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합니다! [요즘 책들] 『사탕책』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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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학교도서관저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작성일 19-07-09 11:01 조회 4,580회 댓글 0건본문
『시로부터』 최영철 지음|산지니
“오늘의 시인은 치열하지 않고 독자는 절실하지 않다.” 책방에 시집은 애물단지가 되었다. 좋은 시가 가득 담긴 시집이어도 유명 출판사가 아니면 읽히지 않는다. 시의 무게보다 시집의 무게를 따지고, 시집을 읽기보단 시인이 되고 싶어 한다. 시는 잘 팔리지 않으며, 미디어에 보도된 책만 눈길을 끌게 되었다. 시와 현실이 맞닥뜨리는 이 지점에서 시집과 서점이, 책과 독자가 함께 있다. 최영철 시인의 산문집 『시로부터』는 30여 년 시와 함께 해온 시인이 시로부터 야기된, 시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쓸모 있음과 유용함만이 중요시되는 세상’에서 ‘시의 자리를 묻는’ 책이다. 오늘날 시는 삶과 하등 관계가 없는 듯 보이지만 삶을 가장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장르일 것이다. 고통과 절망을 재료로 삼아 시를 요리하는 시인의 삶을 읽으며 자신의 삶을 더 들여다볼 수 있기를 빈다. 시인의 말처럼 “우리는 다시 느린 걸음으로 변함없는없는 삶의 진정성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 시로부터. 김경현 다시서점
『결혼 없이 함께 산다는 것』 01&91 지음(독립출판물)
청첩장이 쇄도하는 계절이다. 몇 년이나 연락 없던 사람에게 카톡이 오고, 부재중에 걸려온 낯선 번호가 두려워진다. 결혼식이라는 인생 과업의 모퉁이에서 부딪치는 우리는 자주 겸연쩍다. 그런데 이런 요란한 의례 없이 함께 살기로 결심한 이들에게는 오히려 정반대의 일이 벌어진다. 결혼 없이 함께 사는 일에는 요청한 적 없는 인생 충고가 날아들고 사회의 선입견은 여전하다. 동거가 그렇게 별난 일일까? 이 책의 저자 공일과 구일은 사랑했고 거의 매일 데이트를 했다. 점심부터 밤 열한 시까지 붙어있다 보니 돈과 시간의 허비가 많아서, 고민 끝에 함께 살아보기로 한다. 빠듯한 자금을 모아 지방의 한적한 동네에 작은 보금자리에서 같이 살기 시작한다. 프리랜서 커플의 동거 라이프가 각자의 시선으로 담겨 있다. 집에서 같이 밥을 해먹다 보니 화장실 타이밍도 비슷해지는 난처함, 잠버릇이 다른 두 사람이 한 침대에서 자는 일 등 일상의 부딪힘을 솔직하게 보여 준다. 그 과정에서 ‘우리다운 것, 우리만의 것’을 고민하며 차근차근 삶의 타래를 풀어가는 두 사람이 아름답다. “사랑하는 마음 하나만으로 함께 살아갈 수 있는 삶을 지향”하는 일이 결혼식 없이 일어난다. 김미현 달팽이 책방