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도서관 학부모 도서관통신]방앗간 같은 학교도서관이 되기를 바라며
페이지 정보
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3-04-21 21:26 조회 9,525회 댓글 0건본문
나는 학교도서관을 좋아한다. 내가 학교 다닐 때에는 학교도서관이 있는지조차 몰랐었는데 학부모 사서보람교사로 활동하면서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이제는 많은 분들이 학교도서관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그 활성화에 앞장서고 있는 덕분에 학교도서관은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좋은 책을 구비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에 아이들을 참여하게 함으로써 학교도서관 이용자 수도 많이 늘었다. 그러나 중학교 도서관은 초등학교 도서관과는 좀 다른 상황이다. 아무래도 학업을 중시하는 환경 탓이 크리라 생각한다. 중학교 도서관을 이용하는 아이들이 쉬는 시간 짬짬이 도서관에 와서 읽는 책 중 대부분은 만화나 게임 잡지다. 물론 요즘 만화는 좋은 책이 많다. 만화나 잡지를 폄하해서 하는 말은 아니다. 어찌 보면 아이들이 바쁜 와중에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는 것만도 기쁜 일이다. 그렇지만 학교도서관 서가에 얌전히 꽂혀만 있는 인문학, 과학, 예술 분야 등 다양한 책을 보면 안타까운 마음이 든다. ‘어떻게 하면 아이들에게 학교도서관에 있는 책을 알릴 수 있을까?’, ‘서가에 꽂혀만 있는 책을 소개할 수 있을까?’, ‘관심을 가지게 할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을 하다 보니 ‘학교도서관에서 이런 것을 해 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생각 하나, 학교도서관 한쪽에 한 달에 한 번 주제를 정해 책전시를 하는 것이다. 주제는 동물, 가족, 작가, 여행 등 다양하게 정하면 좋겠다. 아이들이 책표지를 보면서 몰랐던 책에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실제로 내가 활동했던 초등학교 도서관에서 매달 책전시를 했었는데 평소에는 전혀 안 보던 책도 표지가 보이게 전시해놓자 쪼르륵 서서 들추어 보고 읽는 아이들이 많았다. “우리 학교도서관에 이런 책도 있었네.” 하며 전시한 책을 대출하는 횟수도 늘었다. 책 전시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학교도서관을 이용하는 교사나 학부모에게 숨어 있는 좋은 책을 알리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 둘, 중학교 도서관에도 그림책을 많이 구비하는 것이다. 그림책은 어린이책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인지 중학교 도서관에는 그림책이 거의 없다. 나는 엄마들과 그림책모임을 하면서 그림책이 어린이뿐만 아니라 어른도 즐길 수 있는 책이란 것을 알게 되었다. 지금의 그림책은 그림을 통해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고 다양한 생각을 펼치게 한다. 그림책은 글을 읽는 재미와 더불어 그림을 읽는 재미도 알게 해준다. 또한 긴 글을 읽기 힘들어 하는 아이, 책을 멀리하던 아이도 그림책을 통해 책의 재미를 느낄 수 있다.
이런 작은 실천은 아이들의 발길을 학교도서관으로 향하게 할 수 있다. 학교도서관은 누구나 언제든지 편하게 드나들며 마음껏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학교도서관은 많은 사람의 관심과 애정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를 모색하고 거듭나는 공간으로 발전해야 한다.
방앗간은 참새가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곳이다. 아이들에게 학교도서관이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방앗간이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