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 도시여행 도서관에서 시를 찾아 떠나는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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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2-06-07 14:43 조회 10,005회 댓글 0건본문
교과교사와 사서교사가 손잡다
3년 동안 고등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다가 2011년 중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모든 것이 너무 달랐다. 아이들의 정서, 책 읽기의 수준, 의식의 차이와 학교 구조적으로는 도서관에 대한 인식 부족이 전 학교와 많이 달랐다. 그렇게 아이들과 학교를 핑계 삼아 나의 좌절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그렇게 봄볕 따스한 5월이 내 마음을 감싸주었다.
나를 7월의 뜨거운 태양으로 이끌어낸 것은 아주 사소한 일이었다. 바쁘게만 지내다보니 동료 선생님의 사정이 어떠한지 몰랐다. 그날은 운이 좋게도 급식 시간에 그 국어선생님과 함께 자리하였다. 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학기 국어 시간 ‘시의 표현’에 대한 수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시에 쓰인 여러 가지 표현 방법을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여 시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시를 낭송해보고 직접 시를 써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교과서 외의 다양한 시를 접하게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많은 밥알과 생각이 뒤섞인 점심을 짧게 마치고, 그 국어선생님을 도서관에 모시고 와 도서관 협동수업에 대해 의논했다.
그렇게 며칠 뒤, 2학기에 ‘도서관에서 멋대로, 맛대로 시를 읽어보자’는 주제로 협동수업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학생들의 작품을 수집하여 ‘시낭송 음악회’를 개최하자는 제안도 하였다. 국어선생님은 수업을 통해 시의 재미를 배우고, 시낭송 음악회를 통해 시의 재미를 표현하는 주체적인 시인이 되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반색하였다.
‘도서관에서 시를 읽다’ 프로젝트 수업
아이들에게 시와 정보활용능력을 동시에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정말 재미있는 시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시를 매개로 하여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시를 매개로 하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배양이란 말이 약간 생뚱맞다. 하지만 교과서의 시에서 벗어나 각각의 아이가 좋아하는 시를 찾아가는 탐색을 하고, 선택하고, UCC로 종합하고,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레 체득하게 하고 싶었다.
수업 첫날!
우리 학교 도서관은 학교 날개에 있다. 학급과 멀리 떨어져 있는 도서관 덕분에 아이들은 짧은 쉬는 시간에 도서관까지 오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도 교실을 벗어나 수업한다는 즐거움 때문인지 행복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설명을 마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쓸데없다는 둥, 너무 어렵다는 둥 불만을 양볼에 가득 담은 아이들이 귀여우면서 조금은 서운했다. 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던 것은 UCC와 시 감상집을 만들고 행복해 할 아이들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또 국어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한다는 묘한 설렘이 있었다. 조금은 색다르게 시에 대한 설명은 사서교사인 내가 하고, 방법론적인 것은 국어교사가 설명하게 되었다.
수업 둘째 날!
아이들이 생각하는 시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시는 재미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많이 다루어졌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넘기기로 한다. 둘째, 시가 공공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얼마든지 볼 수 있기에 이런 생각에 미치기가 쉽다. 둘째 날은 이런 오해를 풀면서 수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시를 찾아 읽도록 하였다. 30분 정도 마음껏 시를 읽게 하고 마음에 드는 시를 스스로 선택하게 해보았다. 그리고 모방은 다른 창작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모방시를 쓰고, 시에 대한 감상문을 작성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도서관과 시에 대한 거리를 조금씩 좁혀 나갔다.
수업 셋째 날!
셋째 날은 수업의 난관이자 백미인 모둠 수업이다. 2차시에 쓴 모방시나 감상문을 모둠원들이 발표하고 모둠 시를 정하여 스토리보드 작성까지 하는 날이다. 잘하는 모둠은 선생님이 없어도 잘했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조도 많았다. 그런 조는 국어선생님이 지도하고, 전체적인 지도는 사서교사인 내가 담당했다.
4~6차시 수업
4차시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이었다. ‘Windows Movie Maker’를 활용한 동영상 제작 방법을 숙지하는 시간을 갖고 직접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반 친구들과 함께 시청하면서 서로를 평가하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아이들의 모방시와 시 감상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당초에 목표했던 시 감상, 정보활용능력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중학교 시절 추억까지 가져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아이들은 말한다.
도서관에서 시를 찾아 떠나는 여행
여행은 떠나기 전이 더 즐거웠던 기억이 많다.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이 묘한 즐거움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 준비가 제대로 되어야지 실제 여행도 즐거운 법이다. 여섯 시간 동안의 도서관 수업은 여행을 위한 계획과 준비였다. 모든 반의 수업이 끝나고 제대로 여행 준비를 한 아이들을 위해 나 역시 나름대로의 여행 준비를 했다. 이제 그 여행을 떠나는 일만 남았다.
10월의 마지막 날,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초대하였다. 아이들과 ‘내 얼굴에 시를 담는 캐리커처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 수업 시작 전에는 시에 대한 생각조차 없었던 아이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그리고 방과 후에는 자신의 모둠이 만든 시낭송 UCC, 촌극, 음악 등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강제성은 없었고, 참여하고 싶은 아이들만 참여하게 하였다. 60석의 좌석을 갖춘 도서관에 많은 아이들이 찾아와서 바닥에 앉아야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마지막으로 박성우 시인을 모시고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도시여행’을 마무리했다.
3년 동안 고등학생들과 친구처럼 지내다가 2011년 중학교로 발령을 받았다. 모든 것이 너무 달랐다. 아이들의 정서, 책 읽기의 수준, 의식의 차이와 학교 구조적으로는 도서관에 대한 인식 부족이 전 학교와 많이 달랐다. 그렇게 아이들과 학교를 핑계 삼아 나의 좌절을 정당화하고 있었다. 그렇게 봄볕 따스한 5월이 내 마음을 감싸주었다.
나를 7월의 뜨거운 태양으로 이끌어낸 것은 아주 사소한 일이었다. 바쁘게만 지내다보니 동료 선생님의 사정이 어떠한지 몰랐다. 그날은 운이 좋게도 급식 시간에 그 국어선생님과 함께 자리하였다. 시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그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1학기 국어 시간 ‘시의 표현’에 대한 수업에 대해 이야기했다. 학생들은 시에 쓰인 여러 가지 표현 방법을 이해하고, 작가의 의도를 파악하여 시를 감상할 수 있게 되었지만, 시를 낭송해보고 직접 시를 써보지는 못했다. 그래서 교과서 외의 다양한 시를 접하게 하고 싶다는 것이었다. 많은 밥알과 생각이 뒤섞인 점심을 짧게 마치고, 그 국어선생님을 도서관에 모시고 와 도서관 협동수업에 대해 의논했다.
그렇게 며칠 뒤, 2학기에 ‘도서관에서 멋대로, 맛대로 시를 읽어보자’는 주제로 협동수업을 진행하자고 제안했다. 또한 학생들의 작품을 수집하여 ‘시낭송 음악회’를 개최하자는 제안도 하였다. 국어선생님은 수업을 통해 시의 재미를 배우고, 시낭송 음악회를 통해 시의 재미를 표현하는 주체적인 시인이 되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반색하였다.
‘도서관에서 시를 읽다’ 프로젝트 수업
아이들에게 시와 정보활용능력을 동시에 맛볼 수 있게 해주고 싶었다. 정말 재미있는 시를 느끼게 해주고 싶었고, 시를 매개로 하여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기르게 하고 싶었던 것이다. 시를 매개로 하는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배양이란 말이 약간 생뚱맞다. 하지만 교과서의 시에서 벗어나 각각의 아이가 좋아하는 시를 찾아가는 탐색을 하고, 선택하고, UCC로 종합하고, 스스로 평가하는 과정을 통해서 자연스레 체득하게 하고 싶었다.
수업 첫날!
우리 학교 도서관은 학교 날개에 있다. 학급과 멀리 떨어져 있는 도서관 덕분에 아이들은 짧은 쉬는 시간에 도서관까지 오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 그래도 교실을 벗어나 수업한다는 즐거움 때문인지 행복한 표정이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수업에 대한 설명을 마치자 여기저기서 불만이 터져나왔다. 쓸데없다는 둥, 너무 어렵다는 둥 불만을 양볼에 가득 담은 아이들이 귀여우면서 조금은 서운했다. 내 마음을 가다듬을 수 있었던 것은 UCC와 시 감상집을 만들고 행복해 할 아이들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또 국어선생님과 함께 수업을 한다는 묘한 설렘이 있었다. 조금은 색다르게 시에 대한 설명은 사서교사인 내가 하고, 방법론적인 것은 국어교사가 설명하게 되었다.
수업 둘째 날!
아이들이 생각하는 시에는 두 가지 오류가 있다. 첫째, 시는 재미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이미 많이 다루어졌기 때문에 자세한 설명은 넘기기로 한다. 둘째, 시가 공공재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인터넷에서 검색하면 얼마든지 볼 수 있기에 이런 생각에 미치기가 쉽다. 둘째 날은 이런 오해를 풀면서 수업을 시작했다. 그리고 도서관에서 시를 찾아 읽도록 하였다. 30분 정도 마음껏 시를 읽게 하고 마음에 드는 시를 스스로 선택하게 해보았다. 그리고 모방은 다른 창작이라는 생각을 기반으로 모방시를 쓰고, 시에 대한 감상문을 작성했다. 그렇게 아이들은 도서관과 시에 대한 거리를 조금씩 좁혀 나갔다.
수업 셋째 날!
셋째 날은 수업의 난관이자 백미인 모둠 수업이다. 2차시에 쓴 모방시나 감상문을 모둠원들이 발표하고 모둠 시를 정하여 스토리보드 작성까지 하는 날이다. 잘하는 모둠은 선생님이 없어도 잘했지만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조도 많았다. 그런 조는 국어선생님이 지도하고, 전체적인 지도는 사서교사인 내가 담당했다.
4~6차시 수업
4차시는 동영상을 제작하는 방법을 배우는 수업이었다. ‘Windows Movie Maker’를 활용한 동영상 제작 방법을 숙지하는 시간을 갖고 직접 만들어 보았다. 그리고 반 친구들과 함께 시청하면서 서로를 평가하고 스스로를 평가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아이들의 모방시와 시 감상을 한 권의 책으로 묶어 아이들에게 선물로 주었다. 당초에 목표했던 시 감상, 정보활용능력뿐만 아니라 부수적으로 중학교 시절 추억까지 가져갈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고 아이들은 말한다.
도서관에서 시를 찾아 떠나는 여행
여행은 떠나기 전이 더 즐거웠던 기억이 많다. 여행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이 묘한 즐거움으로 이끈다. 그리고 그 준비가 제대로 되어야지 실제 여행도 즐거운 법이다. 여섯 시간 동안의 도서관 수업은 여행을 위한 계획과 준비였다. 모든 반의 수업이 끝나고 제대로 여행 준비를 한 아이들을 위해 나 역시 나름대로의 여행 준비를 했다. 이제 그 여행을 떠나는 일만 남았다.
10월의 마지막 날, 아이들을 도서관으로 초대하였다. 아이들과 ‘내 얼굴에 시를 담는 캐리커처로의 여행’을 시작했다. 이번 프로젝트 수업 시작 전에는 시에 대한 생각조차 없었던 아이들의 관심이 더욱 뜨거워졌다. 그리고 방과 후에는 자신의 모둠이 만든 시낭송 UCC, 촌극, 음악 등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다. 물론 강제성은 없었고, 참여하고 싶은 아이들만 참여하게 하였다. 60석의 좌석을 갖춘 도서관에 많은 아이들이 찾아와서 바닥에 앉아야 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마지막으로 박성우 시인을 모시고 시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며 ‘도시여행’을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