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교실 밖 수업 추천] 사서선생님, 청소년 인문교실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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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4-01-02 11:09 조회 1,039회 댓글 0건본문
사서선생님,
청소년 인문교실을
소개합니다
성가영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인문진흥팀 주임
청소년의 행복 실현과 사회 통합을 위해 사회·문화에 대한 이해력, 논리적 사고, 성숙한 소통을 신장시키는 인문 감수성이 중요해졌다. 청소년 인문교실(이하‘인문교실’)은 청소년들이 다양한 인문·문화 프로그램을 통해 인문 소양을 높이고 자기 존중감과 공동체 소속감을 기를 수 있게 하는 지원 사업이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이하‘출판진흥원’)이 전국 5개 권역별(수도권, 강원권, 충청권, 전라권, 경상권)로 인문·문화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이뤄진다. 인문교실은 학교 인문소양 교육을 보충하고 인문교육 접근성이 낮은 청소년 등이 사회 구성원으로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자존감, 공동체 소속감과 연대감을 높이기 위한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인문'으로 나를 찾아가는 시간
인문교실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를 알아가는 시간이다. 다양한 주제의 120여 개 프로그램으로 청소년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다. 청소년의 자아존중감을 향상하고 사회적 소통, 세대 간 이해를 이루겠다는 거창한 목표를 내세웠지만, 사실 그저 청소년들이 자기 자신을 들여다보고 이야기 나누며 어떤 방식으로든 ‘나’를 표현하기를 바랐다. 더 나아가 자신과 친해지고 스스로를 소중히 여기며 사랑하게 되길 바랐다. “사람과 사람이 살아가는 세상이잖아요. 우리가 인문에 대해 모른다면 서로 존중받지 못하는 사회가 될 것 같아요.”, “솔직히 정말 수업이 좋았어요!” 등 참여 청소년들의 다양한 의견에서 청소년 인문교실이 잘 운영되고 있다는 확신이 든다.
연속성이 있는 '참여형' 인문 수업
인문교실에는 두 가지 특징이 있다. 첫 번째는 연속성이 있는 8차시 수업이라는 것이다. 인문학 강연을 한두 번 듣는다고 청소년들이 바로 ‘인문’에 대해 이해하고 인문적 소양을 가지진 않는다. 청소년 인문교실을 기획할 당시, 선생님과 청소년의 라포 형성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연속적으로 ‘나’를 탐구하고 ‘너’와 ‘우리’에 대해 확장하여 생각할 수 있기를 바랐다. 첫 수업과 마지막 수업을 비교했을 때 눈에 띄게 달라진 점을 꼽자면 자기표현이 자연스러워졌다는 점도 있지만, 자신에게 주어진 생각하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는지가 크게 달라졌다. 진지하게 고민하느라 생각에 잠긴 청소년들이 아름다웠다. 두 번째 특징은 ‘참여형’ 인문 수업이라는 것이다. 이 교실에서는 누구든 스스로 생각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그 생각을 표현한다. 글이든 말이든 몸짓으로든 말이다. 처음에는 자기표현에 서툴고 수줍어서 수업이 진행되지 않을 정도였다. 그런데 어느새 표현을 못 했다며 툴툴대고 다음 차례를 약속받고 가는 학생을 보았다. 인문교실 프로그램은 무조건 재밌어야 한다는 생각에 선생님들은 재밌는 참여형 수업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청소년들 모두가 참여할 수 있도록 한 명 한 명 따뜻한 눈으로 바라봐 주셨기에 가능했다.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하기 위한 융합 프로그램
“재미있게 해 주세요!” 수업 시작 전 청소년들이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선생님에게 말한다. 누구나 재미있고 신기하고 흥미진진한 것을 좋아한다. 인문교실은 어떻게 하면 재미있게 인문학을 청소년들에게 소개할 수 있을지 계속해서 고민해 왔다. 문학, 사회, 철학, 역사, 융합 분야로 나누어 8차시의 인문·문화 프로그램을 개발 및 구성했다. 그중 청소년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수업은 역시 융합 분야 프로그램이다. 청소년들의 다양한 관심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실시한 몇 가지 융합 프로그램을 소개한다.
이런 유형이라면 청소년 인문교실로 모이세요!
"나도 내 마음을 모르겠어!" 하는 청소년
인문교실에 참여한 한 청소년은 말했다. “(인문교실은) 저를 알아가는 시간이었다고 생각해요. 수업을 들으면서 제 관심사를 알게 되었고 진로를 정할 수 있었어요. 그만큼 저에 대해 생각할 시간과 기회가 주어졌었다고 생각해요.” 알다가도 모르겠는 자기의 마음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인문교실을 통해 가질 수 있다. 어떤 주제의 프로그램이더라도 질문을 던지고 답변하며 생각하는 시간을 나누기 때문이다.
“SNS에 올릴 그 한 문장을 못 쓰겠어!” 하는 청소년
소설가 선생님과 함께하는 글쓰기 수업은 꽤 인기가 좋다. 8주간의 대장정임에도 불구하고 힘든 내색도 없다. 글쓰기 시간이 끝나는 것에 많은 청소년이 아쉬움을 표현했다. 처음에는 한 줄도 쓰기 힘들어했지만 마지막 수업에는 자기만의 책을 펴냈다. 첫 수업에 참여한 청소년들은 자신의 글을 보여 주지 않으려 했고, 책상에 엎드려 고민한 흔적이 가득한 종이를 가리거나 구겨 버렸다. 마침내는 완성한 작품을 뿌듯하게 바라봤다. 서로의 작품을 보며 좋은 점들을 찾아줬다. 유독 재미있는 이야기들은 둘러앉아 흥미롭게 읽어 보았다. 이제 인스타그램에 멋있는 한 문장 적는 것쯤은 식은 죽 먹기다.
“내향형 인간들 다 모여라!” 자기표현에 서투른 청소년
‘랩으로 인문학’, ‘인간 문학-연극’, ‘나는 작가다’ 등 노래, 몸짓, 글 등 여러 표현 방법으로 자기를 표현할 수 있다. 필자는 친구들이 마음속에 있던 말들을 글로 표현했을 때, 책에서 한 문장으로 찾아내고 그것을 소중히 여기는 모습을 보았을 때 기분이 참 좋았다. 무엇보다 “자기표현을 많이 할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라고 선생님들께 요청하는 모습을 본 일이 뿌듯했다. 특히 ‘인간 문학-연극’ 프로그램에서 자기감정을 몸짓으로 표현하던 청소년들이 떠오른다. 자기감정에 솔직한 청소년을 보면서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두 시간 내내 미소를 짓느라고 다음 날 광대가 뻐근했다.
전국 다섯 권역에 걸쳐 열리는 청소년 인문교실의 활동 모습 중에서.
방과후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청소년 시설,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을 통해 참여 신청이 가능하다.
청소년 인문교실 참여 방법
2023년 기준 청소년 인문교실은 출판진흥원이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과 한국청소년상담복지개발원과 협업해 참여시설을 선정하고 있다. ‘방과후아카데미’를 운영하는 청소년 시설과 학교 밖 청소년의 공간인 청소년지원센터 꿈드림에서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해당 시설의 청소년 누구나 청소년 인문교실의 다양한 인문·문화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으며, 지원 대상을 확대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학교도서관 이용자 가운데 방과후아카데미 사업을 지원받는 취약계층 청소년이 있다면 인문교실 참여를 권한다. 인문은 우리의 삶과 일상 그 자체다. 우리가 보고 듣고, 경험하는 모든 것은 인문이며 이야기다. 인문교실을 통해 이야기를 사랑하게 된 청소년들이 ‘나’와 ‘너’,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가 잔뜩 있는 도서관에 더욱 많이 찾아오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