엘 야쌍. 푸른나무)를 가지고 조상과 가족(넓은 의미의 가족)의 의미를 새롭게 생각하고, 『남산골 한옥마을』(이흥원. 스쿨김영사)을 통해 우리 건축의 아름다움과 슬기를 생각하게 하였다. 또 『바닷가는 다시 숨을 쉴거야』(데이비드 벨아미. 초록개구리)로 2007년 서해 기름 유출 사건을 되돌아보며 환경에 대한 생각을 다듬게 하였다.
4학년 : 『도서관에 간 사자』(미셀 누드슨. 웅진주니어)로 도서관의 규칙에 대해 학생들의 생각을 정리하게 하였고, 분류법(KDC)를 간단하게 지도하여 학생들이 도서관을 체계적으로 이용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인터넷실로 옮겨 디지털도서관 이용 방법을 지도하였으며, 쉘 실버스타인의 명작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함께 읽고 아낌없이 주는 것에 대하여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또한 『서울 600년 이야기』(김근태. 산하)로 자신들이 살고 있는 서울에 대한 지식을 갖게 하였으며, 『목걸이 열쇠』(황선미. 시공주니어), 『겁쟁이』(이상권. 시공주니어)로 성장기 학생들의 주변 사람 알기와 왕따에 대한 생활지도를 했다. 생활지도는 훈화보다는 아이들이 자기 또래의 이야기를 책으로 읽는 것이 더욱 실감 나고 기억에 오래 남으며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게 되는 장점이 있다.
5학년 : 이제 다독보다는 제대로 읽는 것이 중요한 시기다. 그러므로 많은 양의 책을 읽히기보다는 한 권의 책을 제대로 읽는 능력을 키우려 노력했다. 서울시교육청의 논술 교육 자료 중 한복에 대한 글로 ‘주장하는 글’과 ‘설득하는 글’을 연습하게 하였고, 『로빈슨 크루소』, 『엄마는 파업 중』(김희숙. 푸른책들), 이문열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 톨스토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등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이용하여 내용 파악 및 문학작품 바로 알기를 지도했다. 『엄마는 파업 중』은 저학년 도서 『돼지 책』(앤서니 브라운. 웅진닷컴)을 읽어줘 비교 능력을 갖게 하였으며, 역시 가족에 대한 올바른 개념을 갖도록 도왔다. 읽기 교과서에는 문학작품을 이용하여 문법을 공부하게 되어 있으나, 문학작품을 제대로 알면 독서 생활이 더욱 윤택해진다는 신념으로 읽기 교과서와는 다른 시각으로 가르쳤다. 6학년 : 『장발장』, 『소나기』, 『별』, 『80일간의 세계일주』 등 명작과 『마당을 나온 암탉』(황선미. 사계절출판사), 『자전거 도둑』(박완서. 다림), 『마사코의 질문』(손연자. 푸른책들) 등 6학년 교과서에 실린 작품을 선택했다. 학생들이 중학교에 진급하면 당장 필요한 논술의 기초를 상세히 지도했다.
[독서는 습관이다]
초등 학생들에게 ‘도서관’ 개념을 심어주기 위해 어떤 교육을 해야 하는지 많이 생각하고, 연구하고, 많은 시행착오를 거쳤다. 다독을 해야 하는 저학년과 한 권의 책이라도 제대로 읽어야 하는 고학년에게 어떻게 다른 독서지도를 해야 할는지 또한 많이 고민했다. 일단 ‘독서는 습관’이란 결론에 도달았고, 독서 습관을 위해 도서관은 뗄레야 뗄 수 없는 곳으로 인식하고 도서관 이용을 손쉽게 하는 것이 독서 습관을 갖는 지름길이라는 것을 학생들에게 알리기 위해 애썼다.
또 초등학생은 담임에 따라 독서 습관이 달라지게 마련인데, 필자가 일하는 학교는 다행히 700여 명의 크지 않은 학교여서 사서교사가 전 학년의 독서기록장 등을 관리하며 독서 습관을 갖도록 돕는 교육으로 좋은 효과를 보고 있다. 필자 경험으로는 교과서와도 같은 독서기록장만큼 효과적인 지도방법은 없었다. 책 읽기를 포기했던 아이들이 독서를 하기 시작하고 독서인증제에 참가하였다. 사서교사가 관리하는 독서기록장 「꿈을 담는 생각노트」는 높은 효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박은하 서울사대부설초 사서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