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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중등]도서관에서 남긴 1년의 추억 1학급 1책 쓰기 프로젝트!_ 국어과 도서관 활용수업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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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5-09-14 15:57 조회 12,069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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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다정 대구 동도중 사서교사
지도교사 안혜주 국어과 교사, 김다정 사서교사
 
책쓰기 수업을 시작하다
우리 학교에서는 최근 몇 년간 책쓰기 동아리 ‘꿈꾸는 책벌레’가 운영되어 왔다. 학교 내에서 창의적 체험활동과 연계하여 운영되는 동아리 중 하나로 도서부가 주축이 되어서 자신의 글을 쓰는 활동을 한다. 실제로 아이들이 글을 쓰고 한 권의 책을 직접 만들어 내기까지는 참 많은 노력이 든다. 바쁜 시간을 쪼개어 소소하지만 즐거운 마음으로 글을 쓰고 거기에 삽화를 직접 그려 넣고, 서문과 작가 소개를 써 보는 새로운 활동. 조금은 낯설고 어렵지만 이러한 경험을 통해 아이들이 완성된 책 한 권을 받아들고 느끼는 감동은 아주 컸다. 학교생활에서 기억에 남을 만한 소중한 추억이 된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많은 아이들이 이런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았다. 그래서 국어과 교사와 함께하는 ‘1학급 1책 쓰기’ 수업을 제안하고 진행했다.
 
1. 수업 목표
수업에 앞서, 책을 읽기만 하는 수용자에서 벗어나 ‘읽으면서 쓰고’, ‘쓰면서 읽는’ 생산자이면서 소비자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능동적인 활동을 하자는 교육목표를 세웠다. 또한 자신의 흥미와 관심을 찾고 글쓰기를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자아성찰’의 시간을 가져 스스로 꿈을 찾아보고, 그 꿈을 다른 친구들과 공유하면서 당당한 ‘자기표현’ 기회를 제공한다는 조금은 거창한 목표를 실현할 수 있도록 활동해 보자고 의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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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수업 준비
수업에 앞서 몇 가지 준비해야 할 사항이 있었다. 먼저 1학년 열두 반 모두 주당 1차시는 도서관 활용수업을 할 수 있도록 시간표를 조율하기 위해 1학년 수업 담당 국어과 교사 3명과 사서교사가 협의회를 가졌다. 수업의 효율성을 위하여 3인의 교사 중 1명이 전담으로 책 쓰기 수업을 실시하기로 했고, 편의상 국어 수업을 A, B, C로 나눈 후 국어C를 도서관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 수업으로 정하고 필요시에는 언제든 지원·협력하기로 했다.
다음으로는 학생들의 글쓰기 자료를 모아 둘 개인 파일을 준비했다. 이는 학교에서 일괄 준비하여 수업 1차시에 활용 방법을 안내했고, 수업을 마무리할 때까지 도서관에서 보관하고 마지막 시간에 학생들에게 책과 함께 나눠 주었다.
또한 학급별로 2명의 책쓰기 수업 도우미를 선발하여 파일 배부 및 글쓰기 자료 배부, 결과물 정리 등의 활동을 보조할 수 있도록 했다. 간혹 다른 교과 수업이나 연수 등과 책 쓰기 수업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서, 파일의 이동 및 수업 활동 전달 등에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담당했다. 이 학생들은 교내 봉사활동 시간을 인정해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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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제 정하기
 
책쓰기 동아리에서는 각자 쓰고 싶은 주제를 정해서 한 학기, 또는 1년 동안 꾸준하게 나만의 글을 쓰지만, 학급 진행의 특성상 학생 개개인에게 자유 주제를 주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매 시간 혼자 글을 쓴다는 것 자체도 무리가 있고 2명의 교사가 480여 명에 이르는 학생들의 글을 첨삭하고 묶어 낸 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그래서 짧은 동화나 단편소설 등 도서관 자료를 활용하여 공통의 주제를 제시하기로 했다. 그래서 1차시 단위의 짧은 글을 쓰고(주 혹은 월 단위 다른 주제 제시) 그 글들을 모은 후 학급의 개성을 담아 문집 형식으로 묶어 추억을 간직할 수 있도록 했다. 추가적으로 본인의 색깔이 담긴 글을 쓰고 싶어 하는 학생들에게는 여름방학 기간에 별도의 자율 과제를 부여하여 ‘자유 형식 소설’을 쓸 수 있는 기회를 부여했다. 개별적으로 쓴 소설의 경우, 수업 진행 교사 2명이 확인 후 퇴고를 지도했다.
 
 
4. 전체 일정 및 수업의 실제
가. 3~10월 수업 일정
학기 초, 바쁜 3월은 준비 기간으로 계획하고, 도서관 이용 교육 시간을 활용해 책쓰기 프로젝트의 의미와 일정 등을 함께 안내했다. 그리고 학급별 책쓰기 수업 도우미를 선발한 후 학생들은 도서관을 조금 더 편안한 공간으로 느낄 수 있도록 독서 시간을 1시간씩 갖고, 이때 선발된 도우미들은 담당 교사와 함께 학생 개인 파일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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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시 6인 1모둠으로 모둠을 구성했으며, 주제 활동지를 배부하고 25~30분간 개인적으로 글쓰기를 한 후에는 모둠 내에서 돌려 읽을 수 있는 시간을 마련했다. 모둠별로 우수작을 1편씩 뽑은 후 선정된 글은 발표를 하기도 했다. 그리고 매 차시 책에 싣고자 하는 우수작 2~3편을 선정하여 복사한 후 원본은 학생 개인 파일에 정리, 복사본은 사서교사가 보관하여 한글 문서로 옮기는 작업을 그때그때 실시했다. 이때 모둠 내에서 1명의 학생에게 선정이 편중되지 않도록 유의했고, 매월 모둠을 변경하여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도록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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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쓰기는 4월부터 9월 말까지 도서관에서 실시했으며, 활동지 및 차시별로 쓴 글들은 모두 개인 파일에 정리하여 분실 방지를 위해 도서관에서 보관했다. 이때 수업 태도 및 제출 여부를 국어 교과 수행평가와 연계해 학생들의 참여도를 높였다. 학급 책에는 소속된 모든 학생의 글이 2편 이상 수록되어야 함을 원칙으로 하고 우수작과 희망작을 추가로 넣어 편집했다.
 
다. 책쓰기 결과물 및 학생 후기
학급별로 책 제목 선정 및 모든 학생들이 후기를 쓰는 시간으로 글쓰기 활동을 마무리했다. 학생들의 반응은 굉장히 긍정적이었다. 상당수가 글을 쓰며 스스로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에 대해 만족하고,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책 제목은 모둠별로 하나씩 제안하고 투표하는 형식으로 진행했다. ‘일삼이 화보’, ‘괜찮아, 사반이야’, ‘삶은 계란 38(37+1)’ 등 학급의 분위기나 특징을 반영한 다양하고 개성 있는 제목들이 많이 나왔다.
이렇게 후기와 제목 선정까지 이루어지고 나서는 본격적으로 책의 틀을 갖추기 위한 교사의 업무가 시작되었다. 수업시간에 국어교사와 사서교사가 함께 검토하고 학급별 폴더에 두었던 글과 추가한 글, 그리고 학생들의 생생한 손글씨를 함께 넣기 위해 몇몇 글들을 스캔하여 모아 바로 제본 가능한 원고로 편집했다. 학급당 120~150페이지에 이르는 12학급의 글들을 편집하기 위해 주말과 며칠 간의 저녁 시간을 포기해야 했지만 학생들의 생생한 글을 보며 뿌듯함을 느낄 수 있었다.
 
4. 개선점 및 수업 Tip
1학년 모든 학급(학급당 39~40명)에서 실시함에 따라 학생의 글에 대한 교사의 즉각적인 피드백이 어렵고, 차시별 같은 주제를 제시함에 따라 학생 개개인의 개성과 특성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해 학급문집의 성격을 갖게 되었다. 급당 학생 수 또는 학급 수가 적다면 1년 동안 꾸준히 하나의 주제로 글을 써 보는 것도 학생들에게 상당히 의미 있는 활동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한 학년 전체를 대상으로 함에 따라 담당 교사의 업무가 과중하여 파일 정리 및 학생 글 입력과 스캔 등의 부수적인 활동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었다. 학교 전체 또는 학년 전체가 아니라 학급의 희망에 따라 보다 많은 교사가 참여한다면 학생과 교사 전체가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진행할 수 있을 것이다.
 
책쓰기 수업을 끝내다
1학년 모든 학생들에게 책을 1권씩 배부하고 10월 말 학교 축제 시간 전시를 끝으로 책 쓰기 수업을 끝냈다. 사실 이 수업을 시작하면서 함께한 국어과 선생님과 나는 늘 불안했었다. 교과서를 벗어나 매 시간 글을 쓰는 것에 대한 학생들의 막연한 거부감과 어려움 그리고 학구열이 높은 학교 특성상 학부모들의 교과 진도 우려, 도서관이라는 공간이 아무래도 교실보다 자유분방한 분위기가 될 수 있다는 점까지. 그래서 수업을 하면서도 학생들이 만족스러워 할까, 어떻게 진행해야 할까 늘 고민했었다. 그러나 우려와 달리 학생들은 열심히 참여했고, 학부모들의 만족도도 높았다.
처음 진행하는지라 부족하고 어설픈 점도 많았다. 하지만 이 수업을 통해 조금이라도 책을 더 접해 보고 글쓰기 실력 배양과 더불어 스스로의 ‘끼’와 ‘꿈’을 찾는 시간을 가질 수 있지 않았을까 한다. 또한 모둠 활동을 통해 나를 표현하고 의견을 설득력 있게 말함과 동시에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들으며 공감하고 수용할 수 있는 기회를 가져볼 수 있었을 것이다. 그리고 완성도가 높은 글이 아니더라도 사춘기 학생들이 감성을 공유할 수 있는 추억과 경험이 되었을 것이다. 사서교사 입장에서는 매주 1회 도서관에서 정기적으로 수업을 하다 보니 아이들이 도서관을 친근하게 여겨 평소에도 많이 활용하고, 특히 수업 시간에 안내했던 동화책이나 여러 참고자료를 대출해 가는 예쁜 학생들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점이 참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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