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활용수업의 기본, 도서관 이용교육
도서관 이용교육은 독서교육, 정보활용교육과의 맥락적 측면에서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ability to self–directed learning 신장과 문제해결능력을 길러주는 교육이라는 점에서 하나의 연장선상에 있다. 이것은 도서관 이용교육의 범위를 살펴보면 알 수 있는데, 도서관 이용(시설, 사서교사 역할, 규칙 예절), 책의 안내(책의 유래, 각부 명칭, 색인 백과사전 이용, 청구기호, ISBN), 책의 분류와 배열(한국십진분류표-KDC, 분류기호, 서가도서 배열), 도서관자료 검색,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검색, CD–ROM 및 멀티미디어 자료 이용방법, 독서안내(권장도서목록, 독서법, 다양한 독후활동, 독서위생), 학습용 데이터베이스, 원문정보이용방법, 정보탐색의 과정(문제인식→접근→분석→종합→적용→평가), 보고서 작성, 참고문헌 적는 방법, 주기사항(각주, 미주) 적는 방법 등이 모두 포함되어 있다.

그런데 학교도서관 현장에서 실시하는 도서관 이용교육을 보면 1～2차시의 짧은 시간을 편성하여 이용방법과 예절, 한국십진분류표, 청구기호, 도서검색 등 많은 양의 내용을 제한된 시간에 지도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은 지도하는 교사는 교사대로, 학생은 학생대로 만족하지 못하는 일회성의 형식적인 교육이 되어 도서관 이용교육의 목적을 효과적으로 거둘 수 없다. 도서관활용교육에서 학생들에게 정보활용능력을 길러주기 위해서는 기본 교육인도서관 이용교육을 의미있게 계획하여 지도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최근에는 탐구학습, 토론학습, PBL, Big6, 프로젝트 학습 등 다양한 교수기법을 적용한 도서관 교육 사례들이 발표되고 시도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시도는 좋지만 정의적인 교육이 배제된 채 지나치게 스킬skill 중심의 교육활동과 체험교육이 되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봐야 한다.
아래는 지식, 기능, 태도 측면으로 구성, 적용한 미국의 학교도서관 교육을 한국식으로 재구성하여 신바람 나고 의미있게 적용한 도서관 한국십진분류표(KDC) 수업을 실천한 것이다.



사람의 몸으로 배우는 한국십진분류표(KDC)
13년 넘게 학교도서관에서 학생들에게 도서관 이용교육을 하면서 많은 양의 내용을 1～2차시에 지도했던 경험이 있다. 똑같이 반복되는 내용은 재미도 없고 효과도 그때 잠시뿐, 계속 고민하고 있을 때 2008년 서울초중등연구회에서 서울외국인학교 도서관 견학을 다녀온 동료 사서교사가 그 학교 도서관 수업에서 활용한 책의 일부를 스캔해서 공유해준 것을 보고 『Stretchy Library Lessons』(미국 UPSTART BOOKS 발행)라는 책을 알게 되었다.

그 책에서는 ‘듀이 기억하기’ 미국 도서관 분류표를 정의적인 측면에서 의미를 배우고 게임과 활동으로 지도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는데, 그동안 도서관 이용교육에서 고민했던 부분을 자세히 다루고 있어서 도서관 교육에 활용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이 내용을 한국식으로 재구성하여 ‘사람의 몸으로 배우는 한국십진분류표(KDC)’를 계획, 지도했다.

재구성한 ‘사람의 몸으로 배우는 한국십진분류표(KDC)’ 내용은 현재 근무하는 도서관의 책의 주제 10개 색깔을 아이의 몸에 색칠하여 구분했고, 듀이십진분류표(DDC)를 한국십진분류표(KDC)에 맞게 수정하여 400 언어를 → 400 순수과학으로, 500 자연과학을 → 500 기술과학으로, 600 기술과학을 → 600 예술로, 700 예술 및 여가, 오락을 → 700 언어로 바꾸었다. 그리고 10개 주제의 의미가 억지스러운 부분이 있어서 한국식으로 그 의미를 재구성했다. 재구성한 10개 주제의 의미는 다음과 같다.

• 아이의 머리 위에 해당하는 000 총류는 머리 위 세상에는 사람이 알고 있는 지식보다 기억할 수 없는,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 많은 주제의 지식과 사실들이 널리 퍼져 있기 때문에 머리 위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사전, 시사, 상식, 퀴즈, 신문, 박물관, 도서관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머리에 해당하는 100 철학은 ‘왜 사람은 태어나서 죽어야 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이나 어떤 어려운 문제의 답을 찾을 때 머리를 통해서 생각하기 때문에 철학은 머리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철학, 논리학, 심리학, 예절, 인생훈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눈에 해당하는 200 종교는 ‘우리 가족 모두가 행복하게 해주세요’라고 신에게 기도하고 바라는 것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이기 때문에 종교는 눈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불교, 기독교, 천주교, 다른 종교, 신화, 탈무드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미소에 해당하는 300 사회과학은 사회생활에서 여러 사람들과 협력해서 일을 할 때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웃음, 미소가 필요하기 때문에 미소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경제, 정치, 법, 직업, 전통풍속, 옛이야기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목에 해당하는 400 순수과학(자연과학)은 사람과 동물, 식물은 자연에 속하고 자연인 나무 기둥을 타고 가지와 열매를 이용하여 생활하기 때문에 나무 기둥과 비슷해서 목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수학, 우주, 별자리, 생물, 식물, 동물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어깨에 해당하는 500 기술과학은 순수과학에 속하는 자연을 사람들의 생활이 편리할 수 있도록 응용하여 무엇을 짓거나 만들 때 어깨를 사용하기 때문에 기술과학은 어깨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발명, 몸, 기계, 음식, 환경동화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손에 해당하는 600 예술은 악기를 연주하고, 그림을 그리고, 운동을 하는 모든 활동들이 손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예술은 손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건축, 미술, 음악, 스포츠, 영화, 취미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입에 해당하는 700 언어는 우리가 사람들과
하는 이나 이야기는 입을 통해서 하기 때문에 언어는 입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한국어, 맞춤법, 한자, 사자성어, 영어, 중국어 기타 외국어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심장에 해당하는 800 문학은 『우동 한 그릇』과 같은 감동이 있는 아름다운 동화를 읽으면 우리의 심장인 마음이 먼저 감동을 받기 때문에 문학은 심장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한국동화, 세계동화, 소설, 동시, 희곡, 일기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 발에 해당하는 900 역사는 옛날 조상들의
사건과 사실들의 기록이 세대를 거쳐서 현재까지 그 발자취가 옮겨져 전해져 오기 때문에 역사는 발에 속합니다. 여기에 속하는 책들은 한국역사, 세계사, 인물, 문화재, 지리, 여행, 국기에 관한 책들이 있습니다.

한국십진분류표(KDC)를 신바람 나게 배워 보자
‘사람의 몸으로 배우는 한국십진분류표(KDC)’ 수업은 3～6학년을 대상으로 중학년(3～4학년)과 고학년(5～6학년)의 수준에 따라 그 내용의 범위와 활동을 조정했다. 도입에서는 OX 퀴즈와 KDC 개사 노래를 불러보고, 마트 분류와 도서실 분류를 비교·발표하는 시간을 가졌고, 전개에서는 아이 몸으로 배우는 KDC 개념을 이해할 수 있도록 각 주제의 의미를 배우고, 주제 스티커를 붙이거나 책제목에 해당 주제를 적어보는 활동을 하면서 학생들 스스로가 실제로 도서관에서 가서 주제를 보고 자료를 찾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

3–4학년 수업
목 표 : 한국십진분류표(KDC)를 배우고 책의 주제를 알 수 있다.
도 입 : 한국십진분류표(KDC)에 관해서 OX 퀴즈로 풀어본다.
동물농장에 개사한 한국십진분류표(KDC)를 함께 불러본다.
전 개 : 아이 몸의 각 부분에 한국십진분류표(KDC)의 의미를 배우고 10개 주제 스티커를 활동지에 표현한다. 한국십진분류표(KDC)의 10개 주제에 속하는 자료를 배우고 활동지에 책제목을 보고 해당 주제를 적는다.
정 리 : 활동지에 맞게 표현한 한국십진분류표(KDC)를 발표한다.
동물농장에 개사한 한국십진분류표(KDC)를 다시 불러본다.



5~6학년 수업
목 표 : 한국십진분류표(KDC)를 배우고 도서실에서 자료를 찾을 수 있다.
도 입 : 한국십진분류표(KDC)에 관해서 OX 퀴즈로 풀어본다. 마트 분류와 도서실 분류를 비교하여 발표한다.
전 개 : 아이 몸 각 부분의 한국십진분류표(KDC) 동영상을 보여주고 관련 활동지를 풀어본다. 한국십진분류표(KDC)예시 자료를 보고 활동지에 해당 주제를 적는다.
정 리 : 활동지에 맞게 표현한 한국십진분류표(KDC)를 발표한다. 분류가 우리에게 주는 편리한 점에 대해서 생각해보고 발표한다.



교사들 먼저 스스로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실천을
학교도서관에서 활용수업을 하는 목적은 학생 스스로 주체가 되어서 자신의 삶과 관련된 문제를 판단하고 해결할 수 있는 문제해결능력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런데 학생들에게 이런 능력을 길러주는 교사들 스스로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은 어떠한가? 아이러니하게도 교사 스스로가 교과 연구를 위해 정보와 자료를 탐색하고 창의적인 교육 내용을 구안하여 지도하기보다 ‘인디스쿨’이나 ‘아이스크림’과 같은 교육사이트 자료를 그대로 이용하거나, 기타 교육활동 사이트에 가서 그대로 다운 받고, 동료가 연구한 자료를 도움받아 똑같이 활용하는 모습을 학교 현장에서 많이 보게 된다. 교사 스스로가 자기주도적으로 연구 활동을 하지 않으면서 진정으로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문제해결능력과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길러줄 수 있을까! 우리들교사가 먼저 자기주도적 학습능력을 실천해보자. 그런 후에 흥미로운 주제로 다양한 정보활용교육 교수기법을 적용하여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탐구하고 활동할 수 있는 학교도서관 활용수업을 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