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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럿이 함께 [요즘 책들] "희망을 버려요"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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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no_profile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8-07-02 14:46 조회 4,773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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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 마음을 들여다볼 때 연민하지도 냉소하지도 않고, 담담하게 관조할 수 있다면 그때 우리는 마음의 밑바닥에서 무엇을 발견할 수 있을까? 이 책은 쓸데없는 희망을 버리라고 이야기하지만 희망을 비웃지는 않는다. 대신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마음속에 쌓아둔 위시리스트가 나를 더 힘겹게 하지 않는지, 그것이 진짜 희망이 맞는지 의심해 보자고 이야기한다. 정사각형 판형의 작은 그림책을 펼치면 얼굴이 과일인 등장인물들이 나온다. 주인공은 귤 씨. 곧이어 직장 선배 깐 계란이 등장하고 딸기 과장, 친구 건포도, 바나나가 차례대로 나온다. 청포도였던 친구 건포도는 사회생활에 찌들어 과즙이 말랐다는 식의 설정이다. 이런 캐릭터 묘사가 괴이하지만 어쩐지 정겨운 그림체와 만나 재미를 준다. 직장 선배 깐 계란은 귤 씨에게 모든 것을 비우고 내려놓으라고 조언한다. 고민하던 귤 씨는 마음 깊숙한 곳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꺼내서 연다. 희망이라는 이름으로 쌓아둔 온갖 욕심들을 쏟아버리고 희망의 의미를 재정의한다. 그 과정에서 나에 대해 냉소하지 않는 귤 씨의 태도가 뜻밖의 위로를 준다. 가벼운 책이라 생각하고 펼쳤다가 정신이 번쩍 드는 기분이다. 일상이 무겁고 삶이 버거운 직장인들이여 “희망을 버린 밤, 굿밤!” 김미현 달팽이 책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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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톰한 장정판 표지와 매력적인 내지의 구성이 인상적인 손영규 작가의『잠의 시간』은 아버지의 장례식 이후 생긴 환청들을 토대로 지은 시들을 비롯해 상주가 되어 장례를 치르던 시기의 이야기, 생활에서 찾은 알레고리들을 담은 시집과 추운 새벽녘의 서리와 햇빛, 뚝방길 옆 그린벨트 구역의 겨울 풍경, 양재천과 탄천 근처 한강 하류의 물결이 담긴 사진집을 한 권으로 엮은 책이다. 시집과 사진집이 한 권으로 어우러지는 모습도 눈여겨볼만 하지만, 각각 글과 사진의 무게감 또한 늦은 밤잠을 잊고 책에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깊은 무게가 느껴지는 내용과는 다르게 224쪽의 다소 많은 분량의 책임에도 가볍게 들고 다닐 수 있다. 판형뿐만 아니라 책의 질량까지도 고려한 디자이너의 고민 때문일 것이다. 이런 책을 만지다 보면 책을 읽는 즐거움도 느낄 수 있지만, 책이라는 물건 자체가 주는 기쁨도 맛볼 수 있다. 책장에서 책을 뽑아 들었을 때 꼭 껴안아 주고 싶은 마음 말이다. 김경현 다시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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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언젠가부터 산책을 하며 나누는 대화를 즐긴다.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에도 내 속에 담긴 이야기를 꺼내 놓기에도 산책의 적당한 풍경, 적당한 공기, 적당한 소음, 적당한 속도가 딱이다. 이 그림책 속 셀린과 엘라도 같이 걸으며, 같이 요트를 타며 대화를 나눈다. 비밀 많은 두 10대 소녀는 십수 년 동안 숨겨 두었던 자신의 비밀을 꺼내 놓는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각자에게 상처였고 견뎌야 할 무게였던 것들을 서로 공유한다. “얘기해줘서 고마워.”, “들어줘서 고마워.” 진심으로 이야기하고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각자 치유를 받는다. 말미에 나온 책 소개처럼 그렇게 우리는 앞으로 나아갈 힘을 얻고 성장한다. 우드파크픽처스는 미바와 조쉬 프리기 두 사람이 이끄는 그래픽노블 출판사로 지금까지 다섯 권의 책을 만들었다. 이 책 역시 이전 작품과 마찬가지로 표지를 포함해 한 컷 한 컷에 많은 내용이 담겨 있어서 두 번 읽고 세 번 읽을 때 새로운 것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이보람 헬로인디북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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