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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활용수업 중등 [교과로 만나는 미디어 정보리터러시-중등] 표현이라는 자유에 대하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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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26-09-03 10:50 조회 37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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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라는 자유에 대하여1

허위 정보를 파악하는 판단력 기르기 


차별과 혐오를 소비하는 마케팅이 논란이다. 스타벅스 코리아는 올해 5월‘ 탱크데이’라는 이벤트를 만들어 대대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책상에 탁!’ 카피를 덧붙여 홍보했다. 문제는 이 텀블러 할인 행사가 5월 18일, 그러니까 5·18 민주화 운동 기념일에 열렸다는 점이다. 카피 문구는 1980년 광주에 투입된 탱크와 장갑차를 연상시키고, 1987년 고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오선지 광주 상일여고 사서교사



표현의 자유, 그 기준을 어떻게 판단할 것인가

필자는 광주에서 나고 자랐다. 학생들도 마찬가지다. 해마다 5월 18일이 되면 기념 주간으로 그 의미를 되새기고, 역사적 아픔에 공감하며 피로 쓰인 민주화의 과정을 배운다. 스타벅스 광고 논란은 광주를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광주를 넘어 민주주의와 그 뜨거운 역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들에게 적지 않은 상처를 주었다. 이 문제를 감정적으로 소비하는 데 그친다면, 우리는 오랜 사회적 갈등을 반복하는 자리에서 나아가지 못할 것이다. 이번 수업에선 혐오 표현을 활용해 갈등을 부추기는 정보, 거짓을 섞어 여론을 호도하는 허위 정보의 양상을 함께 분석했다. 나아가 유네스코에서 인간의 기본권으로 제시하고 있는 표현의 자유를 중심에 두고, 그 가치와 한계를 어떻게 판단할 것인지 대립토론을 진행했다. 미디어정보리터러시 교과서 3-2단원에선 허위 정보 등 정보 소비자의 판단을 왜곡하는 현상과 행위를 파악하고 구분하는 판단 능력을 기르는 것을 주요 학습 내용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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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디어의 폭력성 또는 정보 분별의 중요성을 판단하게 하는 데 매우 적절

한 고전이 있다. 독일의 소설가 하인리히 뵐이 1974년에 쓴 『카타리나 블룸

의 잃어버린 명예』는 선정적인 보도와 왜곡된 권력이 한 개인의 삶을 어떻

게 파괴하는지 집요하게 보여 준다. 이 작품은 1970년대 독일 사회를 배경

으로 하고 있지만, 허위 정보와 혐오 표현, 자극적인 제목과 클릭 경쟁이 일

상화된 오늘의 미디어 환경과 낯설지 않게 맞닿아 있다.

그런데 필자가 맡은 수업은 3학년을 대상으로 하다 보니, 짧은 소설이어

도 온책읽기를 시도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주어진 수업 시간에 읽을 수 있

을 정도의 분량으로, 수업자가 제시하는 과제를 수행하기에 적절한 내용이

담긴 부분을 발췌하여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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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작품과 현실을 연결해 정보‘ 분별’ 하기

먼저 학생들에게 두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첫 번째 과제는 소설 속 1970년대 상황과 2026년 현재의 허위 정보 양상을 비교하는 것이었다. 학생들은 정보 전달 매체, 가해의 주체, 왜곡 방식, 대중의 반응이라는 네 가지 기준에 따라 소설 속 장면과 오늘날의 미디어 환경을 나란히 살펴보았다. 두 번째 과제는 소설 속 신문 <차이퉁>의 기자 ‘퇴트게스’가 작성한 기사문을 읽고, 수사 기록을 바탕으로 사실에 입각한 단신 기사를 다시 작성하는 활동이었다. 이때 학생들은 기사 내용에서 확인한 사실과 추정을 구분하고, 특정 인물을 단정적으로 평가하는 표현이나 명예를 훼손할 수 있는 표현이 있는지 살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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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변은 패들릿으로 받았다. 학생들은 소설 속 장면을 읽으며 정보가 어떤 매체를 통해 전달되는지, 누가 정보를 생산하고 확산하는지, 사실이 어떤 방식으로 선택되거나 왜곡되는지 정리했다. 퇴트게스의 기사문을 다시 쓰는 활동에서는 의혹을 사실처럼 연결한 표현, 주인공 ‘카타리나 블룸’을 부정적으로 보이게 하는 단어,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암시하는 문장 등을 찾아보았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허위 정보가 완전히 지어낸 거짓말의 형태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일부 사실에 추측과 평가를 덧붙이거나

 맥락을 생략하는 방식으로도 만들어질 수 있음을 확

인했다.

과제를 통해 학생들에게 가장 중요하게 전하고 싶었

던 메시지는 가해의 주체를 살펴보는 과정이었다. 악의

적인 기사를 작성한 기자뿐 아니라, 그 내용을 비판과

지성 없이 받아들이고 퍼뜨리는 대중도 허위 정보로

인한 가해의 주체가 될 수 있음을 주지시켰다. 학생들

은 소설 속 대중의 반응을 오늘날의 댓글, 공유, 짧은

영상, 자극적인 제목의 확산 방식과 연결해 보았다. 이

렇게 수업은 문학 작품을 읽는 활동에서 출발해, 허위

정보의 양상과 정보 분별의 기준을 구체적인 사례 속에

서 살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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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질문, 피하지 않고 논하는‘ 힘’

이 활동은 자연스럽게 다음 질문으로 이어진다. 그렇다면 이런 표현은 어디까지 허용되어야 할까? 미디어 정보리터러시 교육과정을 제시한 유네스코는 공동체 문제에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하는 것이 인간의 기본권이라 정의한다. 누군가에게 상처를 주거나, 명예를 잃게 하거나, 사회적 갈등을 키울 수 있는 표현이라도 ‘표현의 자유’라는 이름으로 보호받아야 할까. 반대로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 표현을 제한한다면, 그 기준은 누가 어떻게 정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어떤 방식으로 말하고, 듣고, 판단해야 하는가. 우리가 역사를 배운다는 것은 과거의 사건을 기념하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민주주의가 피로 쓰인 역사라면, 오늘의 교실에서는 서로 다른 생각을 듣고, 불편한 질문을 피하지 않으며, 표현의 자유와 책임을 함께 따져보는 일이 계속되어야 하는지도 모른다. 적어도 자극적인 정보 앞에서 한 번쯤 멈춰 서서, 누군가의 아픔을 쉽게 판단하는 말에 질문을 던질 수 있기를 바랐다. 그리고, 이제는 성숙한 공동체 안에서 서로의 존엄을 존중하는 표현을 배워 가길 바란다. 다음 편에서는 토론에 이르게 된 과정, 학생들이 찬반 입장을 준비하고 논증을 펼친 방식, 그리고 토론을 마친 뒤 남은 생각들을 이어서 다루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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