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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칼럼]학교도서관은 공공도서관, 공공도서관은 학교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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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4-08-10 15:21 조회 7,485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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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현주 인천계양도서관 문헌정보과장
 인천의 공공도서관이 학교도서관 현장지원 활동을 펼친 지가 나의 도서관 경력과 비슷한 29년이 되었다. 30년의 세월 동안 협력하며 지켜 본 학교도서관은 외적 인프라는 많이 발전하였으나, 전문 인력의 확보는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 29년 전에는 대부분 교과 담당교사가 도서관을 맡고 있었고, 도서 구입은 거의 미미한 수준으로 기존의 책들도 정리가 안 되어 있었다. 전산화되기 이전의 도서관에서는 모든 도서 관리가 수작업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공공도서관에 도움을 요청하는 학교에 나가 며칠씩 직접 자료 분류를 돕는 일이 종종 있었다. 그나마 현장지원을 원하는 학교는 담당교사가 도서관에 대한 관심과 아이들의 독서교육에 대한 의지를 가진 경우였다.
 1985년에 인천중앙도서관에서 처음으로 ‘학교도서관담당자연수회’를 개최했다. 수서를 맡고 있던 나의 대외적인 첫 업무이기도 했다. 도서관실무교육으로 수서, 분류, 목록, 독서교육에 대한 강의를 진행했고 초·중·고등학교의 담당교사, 사서가 대거 참여하여 도서관 관리에 대한 관심을 실감케 했다. 당시에 도서관은 폐가제로 도서를 관리하는 학교들이 대부분이었고, 책에 먼지가 퀴퀴하게 앉은 그저 형식적으로 갖춰진 자물쇠가 채워진 ‘도서실’에 불과했다. 지원 요청이 있는 학교엔 개인적으로 방과 후와 휴일을 이용해 자원봉사를 다녔다. 공공도서관이 학교도서관의 활성화를 위해 협력 해 온 과정이 나의 도서관 생활과 맥락이 같고, 나는 현재도 인천시교육청 소속8개 공공도서관에서 학교도서관 지원을 위해 지역거점 별로 현장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현장에서 늘 느끼는 건 제한된 인력과 조직으로 학교도서관을 실질적으로 돕는 일은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학교마다 도서관 운영 여건이 다르고, 학교 교육에서 도서관 역할이 담당교사와 관리자의 인식에따라 큰 차이를 보이고, 예산도 부족한 상황에서 공공도서관의 역할은 단순한 운영 실무 지원과 프로그램 지원의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30년이라는 시간 동안 서로 교류하고 협력했던 결과가 큰 성과를 이뤘다고 할 순 없지만, 인천 지역 학교도서관의 성장과 무관하진 않았다고 평가하고 싶다. 학교도서관에 대한 지원은 공공도서관의 책무다. 앞으로 좀더 체계적이고 유익한 콘텐츠를 개발하고 자원의 공유를 통해 협력 사업을 확대해야 할 것이다.
 개인적으로 도서관은 지역화해야 한다는 생각이다. 현재 운영 주체가 각기 다른 공공도서관과 사립 작은도서관, 학교도서관 자원이 개별적인 운영보다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주민과 학생들에게 개방되어 효과적으로 이용되어야 하며, 도서관을 지역화하여 생활거주지 중심으로 도서관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는 도서관자원 공유의 관점에서 꼭 필요한 일이기도 하다.
 필자는 바로 전 근무지였던 연수도서관에서 기초자치단체인 연수구청과 구립도서관과 실무협의회를꾸려 운영하였다. 연수구청의 적극적인 도서관 정책은 지역 내의 학교도서관 사서 채용 인건비와 운영비 일부 지원을 했고, 교육청 소속의 연수도서관, 구립도서관, 학교도서관, 민간사립도서관, 병영도서관이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함께 워크숍도 하고, ‘연수 북페스티벌’도 개최하고, 공공도서관이 작은도서관에 프로그램과 순환사서 지원도 하였으며 도서관 자원 공유
의 실천을 통해 실질적인 지역도서관 시스템을 갖추는 데 한 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이러한 긍정적인 변화에도 불구하고 가장 큰 고민은 사서교사가 배치된 학교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계약직 사서가 도서관을 담당하는 관계로, 매년 새로이 계약해야 하는 담당자들의 학교에서의 위상과 도서관 운영의 한계를 가지고 있어 유기적인 활동과 논의가 어려웠고 단발적인 교육과 협의회로 그치는 것이었다. 그런 중에도 연수구 관내 학교도서관 담당 사서들의 독서회가 자발적으로 운영되고 문제의식을 가지고 동아리 활동을 진행하고 있으며 연수도서관에서 그 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사서교사 정원 확보와 아울러 사서들이 학교도서관 발전을 주도할 수 있도록 전문인력을 확보하는 것은 무엇보다 선결되어야 한다.
 올해도 인천시 교육청의 ‘학교도서관–공공도서관 협력 프로젝트’가 실시된다. 거점도서관별로 4~5개교와 협력하여 독서교육과 도서관 관련 프로그램을진행한다. 선정된 학교의 담당자와 간담회가 있었는데, 학교별로 국어과 담당교사, 사서교사, 계약직 사서가 참석하였다. 여전히 도서관 담당자의 관점은 달랐다. 프로그램에 대한 협의도 각기 입장과 위치에 따라 다른 계획들을 이야기했다. 학교와 학생들의 특성에 맞는 프로그램을 모색하는 데 많은 장애들이 있어보였다. 학교도서관 개방시간, 교과 시간에는 진행할수 없는 시간적, 공간적 제약 등 학교도서관이 마치 여유가 있을 때나 방과 후에나 이용 가능한 시설로 여겨졌다. 논의 끝에 독서동아리, 독서토론 교육, 학습장애 학생에 대한 독서치료, 책을 통한 다양한 문화체험 등을 올해의 주요활동으로 정했다.
 학교도서관의 역할 증대와 우리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공공도서관의 학교도서관에 대한 지원은 단순한 업무와 단발적인 프로그램 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학습위상의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학교도서관의 역할 증대를 위해 꾸준한 지원을 해야 한다. 공공도서관을 활용한 학습지원도 모색해 보고, 실제적인관계계 형성도 필요하다. 올해 학교도서관 진흥법에 의해 ‘학교도서관운영위원회’가 구성되고 있다. 이미 공공도서관의 사서들이 운영위원으로 한두 개 학교에전원 위촉되었다. 운영위원회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형식적인 기구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은 학교의 의지에 달려 있다. 공공도서관은 학교도서관이 한 단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돕는 조력자가되어야 할 것이다. 학교도서관은 또 하나의 공공도서관이며, 공공도서관은 학교도서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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